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악마 반올림 54
박용기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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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악마라는 종이책을 읽었다.

눈은 문장을 따라가며

머리는 문장을 상상하며, 말 그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뉴턴, 아인슈타인, 우주, 블랙홀,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라플라스의 악마 등

과학과 SF장르의 자가 프레임(이건 어려워, 싫은데)의 안경을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라플라스의 세계관,

초기 조건만 알면 모든 일을 예상할 수 있다는 착각을 생각한다.

궁극의 원리만 알면 이 세계를 알 수 있다는 오만함,

과학과 기계문명이 발달하면 인간의 일 그리고 인간 자체를 지배할 것이라는 공포를 마주했다.

 

“우주 안에서는 우주를 다 알 수 없어. 바다를 벗어나야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듯이 우주를 벗어나야 진정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 있지.” P31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듯,

인간과 상황, 인간과 과학 사이에도 적절할 거리가 필요한데,

거리감 없이,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되지 못한 채 현상 속에만 매몰되어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인간과 상황, 인간과 과학 사이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움직임을 양보하고, 피동적으로 움직여지는 존재로 여기고 성급한 결론을 내고, 두려워 떤다. 기계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기계의 지배를 받고, 결국 지구 밖으로 쫓겨나리라는.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 알 때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세계는 궁극의 원리로 규명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거야.”

 

과학의 세계도, 어린이의 세계로 그렇다.

어른인 나, 아이였던 나의 행동이 중요하다. 라플라스의 악마가 될 수 있는 것도 나, 세계의 이해자가 되는 것도 나이다.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머리에서 가슴, 가슴에서 발로의 끊임없는 순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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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소리 스콜라 창작 그림책 30
정진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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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산책자의 <그림책과 내마음>
두 권의 책으로 만난 나의 '심장소리'입니다.

📙심장 소리
정진호
위즈덤 하우스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
장 클로드 그럼베르그 지음
김시아 옮김
여유당

🏃‍♂️오늘도 나는 달려요.
내가 달리는 이유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학창시절의 나의 차례
심장이 떨리던 첫 만남의 자리
심장 끓고 머리로 분출할 것만 같은 목격의 현장
심장에 새기며 심장 밖으로 내보내는 주옥같은 문장들
심장을 틀어쥐며 흘렸던 수많은 눈물들

몸 안에 있는
있는 듯 없는(보이지 않기에)
기능으로 보면 생존을 위한
성능으로 보면 만능이어야 하는
위치로 보면 지구의 핵과 같은 중심인 심장.

잊고 살았던 나를 발견합니다.
심장이 없는 듯 세상에 분노하고
심장이 없는 듯 내 아이에게, 남편에게,
응답하지 않는 것만 같은 세상에게 화풀이했던
나의 모습을요.

🚂"비인간들은 심장이 없어! 나쁜 사람들은 사랑이 없다고! 도끼로 휘둘러 쫓아내야 하는 떠돌이나 다름없어! 열차 창문으로 애를 내던진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야! 가난한 멍청이 같은 우리나 그들을 먹여 살리는 거라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중에서

--------

그 심장을 지닌
아이가 되어 달립니다.

나를 스치는 수많은 이들의
심장의 이유를 생각하고,

나 역시 시시각각 변하는
심장의 소리를 짚어 봅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달리는 이유를
심장을 통해 들어 봅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가슴에 손을 얹어요.
가만히 심장 소리를 들어요.
그리운 소리를 들어요.
그래서 나는 달려요.

生의 욕망을 확인하는
나만의 방법, 두가지.

수영장 저 밑바닥으로의 잠수.
산 저 높은 곳으로의 오름.

코와 입으로 세상과의 호흡를 원하는 나,
귀로 가슴으로 온몸으로 두드리며 응원하는 나,

심장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에 닿습니다.

기억은
이 행위들의 맨처음.

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던 때로
거슬러올라갑니다.

나와의 호흡을 원하고,
나를 늘 응원하는 존재.
엄마에게 있어서 제2의 심장일 나,
나에게 있어서 제2의 심장인 나의 딸들.

그리운 그 순간에 닿아 있습니다.

------

🚂손바닥의 짧은 접촉에서 떨림을 느꼈어요. 따뜻한 온기와 새로운 부드러움에 괴로우면서도, 작은 화물의 피부와 심장이 이제 자신의 가슴 안에서 뛰는 걸 느꼈어요. 그래요. 그의 심장이 작은 화물의 작은 심장과 동시에 뛰었어요. ....(중략)
마치 가슴 한군데를 얻어맞은 것처럼 다시 뒤로 물러났어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이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없다고 되풀이해 말했지요.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욕망을 억눌러야 했어요. 아기를 안고 얼굴과 수염을 갖다 대고 활짝 벌린 팔에 화답하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났거든요. p57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 중에서

무디어진 나의 심장
심장을 만져보는 시간입니다.

욕망과 마주합니다.
벽을 쌓는 세상
벽을 넘나드는 사람들

갓 나온 그 때처럼
숨하나에도 자지러지게 울 것만 같은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하고 싶습니다.

손을 맞잡고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호흡을 맞추어 강약중간약의 속도로 걷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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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고맙다 - 30만 부 기념 전면개정판
전승환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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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받고 싶을 때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로,
뤽베송의 아틀란티스로,

노래
옥상달빛과 이진아와
선우정아,
그리고 BTS로,

그림책
시소와 문과 태어난 아이로,

내 마음에 반창고를 붙이곤 한다

요즘 반창고가 더 늘었다.

요즘 요일 요일 낮과 밤 사이 만남이,

그리고
새벽에서 아침까지
장장 210분의 너무나 짧았던 시간 속에
떠오른 키워드는 고마움 이었다.

책 <나에게 고맙다> 를 읽으며
지금의 나를, 이 책을 삐딱하게 아닌,
문장 틈으로 끄덕거림과 미소지움을 끼워넣을 수 있는, <고마움>의 대상들을
떠올린다.

그런 마음이라 그런지
한단락 한단락
마음으로, 그리고 짧은 글로 대화를
나누며 읽었다.

조급하지 않고, 여유를 갖고
방금 마신 물이 온 몸을 도는 걸 느끼듯.

마음에도 고마움의 물결이 퍼져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나라는 그릇이 있음을, 고마움 한마디에
마음 안에서 마음 밖으로 더욱 윤기가 나길 바라며.

나로 비로소 시작하는 나비효과.
나로 인한 아름다움, 나로부터의 연결, 나로부터의 생을
생각하며 버려지는 내가 아닌 담을 수 있는 나 를
시작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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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 50주년 기념 에디션
린다 노클린 지음, 이주은 옮김 / 아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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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린다 노클린
아트북스

1971년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와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30년 후

이 책이 좋았던 것은
한번 나오고 끝인 이론서나 서적과 다르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롭게 나타나거나 변화하거나 변화하지 않은 부분 등  미술사 속 여성과 여성의 업적을 후속적으로 포작한 내용을 수록한 부분이었다.

보편적인 인간으로서의 결정권을 생각해 본다.
피카소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그가 여자였다고 해도 피카소가 될 수 있었을까?

토머스 에이킨스가 1885년경에 찍은 한 사진을 보면, 여학생들이 암소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이 소가 벌거벗었다는 점은 당시로서는 여성에게 자유를 보장한 대담한 시도였다. 피아노 다리조차도 여성용 속바지 같은 천으로 감쌌던 시절임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P53

여성은 항상 결혼과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듯 보인다. 이를 테면, 성공의 대가로 고독을 얻거나, 직업을 포기한 대가로 성관계를 하고 동반자를 얻는 것이다. P62

여성 미술가와 그들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상황은 1971년과 같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나는 비판적 실천이 우리 분야[여성과 미술을 말한다]의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구 생각한다.p110

"보이지 않는 것은 볼 수 있도록"

여성의 작품과 글을 계속해서 읽어나가야겠다.
지혜와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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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일가 -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가바야마 사토루 지음, 임윤정 옮김 / 앨리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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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가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까페

가바야마 사토루
앨리스

70여 년간 사랑받아온 교토의 작은 찾집 '로쿠요샤'
낮 까페, 밤 바.

낮과 밤, 해와 달처럼 가게의 주인도, 가게의 선반의 구성도, 장르도 180도 달라지는 로쿠요샤를 책으로 만났다.

아트북스 서포터즈로 예쁜 굿즈와 함께 나를 찾아온 책 <커피일가>. 처음엔 의아했다. 밝고 경쾌한 컵과 가방, 그리고 또하나의 책과는 색감이 달랐다.

오래된 느낌, 차분해지는 느낌,
조근조근 소근소근 이야기 소리에 표지의 커피를 한모금 머금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100년 전통의 사랑받는 찻집이라는 결과만이 아닌
100년간의 가게가 담는 피, 땀, 눈물과 방황과 작당이 필요한 이들의 요람(아지트)이 되어준 오래된 찻집,  로쿠요사.

으아!! 교토에 가고 싶다. 철학자의 길을 걷고, 로쿠요사로 가고프다.(지도도 안 보고, 거리도 모르며 막 마음만 달리고 있는 나.)
커피 플렉스!! 하고 싶다!!

무대는 종전 직후  바다 건너 대륙, 그곳에서 두명의 남녀가 만나는 이야기로 부터 시작된다. P9

사랑과 논의와 시비가 소용돌이치는 전시장이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같은 소파에 붙어 앉았다. 사람과 사람이 접촉함으로써 또다른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촉매제 같은 곳이었다. P54

"메뉴도 서비스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P110

종착점이 아닌 통과점,  100년의 시간으로 증명해가는 로쿠요사를 보며,  커피한잔 속 담긴 정성을 랜선으로 사진으로  마셔본다. 나의 작은 행복을 위한 연마의 마음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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