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돌바람 2005-09-01  

하니케어님께
가을일까요. 바람이 불다가 불다가 또 불다가 바람 속으로 들어가다가 하늘에도 걸렸다가 며칠째 창을 두드리며 내 속에도 들어오려고 하다가, 한번 들어오라고 맘 먹고 열어주니 이제야 저도 '가을'이라고 발음하게 되네요. 님께는 내가 가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꼭 한번 인사드려야지 맘 먹고 있었답니다. 가을입니다... 뒤늦은 인사를 전합니다.
 
 
hanicare 2005-09-0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지 부옇게 쌓인 방을 찾아주셨네요. 낯선 분인데 목소리가 낮아서 생경한 느낌이 들지 않는군요. 조용한 오전에 돌바람님의 서재에 슬쩍 잠입해봐야겠습니다. 이제는 거의 뻔뻔한 클리세가 되어버린 저의 게으름에 돌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낮은 늙은 여름이 끈적끈적 달라붙고 아침 저녁으로 썰물,밀물처럼 가을이 밀려왔다 밀려가네요. 환절기 건강하시길, 엉성한 방에 들러주신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합하여 인사드려요.
 


하루(春) 2005-08-14  

안녕하시죠?
해가 나면 아직은 덥군요. 해진 후와 해뜨기 전에는 선선해서 모기가 사라졌는데 말이에요. 지난번의 보답으로 책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사실, 님의 취향을 알긴 어렵습니다. 여기저기서 본 님의 댓글과 이 곳에 있는 3편의 리뷰와 지금은 가리신 페이퍼 중 일부를 본 것이 님의 취향을 간파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요. 제가 어림잡아 골라본 책은 1. 개 - 김훈 2. 나를 부르는 숲 - 빌 브라이슨 3.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 - 산토 실로로 이렇게 세권입니다. 이 중,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고르셔도 되구요, 그게 아니라면 님이 따로 골라주셔도 무방합니다. 부디, 제 청을 거절하지 마세요. ^^
 
 
hanicare 2005-08-14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그러면 3번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 골라볼까요?안 그래도 궁금하던 책이었는데 덕분에 이렇게 만나게 될 모양입니다.
타인의 취향을 알아내기란 정말 힘든 일이지요.힘드셨을 하루님께 시원한 바람 휭~~~~~~~~~~~~~~~

하루(春) 2005-08-14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뜻 골라주셔서 고맙습니다. 곧 주문할게요. 오늘, 여긴 되게 덥네요. 요즈음의 뜨거운 햇살은 곡식을 익히기 위함이라던데... 더워도 풍요로운 계절을 위해 참아야 겠죠?

하루(春) 2005-08-2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받으셨다니, 기분 좋습니다. 요즘 계속 우울모드였는데 말이죠. 타인에게 뭔가를 베푼다는(실은 갚는 거지만) 건 그 때보다는 후에 더 푸근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술 마신 후라 알딸딸하지만, 암튼 그런 것 같습니다. 잘 읽어주시면 고맙죠. ^^
 


플레져 2005-08-10  

하니님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다시 제가 좋아하는 그 이미지로 돌아오셨네요. 멀리서 보면 사파리룩을 입고 아프리카의 맹수를 겁내하던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메릴 스트립이 떠올라요. 클릭해서 보니 그녀는 메릴 스트립이 아니라 이자벨 아자니 같기도 해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보면서 어린 맘에 얼마나 설레였는지 몰라요. 요즘 제가 자주 남발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설렘이에요. 아이스크림 설레임을 즐겨 먹기도 하구요 ^^;; 뭔가에 천착하려고 버둥 거리는 중이라 마음이 늘 달떠있기도 하구요... 또...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미네르바 2005-08-1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니케어님 이 이미지 좋아해요. 그런데, 하니케어님, 벌써 가을의 이미지를 느끼게 되면 어떻게 해요?? 가을이 조금만 조금만 천천히 왔으면 해요. 아직 마음의 준비를 안 했거든요.

그리고, 플레져님의 글에서 설렘이 느껴져요. 뭔가 좋은 일이 있으신가요?? 그냥, 기대해 볼게요. 좋은 일을... 뭔지는 몰라도...

hanicare 2005-08-1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이 조금씩 물러나는 기색을 느낍니다. 덤덤하거나 속상하는 일상속에서 어여쁜 분들이 찾아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플레저님, 뭔가에 열중할 때 나 자신도 시간도 다 잊어버리던 기억.돌이켜보면 행복이란 건 어쩐지 사치품같고 어떤 시인말마따나 외래어같아요. 그저 몰두했던 시간들이 행복과는 조금 다르지만 마음에 맞는 낡은 코트처럼 편안하고 좋았더라 싶어요.(저는 잘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인가 봐요.)
플레저님의 가을이 늘 올려주시는 맛난 음식처럼 풍성하길 바라며. 2005-08-11

hanicare 2005-08-1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님. 저만 그럴까요. 님의 서재에 들어서면 소국냄새처럼 정갈하고 비애처럼 쌉싸름한 향기를 맛봅니다. 그 향기에 한참 머물다보면 정화되는 느낌이 들구요. 부족한 것 투성이인 저(그치만 속좁은 인간이라 누가 너 부족해! 그러면 기분 좋지 않다지요^^)의 서재에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이번 가을부터는 미네르바님이 아프지 않고 국화처럼 씩씩하게 산행도 하시고 좋은 글 다산하셨으면 ....

미네르바 2005-08-1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가을에는 아프지 않고, 씩씩하게 보내고 싶어요. 그런데, 님의 '좋은 글 다산'이란 말에 웃었어요. 꼭 글쓰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저야말로 하니케어님의 글 자주 보고 싶어요. 님의 글에 늘 갈급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플레져님의 글도요...
 


icaru 2005-07-17  

잠이 안 와서...
대문 사진 보고요... 어릴적에 불렀던 그 노래 생각했거든요.. 내가 커서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우리집은 내 손으로 키울거예요,.... 울도담도넘지않는(?) 그림같은 집...... 그림이 너무너무 정겨워서... 한마디 안 하고 지나갈 수가 없더라니까요...
 
 
플레져 2005-07-1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대문 보고 그냥 지나치면 안될 것 같아서 오랜만에 안부 붇습니다...^^
저는 그냥 남매를 낳아 잘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ㅎㅎ

hanicare 2005-07-2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늘한 치과 대기실에서 답글을 씁니다. 심하게 몸살을 앓고 난 후 잇몸이 떠버렸어요. 아이를 갖고 있을 때 몇 달을 절대안정하느라 식물인간처럼 살고 난 후유증일 것 같습니다. 자꾸 고장나는 몸을 수리(?)하면서 여름을 보냅니다. 이곳엔 햇빛도 녹음도 생명력으로 과포화되어 탱글탱글 부풀어올랐습니다.매미소리도 땡초처럼 독이 올랐네요. 우리 집 앞의 나무는 매미나이트클럽인가봐요.아주 올나이트로 떠들어대고 내가 모르는 새까지 단조로 밤새 울어대니 얕은 잠이 일렁거렸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는지요, 어제 행상할머니에게 산 못난이 가지를 무쳤더니 살짝 단맛이 났어요.그악스런 여름햇살이 이렇게 약한 단맛으로 숨어있다니 세상은 참 미묘합니다. 안부를 대신하여 씁니다.

hanicare 2005-07-2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름을 부르지 않았네요. 이카루님 플레져님. 여름이니까 커다란 해바라기꽃을 꽂고 히피처럼 사랑과 평화.라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chaire 2005-07-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고장나는 몸... 그래도 인간의 몸은 감가상각이 되지 않고, 인간의 지혜는 세월이 갈수록 깊고 실해가는 것이니, 하니 언니의 몸도 지혜도 나날이 더 아름다워지고 있는 거겠지요...? 두 분께 드리는 인사말에 질투나서 괜히 끼여들어봅니다. 이 더위에 그래도 어쨌든지 다들 무사하시군요. :)

hanicare 2005-07-26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용케 또 살아가지요?여름철이면 유독 프랑스라는 나라가 부럽네요. 한달간의 바캉스라니. 정말 방학이 필요한 건 일상에 찌든 어른일텐데.곧 본격적인 휴가철이죠? 언제나 미나미님의 글을 읽을 수 있을까.(하긴 사돈남말인가요?)

chaire 2005-07-2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쁜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각 스님은, 이런 내 심정을 혹시 '실수가 일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표현한 것일까요? 하지만 저는 말 그대로 '기쁜' 일이 일어났으면 해요. 참으로 오랫동안, 진정으로 기쁜 일은 없었던 것만 같으니(서재지인들로부터 받은 행복한 기쁨들이 물론 있기는 하였지마는...). 무더위는 정말 숨막혀요. 그래서 모든 사물을 천천히, 게으르게 바라보게 돼요. 텍스트도 유동하는 것들도. 내게 기쁜 일이란 무엇일까요. 아침 출근길에 느릿느릿 걸으며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더군요. 내가 투입한 노동력의 결실에서 대박이 나면 기쁘겠다, 누군가가 불쑥 사랑을 고백해오면 것도 기쁘겠다, 로또복권 2등에 당첨되면 기쁘겠다, 성형수술이나 뱃살 제거수술이라도 해서 누구나 반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갖는 것도 어쩌면 기쁘겠다, 착한 외계인과 만나 안부를 주고받게 되는 판타스틱한 경험을 실제로 한다면 것도 꽤 기쁘지 않을까...? 이런 것들은,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는 유형의 기쁨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물성 있는 기쁨, 관념 너머에 있는 그런 기쁨이 내게 왔으면 좋겠다는 싱거운 생각이 다 들었어요, 오늘 아침엔... 하니 언니는, 요새 기쁜 일 없으신가요?

chaire 2005-07-2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 모든 기쁨들이 내가 적극 나서면 쟁취되는 걸지도 모르죠? 근데, 왜 나는 푸념만 할 뿐,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걸까요? ㅈㄱㄹ :ㅇ (하는수없이 이 끈끈하고 무거운 더위 탓으로 돌릴밖에요.)

hanicare 2005-07-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죽처럼 간간히라도 기쁨이 팡팡 터져줘야 이 삶을 견디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런데 왜 먹고 사는 일은 이렇게 골머리가 아픈 걸까요.

비로그인 2005-08-0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이불이 아쉬운 거 보면 가을의 기미를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이젠 시원한 물에 등목하기도 애매한 밤이네요. 매미와 귀뚜라미 녀석들이 함께 악을 쓰기도 하고. 매미의 악은 열정적인 느낌이 있어 좋지만, 귀뚜라미의 악은 소름 끼쳐요. 갑자기 흑백화면으로 된 전설의 고향이 보고 싶군요. 추석날 모두 잠들고, 시골집 뒤켠 대나무숲은 바람에 스르륵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데, 홀로 평상에 팔베개 하고 누워 보던 전설의 고향 말이죠. 이불 뒤집어 쓰고 보다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생전 뵌 적도 없는 할아버지가 누런 삼베옷을 입고 울타리 너머에서 손짓으로 절 부르는 꿈을 꾸곤 했죠.

hanicare 2005-08-0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멸균하다. 오늘 자꾸 머릿속에 빙빙 맴도는 말입니다.매미가 7년을 땅 속에서 보내다 21일쯤 밖에 나와 악쓰고 돌아가신다기에 딱하다 싶었읍니다만 70년으로 환산해서 그럼 넌 210일을 내내 목청터져라 노래하고 싶을 만큼 충만할 자신이 있나? 생각해보고는 꼬리를 내렸습니다.매미껍질같은 생활의 거죽만을 붙잡고 하루하루 갑니다.
 


미네르바 2005-07-15  

초복 인사^^
님의 이미지가 바뀔 때마다 왜 신이 나는지... 몸이 건강하신가 보다, 알라딘에 들어 오셨네?... 하면서 좋아하게 되죠. 이번 이미지는 꽤 시원해 보여요. 서재 지붕도 그렇고... 오늘처럼 무더운 날에는 저렇게 푸른 색만 보아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에요. 초복인데, 보양식은 드셨나요? 보신탕(개고기)은 못 드실 것 같고, 삼계탕이라도 드셔서 건강한 여름 나기 바래요. 드디어 여름의 중심에 들어 섰네요. 저는 다음 주에 언니네 가족과 휴가를 떠나요. 갔다 와서 다시 보도록 하지요. 더위 먹지 마세요^^
 
 
hanicare 2005-07-2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답글이죠? 오늘은 삼계탕이라도 한 그릇 사먹어야겠어요. 미네르바님에게 휴가를 드리면 자연에 흠뻑 젖은 멋지고 아련한 사진들이 나오겠지요,그리고 난 행간에서 미네르바님의 체취를 그립게 흠흠거릴거고요. 님이 휴가를 말씀하시니 괜히 나까지 신이 납니다. 즐거운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