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권민정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작가들 중에서 왠지 접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그렇고, 괴테가 그렇고, 이번에 읽은 찰스 디킨스도 그렇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책을 읽고 다소 어렵다는 입소문이 내 귀에까지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목록에서 찰스 디킨스는 이제 지워야겠다. 책 모임 때문에 읽은 책이었지만《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그의 필력에 푹 빠졌기에 빨리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고픈 마음뿐이다. 지금부터 170년 전에 쓴 소설에서 실제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로맨스와 휴머니즘을 묘사하면서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훔쳐간 찰스 디킨스를 나는 대문호라 불리기 이전에 이야기꾼이라고 말하고 싶다. 재미도 있었고, 읽다가 마음 한구석이 아련하기도 했고, 다 읽고 나서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그 당시로 들어가 시드니 카턴도 돼보고, 찰스 다네이도 돼보면서 디킨스가 말하려고 했던《두 도시 이야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은 찰스 다네이, 시드니 카턴, 드파르주 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인이지만 본인 가문의 악행을 참지 못해 프랑스를 떠나 영국에 정착한 찰스 다네이, 변호사란 변변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술에 의존하면서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시드니 카턴, 찰스 다네이 가문의 악행으로 가족을 잃은 후 오로지 피의 복수만 다짐하는 드파르주 부인이 그들이다. 물론 다른 인물(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키를 쥐고 있는 마네트 박사와 그의 딸 루시, 마지막에 가서 극적인 장면을 선사하는 프로스 양)들도 나오지만 이 소설의 핵심은 저 세 사람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찰스 다네이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따라가면서 읽다가 그 사건들을 뒤로하고 갑자기 튀어나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드니 카턴의 순애보, 복수심과 증오가 지나쳐 폭력과 광기의 인물로 변해버린 드파르주 부인이 평온하게 뜨개질 하는 모습 등에서 이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두 도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영국은 산업혁명을 진행하면서 부국의 위치에 오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70여 년 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이 찰스 디킨스의 눈에 들어왔고, 만약 프랑스처럼 지배층이 자신들의 신분과 위치를 이용해서 피지배층을 악랄하게 억압하고 착취한다면 영국에서도 제2의 프랑스 혁명이 일어날 수 있으니 영국 상류층과 지배계층은 조심하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이 소설을 썼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교훈들보다 그 당시의 찰스 디킨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다 보니 교훈도 교훈이지만 개개인의 양심과 책임을 통해 타인을 사랑하고 희생하라!는 원론적인 휴머니즘으로 이 소설을 마무리하는 게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서 시드니 카턴의 독백을 보면 그 시대에서는 그의 대사가 독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울렸을지 눈에 선하다.


나는 본다. 그녀의 품속에 안겨 있던 내 이름을 딴 아이가 어른이 되어 한때 나의 길이었던 인생행로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을. 그가 워낙 잘해준 덕분에 그 분야에서 내 이름이 그의 빛에 의해 찬란해진 것을. 내가 남겼던 오점들이 그 이름에서 지워져 사라진 것을. 더없이 공정한 판사이자 명예로운 남자인 그가, 나의 이름을 지닌 또 다른 남자아이, 내게 친숙한 이마와 금빛 머리카락을 지닌 그런 아이를 이곳ㅡ그때쯤이면 오늘날의 흉측한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바라보기에 아름답게 변한 곳ㅡ으로 데려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듣는다. 그가 아이에게 다정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 관해 들려주는 것을.(657쪽 中)


찰스 디킨스가 들려주는 그 당시의 프랑스의 시대 상황이 폭력을 넘어 광기로, 다시 기요틴으로 점철되는 모습에서 공포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와 함께 파리와 런던의 1850년대를 여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주인공들의 서로 다른 로맨스를 보면서는 유치함이 극을 달렸지만 묘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거 같다. 거기에 시간이 흘러도 자유, 평화, 우애는 인간들에게 변하지 않는 보편적 가치라는 사실도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지금 두 도시는 1850년대와 비교하면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변했지만 지금도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을 폭력과 복수로 상처 입은 영혼들이 있다면 찰스 디킨스가 전하는《두 도시 이야기》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드니 카턴처럼 목숨은 못 던지더라도 예쁜 꽃다발을 선물해주는 오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싶은 독자분이 계시다면 총 650쪽 분량(3부) 중에서 1부(100여 쪽 분량)만 잘 넘어가면 그다음부터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니 나처럼 너무 부담을 갖고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덧, 번역에 민감한 편인데 권민정이라는 번역가는 처음 들어보는 분이었지만 초반부를 제외하곤 너무 술술 익혀서 번역가를 메모할 정도로 번역도 정말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의 은밀한 감정 - Les émotions cachées des plantes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물에게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란 게 있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다. 그 한세월을 어떻게 기다리고만 있냐고, 혹 다리가 아프지는 않냐고, 그렇게 타인에게 내어주는 삶이 고달프지는 않냐고 묻고 싶지만 그들은 그 어떤 내색도 하지 않고 팔을 벌려 우리를 안아주기만 한다. 감정이란 게 있다면 서운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걸로 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다르게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으며,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식물이라고 생각했다. 꽃을 피우고, 그 꽃잎이 떨어지는 크나큰 아픔을 맛보면서도 파릇파릇한 잎을 다시 걸치고 나타나는 식물들의 모습에서 어쩜 저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그 흔들림 없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애잔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 생각이 정말 틀렸구나’ 였다. 식물들의 세계가 겉으로 보기엔 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니 이건 정말 그 무엇보다 다이내믹하고, 그들의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 이곳저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자신의 화분을 퍼트리기 위해 곤충들을 유혹하는 유카(실난초)의 처절한 몸짓들, 욕설과 칭찬 중에서 칭찬을 받고 자란 식물들이 보여준 모습은 식물들을 무럭무럭 춤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공감과 연민이라는 감정 속에서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아카시아와 개미들의 모습에서, 상대방이 필요할 땐 필요하다고 말하고, 나를 지키고 보호해주는 상대에겐 선물도 할 줄 아는 됨됨이에서, 언어와 소리를 통해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으려는 그들의 배려심에서 식물들의 정말 찐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 새로운 원천을 제공해주는 식물을 이해하려고 그들 자리에 서보려고 애쓸 때 우리는 더 인간다워진다.

(본문 204쪽 中)


음악을 좋아하고, 서로의 슬픔을 공감할 줄 알며,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는 의사표현이 확실한 식물들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그들도 인간들의 희로애락 같은 감정들과 유사한 감정들을 가지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었다. 식물들은 물만 주면 잘 자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정말 인간들에게 쌀만 먹고 살아가라는 말과 똑같다. 인간이 슬플 때같이 슬퍼해주고, 기쁠 때 서로 웃으면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바로 식물인 것이다. 인간에게 당하는 어루만짐이 무척이나 싫겠지만 그 싫음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면서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식물들을 보면서 나도 식물 같은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본다. 동시에 인간과 식물은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에 서로 배신하지 않고 평생을 반려자처럼 함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원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작은 뜰을 거니는
프레드 베르나르 지음, 배유선 옮김 / 콤마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땐 정원이 딸린 집엔 누가 살까? 가 그리 궁금했다. 담 밖에서 보이는 올곧은 소나무들과 담장을 친구 삼아 올라탄 빨간 장미들, 여름이면 문틈 사이로 보인 하얀 수국, 그리고 이름 모름 꽃들이 정원 안에 한가득이었다. 정원 딸린 집을 지날 때마다 느꼈던 감정들이 하루하루 달랐던 것도 사계절 동안 변화무쌍한 정원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가지치기를 끝낸 나무들에게선 왠지 모를 풋풋함이 느껴졌고, 형형색색으로 옷들을 갈아입은 꽃들을 보면서 나도 무척이나 설레었으니깐. 추운 겨울에 이파리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를 드리운 나무들을 볼 땐 이유 없는 슬픔이 몰려왔다. 그 슬픔이 끝나기도 전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을 보면서 나에게 어린 시절 희로애락을 안겨준 그 집 정원에 고마운 마음이다.

 

어느 노부부의 집이었던 200평이 넘는 땅을 일 년 살이를 계획하면서 정원을 싹 다 정리하고 배나무, 호랑버들, 대나무, 개암나무, 딱총나무 등 몇 그루의 나무만 남겨둔 땅에서 생각지도 못한 식물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갑자기 등장한 식물들에 놀란 것도 잠시 작가는 정원 군데군데 새 화초를 심고 씨앗과 새순을 모았다가 다시 뿌리는 방법을 통해 정원을 만들었고, 그 정원이 정글처럼 무성하게 자라나게 되자 현재 정원의 모습을 동화책 작가답게 글과 그림으로 기록을 하게 되고, 그 기록을 모아 책으로 출간한 게 『작은 뜰을 거니는 정원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다.

 

책은 글보다는 그림이 많고 대부분 그가 쓰고 그린 그림들인데, 2018년 2월 봄을 알리는 봄은방울수선화를 시작으로 정원 사계절의 변화를 책에 담았다고 보면 된다. 영어로 프라임 로즈라 부르는 보라색의 ‘무스카리(Muscari)’도 보이고, 정원에서는 ‘노린재‘가 사방팔방을 누비고 다닌다. 건강한 정원에만 보인다는 ‘민들레’와 ‘산파두꺼비’, 모두가 이 나무를 보면 너무 예뻐서 사랑에 빠진다는 일명 ‘데쇼조’의 단풍나무, 7년을 기다려야 꽃을 볼 수 있다는 인내심의 꽃 ‘발칸작약’, 백합처럼 생겼는데 백합은 아니면서 ‘하루의 아름다움’이란 의미를 가진 ‘원추리’, 성욕을 억제하는 마법의 풀이라는데 유충이 갉아먹고, 달팽이가 갉아먹어서 수난을 겪는 ‘흰백합‘,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접시꽃’, 짤랑짤랑 노오란 색으로 정원을 환하게 비추는 ‘은행나무’, 행운의 상징이지만 몇 시간 안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성을 가진 ‘유럽은방울꽃’ 등 작가의 정원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꽃들은 물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야생화들의 천국이었다. 여기에 정원의 오지라퍼 ‘노린재’와 나무 타기 선수인 ‘동고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정원에 놀러 온 ‘귀뚜라미’, 세상에서 제일 예쁨을 뽐내는 ‘공작나비’, 은빛 날개로 꽃들을 매혹하는 ‘잠자리들’, 정원의 폭군 ‘새매’, 무엇이든 쫌 치는 ‘어치’, 소리는 들리는데 만날 수는 없는 신비의 새 ‘올빼미’, 개암나무에 사는 겁쟁이 ‘청설모’ 등 새와 곤충들도 정원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뽐내며 살아가고 있었다.

 

정원을 가꿀 때 비로소 인생이 시작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199년에 시작되어 이제 곧 서른 살을 맞는다.(본문 48쪽 中)

 

이렇게나 많은 동식물과 곤충들을 실제 그렸다는 것도 대단한데 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베르나르의 정원에 놀러온 거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그림도 잘 그렸고, 짤막하게 설명하는 글귀 또한 이 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겉으로 보기엔 아름답기만 한 정원이었는데 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거기에서도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기에 치열한 삶의 현장은 동식물이 자라는 자연이나 인간이 사는 사회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를 베르나르의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원을 가꾸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원을 잘 가꾸고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나무 몇 그루만 남겨둔 땅에서 정글 같은 정원이 만들어졌다고 말하지만 7년을 기다린 끝에 발칸작약을 꽃피우고, 오지 않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기 위해 20년을 기다린 베르나르를 보면서 정원 가꾸는 일이란 기다림의 미학이 아닐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더불어 그 기다림 속에서 올빼미의 웃음소리를 듣고, 노린재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지켜보면서 나도 그처럼 단풍나무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로부터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뜻하지 않게 병원에 입원해서 아침 햇살에 눈을 떴는데 머리맡에 있는 책의 제목인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가 내 마음을 홀렸다. 여러 가지 검사와 4일간의 금식, 꼬일 대로 꼬인 시술 등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 책 제목 하나가 나를 강한 마음을 갖게끔 이끌었다고나 할까.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는데 데이비드 호크니가 전하는 봄의 소식에 아픈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지친 나에게 힘이 되어준 책이 너무나 고마워서 입원하는 동안 조금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너무 멋진 작업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만년필에 잉크들을 색색들이 갖춰놓고, 내가 원하는 무엇인가가 떠올랐을 때 그 즉시 드로잉 할 수 있는 캔버스와 물감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또 다른 꿈이 펼쳐지는 아지트가 나오고, 그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호크니를 생각하니 정말 부럽고, 그 부러움을 넘어서 호크니 그림의 원동력은 바로 이 작업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2019년부터 노르망디에 머물면서 그린 작품들 수도 많거니와 그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던 호크니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를 생각해보면 마틴 게이퍼드와 의자에 앉아서 편하게 대화하는 호크니의 여유로움 속에 꿈틀거리는 예술에 대한 열정이란 생각이 든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유서 깊은 회화에서부터 내적 규율에 자신을 맡긴 피카소, 선의 마술사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드로잉, 더 작고 실감 나는 물방울을 그리기 위해  감각적이면서도 자연주의적인 방식을 고수한 우타가와 히로시게와 모네의 수련 연못 그림, 어딘가에 있는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한 존 컨스터블과 에드바르 뭉크의 영감 등이 지금의 호크니를 만들었지 싶다.


나는 예술가들이 종종 역사의 문맥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무언가 신선한 작업을 통해서 그 밖의 다른 것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전혀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본문 11쪽 中)


병원에 있으면서 그의 반려견인 루비가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들은 내게 그림을 감상하는 기쁨을 넘어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파보면 보이고, 그 보이는 게 예전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그림이나 사진도 예전엔 이 정도의 느낌이 아니었는데 네덜란드 소방관과 찍은 호크니의 사진에서, 자신의 작업실을 위트 있게 표현한 그의 드로잉에서, 이 책에 실린 다른 작가들의 그림들을 보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친구들을 얻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을 계속해서 볼 수 있게 그가 건강했으면 좋겠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그의 그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가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세상으로 계속해서 인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당장 IPO를 목표로 도전하라
천형성 외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업도 마찬가지,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많지만 그들의 꿈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피나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입성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말이 기업공개지 IPO를 할라치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투자자들 모아놓고 코스닥에 입성하겠다는 선전포고 격의 투자설명회부터 기업 실사해야지, 감사보고서 내야지, 증권 신고서 내야지, 증권발행실적보고서 내야지 등등 보고서로 시작해서 보고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성해야 할 서류들도 많고, 신고 및 보고해야 할 사항들도 너무나 많다. 한마디로 기업공개(IPO)는 “졸라(dog) 복잡하고 헷갈리고 어렵다”라고 해석하면 편할 듯싶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렵고도 힘든 기업공개(IPO)를 기업들은 왜 하려고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돈(Money) 때문이다. 기업공개(IPO)로 모은 돈을 통해 이제까지 설비투자로 진 빚도 갚고, 새로운 장비도 들여놓고, 새로운 공장 부지 땅 매입자금으로도 사용하기 위한 기회로 삼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하게 된다. 얼마 전까지 투자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불었던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을 설립하고 IPO 공모 후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스팩(SPAC)을 제외하고, 기업공개(IPO)와 주식상장은 원칙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지만 기업들은 대부분 증권거래소의 상장을 통해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기업을 상장시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몸소 느끼게 된다. 신규상장부터 스팩을 통한 합병상장, 코넥스 상장, 해외상장 등 상장의 요건부터 그 과정 하나하나가 험난한 가시밭길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IPO 관련 용어들을 상장에 빗대어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주식이나 공모주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분들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자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의 핵심인 IPO 프로세스 부분(5강)을 중심으로 잡고 4강과 6강을 연계적으로 읽었으면 좋겠고, IPO가 처음이거나 공모주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의 1, 2강을 통해 IPO의 기초를 잡고, 3강을 통해 IPO의 현 상황 및 향후 추세를 이해하다면 이 책을 훨씬 효율적으로 읽을 거라고 본다.


IPO가 기업이 공적 자본시장에 처음 접근하는 다시 말해 일반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려지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IPO시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에게는 다양한 수단의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기업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까지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순기능을 제공한다.(본문 131쪽 中)


공모주를 1년 반 가까이하면서 느낀 점을 적는다면 갈수록 수익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시작할 때 100을 벌었다면 지금은 50도 벌기 힘들다. 그래도 뻘밭에서 참꼬막 찾는 재미 하나는 쏠쏠하다. 과소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그 기업이 상장일에 따상(공모가의 두 배 + 30%↑)을 간다면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투자한 돈이 두 배 이상으로 벌리니 도파민 쭉쭉 아니겠는가? (그 반대라면 그 책임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기도 하다.) 고로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통해 기업공개(IPO)가 꿈인 분이라면 이 책은 필수적으로 읽어야겠고, 공모주를 통해 이익을 내고 싶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주주가 되고 싶은 분들 또한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남이 하니 따라 하는 공모주가 아니라 IPO는 무엇이고,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서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상장 후에는 기업이 어떻게 관리되고 유지되는지를 알고 투자한다면 기업의 미래가 보일 것이고, 그 미래는 곧 나의 성공적인 투자와 직결될 테니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