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하루(春) 2005-05-14  

알라딘 서재
이 곳에 들어오면 모든 걸 잊게 됩니다. 당장 해야 할 일까지 잊어버리기 일쑤라는 부작용이 있지만, 어쨌든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어서 좋습니다. 저번에 걸려있던 여인의 눈이 프랑스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를 닮은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이 3월의 폭설 풍경으로 바뀌었군요. 저도 그런 폭설의 한가운데에 놓인 적이 있었습니다. 10년쯤 됐군요. 폭설이 내리는 날의 분위기는 오늘같이 맑고 좋은 봄햇살에는 쉽게 떠올리기 어렵죠. 폭설이 내리는 날 고유의 분위기가 문득 그리워요.
 
 
hanicare 2005-05-1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해야 할 일까지 잊어버리기 일쑤라는 부작용.후훗. 정말 정확하게 집어내셨네요. 저도 그 부작용때문에 자제해야지 하고 공염불을 외운답니다.최승자시인의 산문집에도 나왔던데 저역시 여리고 수줍은 신록이 지나치게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는 초여름에 이르면 어쩐지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답니다. 잘 지내시죠? 아니 이런 인삿말을 받으면 늘 대답이 궁했는데 제가 이렇게 질문을 하는군요. 그저 무고하시길. 아니, 돈 안드는 말이나마 팍팍 써서 신나고 멋지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바뀐 이미지 분위기 그윽합니다. 뒤늦은 인사죠.
 


미네르바 2005-05-13  

오랜만에 인사 드려요
지금 이미지 사진이 왠지 진짜 하니케어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님도 저런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시어른 건강이 안 좋으시군요. 마음이 편치 않겠어요. 서재 대문에 있는 저 글 <...삐끗하면 발 밑이 아득한 한 점인걸> 이 오늘의 저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보고 싶고 궁금해서 들렸어요. 님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계실까? 어떻게 지내실까? 샘실은 어떤 날씨일까?... 님은 오래 오래 제 마음 속에 남아 계신 분이니까요. 님 아프지 마시고, 다음에 또 뵈어요^^
 
 
hanicare 2005-05-14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이자벨 아자니같이 생겼다면 살맛 날 것 같은데요.^^ 이제 한고비 넘기셨다 합니다. 주위에서 하나 둘 떠나가는 모습을 겪으니 마음을 걷잡기 힘들군요. 눈에 갇혔던 3월이 꿈속같습니다. 미네르바님도 이 봄을 무사히 견디시길. 오히려 우리들은 견고한 여름과 겨울보다 속삭임같은 봄가을에 발을 헛디디기 쉬운가 봐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5-15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자벨 아자니와 많이 흡사하시죠, 하니케어님? (흐흐. 음흉한 웃음 ^^) 제 서재에서 하니케어님 이미지를 보고 궁금해서 달려왔는데 안 좋은 소식이 있네요. 님, 괜찮으신 건지... 별일 아니시길...

hanicare 2005-05-17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저 음흉한 웃음소리 어째 무섭습니다,그려. 시어른은 한 고비 넘기셨는데 마음을 다 놓을 수는 없네요. 점심 한 끼 못 드시고 당신 방에서 고요히 주무시다 옆 방에 있는 나조차 모르게 다른 곳으로 가신 할머니가 정말 복받은 분이라고 새삼 되뇌고 있습니다. 이제 어른들을 보내고 우리가 어른이 되어야 하는 때일까요? 영원히 철 안든 피터팬으로 살 줄 알았는데.
 


chaire 2005-05-11  

편지에 제목은 무슨....
음, 저보다 약 일센티미터 더 소심하신 하니 온니... 어찌 지내시나요? 쌉쌀한 냄새 지리던 라일락도 져갈까 싶은 모양이던데, 우리가 지난 겨울에 그리 기다리던 이 봄을 충만히 즐기셨능가 궁금하옵니다... 저는 뭐 그럭저럭 올봄은 꽤 길게 누리고 있구나 싶어 좋더군요. 요즘 조용하시네요. 물론 그러시더라도, 제 마음속에선 늘 빙하처럼 굳건히 떠다니는 분인 거 아시죠? 소식 듣고 싶어요. 샘실의 색깔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메모라도 좀... 헤헤... 아니 그저, 나날이 부스러기라도 행복의 만나, 꼭 챙겨드시기를 떠나려는 봄신님께 축원드립니다.... 오야스미나사이... :)
 
 
hanicare 2005-05-12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어른의 건강이 마음놓기 힘든 상황이라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안나는군요.오늘 샘실은 11월같습니다.흐리고 바람도 두텁고 제법 쌀쌀하네요. 중얼중얼거리는 레너드 코헨의 목소리라도 흘러나오든가, 오래된 책장을 목적없이 뒤적이면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든가, 아니면 햇빛이 자욱한 여름영화 이본느의 향기라도 보든가....
 


하루(春) 2005-04-12  

개나리에 저를 잡아당기네요.
안녕하시죠? 강렬한 색의 대비가 없는데도, 참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님의 서재에는 글이 별로 안 올라와 댓글을 다는 것보다는 이렇게 방명록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맘대로 지껄이는 게 더 편하군요. 이렇게 열린 공간을 마련해 주셔서 기쁘군요(제 맘대로). 일교차는 좀 나지만, 이제 한낮에는 여름이 무색할 정도더군요. 건강하세요. ^^
 
 
hanicare 2005-04-12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화병을 보니 신선하게 솟구치는 샤넬의 크리스탈이 떠오르는군요.바야흐로 대기가 달콤하고 따뜻해지는 시기에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을 보고 그림이나 바꿔거는 걸로 생존신호(?)를 울리는 이상한 서재입니다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그렇게 봐주시는 분이 있어서 부끄러우면서 고맙네요. 뭘 쌓아두는 걸 싫어해서 서재에 글부스러기가 쌓이면 한 번씩 청소해버립니다. 그림에 등본을 달아주는 게 싫었는데 좋은 서재지인의 부탁으로 덧붙였답니다. 늘 좋은 글을 무상으로 읽기만 하니 그렇게라도 답례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미국인의 방에 꽂힌 개나리는 낯설면서 익숙하네요. 봄이 그저 저 개나리의 노란 함성처럼 밝게 지나가기를 바래요. 이름부터 봄인 하루님께
200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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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4-08  

하니케어님~
대문에 걸린 그림 말이죠... 저 소년의 눈망울...' 뭘 보시는데요..? ' 하고 되묻고 있는 눈망울요.... 따슥... ! 이궁... 소년은 눈물을 흘려야 어른이 될까요? (요전날 읽은 책과 혼돈을 일으킴) 어른 좀 안 되면 또 어떤가요... 알라딘에서 놀겠다고...작정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잘 가네요.... 알라딘 서재는 시간 도둑이야!!
 
 
hanicare 2005-04-0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두 소년의 눈물 그 책 오랫동안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것인데, 리뷰쓰신 거 보구,,,음 이거 내 취향같은데? 했다지요. 제 정체성을 생각해보면 딱 피터팬인데 이 녀석도 소녀는 아니고 소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