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평사 읽기 - 괴테부터 루카치까지
임홍배 지음 / 길(도서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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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려 읽게 될 줄 알면서, 혹은 아예 도전 못하게 될 줄 알면서, 혹은 책꽂이 구석 깊은 곳으로 밀어넣게 될 줄 알면서, 사고 마는 책. 이런 책. 이렇게 말을 해놨으니, 오기가 발동해서라도 꼭 읽어 보고야 말 책. 읽어야 할 책. 저자의 연륜에 절로 숙여지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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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보는 방식 삶을 대하는 시선, 식 시리즈 1
온정 지음 / 마누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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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소개말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구매결심. 표지 색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인데, 정말 정확한 바로 그 shade이기 때문이다. 한치도 어긋나지 않게. 살면서 ˝이거다!˝ 하고, 자기도 모르게 손뼉치게 되는 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볼때, 구매동기는 충분했다. 뭐, 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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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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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래전에 발표된 소설이고 한글 번역본도 있었다.

절판됐지만.


예전에 이 소설을 읽을 때는 내가 소설을 쓰지 않을 때였다. 

그냥 커트 보거네트가 좋아서, 아니 신기해서 읽었다.


그런데도 소설 작법에 무지 유용하겠다, 싶었던 책이다.


이 소설은 쫀쫀한 줄거리 같은 걸 늘어놓고

캐릭터의 삶이나 인생을 보여주는 시도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커트 보네거트는 자타공인 포스트모던 작가니까.

나는 포스트모던을 '실험적'이라고만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의 소유다 보니

이 소설의 무엇이 포스트모던인 지는 잘 모른다. 


그냥, 참 희한한 소설이네 &&&&


없는 줄거리를 캐내려 기를 쓰다가 지쳐 나가 떨어진 내게 

작가가 "자, 여기." 하며 적선하듯 던져준 게 있었다.


인물의 삶이나 인생의 구구절절함 대신 말이다.


그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그런 식으로 존재하는지-.


작자는 소설 속으로 직접 뛰어가 인물 행세를 하며 온갖 간섭을 하고 오지랖을 부리며

종횡무진 쏘다닌다. 그러다 마지막에 심지어는 또 다른 인물에게 스스로를

'창조자'라고 커밍아웃한다.



이쯤되면 싫든 좋든 운명처럼 떠올리게 되는 또다른 소설이 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그럴 것 같다.


글치.


칼비노의 <어느 겨울 밤 한 여행자가>


이 소설에서는 인물이 독자더러 '당신'이라고 부르며 온갖 개입을 유도한다.


물론, 이런 쌩뚱맞음과 어이없음은 '포스트모던'이라서 용서받을 수 있다.


소설에서 작가와 독자는 완전히 배제되어야 하는

결코, 초대 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들 아닌가 말이다.


절대로 간단히 말해서는 안 되는 소설들이지만

용기 내서 간단히 말하자면,


커트 보네거트는 '쓰는 행위'에 관해 말하는 면이 있고

이탈로 칼비노는 '읽는 (+쓰는)'에 관해 말하는 면이 있다는 소리다.


소설에서 금기시된 존재인 작가와 독자를 과감히 끌어들여...


여기까진 비-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들도 '메타픽션'틱하게 풀어간 게 많지 않으니까.


그런데 작가와 독자를 끌어들여 소설을 쓰고 읽는 행위 자체에 관해 다루고

그걸 주제화한 경우는 생각해 내기가 쉽지 않다. 


소설가가 소설 쓰는 일 자체를 놓고 고심하는 소설은 몇 있다.

키리니의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머리로만 책을 쓴 남자> 같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누군가를 끌어 들였는데...가물가물...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인물(토마스 같음)을 자기 모습을 보는 것처럼 썼던가.


아무튼

<챔피언들의 아침식사>에서는 인물이 자신의 삶이 허구라는 걸 알고 좌절한다.

이는 글을 쓴다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다르게 왜곡하거나 어떤 식으로 규정짓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고발한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이 소설 쓰는 소설가라는 게 또 아이러니)


<어느 겨울 밤 한 여행자가>는 열 편의 소설이 나오지만 모두 감질나게 '초반'만 보여준다.

독자 입장에서는 감질나서 몸부림 날 지경이다.

그런데 작가는 그를 통해 독서란 것의 정의를 새로이, 혹은 자기 식으로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독서는, 작가가 무언가를 제시하고 

그 완성은 독자가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탐구하면서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말하자면, 독서는 미완으로 시작하고 미완으로 펼쳐지다가 미완으로 끝날 건데

'완료'는 당신(독자)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다소 무책임하고 모질다고 생각돼 살짝 기분 나빠지려고 하는. ㅋ


아무튼 이런 연고로,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이라면 두 권 다 꼭꼭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이라면 지금쯤 '구매'에 마우스를 갖다대고 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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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에 요즘 리뷰를 자주 쓰는 편이지만,

거의 쓰지 못했다.


어차피 읽는 책이니 독서로그 쓰자는 기분으로, 날 위해 쓴다.

좋아요를 눌러주는 이름은 기억하려 애쓰고

댓글 남겨주는 분은 기억하려 애를 쓰지 않아도 기억된다.


그러고 보면, 기억하려 애쓰는 자체보다

저절로 기억하는 게 더 큰 마음인 것 같기도 하고.


알라딘을 이용한지 십수년이 지났는데

오늘에서야 알라딘 서재 '친구 사이' 되는 법을 알았다.


서재관리에서 팔로잉/팔로워를 누르면

내가 친구신청한 사람이 나오고


팔로워를 누르면 내게 친구신청한 사람이 나온다.


내가 친구신청한 사람은 까먹었다 치더라도(그걸 다 외우고 있을 순),


내게 친구신청한 사람들한테 응답을 못했다~~~~~~~~.


내게 친구신청한 지 벌써 몇 년 된 경우도 있었다.


몇 년 묵은 답을 뭐라고 생각할지.


무심하거나 거부한 게 아니라(그럴 이유가 없지요!)


제가 기계치라 그래요~~~~~~~~~.


나는 도통 기계가 싫으다.


'친구 신청' 수락하고 나도 거기 그 서재에 가서 뭘 해야 친구 사이가

제대로 되는 건지, 또 그 고민 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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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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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책이다. 작가의 의도를 한 줄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 감사합니다‘ 할. 제발트의 소설은 단 한 단락도 이해하지 못했다. 텍스트만 이해했다. 제발트의 소설을 전부 이해할 수 있다면 난 훌륭한 작가가 되어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나의 꾸준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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