주인수인 카노의 연인이 떠나버린지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상처는 하나도 아물지 않은 상태로 이런저런 생각도 많고 무기력한 그가 출근길에 만난 그 학생은 분명 그에겐 구세주였으리라. 책 분량의 절반이 될 때까지 상대역이 둘 중 누군지 추측만 할 뿐 알 수 없어 조금은 갑갑하고 지겹다 생각이 들 쯤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됐다. 잔잔하고 여운이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좋은 작품이였다. 캄파넬라가 등장하는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동화가 궁금해진다.
그림체가 취향이라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었는데 소재가 너무 아니다. 약물에 자해, 공갈, 협박 등등.. 안좋아하는 것들을 한데 버무려 놔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등장인물 중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는 느낌(?)이라 재미가 없는 건지, 재미가 없어서 다 싫은 건지.. <미스터 픽션>이라는 전작이 있다.
첫 눈에 서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은 했지만 심각한 사이로 발전시킬 마음은 전혀 없었던 두 사람은 처음 생각과는 달리 만남을 이어간다. 주인수에게 생긴 문제로 잠깐의 동거를 하게 되면서 더 가까워 지고.. 문란하지만 밉지 않은 주인수는 상처가 많은 사람이었고 은근 다정한 주인공은 벤츠남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였다. 취향의 그림체라 작가님의 차기작도 기대된다.
이 작가님의 전작인 <금잔화의 사랑>이 꽤 괜찮았던 이유로 기대가 컸었는데 작가님께서 그 기대에 부응해 주셔서 완전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자극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감정선과 적당한 씬, 재밌는 스토리, 예쁜 그림체는 대여했던 것이 조금은 아쉬워 다시 구매할까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