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폐점 세일 하는 분위기



[eBook] 매력적인 장腸 여행 : 제2의 뇌, 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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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리아 엔더스 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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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 :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 -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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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 지음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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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소셜미디어 2,000년 - 파피루스에서 페이스북까지 소셜 미디어의 부상과 몰락, 그리고 부활의 역사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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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스탠디지 지음, 노승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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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는 우리 뇌다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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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크 스왑 지음, 신순림 옮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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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주와의 인터뷰 : 쿼크에서 블랙홀까지 22가지 우주 물질과의 유쾌한 대담- 쿼크에서 블랙홀까지 22가지 우주 물질과의 유쾌한 대담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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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T. 해먼드 지음, 승영조 옮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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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 : 미식가를 유혹하는 음식 교양 사전 - 미식가를 유혹하는 음식 교양 사전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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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브롬 지음, 루시 앤젤맨 그림, 신용우 옮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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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쁜 여자들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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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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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메디치 가문 이야기 - 르네상스의 주역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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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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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캔터베리 이야기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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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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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 비포 유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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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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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자연을 그대로,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 - 자연을 그대로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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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나.조애경 지음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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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연애소설 읽는 노인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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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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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러시아 소설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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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임호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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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우스프라우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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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대여기간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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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침팬지와의 대화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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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파우츠. 스티븐 투겔 밀스 지음, 허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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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밑줄 긋는 남자 - 블루 컬렉션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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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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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달리기 - 블루 컬렉션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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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에슈노즈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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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위대한 중서부의 부엌들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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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라이언 스트라돌 지음, 이경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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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 아닌 다른 삶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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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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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은 가고 추억은 남았다 1930 년대에 그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도박과 밀주, 범죄를 터전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터프한 인간들은 나름대로 희로애략 속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러니언의 단편들은 느슨한 연결고리로 엮여 독특한 러니언의 세계관을 이룬다. 현대문학에서 출간된 데이먼 러니언 단편집은 꽤 많은 단편들을 싣고 있는데, 모든 소설에서 화자는 동일 인물로 여겨지며 캐릭터 역시 일치한다. 그는 그 가난한 시대에 브로드웨이에서 어떻게든 먹고 사는 방법을 깨친 한 젊은이에 불과하다. 자신의 이야기는 없지만 그가 전하는 이야기의 주인공들 한명 한명이 곧 자신일 수도 있다.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뮤지컬은 비록 관람하지 않았다 해도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세계 최다 공연 뮤지컬이다. 그 뮤지컬의 원작이 데이먼 러니언이라고 해서 별도로 원작 소설이 장편으로 나왔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데이먼 러니언은 주로 단편소설 만 썼다 장편도 썼는지는 모르겠다 찾아봐야겠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주요 스토리는 이 책에도 실린 두 편의 단편 <세라 브라운 양의 이야기>와 <혈압>을 기반으로 플롯을 따라가고, 이 밖에도 여러 편의 단편에서 극중 캐릭터와 배경 등을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단편집을 읽으면 대표작이 있기 마련이고 독자로서도 특별히 더 인상 깊은 작품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 집에서는 개별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동일한 비중으로 재미있었다. 일련의 단편 소설들울 통해 러니언이 구축해낸 가상의 세계 속 인물들의 성격과 묘사 방법 그 자체를 일컫는 말 러니어니스크(Runyonesque)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독특한 문체와 서술 방법이 읽는 재미를 준다. 애써 설명하자면 심각한 상황을 가볍게 묘사하는 재미랄까. 어릴 때 읽던 만화책이 생각난 건 그 때문이었다. 



데이먼 러니언의 단편에 나오는 인물들은 실제로 만나면 눈도 못마주칠 무시무시한 범죄자들, 갱단 멤버와 두목, 도박과 사기를 업으로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 중 덜 공포스러운 일을 하는 인물들의 직업이 금주법 시행 당시 밀주를 팔거나 경마장에서 말을 경기에 내보내거나 연극 비평을 하는 신문 기자 정도다. 각각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른 소설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 모든 소설들을 다 합치면 전체적인 1920년대 193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와 부르클린 거리의 구석구석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이면을 드러내는 세계관이 펼쳐지고, 눈 깜짝 않고 아무렇게나 총을 쏘댈 수 있는 그 거친 인간들의 숨은 순정도 함께 진행된다. 갱단 두목쯤 되는 듯한 멋쟁이 데이브는 자신이 사랑하는 빌리 페리 양이 자기 대신 윌도 윈체스터라는 얼간이 가난뱅이 신문 기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쏴죽이는 대신 깜짝 결혼 파티를 열어주고( 광란의 40번대 구역에 꽃핀 로맨스), 도박으로 먹고 사는 무일푼 피트 새뮤얼스는 백달러 빚을 갚기 위해 자기 시체를 의사에게 팔고 남은 돈으로 사랑하는 쇼걸 오르탕스에게 보석과 선물로 마음을 사고 도박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지만 시체를 제공하기로 한 약속이 다가오자 의사가 칼을 들고 쫓아다니며 몇 배의 돈으로 계약을 취소하자고 제안하지만 통하지 않는다(아주 정직한 사내 a very honorable guy).

“거리의 다른 많은 사내들이 그러하듯 피트 새뮤얼 수가 가장 잘 하는 일이 곧 그의 직업이다 경마장과 클래스 게임과 권투 장은 들락거리며 마권업자 대신 수금을 해서 몇 푼 벌고 여기저기 조금씩 걸고 삐끼 노릇도 하는데( 아주 정직한 사내 중)”

아가씨와 건달들에 영향을 준 <혈압>은 의사를 만나 혈압에 안좋은 일들을 만나지 말라는 충고를 듣고 조용히 살려 했지만 뜻대로 안되고 최고 악명높은 갱단 두목 러스티 찰리를 우연히 만나 하루 종일 코꿰어 돌아다니며 온갖 깡패짓을 보조하다가 밤에 집에까지 따라가게 되는데 거기서 찰리의 진면목을 목격하게 되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부치 아기를 보다>가 가장 따뜻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내용이었는데, 금고털이범인 부치가 결혼하고 애낳고 맘잡고 살려 하지만 동료들이 들쑤셔대서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화자가 알기에 전과 4범의 터프한 금고털이범 부치가 손가락을 우유병에 넣어 온도를 맞춰 우유를 주고 조심조심 케어를 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대목이 유독 인상깊다. 또한 아내가 아기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화낼까좌 처음에 거절하는 등의 소박한 소시민으로서의 모습 역시 재미있다. 아기가 울음을 터뜨려 일이 엉망으로 되어 가지만 또한 아기 때문에 위기를 모면하는 것까지 짧은 단편이 가진 희극적 힘 뒤에는 뭉클한 감동이 함께 한다. 

<브로드웨이 컴플렉스> 역시 짧은 단편에 극적 요소를 충분히 배합한 잘 짜여진 한편의 드라마다. 앰브로즈는 연극 비평 기자고 퍼거스 애플턴은 <네버네버> 연극의 주연배우인데 앰브로즈가 네버네버 혹평을 기사를 싣는 걸 계기로 악연이 시작된다. 이들은 러니언 소설들의 주요 배경이 되는 민디네 레스토랑에서 세실 얼이라는 사내와 엮인다. 세실 얼의 직업은 골든 슬리퍼 나이트클럽 사회자로 다중인격 소유자로 하버드 출신의 엠브로즈는 그에 대해 이런저런 컴플렉스라는 말로 그의 의학적 소견을 설명하며, 그가 읽은 책이나 영화 연극에서 암시를 쉽게 받는다고 부연한다. 원래 성격은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나 주로 다른 사람이 되어 산다 나폴레옹도 되고 일주일 내내 무솔리니로 살기도 하고 조지 버나드 쇼도 되고 흉포한 고릴라가 되어 공격적이 되기도 하지만 세실 얼 자신으로 돌아올 때만큼은 수줍고 조용하다. 

“세실은 가끔씩 다른 일을 다른 역을 연기하는 배우인 셈이었다. 다만 세 실은 자기가 연기하는 역의 인생을 진짜로 살려는 살려고 한다는 것이 었다. “(브로드웨이 컴플렉스) 

플로렌트 페이엣이라는 부자 가문 출신의 여배우가 세실 얼과 애플턴 사이의 삼각관계를 형성하는데 촉이 좋은 기자 앰브로즈는 페이엣이 세실 얼의 약점을 이용하고 조정하여 살인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알아낸다. 결국 음모가 밝혀지고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는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두운 뒷골목의 불법이 판치는 이야기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말랑말라한 감정이 불행마저도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방식으로 끝을 내기에 단편들이 많이 영화화한 듯하다. 데이먼 러니언 원작의 영화를 검색하면 수도 없이 많이 나온다. 다 옛날 영화이긴 하지만 러니언 시대에 그의 명성과 인기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애매하고 상징적인 순문학의 난해함에 지쳤다면 기분 전환용으로 하나씩 아껴사며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이제껐 안읽었었다니, 반성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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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들에 비해, 전승으로 기록된 버전이 몇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 에다 이야기는 12세기 중세 아이슬랜드의 음유시인 스노리 스툴루손이 쓴 것으로 근대 이전까지 유일한 에다 이야기여서 에다(Edda)로 불렸었는데, 1600년대에 운문으로 기록된 고대 게르만 신화집들이 아이슬랜드의 교회에서 발견된 이후 스노리의 에다는 산문 에다로 불리우고, 새로 발견된 고대 운문 신화집을 운문 에다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내에는 북유럽 신화의 1차 사료로, 산문 에다를 번역한 이 책 <에다 이야기>와 서울대학교 출판부에서 운문 에다를 번역한 <에다> 두 권 뿐이다. 이 밖에도, <베어울프>, <덴마크인의 역사적 이야기>  <니벨룽엔의 노래> 및 북유럽 영웅 서사시들이 있는데, 역자 설명에 의하면, 이 책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의 입장서 가공되어 있거나 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영웅의 이야기(지그프리드와 베어울프)를 중심으로 하기에,   온전하게 게르만 신화 를 전달하는 신화적 가치를 가진 책은 두 개의 에다에 집중된다고 한다.  





고대의 세계관 속에서, 하늘과 대지와 지하 세계가 똑같이 중력의 법칙을 받은 것처럼 성을 짓고, 공간을 창조하여 인간과 똑같이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증오하며 살아간다. 하늘 높이 올라가면 그 꼭대기에 천정이 있고, 그 위에 어떤 세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같다. 그 이름도 멋진 아스가르드는 아스 신들이 사는 성의 이름이다. 신들도 두 개의 종족이 있는데 하나는 바나헤임에 살고 있는 반(Vanr) 신족이고 또 하나는 아스(Ass)신 족으로 우리에게 영화로 잘 알려진 토르는 아스신족 출신이다. 또한 하늘에는 신보다 한 계급 낮은 엘프들이 엘프하임에 살아간다. 반면 지상에는 인간과, 거인, 난쟁이들이 각각 미드가르드, 요툰하임 니다벨리르에서 살아가는데, 신, 인간, 거인들은 자기들끼리 살아가기는 하지만 서로 교류(주로 싸움질)한다. 지하세계는 죽은자들의 세계로 헬, 니플헬, 니플헤임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인들이 죽으면 지하세계로 가지 않고 최고신인 오딘의 궁성 발할로 가서 낮에는 전쟁 연습을, 밤에는 먹고 마시며 파티를 하며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이 죽은자들의 군대는 이름이 에인헤레르로 불린다. 태초부터 전투에서 죽은 자들이 발할로 가면, 그곳에는 그 군사들의 수는 엄청나게 많으며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진다. 이렇게 그 공포스런 ‘죽은자들의 군대‘는 <반지의 제왕>과 <왕좌의 게임>에서 이야기를 끌고가는 주요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데, 신화는 그들의 식생활까지 묘사한다. 수퇘지를 솥에 삶아 먹이면 저녁이면 그 수퇘지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반면 오딘의 주식은 포도주로 음식을 먹지 않고 포도주만 마신다.) 


당시 먹는 일은 생존의 가장 중요한 일이었을 터여서 먹는 일에 관련된 일화가 많고, 토르에게도 비슷한 일화가 있다. 토르가 로키와 함께 염소들이 끄는 전차를 타고 길을 떠나, 어느 농부 집에서 하루 묵었을때 전차를 끌던 염소를 잡아 먹고는 망치 묄니르로 그 염소를 다시 살리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염소는 낮에는 썰매를 끌고 밤에는 살신성인 잡아먹혀 식량을 대주고 아침이면 다소 살아나 똑같은 노동과 희생을 반복한다. 아마도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 이 일화의 포인트는 토르가 농부에게 뼈를 발라 먹고 불 위에 던지라고 했는데, 그걸 무시하고 뼈를 골수까지 파먹어서 생기는 결과에 있다. 당연호 자기 말을 잘 들었을 줄알고 담날 주문으로 염소를 살려내자, 염소 중 한마리가 다리를 절게되는 게 토르에데 발각되기 때문이다. 골수를 파먹은 사실이 들통나자 농부와 가족은 죽음의 위협울 받는다.


유일신을 믿는 가치관이 2천년간이나 지배하고 있던 서유럽 문화가 마치 유일신 만큼이나 유일한 진실인양 세계화된 이래로, 다양한 층위의 세분화된 세계관 속에서 다원적인 종족들의 탄생과 삶,  종말, 그리그 그 이후의 세계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북유럽신화는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의 모티브가 되기에 충분히 신선하게 느껴진다. 하늘과 땅 사이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 사이의 다리는 영화 <토르>에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멋지게 해석되었는데, 신화 속에서는 무지개 다리이며 무스펠의 아들들이 진군해올 때 무너진다. 다리가 무너지는 것은 세계의 종말을 뜻한다. 


에다 이야기에서 종말은 끊임없이 환기되는 테마이기도 하다. 라그나뢰크라 불리는 이 사건은 <왕좌의 게임>의 모티브를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데, ‘먼저 무시무시한 겨울이 닥치‘면서 시작된다. 그 후 ‘눈이 하늘 사방에서 내리고 강력한 서리와 매서운 바람이 지배‘하고 ‘태양은 더 이상 세상을 비추지 않는다‘. ‘온 세상에서 살육이 난무하는 참상이 뒤따르는‘ 세 번의 겨울에 탐욕에 눈이 멀어 친인척과 부모 자식을 서로 죽인다. 늑대와 뱀의 시대가 와서 태양과 달을 삼키고, 하늘이 굉음을 내며 쪼개지고 무스펠의 아들들이 몰려오면 비프뢰스트 다리가 붕괴되고 세계수 위드그라실이 진동하면 에인헤례르들도 무기를 들고 싸우나 결국 오딘도, 토르도, 로키도 늑대도 적도 아군도 모두 서로 싸우다가 전멸하고 불탄다는 예언이 도처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 종말 이후에 바다에서 육지가 솟아오르고 비다르와 발리라는 듣보잡신이 살아있을 것이며, 토르의 아들들이 살아 돌아와 토르의 망치를 소유하고 숲에 숨어있던 두 명의 남녀가 살아남아 종족을 번식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 예언된다. 현재는 파괴로 향해 가고 있고, 그 파괴와 종말 뒤에 새로운 세계가 형성되는 것은 우주 역시 끊임없는 순환 속의 한 부분임을 상기시킨다. 



크게 1부 궐피의 홀림과 2부 스칼드의 시 창작법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궐피의 홀림은 스페인의 왕인 궐피가 아스족에 대해 알고 싶어 아스가르드로 여행을 떠나 세 신들을 만나 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용이고, 문답식으로 되어 있다. 2부 스칼드의 시 창작법은 말 그대로 음유시인들이 시를 짓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는 신화로서는 굉장히 낯선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내 생각에 스칼드들이 노래하는 내용이 신화들이고, 그 노래 가사들을 어떻게 창작해야 하는지를 가르키는 교과서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신화랑 무슨 관계냐 하면, 음유시인들이 노래하는 것이 신화를 단순하게 읊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서사시의 형태로 노래하는 것이므로, 이 노래 가사를 어떻게 창작해야 하는지를 알려면 신화의 내용을 알아야 하고, 신화에서 말해지는 각종 은유에 대해 알아야 된다. 


시문학의 본질은 (비유적) 언어와 운율이고, 표현하는 방식에는 사물의 이름을 그대로 부른 방식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방식, 그리고 케닝이라고 하는 이름의 앞에 형용사를 붙이는 방식이 있다고 전한다. 예를 들어 토르는 오딘의 아들, 시프의 남편 같은 사실적인 표현 외에도, 아스가르드의 수호자, 거인의 적 등으로 불린다.  스칼드의 시 창작법에는 이렇게 어떤 사물이 왜 어떤 (관용적)표현으로 불리게 되어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금이 에기르(바다)의 불, 시프의 머리카락, 글라시르의 나뭇잎,  풀라의 머리띠, 수달의 배상금 등으로 불리는 이야기들이 차례차례 소개되다가,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게 하는 안드바리 저주의 실현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로키가 아스신들이랑 세상 구경을 가서 놀다가 수달로 변한 한 농부의 아들을 돌팔매질로 죽여서는, 한 농부의 집에 가서 요리해달라고 맡겼는데 알고보니 죽은 수달이 그 농부의 아들이었다. 이 신들이 자신들의 필사기 무기로 무장을 하지 않으면 힘이 없는데, 농부는 화가나서 그들을 급습하여 붙잡았고, 목숨을 구걸하자, 수달 가죽을 다 덮을수 있을만큼의 금을 요구했다. 오딘은 로키를 검은 엘프들의 땅으로 보내 난쟁이 안드바리에게서 금을 탈취하고 마지막 남은 반지마저 빼앗자, 안드바리는 그 반지를 소유한자에게 저주를 내렸다. 이후 농부의 아들들은 농부를 죽이고 형제들마저 자기들끼리 싸워 죽이는 등 반지를 탐내는 자들에게는 계속 불운이 겹친다. 


이 저주의 반지 이야기는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생각나는 시구르드의 반지 이야기로 이어진다. 농부를 죽인 아들 형제 중 한 명인 레긴은 형 파프니르에게 밀려 도망가 대장장이가 되어 뵐승왕의 아들 시구문드(지그문트)의 아들 시구르드(지그프리트) 를 맡아 길렀고, 자기 형의 금을 차지하기 위해 그람이라는 강력한 칼을 만들어 주고 부추겼다. 파프니르의 심장을 구워먹고 새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생긴 시구르드는 레긴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를 죽여버린다. 이후 시구르드가 마법에 빠져 잠든 부른휠드를 깨워주었는데, 이 책에는 둘 사이의 러브라인이 보이지 않지만, 결국은 시구르드와 시구르드의 부인, 부른휠드와 부른휠드의 남편 이들의 관계가 복잡한 러브라인과 탐욕 속에서 소용돌이 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불행한 스토리로 이어진다.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배반하고 상처받고 싸우고 공멸하는 이야기들이다. 결국은 그 모든 번영과 영광과 행복을 뒤로 하고, 궁극의 시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란 걸 춥고 긴 겨울을 보내며 만들어 나가던 북유럽인들은 알고 있었다.  스칼드의 시 창작법을 읽으면 운문 에다는 훨씬 읽기가 어려울 것 같다. 여러 시들의 예시를 보면, 은유와 비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해석을 읽을 수 있게 해놨을테니 다음 번엔 <운문 에다>를 읽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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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속으로 언급할 때 투비알오투비라고 했었는데, 알고 보니 To Be oR nOt To Be를 줄여서 쓰는 말줄임 코드였다. 이 냉소적이면서도 풍자적인 표현이 작가 자신을 잘 설명해준다. 


현재의 속도로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면 미래의 어느 날엔 분명 수명을 정복하는 날이 있을 것이고, 그와 더불어 늙는 것을 멈출 수 있는 날이 생길 것이다. 그럴까? 그렇지 않을까?  내가 골골거리다가 조금 덜 사는 건 억울하지 않은데, 더 일찍 죽게 되면 미래의 다가올 어떤 중요한 변화를 더 많이 놓치는 게 좀 억울하긴 하다. 사놓은 책 다 못읽고 죽어도 억울하겠구나. 


이렇게 말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일요일 교회 뒷자리에 앉아서 비몽사몽 설교의 비논리성들을 차곡차곡 은유로 바꾸어 저항감을 죽이는 것처럼, 나는 의심한다. 인간이 인간의 수명을 정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내 생애의 아주 짧은 동안 회의적인 것들이 마법처럼 바뀌어 그대로 생활이 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아왔던가. 녹색 화면에 텍스트로 채팅 메시지를 주고받고 깔깔거렸던 시절,  어떤 미래에는 통신상으로 사진과 영화로도 주고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얼마나 회의적이었던가, 눈이 휙휙 돌아갈 변화를 겪고 나서도, 처음으로 와이파이가 되는 전자수첩으로 인터넷을 반나절 걸려 로딩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본다는 상상에도 코웃음을 쳤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은 다르지 않은가. 다른가. 매일매일 조금씩 더 인류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하루 15분이라고 기억), 그것은 제3국의 질병 퇴치 수준이 끌어올려지는 효과라고, 불치병 정복에 힘입은 통계적 결과지 실제로 인간의 수명을 정복하는 일은 힘들지 않겠느냐 반문해본다. 아 모르겠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인간이 수명을 정복한다면, 백살이고 이백살이고 삼백살이고 늙지 않고 사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백년법>이 비슷한 소재를 가진 장편 소설이라서 비슷하다고 했더니, 이런 소재는 별도의 쟝르고 분류할 수 있을만큼 흔하디 흔한 것인 모양이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하고 가정하는 미래 소설들 말이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아마도 큰 일이 날 거다. 기하급수적 인구증가에 따라 지구는 초만원이 되고, 포도송이처럼 오골오골 붙어살아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지 않는 한, 사기꾼 멜서스가 아무렇게나 던졌던 예언이 사실이 될 것이다. 그런데 커트 보네거트는 반대로 그 미래의 어느날 미국의 인구가 4천만으로 고정된 사회를 그렸다. 너무나도 아늑하고 식량은 풍부하고 인간이 자연을 해치지도 않는다. 수명 뿐만 아니라 늙음이란 것이 극복된 그곳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56세의 '어린' 남자가 와이프의 출산을 기다리는 병원 대기실, 세쌍둥이가 태어나려고 하는 그곳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냉소적인 화가가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는 이렇게 잘 컨트롤된 사회를 내내 비아냥 거린다. 그리고 그렇게 잘 조화된 사회가, 그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낙원인가 아닌가를 묻고 있기도 하다.


사람이 죽지 않고, 또 아기가 태어나는데 어떻게 4천만이라는 인구가 늘 그대로 유지될까. 그 천국 같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비밀은 자발적 선택에 있다. 이게 뭔소린가 하면서 읽어나가다가, 아 이런 상상을 한 작가의 천재성에 반해 버린다. 어느 시스템이든 저항과 불평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수십억 수백억을 넘어서던 인구를 4천만으로 고착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묘사되지 않는다. 어떤 흉칙한 역사가 결과적으로 '살기 좋은 낙원'으로 인도했을 것이다. 그 낙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재생산의 권리는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인가? 결국 이 짧은 소설이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것은 우리가 가장 근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권리가 과연 타당한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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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3-2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의학관련 글에서 인간의 수명은 아무리 늘어도 120세는 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과연 지구 입장에서 인간이 좋을지는 의문입니다. 책 재밌겠어요.^^

CREBBP 2018-03-23 10:47   좋아요 0 | URL
단편이라 영문 버전도 텍스트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번역본은 출판사에서 무료 대여하는거 같은데 단편이라 원래가격도 5백원이에요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0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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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번째 생일 이후 공식적으로 ‘구스타프 폰 아센바흐’*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구스타프 아센바흐는 우리 대륙에서 몇 달 동안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던 19××년** 어느 봄날 오후 뮌헨의 프린츠레겐텐 가에 위치한 집을 나와 혼자 꽤 멀리까지 산책을 갔다 (박종대 역) 



구스타프 아센바흐, 또는 50회 생일 때부터 공식적으로 구스타프 폰 아센바흐로 불린 그는, 유럽 대륙에서 몇 달 동안 불길한 조짐을 보여 온 19××년[1] 어느 봄날 오후, 뮌헨의 프린츠레겐텐 가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와 혼자 꽤 멀리 산보를 했다 (홍성광 역)



작품의 첫 문장이다. 여기서 19xx년은 1차대전의 불길함을 나타낸다고 하고, 아센바흐라는 이름 역시 어떤 조짐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이 첫 문장은 제목에서도 직접 나타내고 있는 것과 같이 죽음 혹은 불길함을 암시한다고. 대충 읽으면 뭐 첫문장부터 중언부언하나 싶은데, 구스타프 아센바흐 가운데 폰이 붙은 건 귀족 작위가 붙었다는 그런 의미로서, 작품 내내 흐르고 있는 거짓과 속임수라는 의미와도 통하는 게 있다. 원래는 귀족이 아니었는데, 글을 잘 써서(?) 귀족 작위를 받은 뭐 그런 뜻으로 이해했다.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어느 날 문득 삶에 브레이크를 거는 어떤 순간들이 올 때가 있다. 이 책이 쓰여진 100년 전에는 사실 TV나 영화 인터넷과 같은 매체가 끊임없이 소비를 부축이고 자극하는 때가 아닌지라, 일탈을 꿈꾸는 일도 흔치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도시 바이에른에 살고 있는 성공한 작가 아센바흐가 베네치아로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길에서 이방인인 듯한 이국인을 보고 나서다.


그것은 떠돌아다니는 불안감 같은 것이자, 먼 곳에 대한 청춘의 갈망이자, 생생하고 새로우면서도 오래 전에 잊고 있던 감정이었다. - 현대문학 단편선 토마스만 편


발작처럼 일어난 훌쩍 떠나고 싶은 격정적인 욕구는 그를 성공으로 이끈 그의 자기규율과 이성에 의해서도 억제되지 않고,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떠나기에 이른다. 그동안 감정을 가혹할 정도로 억누르고 차갑게 식혀온 아센바흐가 그것도 이성보다는 감성이 억제보다는 충동으로 더 잘 표현되는 베니스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향후 그곳에서 있을 사건을 예건하는 전조로 보인다. 


여행길에 오른 후, 아센바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몇몇 사소한 사건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 중 가장 강렬하게 그의 심리를 설명하고 소설의 주제와도 관통하는 부분은 염색과 화장으로 교묘하게 나이를 감춘 늙은이가 젊은이들과 함께 호탕하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는 그 늙은이의 추한 기만에 경악을 느낄만큼 혐오하는데, 결국 그 모습은 작품 내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훗날 그가 타지오를 욕망하면서 결국 그 늙은이와 다를 바 없이 염색을 하고 화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베니스에서 맨 처음 마주친 곤돌라 사공 역시 공용 보트를 이용하려는 그를 속여 직접 리도로 향하는데, 후에 면허증이 없는 가짜임이 드러난다. 가장 커다란 거짓말은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도시의 침묵이다. 호텔 지배인, 악사,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작정을 하고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콜레라 발생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긴다. 즉 작품 전체에는 아센바흐가 마주하고 있는 거짓과 속임수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아센바흐는 그것을 알아차리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하거나 오히려 그 거짓에 묘하게 끌려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거짓으로 가득찬 베니스에서 그는 예술적이고 충동적인 욕구를 발견한다. 그 가장 중요한 핵심에 타지오가 있다. 호텔과 해변에서 그는 여자들에게 둘러쌓인 아름다운 소년 타지오를 매일 만나는데, 그에게 끌리는 욕망은 동성애적이고 말초적인 것인지 단순히 아름다움에 끌리는 예술적인 것인지 독자로서는 알 수는 없으나, 콜레라가 창궐하는 도시에서 그것을 모르는 척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것이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분명 스토커인데, 아는 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눈길만 스칠 뿐인, 스토커임을 증명할 길도 없는 난해한 스토커이다. 


암시와 상징이 곳곳에 깔려있지만, 실제로 타지오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단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주치고, 소년을 몰래 따라다니고 관찰하는데 모든 것을 바치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한 남자의 불안한 내면을 따라 읽을 뿐이다. 알고 보면 별 내용도 없는데, 토마스 만의 소설 중 꽤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듯하고, 읽으면 읽을 수록 그 속에서 포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듯해 박종대 버전으로 한 번 더 읽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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