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코시건 시리즈는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의 양대산맥 중 하나라고 한다. 30세기의 우주. 지구인들은 자연계의 웜홀로 다른 항성계로 이동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제국을 건설한다. 각 항성들은 고유의 문화와 정치 체계와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바라야 행성은 한동안 웜홀이 막혀 수백년간의 고립시대를 경험했고, 그에 따라 뿌리깊은 남여차별 사상과 (다른 행성에서 볼 때) 야만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서 연대기 순으로 출간된 세트 상품을 구매했는데, 나중에 2권이 더 나와서 국내 출간은 총 10권이다. <명예의 조각들>은 나중에 나왔지만 연대기순으로 먼저다. 주인공 마일즈가 태어나기 전 부모 세대가 적국의 포로로 만나는 로맨스가 미지의 행성에서 펼쳐진다. 시리즈의 주인공이 탄생 전이라는 사실과, 방대한 세계관과 익숙지 찮은 상태에서 처음 만나기에 낯설 수 있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강한 1편과 그 뒤에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편편이 완결되고 새로운 이야기의 바다다. 첫 편을 읽고 너무 재밌어서, 이걸 한번에 다 읽어없애면 아까울 것 같아 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읽고 있는데, 현재 <마일즈의 유혹>까지 읽었으니, 세트 구성 상품 중 5권 읽고 3권 남아 모두 다 읽기도 전에 뭔가 아쉽다. 각각이 보르코시건 사가라는 전체 시리즈의 한 편이긴 하지만 매 편이 전혀 새로운 주제와 소재, 배경을 가진 독립적인 이야기로 펼쳐지고 완결된 구조를 갖기에 어느 걸 먼저 읽어도 상관없고, 하나만 읽어도 괜찮다.



연대기적인 이야기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초반부가  길고 지루해지기 쉬운데, 이 시리즈는 첫편부터 재밌다. 부졸드 여사가 창조한 세계관이라는 게 매 편마다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드러나는 데다가, 각 편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독립적으로 다시 설명하고 있다. 제3행성에서 적 행성의 포로와 적군으로 만난 남녀가 신비한 행성의 황량한 벌판에서 포로를 연행하며 대화하는 중 서서히 빠져드는 로맨스도 기가막히게 멋지지만, 반역과 배반 등의 스릴러적 요소가 복합되면서 아슬아슬한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서로 다른 행성의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마일즈의 탄생 설화가 된다.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은 2편 <바라야 내전>으로 이어진다.  민주적인 베타 행성의 과학자가 야만적인 바라야 행성의 보르코시건 백작에게 시집와서 겪는 자잘한 일화와 갈등으로 시작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어린 황태자의 섭정으로 제국의 1인자가 된 보르코시건 백작은, 베타 여인인 코델리아 네이스미스의 의견을 존중하여, 점차 바라야에 민주적이고도 공평한 제도적 포석을 놓는다. 그럼에도 귀족 사회의 면모에 암투의 양상까지 그대로 간직한 바라야에서 황제 자리를 탐하는 모반 사건이 일어나고, 보르코시건 백작은 이를 진압하지만 이 과정에서 코델리아의 태아가 크게 손상을 받는다. 태아는 인공자궁에 옮겨지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기는 하지만, 뼈가 잘 부러지고 키가 150정도로 아주 작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다. 바라야는 장애를 지닌 인간을 터부시하는 터라, 태어나기 전부터 친할아버지에게서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가까스로 태어난 마일즈는 어린시절이 생략되고 사관학교 시험을 앞둔 건장하...지 못한 부러지기 쉬운 뼈와 작은 키를 지닌 명문가 출신의 소년이다. 여러 면에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티리온을 연상시킨닫. 명석한 두뇌와 결함있는 신체 조건, 출신 성분의 우월성과 든든한 뒷배경으로 열등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지닌 아주 복합적인 캐릭터가 그렇다.  보르코시건 시리즈에 중독되게 만드는 사랑스런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신체 조건 때문에 사관학교 시험에 떨어지고 뭘 해서 먹고살까 하고 장래를 고민하다가 베타행성에 가서 사고치는 이야기다. 사고도 이만저만한 사고가 아니라 메가톤급이다. 군사학교 입학에도 실패할 만큼 신체적 약점을 가진 마일즈가 사고를 쳐봤자 얼마나 칠 수 있을까. 위기가 닥치고 엄청난 거짓과 요행으로 가까스로 벗어나지만 그 대가로 뭔가 훨씬 거대한 걸 손에 넣게 되고 그것이 더욱 더 큰 위기를 초래하고,  그 위기를 계략으로 극복하면, 먼저 번 위기보다 더욱 큰 쓰나미급의 위기로 변하고, 이런 패턴이 내내 계속된다.  개인적으로는 5개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2편의 바라야 내전과 4편의 보르게임이 네뷸러상과 휴고상등의 큼직한 SF 상을 받은 것에 비해 수상 내역은 없다. 



아버지의 섭정의 시대가 끝나고 황제의 시대가 열렸지만, 마일즈와 함께 자란 그레고르 황제는 마일즈와 불알친구다. 3편에서 사관 학교 입학에 떨어지지만, 후에 공헌을 세운 덕에 입학하게 된 마일즈가, 결국 우주에 나가서 쓰나미급의 사고를 치고 다니는 내용으로 전사 견습보다 훨씬 많이 성장한 마일즈의 모습이 비쳐진다. 생각없이 친 사고와 신속한 판단력, 우연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전과였다면, 보르게임에서는 보다 마일즈의 두뇌가 빛을 발하면서 동시에, 외교 수행중, 숙소에서 빠져나왔다가 우주 미아가 될뻔한 그레고르와의 만남으로 덤앤더머같은 한쌍이 되어 사고를 치고 다닌다. 마일즈는 자기 자신도 구해야 하고, 그레고르 황제도 구해야 하고, 또한 바라야도 구해야 하는, 아무도 부과하지 않은, 스스로 부과한, 멀티 미션이 머리속에 있는데 우주 감옥에 황제와 나란히 갇혀있다. 게다가 치명적인 독거미 같은 미인은 우주를 차지하기 위해 둘을 옥죄어 온다. 결론은 해피앤딩.





다른 책과 비교할 때 <마일즈의 유혹>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전투씬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 전편에서 계속해서 언급했던 세타간다 제국 행성의 문화와 제도를 경험하고 있는 마일즈의 시각에서 이 새로운 문명이 흥미롭게 소개된다. 유전자 풀의 제어권을 가진 호트 귀족과 배우자, 전투력을 가진 겜 귀족 이 두 지배 계급이 지배하는 세타간다는 여러개의 행성을 한 명의 호트 황제가 지배하고 있는데, 황태후의 장례식을 위해 여러 다른 행성에서 초대되었고, 마일즈와 그의 사촌 이반이 장례식에 왔다. 엄청나게 큰 규모로 한달여간 지속되는 장례식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호트 귀족의 여인들과 문제가 얽히게 되는데, 참으로 흥미로운 게 호트 귀족에 대한 묘사다. 겜 귀족도 마찬가지지만 그들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맞춤형 인간들로, 자연 임신과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인간을 '생물'로 지칭하며 우리가 동물(?)한테 그러듯 생물취급한다. 우리가 생물인건 맞는데, 막상 선택된 게놈에 인공적으로 편입된 유전자들과의 결합으로 태어는 그들이 인간을 그렇게 부르는 건 뭔가 억울하다. 하지만 그런 유전자조작 여인들의 완벽한 미는 마치 일생에 한 번 누구나 걸리는 질병처럼 치명적이다. 여기서 마일즈는 이상한 일에 휘말려 탐정행세를 하게 되는데,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다니는 이유는 자신도 잘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시 바라야 제국을 구하는 일이 되었고, 과정적으로는 열등감과 치명적 유혹 때문인 듯하다. 



각 권 리뷰에 자세한 내용과 감상을 올리도록 하고(그러려고 했는데, 각권 소개가 너무 길어져서 올릴 지 말지는 아직 미결정.

세트에 속한 아직 읽지 못한 책 세 권과, 세트 상품 구성 이후에 나타나서 억울한 2 권의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크다. 


















없는 것
















수상 내역을 보면 (나무 위키 참조 ) 바라야 내전 1992년 휴고상 수상, 보르게임(The Vor Game) - 91년 휴고상 수상, 마일즈의 유혹(Cetaganda)- 97년 로커스상 후보, 무한의 경계(중편집) 내 The Mountains of Mouring은 1990년에 네뷸라, 휴고상 수상 미러 댄스(Mirror Dance) - 1995년 휴고상 및 로커스상 수상작이다. 



세트 상품은 이렇게 생겼지만, 실물은 없고 이북으로 구매했다. 표지도 예뻐서 공간이 넉넉한 분들은 실물을 디스플레이하는 느낌도 좋을 듯하다. 






국내 미출간 도서도 골라봤다. 


국내 미출간(1987)  1989년 네뷸라상 수상














(1998)
































출간순(출처 : 나무위키, 보르코시건 시리즈 항목)

1. 명예의 조각들(Shards of Honor) - 1986년 6월
2. 전사 견습(The Warrior's Apprentice) - 1986년 8월
3. 남자의 나라 아토스(Ethan of Athos) - 1986년 12월
4. Falling Free - 1987년 12월
5. 전장의 형제들(Brothers in Arms) - 1989년 1월
6. 슬픔의 산맥(The Mountains of Mourning) - 1989년 5월
7. 미궁(Labyrinth) - 1989년 8월
8. 무한의 경계(The Border of Infinity) - 1989년 10월
9. 보르 게임(The Vor Game) - 1990년 9월
10. 바라야 내전(Barrayar) - 1991년
11. 미러 댄스(Mirror Dance) - 1994년
12. 마일즈의 유혹(Cetaganda) - 1995년
13. 메모리(Memory) - 1996년
14. Komarr - 1998년
15. Civil Campaign - 1999년
16. Diplomatic Immunity - 2002년
17. Winterfair Gifts - 2004년
18. Cryoburn - 2010년
19. Captain Vorpatril's Alliance - 2012년 
20. Gentleman Jole and the Red Queen -2016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끔 영어로 의사를 전달할 때가 있는데, 한글이야 쓰고나서 대략 뭐가 비문인지, 뭐가 아주 틀려먹은 문장인지는 대충 알 수 있어도, 영문은 그렇지 못하다. 심혈을 기울여 쓰고 나서도 이게 제대로 된 건지도 잘 모르겠다. 어릴 때 배운 문법 규칙이 아직 머리속에 남아있을 리도 없고, 그냥 대충 쓰면 망신이고 잘 쓰려면 맘대로 안된다. 널리고 널린게 영문 문법 책이고 writing 책인데 뭐 이런 책까지 리뷰를 쓰나 싶어 정리한 내용을 공유한다. 






이 책과 동시에 읽은 책이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인데, 그책에도 쓸데없이 중언부언하지 말고, 습관적으로 중복으로 덧붙이는 말들을 조심하라는 거였는데, 그 말에 엄청 찔려, 아 이게 영문 번역문들이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거야 라고 했던 생각을 취소한다. 영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도 그렇고 김정선 책에서도 그렇고 가장 여러번 강조하는 게, 습관적으로 있어보이는 줄 알고 쓰는 말들에서 쓸데없는 말들을 걷어내라는 것이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 에서 ~적, 의, ~것에 해당하는 영문 표현들 말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런 거다. 완전 김정선의 책에서 예로 보인 문장들과 맥락이 거의 같다.





The question as to whether → whether(the question whether)         

there is no doubt but that → no doubt(doubtless)         

used for fuel purposes → used for fuel         

he is a man who → he         

in a hasty manner → hastily         

this is a subject which → this subject         

his story is a strange one. → His story is strange.


‘the fact that’ 제거               

Owing to the fact that → since(because)         

in spite of the fact that → though(although)         

call your attention to the fact that → remind you(notify you)         

I was unaware of the fact that → I was unaware that(did not know)         

the fact that he had not succeeded → his failure         

the fact that I had arrived → my arrival


이 밖에도 능동형으로 써라, 얼버무리지 말고 명확하게 표현하라, 부정형을 쓰지 말고 긍정형을 써라. 직접 행동하는 동사를 써라 <내 문장이.. >와 유사한 내용이 많다. 다시 말해 글쓰기의 진리라는 건 유니버셜하다는 거다.(이 문장도 틀렸다. 글쓰기의 진리는 유니버셜하다 라고 써야!).


사실 내용은 별로 많지가 않다. 24개의 규칙이 있고, 해당 규칙은 아주 짧게 설명되고 규칙별로 1~2페이지에 걸쳐 예문이 있다. 그 예문의 한글 번역이 있고, 맨 뒤에는 텍스트 자체의 원문이 실렸다.그러므로 예문은 중복되어 실려있고, 페이지 자체도 많지 않지만, 문장 규칙의 핵심이랄 만한 중요한 내용이다. 원래 초판 '명확한 영어문체의 기본'은 영작문의 바이블이었고, 이 책은 초판의 개정증보판으로, 오래전 쓰여진 문장을 현대 영어의 흐름에 맞는 예시문과 올바른 글씨기의 방법 등을 보완하여 제시했다고 서문에 나온다.


관계대명사의 한정적 용법이니 계속적 용법이니 지긋지긋한 규칙 용어가 살짝 살짝 나오는게 불만이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그런 규칙을 예 하나로 뜨악, 이게 그소리였구나 하고 이해할만한 텍스트도 많다. 나중에 참고하려고 정리한 내용은 이렇다.


and는 가장 모호한 연결어(접속사, 관계사 등)다. and는 두 문장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지 않는다. 아래 두 문장 사이의 관계는 원인과 결과다.               


The early records of the city have disappeared, and the story of its first years can no longer be reconstructed. =>As the early,  the story

=>Owing to the disappearance of the early records of the city, the story… (종속절로 대체)


The situation is perilous, but there is still one chance of escape.     ⇒ Although the situation, there => In this perilous situation, there is...


so 구어체 표현이므로 고친다. 고치는 간단한 바법은 so로 시작되는 표현을 생략하고 첫 번째 절as나 since로 시작한다.

I had never been in the place before; so I had difficulty in finding my way about.         

=> As I had never been in the place before, I had difficulty in finding my way about.


5. 두 개의 독립절은 쉼표로 연결하지 않는다(세미콜론을 활용)

The presidential nominee visited my town yesterday; no one was particularly excited.


7. 분사구문으로 시작되는 문장에서 분사구문의 의미상 주어는 문장의 주어와 같아야 한다.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터무니없는 문장을 쓰게 된다.


주어가 다르다면, 위의 문장과 같이 각각의 문장의 주어를 반드시 써야 한다. 주어를 써주는 경우 문법적으로 일치시킨다.


Having cleaned the oven, the kitchen looked brand new. (X)     => The kitchen looked brand new after Mike cleaned the oven. (O)

Their years of training forgotten, the employee left the company without hesitation. (X)        =>  His years


Young and inexperienced, the task seemed easy to me.  ⇒ Young and inexperienced, I thought the task easy.    (어리고 경험이 부족했기에, 나는 그 일을 쉽게 생각했다.)


8. 문장의 균형을 맞춰라. 주어는 되도록 “짧게”


Knowing that the new governor is a prejudice man is disturbing.(얼큰이)   → It is disturbing to know that the new governor is a prejudice man.


9.능동 문장을 사용한다.

한 문장에서 수동태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한다.  

Gold was not allowed to be exported.   → It was forbidden to export gold(The export of gold was prohibited).         

흔한 실수는 전체 사건을 표현하는 명사를 수동태를 구성하면서 주어로 이용하는 것. 문장을 완성하는 역할 이외에는 동사가 아무 기능도 못하도록 남겨두는 것


A survey of this region was made in 1900.   → This region was surveyed in 1900.


“there is”나 “could be heard”처럼 형식적인 표현 대신, 동사를 능동형으로 대체함으로써 생생하고 단호하게 만들 수 있다.


There were a great number of dead leaves lying on the ground→ Dead leaves covered the ground.


The reason that he left college was that his health became impaired.  → Falling health compelled him to leave college. (이런 거는 뜻대로 잘 안될 거 같긴 하다.)


10. 동사구문보다는 명사구문이 글의 간결성에 있어 중요하다.

다양한 수식어들의 조합과 단어들을 나열함으로써 문장을 길게 만드는 것이 수준 높은 문장으로 착각. 좋은 문장이란 길게 쓸 수 있는 문장을 짧게 쓰는 데 있다. 글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는 동사구 중심의 문장이 훨씬 설득력과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We made an effort to arrive promptly at the meeting.         

→ We tried to arrive promptly at the meeting.


The train will begin to depart shortly after all passengers have been seated.  

→ The train will depart shortly after all passengers have been seated.(내 문장이 이상한가요에서 지적한 상황과 같음)


11. 서술은 긍정형으로 쓴다. 얼버무리지 않습니다.

An increase in income tax will not improve the incentives of the unemployed to find work.  (부정적 표현)        → A decrease in income tax will improve the incentives of the unemployed to find work.(긍정적 표현)


not honest → dishonest         

not important  → trifling         

did not remember → forgot         

did not pay any attention to → ignored         

did not have much confidence in  → distrusted



부정과 긍정의 대조는 강조의 효과가 있다.                   

Not charity, but simple justice.         

Not that I loved Caesar less, but Rome the more.   


12. 불필요한 단어 및 표현의 군더더기를 생략한다(동어반복 및 동일한 의미의 중복문장을 피한다) 대명사 one, 대동사, 조동사, be 동사 활용

People have their strong points as well as their weak points. => weak ones.

He earns more money in a day than I earn in a week.=> do in a week

Grace has a better chance of entering the competition than Sharon does (have) because she is more qualified than Sharon is (quailed).


하나의 복잡한 생각을 여러 문장으로 나열하여 나타내거나, 하나로 묶으면 유리할지도 모르는 문장을 여러 주절로 나타내는 경우를 피해라


Macbeth was very ambitious. This led him to wish to become king of Scotland. The witches told him that this wish of his would come true. The king of Scotland at this time was Duncan. Encouraged by his wife, Macbeth murdered Duncan. He was thus enabled to succeed Duncan as king.(51 단어)    

→ Encouraged by his wife, Macbeth achieved his ambition and realized the prediction of the witches by murdering Duncan and becoming king of Scotland in his place.(26 단어)        

(이렇게 고칠 수 있으려면 내공이 필요겠지만.. )

18. (두번째 절이 관계사나 접속사로 이루어진 등위절 문장 같은) 장황한 문장을 연속해서 쓰는 것을 피한다    글쓰기 연습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전체 단락을 이와 같은 유형으로 구성하고, 접속사 and, but, so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접속사보다는 빈번하지 않지만 who, which, when, where, while을 자주 쓴다.


19. 대등한 생각은 유사한 형태로 정리해서 표현한다

20. 관련된 단어들은 가까이 모은다

주어와 동사는 최대한 가깝게. 주어와 동사를 떨어뜨리는 구와 절은 문장 맨 앞으로 옮길 수가 있다.

Wordsworth, in the fifth book of The Excursion, gives a minute description of this church.         → In the fifth book of The Excursion, Wordsworth gives a minute description of this church.


Cast iron, when treated in a Bessemer converter, is changed into steel.         

By treatment in a Bessemer converter, cast iron is changed into steel.


관계대명사는 대체로 그 선행사 뒤에 바로.    (이게 실전에서는 좀 어렵다.)               

There was a look in his eye that boded mischief.

→ In his eye was a look that boded mischief.


He wrote three articles about his adventures in Spain, which were published in Harper's Magazine.         

→ He published in Harper's Magazine three articles about his adventures in Spai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강 염려증 친구 셋이 자 우리 도시에서 이러지 말고 복잡한 생각을 다 떨쳐버릴 수 있게 신선한 공기를 쐬고 오자, 이렇게 얘기가 나와 여러 의견 교환 끝에 템즈강 보트 투어를 나선다. 노젓는 작은 배에 온갖 먹을것과 필수품을 싣고 런던 외곽 킹스턴에서 출발, 일주일동안 템즈강 하류를 거슬러 노를 상류쪽인 옥스포드까지가 갔다가 강을 타고 내려오는 게 그들의 여정이다.


이렇게 보면 여행기 같은데 소설이다. 이 책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후에 후속편 격인 <자전거 탄 세 남자>도 썼다. 형식상 소설이지만 서두에 '진실'을 기반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행문적인 요소도 있어서 <빌브라이슨의 영국 산책>의 유머 코드와도 살짝 통하는 데가 있다. 영국의 코메디언 미스터빈을 생각하면 그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표정이 떠오르는데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이 연출하는 바보짓이 딱 그과다. 넘어지고 엎어지고 하는 비주얼이 감칠맛나는 언어와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것만 다르다. 게다가 셋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 티격태격 슬랩스틱 코메디가 트리플로 펼쳐진다. 


문장이 단순한데도 웃기고 재밌어서 번역을 어떻게 한걸까 궁금, 나중에 알고 보니 예전에 영어판을 구매해둔 게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원문판은 엄청 짧고,  19세기에 쓰여진 티도 별로 안날만큼 단순하고 쉬운 문장으로 되어 있다. 번역문은 원작의 미묘한 표현을 티끌 하나 버리지 않고 자연스럽고 웃음 터지게 번역했다. 


그런데 이 책 제목 전에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우주복 있음 출장가능>에서다.  소년 주인공 킵이 아빠에게 우주에 가고 싶다고 조를 때 아빠가 읽고 있던 책이 바로 이 책인데,  킵의 아빠는 하도 많이 읽어 달달 외울 것 같은 그 책에 손가락을 끼우며 무심하게 대답한다. '가려무나'. 이 무심함 속의 유머는 <여왕마저도>, <화재감시원 > 등을 쓴 코니 월리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던 모양이어서,  이 책의 부제 <-개는 말할것도 없고>와 동일 제목의 소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쓴 후 서문에 이 책을 처음 알게 해 준 작가 하인리히에게 감사의 헌가를 바친다. (코니 월니스의 개는..은 오랫동안 절판이었는데 아작에서 7월중 출간된다는 훈훈하고 따끈한 소식, 아작 좋아)


이렇게 세 개의 소설이 연결되는데 아직 코니 월리스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 부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번역본 제목에서는 빠져있지만, 이들 세 남자의 여행에 동행한 몽모렌시라는 개의 소설 내에서의 위치도 함께 말해준다. 독특한 캐릭터와 웃김의 비중이 세 남자 못자 않게 크고 사랑스럽다. 아 그런데 세 남자도 모두 사랑스럽다. 어찌 그리 게으르고 천진하며 뻔뻔한지.


여행기의 형식 내에서 화자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주인공이나 등장 인물(개 포함)이 겪거나 들은 스토리텔링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잘잘한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시키지만, 그들이 들른 곳에 대한 장소가 배경을 이루고 있기에 여행기로서 그들이 들르는 곳 역시 관심이 간다. 코메다 코드에는 과장이 기본으로 깔려 있지만 흐르는 강물을 따라 뱃놀이를 즐기던 19세기 런던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겨져 있으며 들르는 마을의 지나간 모습들 역시 알 수 없는 향수를 자극한다. 















킵의 아빠처럼 외울만큼 계속 읽는 사람도 이해갈 것 같다. 사실 슬픈 이야기라 하더라도 화자의 말솜씨에 따라 웃길 수 있고,  같은 상황을 묘사하더라도 이라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웃음의 정도차가 큰데 아 진짜 이 책은 최고다.


그런데 전자책에는 보트 얘기 말고 귀신 얘기 한 편이 더 들어 있는데 그건 별로다. 딱 내 수준과 스타일에 맞는 저

자여서, 제롬 K w제롬의 책은 밑고 보겠다. <자전거타는 세 남자>는 같은 출판사의 번역본이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지만, 웃기는 정도가 이 책이 더 웃기다. <자전거탄 세 남자>는 조금 더 유럽 풍물에 대한 내용이 많다.  <게으름에 대한 생각> 그것도 번역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멜이 탄 배가 일본으로 항해하던 중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류하게 된 때는 17세기 효종 때다. 그들 일행 30여명은 잠시 제주에서 지내다가 왕명을 받고 한양으로 올라가 왕의 근위병이 되어 비교적 잘 대우받았지만 탈출을 시도하다가 걸려서 몇개의 그룹으로 뿔뿔이 흩어져 지방 각지로 보내진다. 지방에 있는 동안은 부임하는 지방 목사에 따라 처우가 달라졌으메 때로 풍족하고 자유가 있을 때도 때로 먹고 살기 힘들 때도 있었다.


하멜의 기록은 독자의 흥미를 겨냥한 여행 모험담이 아니었다. 헨드릭 하멜이 조선에서의 억류생활 후 탈출해 네덜란드로 돌아간 다음에 쓴 기록으로, 글의 목적은 조선에 억류된 기간의 임금을 동인도회사에 청구하기 위함이었다고 서문은 설명하고 있다. 즉 돈을 받으려고 업무 일지를 착실하게 쓴 것이 이렇게 기록 유산으로 남은 거다. 당대 조선의 문화, 관습, 사회, 정치, 제도와 민심에 이르기까지,  꽁꽁 채워 걸었던 조선의 민낯을 전혀 다른 문화 체계를 가진 한 이방인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낯선 이국땅, 듣도 보도 못한 문화 속에 13년간 억류되어 살아가면서 온갖 감정의 폭풍을 경험했겠으나 그가 느낀 감정과 사색은 글 속에 조금도 드러나지 않는다.  단지 보고 듣고 겪은 사실에만 집중한 기록이기에, 전통 문화보다는 서구의 문화와 사상에 더 가까이 있는 현재의 우리가 당대를 바라보는 시선과도 어느 정도는 닮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읽은 책은 서해 문집의 <하멜 표류기>으로 2003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다. 이 책 이전에도 두 권의 하멜 표류기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오긴 했지만 원전을 바탕으로 한 글이라기보다는 황당한 흥미 위주의 모험담이 덧붙여진 것이어서 하멜 원전과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은 후에 네덜란드 학자가 식민지 관계 기록을 조사하다가 하멜일지와 조선국에 관한 기술 정본을 발견하여 출간한 것(후틴크 판, 1920년)의 영역본을 중역한 것으로 중역이기는 하지만 하멜의 기록을 그대로 옮긴 충실한 기록이며 원전과 영역 과정에서 달아놓은 주석을 함께 실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국외 연구를 엿볼 수 있었다. 따라서 서문은 당대 영역본을 현대 영역본으로 옮긴 영어 역자와 한국어 역자 두 사람의 서문이 모두 실렸다.

이 책 출간 이후, 2017년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하멜 표류기가 청소년 도서로 분류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후틴크 판의 영역본을 중역하였고, 목차를 보면 <서해문집> 판과 큰 차이가 없다. 삽입된 삽화와 자료 그림과 주석, 그리고 번역에서 오는 차이가 주된 차이일 것 같다. 


하멜일지의 원제목은 ‘야하트 선 데 스페르베르 호의 생존 선원들이 코레왕국의 지배하에 있던 켈파르트 섬에서 1653년 8월 16일 난파당한 후 1666년 9월 14일 그 중 8명이 일본의 나가사키로 탈출할 때까지 겪었던 일 및 조선 백성의 관습과 국토의 상황에 관해서’이다. 겔파르트는 제주도고 당시 그들은 제주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일지는 시간순으로 주요 사건을 비교적 정확하게 그들에게는 발음조차 낯설었을 조선의 각종 지명 인명 제도와 문화 관습명 등을 포함해 날짜별로 기술하고 있다. 언어가 전혀 안통했을테지만 당시 이미 벨테브레라는 자가 수십년전 표류되어 조선에서 관직을 얻어 생활하고 있었고 조선에서 오래 살아서 처음에는 모국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으나 곧 자유롭게 네델란드어를 구사하면서 조선의 정책상 일단 들어오게 되면 나갈 수 없음을 설명하고 이후에도 통역을 맡아 초기 의사소통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생활사는 주로 그들 이방인에게 크게 주의를 끈 부분을 위주로 서술되어 있어 그들의 조선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금했던 부분의 생싱한 기록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여행 중 숙식에 대한 기록과 주석은 이렇다.

‘여행자들이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여관은 없다. 여행자들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면 비록 양반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집이든지 들어가 잠을 청하고 자기가 먹을 만큼의 쌀을 내놓는다. 그러면 집주인은 즉시 이것으로 밥을 지어 반찬과 같이 나그네를 대접한다. 여러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나그네들을 맞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군소리도 없다.? - 
(미주 : 환대는 가장 신성한 의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식사시간 중에 방문한 사람에게 음식을 거절하는 것은 중대한 수치일 것이다. 여기저기 먼 곳을 걸식하며 다니는 가난한 사람은 채비를 잘 할 필요가 없다. 밤이 되면 그는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호텔 |주막|에 가지 않고 아무 집에나 들어가는데 어떤 집이든지 행랑채는 방문하는 사람이 묵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그 집에서 그날 밤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그리피스, 조선, 1905, 288~289).’


13년이라면 참으로 긴 세월이다. 식습관을 비롯하여 의식주 모두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낯설고 불편했을 터이지만 탈출을 원했던 이유로는 자유에의 갈망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주된 것이다. 한편 조선인의 입장에서 거의 처음보는 낯선 사람들인데 사회 자체가 폐쇄되어 있어 거주 이전의 자유 등은 일반인에게도 제한이 있었던 당시 먹을 것과 입을 것 살 곳 등을 마련해주고 탈출 시도 전까지는 왕과도 알현하고 관직에까지 오르는 등 비교적 좋은 대우를 했다. 반대의 경우였다면 노예로 팔아먹었거나 잘 해봐야 누가 거들떠도 안봤을텐데 말이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원전에 가까운 이 책을 알게 되어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었다. 서해문집의 같은 시리즈, <열하일기>를 읽을 때는 사상가가 쓴 책이라 연암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의 생각으로 걸러진 18세기 중국을 통해 당대 조선 학자의 사고관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반대로 17세기 동쪽 끝 나라에 대해 새카맣게 무지한 외국인의 시각으로 보는 조선은 또다른 역사의 한 뷰를 제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내에 가장 다양한 번역본이 나와있는 책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햄릿이 아닐까 싶다. 알라딘 상품 페이지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햄릿을 키워드로 뒤져보니 상품 검색 창에 12페이지에 걸쳐 상품 목록이 나열된다. 한 페이지당 20권씩 나열되니까 240 종이 있다는 소리다. 그 중 일부는 어린이 책, 일부는 이북과 같은 판본, 그리고 특별판 개정판 등등이 있으니 절반 정도로잘라도 여전히 많다. 가장 많이 팔린 건 1998년 민음사 (최종철 옮김) 판이다. 아마도 개정판을 안찍고 예전 가격을 유지한 덕에 검색창의 왕좌를 지킬 수 있던 거 아닐까 싶다. 나에게는 열책과 펭귄클래식과 문예판 세 가지가 이북으로 있는데, 이것 저것 바꿔가며 읽었다. 일장일단이 있어서였다. 


햄릿의 고뇌는 선왕의 모습으로 나타난유령의 말을 얼마나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지로 시작된다. 기독교가 지배하는 사회의 작품인데, 한맺힌 유령이 나타나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 사연을 얘기하는 방식은 마치 동양 괴담 같은 걸 연상시킨다. 햄릿과 당대의 사람들은 유령의 존재를 어떤 형태로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선왕이 죽은 후  태자가 왕위를 계승받는 우리 상식과 달리 애초에 햄릿이 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을 받지 못했는지는 설명도 암시도 없는게 이상하게 여겨졌다. 더욱이 그는 어린 아이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햄릿의 불만은 숙부의 왕위 계승보다, 정절을 지키지 않는 어머니를 향한다. 그는 왕위에는 관심도 없다. 햄릿의 여성 혐오의 화살은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무 죄도 관습도 어기지 않은 자신의 약혼녀에게까지 향한다. 더욱이 포틴브라스를 무찌른 선왕과 비교할 때 현재 왕인 숙부는 간교하고 무능한 인간이다.   ‘돼지우리 같은 침대’에서 혐오스러운 인간과 침실에서 함께 뒹굴며, ‘나의 생쥐’라는 호칭을 쓰는 두 사람의 관계는 햄릿에게 추악할 뿐이다. 


DNA의 절반을 공유한 어머니는 숙부보다 훨씬 가까운 핏줄이고 혐오의 끝엔 사랑이 맞닿아 있는 애증의 대상이다. 게다가 선왕(의 유령)은 자신을 배반하고 숙부와 바로 결혼해버린 왕비의 안위를 햄릿에게 부탁한다. 유령이 되어서조차 우뚝 선 거역할 수 없는 아버지. 숙부와 놀아난 어머니. 그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햄릿형 인간이라 하면 흔히 우유부단형으로 말해지곤 하지만, 그가 아버지의 복수를 유예하는 까닭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왕좌를 차지한 숙부가 유령이 말한대로  진짜 아버지를 살해했는지 확신이 없다. 아니 꿈에서, 혹은 환상 속에서, 죽은 부모가 나타나 누가 죽였다 라고 말하면 바로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나. 살아있는 생생한 증거가 아니라 유령의 말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시대가 중세면 유령이 해결사인가.


햄릿은 신중했을 뿐이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미친척을 하고 돌아다니며 고도의 심리전술로 왕의 의중을 떠보지만, 이로 인해 사건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을 가족 관계의 비극적 복수전에 끌어들이고, 계략과 반전의 드라마틱한 전개를 제공한다. 왕은 햄릿이 미쳤는지, 미친척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의 미친짓에는 왕의 범죄 행위를 알고 있는듯한 암시가 곳곳에 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왕은 햄릿의 친구이자 신하들을 스파이처럼 활용하지만, 생각과 의심이 많은 햄릿이 그들에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그가 택한 방법은 선왕의 살해사건과 유사한 세네카의 연극을 왕과 왕비 앞에서 공연함으로써, 그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 대사를 듣고 나서도 그의 숨은 비밀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우리가 보았던 것은 악마였을 것이고, 내 상상력이 불칸의 모루처럼 흉악한 것이겠지.”


하지만 이유있는 탐색전이 끝나고 결정적으로 숙부의 살인이 확인된 후에도 그는 실행하지 못한다. 공연을 계기로 선왕 살해의 심증을 굳힌 햄릿의 우유부단함이 가장 크게 부각되는 곳이 바로 왕이 공연을 박차고 나가 홀로 참회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복수의 기회를 날려 보내는 장면이다.


참회하고 있을 때 죽이면 천국에 갈 터이니 진정한 복수가 아니라는 이유는 참으로 기독교다운 발상이다. 선왕은 참회할 기회도 없이 죽어 지옥을 떠도는데, 선왕을 죽인 숙부를 이 순간 죽이면 그는 천국에 갈거라는 그의 숙고는 결정장애적 경향을 충분히 보여준다. 게다가 그 순간은 선왕의 시해 사건을 확인하는 격정적인 순간이며, 다시 또 왕이 홀로 있을 기회가 올지 모르기에 유령의 말을 듣고 어차피 복수하기로 작정했다면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이 맞으며, 다른 기회가 오더라도 다른 백가지 이유를 들어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많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왕을 죽이는 건 반역이다. 그가 어떤 계략으로 왕이 되었건 현재 왕이기에 왕을 죽이는 일에는 큰 위험이 따르며 성공한다고 해도 바로 반역죄로 체포될 것이다. 그러니 적자인 자신이 왕좌를 차지하도록 제대로 복수하려면 세를 규합하여 제대로 역모를 꾸며야 한다. 허나 계속 느끼는 거지만 햄릿은 자기 자신이 왕이 되는 일 자체에 별관심이 없어 보인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하는 햄릿과 신하와 하인들을 시켜 햄릿의 의중을 떠보고 급기야는 햄릿마저 살해하고자 하는 왕의 계략이 서로 엇갈리며 엉뚱한 사람이 죽어 나가고 피해자가 속출한다. 오필리아는 햄릿이 사랑한 여인이지만 왕의 고문 플로니어스의 딸로 햄릿에게는 적의 딸이나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은 엉뚱하게도 왕의 고문 폴로니우스의 가족이다. 첫번째로 희생된 사람은 폴로니우스로,  왕이 햄릿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왕비에게 햄릿을 잘 구슬려 심문(?)하게 하고, 그들의 대화를 몰래 지켜보다가 변을 당한다. 폴로니우스의 가족은 권력의 최전방에서 햄릿의 집안 식구들 못지않게 깊게 연루되어 개인개인이 모두 다른 이유로 죽게 되는 비극의 가문이다.


오필리어에게 구애했던 햄릿은 유령을 만난 후 오필리어에게 인간적인 모욕을 넘어서는 대우를 하는데, 그 전에 오필리어는 먼저 가족들에게 햄릿이 바람둥이이며, 너에 대한 모든 찬사와 달콤한 사랑의 말들은 모두 거짓이니 그의 모든 구애를 물리치라고 조언한다. 딱한 오필리어는 구애를 물리칠 기회도 별로 없이, 미처버린(미친척 한) 햄릿에게 먼저 가혹한 말폭탄을 받는다.  햄릿의 혹독하고 매정한 말로 끝난 실연의 슬픔을 이겨내기도 힘든 오필리아에게 아버지는 햄릿에게 살해되고, 햄릿은 영국으로 떠나게 된 사실 등등이 모두 겹쳐 드디어 미친듯 행동하다가 결국 익사하는데, 오필리어의 죽음은 자살과 사고의 중간 정도에 있다. 실수로 떨어졌으나, 그대로 드레스를 날개처럼 펼치고 물 위에 누워 그 옷들  물을 흡수해 빨려들어갈 때까지 그대로 있었으니 말이다.


폴로니우스 살해 사건으로 인해 추이는 다시 왕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여론을 잠재울 구실로 왕은 햄릿의 신하이자 친구였던 두 사람에게 친서를 들려 햄릿을 영국으로 파견(?)한다. 하지만 그들이 영국 왕에게 도착해 보일 친서는 그 자리에서 햄릿의 목을 치라는 내용이다. 햄릿의 치밀함은, 그들이 지닌 친서를 바꿔치기함으로써, 또다시 두 사람의 희생을 낳고, 홀로 살아 돌아온 햄릿과 마주친 왕은 이번엔 해외에서 돌아온 폴로니우스의 아들 레어테스를 이용하여 햄릿을 죽이려고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5-20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