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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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SF 판타지 소설이다.

이쪽 장르의 소설은 워낙에 서양쪽이 강세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냥 술술 읽힌다. 금방 읽었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받자 마자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뭐랄까 흡입력이 있었다.

오늘... 재미있는 소설과 그 소설을 쓴 작가를 찾았다.


기병과 마법사...

혹자는 제목에서 칼을 든 남자 병사와 마법사 여자와의 로맨스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누군가는 검은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의기투합한 원 팀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둘 다 맞다.

시대적 배경은 마치 광활한 만주 벌판을 앞마당인 양 주름잡던 고조선과 고구려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시대다.

성군聖君이었다가 제 성격찾은 폭군暴君이 있어 아양을 떨거나 숨죽이고 살아가야 하는 나라가 있었다.

그런 왕의 조카인 영윤해는 야인野人들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변경 지방으로 유배아닌 유배를 떠난다.

변경의 슬룸고리에 도착한 윤해는 자신의 꿈에 나타나는 못알아듣는 말을 하는 여자와 소만큼 커다란 몸집의 곰개의 정체를 밝히려 그 벌판 어딘가에 위치한 거대한 장벽, 거문담을 찾아간다.

잠을 잔다는 것은, 꿈을 꾼다는 것이고, 꿈을 꾼다는 것은 윤해가 그 꿈이 자신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이제 윤해는 그 꿈 속에서 자신은 마법사이자 예언자이며,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파괴자가 나타날 그 때에 그 파괴자를 막아내야 할 사명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021년의 주기를 가지고 세상에 나타나는 파괴자는 윤해와 기병대장 다르나킨이 주변의 모든 병력을 모아 대비하고 있던 그 곳에 나타난다.

드디어 세상을 지키기 위한 기병과 마법사가 파괴자에게 맞선 싸움이 시작되었다.


소설을 읽어가는 중에 뜬금없다고 해야할 숫자가 나타난다.

"1021"

소설 속 천문을 연구하던 관리는 이것을 세상에 무언가가 나타나거나 발생할 주기라는 것을 파악했고, 그 정확한 시기를 윤해에게 알려준다.

1021...

작가는 이 숫자를 어떤 의도로 쓴 것일까?

소수, 정중한 수, 거울수, 회문수라는 관계까지는 어찌 어찌 억지로라도 찾아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ㅡ.,ㅡ;;

흠... 나는 모르겠다.

왠지 무언가 특별함이 있을 것같은데 하는 의심만 남았다. ㅡ.ㅡ

윤해는 파괴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그녀에게 특별히 주어져 있는 그 무언가를 마침내 발견하고 결국 파괴자를 물리친다.

윤해에게 주어진 그 특별함이란 자신 스스로가 다른 세상과 연결하는 문門이 되는 것.

그 문을 통해 윤해는 다른 세상으로부터 파괴자를 함께 물리칠 수 있는 협력자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그 협력자의 마지막 구성원은 미래의 윤해.

여기서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본다.

왜 미래의 윤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일까?

현재의 윤해가 있는 데 왜?

그리고 협력자의 누군가가 말한다.

꼭 이 순서대로 협력자들을, 다른 예언자들을 이 세상, 이 세계로 불러들여야 파괴자를 물리칠 수 있는 고리가 완성된다고.

그 순서를 밝혀낸 것이 대단하다고.

그 순서를 밝혀낸 자... 미래의 윤해...

그렇다면 1021년의 주기가 반복되면서 세상은 종말을 맞이했다는 말이다.

미래의 윤해가 이 파해법을 밝혀내기 전까지...

수 많은 평행 우주가 있어 그 세상들이 지금의 윤해가 불러들일 지금 이 시간, 어느 SF 소설에 나오듯 행성이 일렬로 정열하듯, 평행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이 문과 저 문을 통해 고리를 형성하는 예언자들이 오가게 되는 지금 이 시간까지...

파괴자와의 싸움은 처절하게 계속되었다는 말이다.

이제 파괴자는 거문담의 저 깊은 어딘가로 가두어져 버렸다.

이 시간 이후에는 1021년의 주기는 반복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다음 주기가 올 때까지 우리에게 1021년 이라는 시간이 다시 주어진 것일까?

여하튼 세상은 종말적 위험에서 벗어났다.

그렇다면 이제...

기병과 마법사는 로맨스를 시작할 수 있을까?

마로하는 윤해 바로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뒤편으로 사라졌다. 문을 지나듯, 윤해가 문이 되어 마로하를 자기 세계로 보내주었다.

윤해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

그래도 윤해는 외롭지 않았다. 윤해에게는 이제 삶의 초원을 함께 살아갈 사람이 있었다. 혼자 버려진 윤해를 도와 날개가 되고 말이 되어준 사람.

p37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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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거장 - 위대한 창의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데이비드 W. 갤런슨 지음, 이준호 외 옮김, 박성원 감수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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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생각해보고 싶은 질문은 나이에 따라 예술가들의 작품의 질이 어떻게 그리고 왜 다양해지는가다.

p10

저자는 서문에서 "창의적 예술가들의 생애주기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고 이 이론이 경험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 지, 그리고 분석 결과를 검토해보는 것"에 목적이 있음을 밝힌다.

더불어 창의성과 예술적 업적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저자는 예술가와 창작자들의 스타일을 연구하며, 천재성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은 '역사적인 예술가들의 작품과 경력을 분석하며, 창의성이 발현되는 방식에 따라' 나뉜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개념적 혁신가(Conceptual Innovators) – 급진적 창조자"이다.

이들은 대개 젊은 나이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작품 활동에서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기획된 작품을 빠르게 완성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창작 방식이 직관적이며, 새로운 이론이나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이런 부류의 예술가의 예는 파블로 피카소, T.S. 엘리엇, 랭보 등을 거론한다.

이와는 반대로 "실험적 혁신가(Experimental Innovators) – 점진적 창조자" 스타일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장기간에 걸쳐 창작 기법과 스타일을 발전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려고 고군분투하며, 즉흥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시행착오를 통해 작품을 다듬어 나가는 쪽이다.

이렇다 보니 인생 후반기에 최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되며, 폴 세잔, 마크 트웨인, 로버트 프로스트 등이 이에 속한다.

저자의 이론에 대한 검토와 분석, 증명 과정에서 저자는 정량적 분석을 활용한다.

  • 예술가들의 작품이 경매에서 거래된 가격

  • 특정 연령대에 발표된 주요 작품

  • 예술 비평에서 언급된 빈도

이런 데이터를 통해 창의성이 연령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연구한 결과라는 말이다.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생각 - 이론을 제시하고, 증명하는 -은 다양한 예술 부문 즉, 그림, 문학, 조각, 영화 등에 걸쳐 이야기되고 있으며, 그런 경향에 대해 '그건 아니지'와 같은 반론의 제기는 무의미해보인다.

다만 저자도 "돌연변이"편으로 따로 구분하여 거론하는 것처럼 개념적 혁신가의 유형으로 분류되지만 그의 대표작을 완성하고 발표하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실험적 혁신가 유형과 유사한 인생 후반기에 위치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사례로 인해 저자가 주장하는 두가지 유형에 대한 정의와 특성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보인다.

이와 같은 저자의 이론과 주장을 다시한번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 될 듯하다.

  • 창의성은 단순히 나이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창작 방식에 따라 다른 패턴을 보인다.

  • 개념적 혁신가는 급진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며, 실험적 혁신가는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문학, 영화 등 에서도 이 두 유형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 따라서 자기 자신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이해하면 창작 활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

이와 더불어 이론의 증명 과정에서 창의성에 대한 외부 영향 요인도 함께 알 수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창의성이 단순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시대적 흐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예를들어 시대적 요구와 문화적 영향을 생각할 수 있는 데, 이는 20세기 초반 산업화와 과학 발전은 피카소와 같은 개념적 혁신가들의 창조성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르네상스 시대에는 장인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 혁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있었다고 보여 시대와 환경에 따라 주도적인 유형이 달라 보인다.

또한, 네트워크와 협업의 중요성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창의성은 고립된 상태에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창작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되기도 한다는 것이고, 예를 들어, 인상파 화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더불어 통신과 사진의 발달은 도제식 교육 방법이 아주 중시되지 않는 개념적 혁신가 유형에게 있어 개념과 요점의 전달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랄 수 있겠다.

창의성이 형성되려면 개방적인 사고방식과 협력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할 때 세계화는 이런 흐름에 도움이 되었겠다.

책 제목이 "천재와 거장"이다.

Young geniuses and Old masters (원래는 Old masters and Young geniuses의 순서이지만 우리말 제목과 순서를 맞추면 이렇게 될 것이다.)

개념적 혁신가와 실험적 혁신가...

혁신은 그들의 예술 세계를 발전시키고 전성기로 이끌어준 동력이자 자체였는 지도 모른다.

어떤 유형이 나에게 맞을까?

이런 질문은 인생의 전성기가 언제쯤 올까? 라는 질문과 같은 지도 모른다.

결국 나를 알아야 하는 문제로 돌아가게 되는 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전성기를 맞이했나? 그것이 아니라면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내 전성기가 올까?

그것은 지금의 내가 창의적인 혁신을 위해 열일하고 있느냐에 달린 문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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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 당신만의 책을 써라 - 당신을 위한 고품격 책 쓰기 수업
우희경 지음 / 밀크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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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한편으로 생각할 때 정말 환상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삶을 살아가면서 몇 명이나 자신의 책을 출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 극소수 중 내가 낀다는 것 자체가 왠지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나도 내 책을 출판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7회 차 수업을 통해 나만의 책을 출간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누구나 책 한 권 쓸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나, 책을 쓰는 데 완벽한 때란 없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고루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자주 들을 수 있다는 말이고, 일견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책을 쓴다는 것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치고 마는 것이 아닐까?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쓰느냐는 문제는 내가 가진 쓸 만한 이야기가 무엇이냐는 말일 텐데 여기서 막힌다는 것은 방금 한 그 고루한 표현이 내게는 결코 고루하지 않으며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일게다.

여하튼 책을 쓰고자 마음먹은 다음 단계가 주제를 선정하는 기획 단계인데 정말 중요한 단계가 아닐 수 없다.

글을 쓰기 위해선 자료를 꼼꼼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단 가진 것이 많아야 풀어놓을 것이 많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일 테니 사례 수집은 중요한 일이겠다.

그런 면에서 예전에 정유정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에 오랜 시간을 쓴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이제 모아놓은 것을 풀어놓을 차례다.

초고를 쓰기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끈기를 가지고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지속해야 한다고 들려준다.

"초고는 엉덩이로 쓴다"라고 말하니 땀띠 나도록 앉아있어야 되리라.

초고를 퇴고하면 다음 단계는 출판사에 내가 쓴 원고를 가지고 어필하는 단계란다.

왜 썼는지, 내가 누구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썼고, 어떻게 홍보를 하면 좋을지 등등이 담긴 기획서를 잘 쓰는 것은 책을 출간하는 마지막 고비 같은 것이란다.

잘 포장해야 한다는 말이겠다.

글만 쓰면 되는 것인 줄 알았다면 좀 맥이 빠지는 소리일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출간 후 홍보도 책을 쓴 내 몫의 일부란다.

하긴 책이 잘 팔려야 나도 좋고 출판사도 좋고 그런 것이니 허투루 할 것이 절대 아닐 게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 권의 내 이름을 단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단다.


일곱 번째 수업은 책을 쓰고 난 후에 달라질 것들과 내게 생길 수 있을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목표와 목적이 있겠다.

자기만족만이라는 오로지 이 한 목표를 가지고 책을 쓰는 사람은 없을 터이니 말이다.

그래서 책을 한 권이라도 쓰면 "삶이 책이 되고, 책이 삶이 되는 기적"을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난 책을 쓰려고 할 때 무슨 목표와 목적을 가질 것인가...

책을 쓰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다. (지금은? 책을 읽고 난 후엔 잘 모르겠다로 바뀌었다.)

내가 쓴 책을 읽어줄 사람은 내 아이들이고, 난 내 아이들에게 아빠인 내가 이렇게 살았고, 이런 생각을 했으며, 이런 책을 읽었고, 이런 생활을 했다는 것을 들려주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고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주제를 가지고 책을 쓰면 사람들은 관심이 갈까?

아니 읽고 싶어 하기는 할까?

읽고 싶지 않다면 팔리지도 않을 터인데 정말 써도 되는 것일까?

물론 책을 쓴다는 것 자체는 누가 감히 내게 뭐라고 하겠나만 출간은 다른 문제다.

오로시 내 돈을 들려 출판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쇄하고, 포장하고, 운반하고 하는 일련의 활동에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이 사람들의 모든 활동들이 헛일이라면 그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아닐까.

참 핑계도 많다 싶다.

용기 없어 못쓰겠고, 책을 읽고 나서도 아직까지도 갈피를 못 잡고 있어서 못쓰겠고, 쓴다 해도 돈이 없어 출판을 못하겠는 것이 다일 터인데 뭔 말이 이리도 길었을까.

저자는 내 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것처럼 이런 내 마음을 속속들이 파악하고서는 내게 속삭이고 있는 듯 싶다.

그래 다 알아... 네 마음 다 알아... 그러니까 한번 용기를 내봐...

그나저나...

감히 한번 물어보고 싶소.

여러분은 책 쓰고 싶소?

아니면 책 쓰고 싶어졌소?

이제는 책을 쓰시겠소?

정말 그러하시겠다면 내 진심으로 응원하리다...

진심으로 말씀드리오... 부럽소... 그 용기... 대단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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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사유 -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여정
김은우.김광연 지음 / 북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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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대규모 자본이나 유통망에 의존하지 않고 책방 지기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

주변에서 서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는 동네에선 북카페 (책을 팔지않고 전시만 하기에 독립서점과 다르단다)도 찾기 어렵다.

그만큼 책방을 운영하고 유지한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반증인지도 모른다.

그런 책방, 독립 서점 34곳을 저자는 소개해준다.

그리고, 방문한 독립서점의 분위기나 개성과 어우러지는 책을 소개하고 그 책에 대한 감상도 함께 들려준다.

왠지 부러웠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도 부러웠고, 그런 책방을 찾아다니며 느끼고 즐겼을 저자가 부러웠다.

하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책방지기들이 책에 둘러싸여 있다는 그 자체였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독립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에 대한 경제적 곤란을 내가 얼마나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것인지 새삼 떠올린다.

챙피하지만 현실이다. ㅠㅠ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여러 독립서점 중 알고 있었거나 찾아가본 적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사실 내 스스로가 책방에서 책을 산다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책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받아서 읽는 것에 치중하다보니 서점에 언제 가봤는 지도 사실 가물가물하다.

이런 상황이니 내 눈에 이런 아기자기한 작은 책방들이 눈에 띄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었겠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생각한다고 말만 할 뿐, 생각의 제어를 받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만 의존하는 것에 불과하다. 생각한 결과가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이 앞서야 한다.

p167-168

제주 '풀무질'이라는 독립서점에서는 환경과 자연과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고 한다.

책방에서 본 실천의 흔적들을 통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의 기회를 갖게 된다며 말이다.

'나'라는 사람의 깊이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 누리꾼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개인이 가지는 모든 재능의 깊이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그로인해 나에 대한 깊이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p244

충남 당진시 면천 읍내의 "오래된 미래"라는 독립서점을 찾은 저자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라는 책을 이 책방의 이미지와 연관시킨다.

보이지 않는 강요에 시달리며 현재를 살고 있지는 않는지, 책방의 2층에서 창문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모습이 교차되는 듯한 경험을 통해 살아온 과정 자체가 삶의 깊이라고 들려준다.

사실 책을 많이 '본 것'이지 '읽은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읽은 책을 통해 타인에게 '난 이런 사람이야'하는 자기 과시에 불과한 것이었다.

p69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정영진 작가의 <정영진의 시대유감>이 있다.

이 책에서 읽고 듣고 본 것을 생각함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했었다.

난 얼마나 읽은 것을 내 것으로 소화했는 지 생각해 볼 일이다.

'책의 가치는 자신의 무지를 깨워줄 때 의미가 있다. 그 책들로 인해 겸허함을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독립서점을 돌아보며 저자는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가 이렇다고 들려주니 또 한번 고개 숙이게 된다.

책을 읽고나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여하튼...

난 독립서점이 아니라 주변 공공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입구 사진, 내부 사진을 찍고 그곳의 분위기에 맞는 책을 한 권씩 골라 읽고 서평을 남겨보기로...

과연 실천할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ㅠ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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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 건강을 책임진다고 믿었던 현대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더 병들게 했는가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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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이고 공격적이다.

의사이자 학자이자 선생으로서의 저자가 제자들에게 거짓말을???

저자 자신에게 있어 자기 반성적이고 죄책감같은 것이 있어서 이런 제목을 붙였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오해라던가 잘못된 지식이라는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저자의 주장에 대해 방어적이거나 반대편에 대한 옹호적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저자의 주장도 하나의 주장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지키고 실천했던 바탕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지킴의 심정에 따름이라고 해야겠다.


저자는 그동안 의학계에서 건강을 지키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이론과 건강 수칙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잘못된 이론과 수칙이 계속적으로 유지되고 주장되고 있는 이유는...

하나는 잘못된 실험 방법과 그 실험에 대한 결과를 편향, 왜곡하여 수용했기에 결국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왜곡된 결과는 의도되고 조작된 힘과 돈의 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우리는 그동안 건강을 유지함에 있어 지방이 나쁜 쪽으로만 작용한다고 생각해왔고, 섭취하는 열량에 대해 양에만 치중하고 질에 대한 부분을 간과해왔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 으로 대표되는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고 운동을 덜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인슐린 배출을 자극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식습관과 먹거리에 의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요는 "대사 활동의 이상"에서 기인한다고 정리할 수 있단다.

인체 내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포도당을 요구하는 인슐린의 배출은 계속적인 열량 공급을 유도하고, 지속되는 열량 공급은 인슐린의 배출을 유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과다 영양 상태를 초래하고 이로인한 비만, 당뇨, 고혈압, 적은 HDL, 많은 중성지방으로 대표되는 증상을 유발한다.

성장기동안에는 긍정적으로 작동했던 이러한 대사 활동은 25세 전후 (저자가 주장하는 성장세가 꺽이는 나이) 부터는 영양 과다 상태로 전이되어 신체 구석구석에 지방으로 축적되어 각종 성인병과 만성병의 원인으로 발전될 여지를 갖춘다.

그러므로 인슐린 배출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탄수화물 및 각종 당류의 섭취를 최소화하고, 열량 공급 주기를 조절하여 신체 내 대사 활동이 내부 포도당을 소비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고, 지방의 신규 축적을 억제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열량 공급 주기는 하루를 기준으로 하면 가능한 한 단시간에 먹고, 안먹는 시간을 길게하는, 즉 하루에 서너 시간만 먹을 수 있는 시간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물 등을 제외하고는 제한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으니 이는 흔히 말하는 간헐적 단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하나의 이유인 힘과 돈의 논리라는 부분은 기업의 돈과 영향력이 실험 결과를 왜곡하거나 편향시켜서 잘못된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실험 결과를 과장하여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의 음식이나 식품에 대해서 나쁜 점은 감추고 왜곡하여 마치 영양 식단으로 둔갑시키는 등 일련의 조작이 이루어져왔다는 말이다.

담배 회사들의 로비 활동이 대표적일 수 있겠다.

더불어 새로이 알게 된 것이라면 예방보다는 치료에 집중하고, 먹거리를 통해서 보다는 약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라는 방식으로 우리를 현혹하고 유도해왔다는 것이다.

하여 저자의 건강을 위한 조언은 다음과 같겠다.

농.이.자 : 농경 이전의 자연식

"오늘날 정상 식단을 구성하는 가공식품, 정제 탄수화물, 공장에서 만든 씨앗기름, 곡물을 끝없이 섭취하는 습관을 버리자는 얘기다." (p321)

식단 외의 기타 요소

스트레스, 수면, 신체 운동, 두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그간 들어왔던 이야기들에서 특별하게 차이가 있는 것은 없는 듯 하다.

늘 그러하듯... 실천이 문제다... ㅠㅠ

내 몸 이해

저자가 주장하는 방식을 실천하기 전 및 중간 중간 내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저자는 검사 항목과 함께 몇몇 추가적인 정보를 들려준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얼마나 정확하고 원인에 접근한 해결책인지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워낙에 이런 저런 의견이 많이 있어왔고 그때마다 그 의견을 뒷받침하는 일반인으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 결과나 이론들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가 자신이 음용하는 식품과 약품들을 소개하는 부분을 접하고보면 저자의 의도를 삐딱하게 볼 수도 있겠다.

건강 정보를 전하는 프로그램마다 언제나 처럼 따라붙는 '개인마다 다르다'는 문구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 저자에게 적절하다고 하는 이런 먹거리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할 지도 의문인데다 구태여 왜 추천하고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난 과체중 상태고,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증상을 추정할 수 있는 각종 검사 수치는 정상 범위 (정상 범위에서도 낮은 범위에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이거나 좀 높은 수준? 어떤 것은 간신히... ㅠㅠ)에 있다.

이런 내가 간헐적 단식도 하고, 필수 영양제의 일부만 먹고, 매일 운동하고 걷고 하는 데 왜 내 몸무게는 항상 제자리인 것일까?

급격한 변화가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도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유지해야 '이제 되었다'라고 생각할 만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지 잘 모르겠다.

가장 잘 알려져있고 많이 들어왔음직한 건강법을 재탕(?)하면서 마무리한다. ^^

약물에 의존하는 방법보다 더 현명한 조치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지방간을 피하고 싶으면? 달지 않게 먹는다.

나트륨을 줄이고 싶다면? 짜지 않게 먹는다.

혈압을 망치고 싶지 않으면?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 소비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습관은 대사증후군만 놓고 볼 때 만병통치약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신체 활동과 수면도 무시하면 안된다. 근육 조직은 열량을 빨리 태우므로,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p19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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