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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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으로 나온 의사. 아주 많이 낯설다. 필시 낡아 있을 왕진가방.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는 가방. 그 가방의 속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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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는 책들
최원호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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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누군가. 언어의 불편함을 아는 이다. 이 글 뭔가. 그런 이가 쓴 글이다. 그래서 불편함이 적다.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할 방도를 찾던 이들의 비상구, 예술. 음악과 미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되어지는 언어를 폄하하지 않는다. 그래서 말을 빚어 빛나게 썼다.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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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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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매력적인 제목과 표지, 무엇보다 게재된 작가 셀력션. 기라성같은 일본의 대문호들 맞다. 대부분 세상 떠난. 저작권이 오픈되는, 사후 70년 이상된. 어디서 뽑은 글들일까. 글쓰기 사색집이나 산문집에서 발췌했을 텐데...지은이가 '반장난'편집부라고 되어 있고, 옮긴이도 있다. 뭐지? 이 하이브리드한 조합은?


작가의 마감-헤드 타이틀

작가님 원고 언제 주실 건가요?-헤드 프레이즈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 분투기-서브 타이틀


여기까지 한 눈에 먼저 들어오는, 책의 얼굴.


현재형이다.


마감을 앞둔 '현재의' 작가들 마감분투기가 그려진다.

아닌가?


작가님, 원고 언제 주실 건가요?


현재를 안달하는, 다분히  미래지향적 프레이즈다.

일러스트는 말할 것도 없이, 현대적이다. 

(다뤄진 작가들은 아마도 전통의상을 입고 썼을 듯)


그런데 정작, 작가들은 1800년대 후반 태어나 거의 죽었다(사망연도를 다 확인한 건 아니다)


[(타계한) 일본의 대문호 작가들의 그때 그시절 마감 분투기]


다루고 있는 건 이것인데 책모양의 여러가지가 '현재'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어째서 마감분투기를 일본의 대문호, 그것도 작고한 작가들만 다루었는지가 궁금해진다. 지은이가 일본인? '반장난 편집자...란 지은이가 일본인이란 뜻인가? 옮긴이도 있는 걸 보니, 그러한데, 또 옮긴이에 보니 '엮고'란 단어도 보인다.


반장난편집자----일본인, 편집자(들)?

옮긴이-----일본어 번역가 겸 이 책을 엮은 편집자?


아무튼 작고한 일본대문호들만 다룬 이유가

사후 70년이면 저작권이 해제되어 어디서든 어떤 글이든 발췌해서 저작권이나 

작가 인세 들지않고 책을 낼 수 있다는, 그 이유만은 아니기를 바랄뿐.


구매의사? 있다.


책소개 중

[글 잘 쓰기로 유명한 이 작가들의 마감분투기도 또 하나의 명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대문호답게 절절매는 자신을 그린 문장도 모두 명문이다.]


지당하신 말씀이기에.


단, 그들의 명문장이 명문장대로 옮겨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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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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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지만, 의미있는 여백으로 무거운 책. 이 책에 언급된 책, 조언들은 글쓰기 철학의 키워드다. 그 키워드를 알아채고, 그 속을 관통하는 지식을 채굴하는 일은 독자의 몫이다. 적어도 이 책은 그 키워드는 준다. 그걸 주지도 못하면서 장황하기까지한 책들이 구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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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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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라모트의 통찰과 은근한 유머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책은 수집하게 된다. 

번역한 이에 따라 앤 라모트는 책마다 다르게 표현된다. 그의 표현은 어렵지 않다. 현학적인 단어에 집착하지 않고도 편안히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다. 그래서 그의 책을 옮기는 일은 더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옮긴이들에게 일단 감사한다.


비난을 위해서가 아니라, 앤 라모트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사소하지만 오역이라 여겨지는 몇 군데를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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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p

나는 그들이 좋았지만, 그중 한 명 정도는 꼭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곤드레만드레 취해 버렸다. 아직 아이였던 나는 그런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무척 실망스러워했고, 무엇보다 그 아저씨의 건강이 걱정되었다


I loved them, but every so often one of them would pass out at the dinner table. I was an anxious child to begin with, and I found this unnerving


anxious--------->실망스러워하다


이리 번역 되었지만 'anxious'에는 '실망스럽다'란 의미는 없다.

'anxious'는 '(두려움에 의한) 긴장감, 걱정스러움이다.


'I'는 원래(to begin with) 걱정이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작가 친구들이 놀러와서 술에 취해 나가 떨어지면 어떤 이유로든

그 모습이 신경쓰였고, 그에 따라 'unnerving(=upset)', 즉 '불편하고', '(살짝) 짜증난다'는 의미다.


실망스럽고 누군가의 건강('건강'이란 단어는 있지도 않다)을 걱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망을 했다면 그 앞서 실망의 근거가 될 '기대치'가 나와야 자연스럽다. 갑작스런 실망은 다소 비약이다)


10p

아버지는 전날 밤 아무리 늦게까지 일을 했어도, 매일 아침 새벽 다섯 시 반이면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두어 시간 동안 글을 쓴 다음 우리 모두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어머니와 함께 신문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오전 일과를 처리하러 작업실로 돌아갔다.


Every morning, no matter how late he had been up, my father rose at 5:30, went to his study, wrote for a couple of hours, made us all breakfast, read the paper with my mother, and then went back to work for the rest of the morning. 


이 문장의 바로 앞에는 아버지가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과 저녁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그래서 'how late he had been up'은 '일을 했다'는 게 아니라 일을 했을 수도, 술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는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즉, '(잠자리에 들지 않고)깨어 있다'는 뜻이 더 적합하다. 


went to his study------>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렇게 옮겨져 있으나 'study'는 '공부'가 아니라 '서재'란 장소다.

그래서 '서재로 갔다'가 옳다. 하루 일과 중에서 '서재로 가는 행위'를 한 것이다. 

서재로 가서 글을 쓴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서재로 갔다'는 표현은 중요하다. 그 뒤에도 '서재'에 관한 언급이 수차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번역서에는 여기서 '서재로 갔다'는 아예 누락되었다.


and then went back to work for the rest of the morning. 

오전 일과를 처리하러 작업실로 돌아갔다.


for the rest of the morning

이건 '오전 일과'가 아니다. 

'오전의 나머지 시간 동안'이란 의미다.

둘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 시간 동안 다시 글을 썼다'는 뜻이다.


또, 앞에서는 '서재'라는 말이 없다가 갑자기 '작업실'이란 곳이 등장한다.


이 단락의 정확한 의미를 살려서 풀어보자면 이렇다.


[아버지는 그 전날 아무리 늦게 잠자리에 들었어도(일할 수도, 술마실 수도) 새벽 다섯 시 반이면 일어나 서재로 갔고 거기서 두어 시간 동안 글을 썼다. 그러고 (서재에서 나와) 가족들 아침을 차려 주고 어머니와 신문을 읽고 나면 나머지 오전 시간 동안은 (다시 서재로 돌아가) 작업(글쓰기)을 했다.]


본 번역서의 번역과 느낌을 비교해 보자.


[아버지는 전날 밤 아무리 늦게까지 일을 했어도, 매일 아침 새벽 다섯 시 반이면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두어 시간 동안 글을 쓴 다음 우리 모두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어머니와 함께 신문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오전 일과를 처리하러 작업실로 돌아갔다.]


14p

나는 석간신문에 끼여 온 전단지의 광고 문구들과 신문에 실린 아버지의 책에 대한 비평들을 읽으면서 성장했다.


I grew up reading the blurbs on dust jackets and the reviews of my father's books in the papers.


dust jacket

'석간신문'이 아니다.


양장본(hard cover) 책 표지에 씌우는 덮개(book cover)를 말한다.

책 날개까지 포함된다. 주로 이런 'dust jacket'에는 알다시피, 그 책의 요약 소개와 광고문구 같은 데 들어간다.


이 문장의 앞 부분은 저자의 집에 많은 책들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고 그런 가정 문화에서 저자가 받은 영향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석간신문에 끼여 온 전단지의 광고 문구'는 무엇을 말함인지 알 수 없다.

집에 하도 책이 지천에 많아 책을 갖고 놀았다는 이야기다. 양장본 책 표지 커버에 적힌 책 홍보 문구를 읽으며.


석간신문의 홍보문구?? 

이 부분은 반드시 '책'이어야 한다. 신문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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