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세계미래보고서 2030 - 하이퍼사이클 AI 인터넷 시대가 온다
박영숙.투피 살리바 지음 / 더블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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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AI 세계미래보고서 2030』은 기술 기업의 비전과 미래학자의 분석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책이라고 봐야겠다.

저자들이 미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들은 하이퍼사이클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 영역이면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이 지점에서 유사 분야의 다른 기업보다 왜 하필 하이퍼사이클사일까 라는 의문은 배제한다.

책에 나와있지도 않는 내용을 내 마음대로 편향적으로 사유할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

총 여섯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부터 하이퍼사이클의 기술과 AI 인터넷 비전을 제시한다.

이 부분은 솔직히 기업 소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기분이다.

독립적인 미래학 분석보다는 기업이 준비하고 있는 청사진을 보여주는 성격이 두드러진다.

이런 점은 비평적으로 본다면 다소 아쉽다.

그러나 동시에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다.

독자는 기업의 기술을 단순히 광고를 통해 접하는 대신, 서적이라는 매개를 통해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AI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 역시 이런 표현이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되었으니...

2부에서 한국 사회의 저출산, 부동산, 과외 문제를 다루는 부분은 기업 홍보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인구 구조 문제와 교육·주거의 불균형은 이미 체감되는 위기이며, 저자는 이를 AI와 같은 기술적 돌파구와 연결해 논의하려 한다.

이는 기술 담론과 사회 문제를 결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저 얕은 수준의 내 머리로 생각했을 때는 AI의 역할이 얼마나 협조적이냐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정책, 재원,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잘 구축되느냐가 최우선 과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저자들의 미래 예측의 달성될 확률을 따지자면... 어떨까? 나는 조금 부정적이다.

3부와 4부에서 제시되는 미래 산업과 직업 전망은 일반 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단순히 낙관적인 전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이 산업과 노동 시장에 미칠 구조적 변화를 논의한다.

독자로서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방향을 얻을 수 있었다.

5부와 6부에서 강조하는 글로벌 AI 거버넌스는 책 전체의 균형추 역할을 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규제와 윤리 논의는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 부분은 기업적 이해관계보다는 인류 전체 차원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 책의 가치 있는 대목이라 평가할 수 있다.

종합하면, 이 책은 학문적 분석서나 독립적인 연구물이라기보다는 기업적 비전과 미래 담론을 결합한 ‘혼합 장르’의 산물이다.

일련의 아쉬움은 있지만, 독자가 미래 기술과 사회 문제를 연결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단순히 “하이퍼사이클이라는 기업이 무엇을 하는가”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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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재팬 - 경제 성장이 멈춘 일본과 미래가 없는 청년들의 충격적인 선택
이성범 지음 / 생각정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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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 사람들이 앞으로 맞이해야할 상황을 먼저 맞붙딛치고 있는 느낌. 그런 일본을 보면서 우리가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은 나중을 위해 유익한 일이다. 알려주는 데 그것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은 더 안좋은 상황을 맞이할 뿐일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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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재팬 - 경제 성장이 멈춘 일본과 미래가 없는 청년들의 충격적인 선택
이성범 지음 / 생각정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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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이성범의 <엑소더스 재팬>은 일본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그로 인해 청년들이 선택한 '일본 탈출' 현상을 생각해보는 책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경제가 살아난 부분과 동시에 드러난 부작용을 균형 있게 서술한다.

표면적으로는 엔저 정책과 금융완화 덕분에 수출기업들이 활력을 얻었으나, 내수 경제는 오히려 위축되었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청년층은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의 그림자를 더 강조하는 듯하다.

아베노믹스 덕분에 청년들은 취업률이 높아졌다고 착각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아베노믹스 덕분이 아니라 단순히 인구 감소와 더불어 전체 노동자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일손이 부족해서 청년을 낮은 임금에 고용하는 경향이 생겨난 거죠.

p45, <프리터 인생과 언더클래스의 출현>, 노동력 감소보다 일자리 감소가 더 크다는 문제... 발전과 분배 사이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 지출 확대, 구조개혁이라는 '세 개의 화살'이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대기업과 투자자에게는 이익을 주었지만, 임금 정체와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청년 세대에게는 오히려 불평등 심화를 가져왔다.

특히 청년층은 안정된 정규직 취업 기회를 잡기 어려워졌고, 사회적 사다리가 작동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장래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었다.

그 결과 일부 청년들은 일본을 떠나 해외 취업을 선택하거나, 오히려 외국에서 창업을 시도하는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일본 특유의 경직된 사회 구조다.

연공서열 중심의 기업 문화, 변화에 소극적인 사회 분위기, 여성에 대한 유리 천장 등은 혁신적 도전을 가로막는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레트로 추구에 그쳐서는 안되며 온고지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서 멈추면 결국 퇴보일 수 밖에 없겠고, 이런 부분이 일본이 가진 문제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여튼...

청년들은 단순히 임금 수준 때문만이 아니라,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사회적 장벽 때문에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해외 유출은 일본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더욱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결국 <엑소더스 재팬>은 단순히 일본의 경제 상황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한 세대의 선택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보는 일본의 현실은 '회복된 거시지표'와 '악화된 생활현실' 사이의 괴리이며, 이 괴리 속에서 청년들은 '탈일본'이라는 극단적 해법을 택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실 또한 겹쳐서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역시 수도권 집중, 청년 고용 불안정, 저출산·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 청년들이 '엑소더스'를 택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징후가 심화될 경우 청년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것 중에서 우리는 무엇을 참고해봐야 할까?

첫째,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의 창출이다.

단순히 고용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혁신 산업과 창업 생태계에서 청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세제 혜택, 창업 실패 후 재도전 지원, 지역 창업 허브 육성이 중요하다.

둘째, 사회적 유연성 회복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기업문화, 학벌 위주의 선발 관행, 수도권 중심의 자원 배분은 청년의 창의적 도전을 억누른다.

능력과 성과에 기반한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지방 대학·기업과 수도권의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해외 경험과 국내 정착의 균형이다.

일본 청년들의 엑소더스는 '일방향 탈출'이지만, 한국은 이를 '왕복형 경험'으로 바꿀 수 있다.

청년들이 해외에서 배운 경험과 네트워크를 국내 창업·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귀환 청년 지원 제도와 글로벌 인턴십 후 국내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넷째, 주거·보육·고용을 결합한 통합적 청년정책이다.

단순 현금 지원보다 청년이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주거 안정, 육아 지원, 원격·유연 근무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일본 청년들이 느끼는 '삶의 기회 부족' 문제를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본다.

이 모두가 너무나도 많이 거론된 말이니 이제는 지겨울 지도 모를 대안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한 실행과 뒷받침을 위한 정책 마련도 중요하겠고, 극단적이지 않을 중도적이면서 중요의 묘를 살리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지나친 것은 아니한 것만 못하다는 말은 항상 진리다. ^^

돌아가서 결국 <엑소더스 재팬>이 던지는 질문은 "청년은 왜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가"이다.

일본의 사례는 단순히 인구 감소나 경제 침체가 아니라, 사회적 기회의 부족과 제도적 경직성이 청년을 떠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청년 세대가 떠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엑소더스 코리아'라는 또 다른 비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인재 유출은 단순한 두뇌 유출을 넘어서, 일본 사회 내부의 '균열'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더 이상 노력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통하지 않는 시대, 청년층은 이제 무기력한 수용이 아니라, 이탈이라는 선택을 통해 조용히 항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78, <꿈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 발레리나>,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근로 소득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자본 소득을 향한 노력과 보상이 점점 더 커질 때 근로 의욕은 더 낮아지고 경제적 불평등은 더 확대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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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얼굴
이현종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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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요즘 뭔가에 씌인 듯...

제목, 장르, 대충의 내용 정도만을 보고 서평단을 신청하거나 책을 고르는 것이 내 취향이긴 한데 요즘들어 끌림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신기가 발동하는 것인지 평행 우주나 다중 우주와 같은 소재의 소설들이 잘 걸린다.

이번 책 <숨겨진 얼굴>은 제목으로나 표지에 쓰여져 있는 문구를 봤을 때 인간의 탐욕과 그에 관련된 범죄 행위들이 연상되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여하튼 사람은 선입견을 가지고 무언가를 보기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 소설은 범죄 스릴러 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소설이다.

사회 복지 재단 활동 뒤에 감추어진 추악하고 잔인한 이야기를 파헤쳐가는 한 사람과 두 명의 형사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으니 더더욱 그러하겠다.

대충 내용을 보면 이렇다.

어느 날 사람 좋아보이는 노부부가 잔인하게 살해당했고, 살인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노부부의 아들은 살인자의 범행 이유가 궁금하다. 자신의 부모는 죄가 없어보였거든...

거액의 유산과 살인자의 뜬금없는 자백은 아들 준혁에겐 커다란 의문이자 부모가 감추고 있었던 다른 모습의 흔적으로 진실이 궁금할 따름이다.

이 모든 상황에 중심에 있는 것은 복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희망 재단이다.

노부부가 이사장으로 있던 이 재단은 거액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었고, 그 출처와 활동이 꺼리직했던 준혁은 두 명의 형사와 함께 살인자의 자백을 확인하려고 한다.

이 와중에 준혁에게 장박사라는 사람이 접근해서 타임머신 기술을 알려준다.

이 기술을 통해 부모가 죽기 직전으로 돌아가 살인을 막으면 부모를 살릴 수도 있다면서 말이다.

자... 재단의 숨겨진 거액의 현금과 타임머신을 둘러싼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재단은 겉으로 보여지는 선행말고 이면엔 온갖 추악한 사업을 벌이면서 돈을 벌고 있었다.

이런 악행에 가담했던 차혁진은 자신의 딸이 재단에 의해 인신매매된 것을 알게되고 이에 대한 복수로 이사장이었던 노부부를 살해하고 재단의 비리를 자백하려한다.

이를 막고자 하는 세력과 재단 비자금을 차지하려는 암투가 꼬리를 물면서 죽고 죽이는 난장판을 연출한다.

이러니 범죄 스릴러로 분류할 밖에...

그런데 이 소설에서 난 다른 면을 본다.

준혁이 타임머신 기술을 통해 과거를 돌아가는 장면이다.

정신적 이동만 가능해서 인터스텔라에서의 책과 시계를 이용한 메세지 전달같은 정도만 가능하다던 이 기술은 막판에 준혁의 정신이 과거 시간의 준혁의 몸에 들어가는 것으로 바뀐다. 아직 개발 중이라면서 말이지...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준혁이 과거의 상황을 바꾸자 출발했던 세계의 사람들이 소멸하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과거에서의 행위가 미래를 바꾼다는 이 상황을 소설에서는 객관적으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또 미래가 소멸된 상황에서 과거로 돌아간 준혁은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부모의 악행에 대해 스스로 처벌을 내린다.

그러면서 말한다.

"결국... 나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했다." 라고...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준혁은 불안감을 느낀다.

지금 타임머신을 타고 또 다른 존재가 자신에게 오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 존재가 누구인지, 어떤 행동을 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지 못한다.

작가는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고...

이것은 또 무슨 말일까?

다람쥐 쳇바퀴돌듯 세계가 어느 시점의 미래와 어느 시점의 과거 사이에서 바꾸고 바뀌고 바꾸려고 하는 행위가 반복된다는 말일까?

이건 평행 우주도 다중 우주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뭘까?

이런 면에서 소설은 좀 아쉽다.

범죄 스릴러물로서는 모르겠지만 또 하나의 큰 줄기가 되는 이 시간 여행에 대한 단단하면서 짜여진 무언가가 있었어야 했다는 기분이다.

현재 세상에서의 드라마틱한 상황 설명을 조금 줄이고 밀도있는 과학적 상상을 더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분량이 적다.

그건 그렇고... 제목이 <숨겨진 얼굴>이다.

"숨은 얼굴"이 아닌 "숨겨진 얼굴"이다.

누군가에 의해 보이지 않게 감추어졌다는 말인데 누가 누구의 얼굴을 숨겼다는 말일까?

제목의 그 숨겨진 얼굴이 명료하게 떠오르지 않는 것은 내 이해의 폭이 좁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준혁의 부모가 그렇게 악의적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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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행 : 변경의 사람들 - 경계와 차이를 넘어 사람을 보다
김구용 지음 / 행복우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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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왜 이만큼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작가는 여행의 기록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일까?

당장의 여행을 계획하고 짐을 싸고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니 어떻게 바뀌었는지 누가 알까?

그 시간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우리는 그곳을 구태여 만날 필요가 있을까?

시간의 흐름동안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고 묻어내고 견디어낸 그것을 우리는 일부러 찾아가서 보려고 하는 것이 여행아닐까?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궁둥이는 어쩌면 내 몸무게의 90%쯤 차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 머리가 너무 비어있다는 자백이 되는 것일까? ㅠㅠ

집에서 꼼짝않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책으로 보고 읽는다.

대리 만족이랄까...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그 풍경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감동에 대한 반발이랄까...

무언가에 대한 감동보다 그 곳 그 자리 그 시간을 찾아가는 것에서 감내해야할 수고와 불편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자수하련다. ㅡ.ㅡ

작가는 요즘 중국 여행지로 잘 알려진 유명지를 일부러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20년 전의 여행코스는 이러했는 지 모르겠지만 들으면 아는 곳보다 모르는 곳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게다가 당시 교통편의 열악함에 대해 마치 가지 말라고 하려는 양 시시콜콜하게 고발(?)한다.

티베트에서 험란한 히치하이킹은 물론이려니와 두자리 시간은 우습다는 식으로 시달려야 하는 장거리 버스 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눈을 감게하고 고개를 돌리게 한다고 할까...

윈난에서 쓰촨으로 넘어가는 길은 버스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야 하는 험악한 산길이었다. 열두 시간 이상, 때로는 24시간을 꼬박 버스로 달려야 하는 구간도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침대 버스가 부지런히 도시와 도시를 오가던 시절이었다. 판즈화로 가는 침대 버스에 오르니 자욱한 담배 연기와 지독한 발냄새가 나를 맞았다. ...

냄새는 지독했다. 수시로 두통이 찾아오고, 때로는 구토를 유발했다.

p185-186, <일반인>

그저 상상만으로도 침대 버스에 대한 혐오감이 스물스물 올라오지 않는가?

아니라면 그게 더 이상하다... ㅡ.ㅡ**

여행은 단순한 구경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람을 보게 된 청춘의 기록"이자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작가 스스로가 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사유의 여행' 그 자체일게다.

중국인을 만나고, 중국 문화를 접하고, 중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경험하면서의 작가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투자했다.

2000년 대 초반의 사스의 창궐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이었을 지는 몰라도 작가의 삶에 큰 흔적을 남겨주었다.

중국과 우리나라 간 역사적, 정치적, 민족적 이유로 인한 갈등을 고민했던 시간으로...

작가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본 세계의 지평을 확장한 계기이자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인간상을 경험한 시간으로 그렇게 회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여행의 결과물을 가지고 지금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나는 좀 부럽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지금이던 20년 전이던 온갖 걱정과 고민과 염려로 인해 당연히 거절할게다.

지킬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걱정도 많다는 말인데 이런 생각 하나도 난 내내 끼고 사니 말이다.

오늘 작가의 시선을 통해 중국을 돌아본 것으로 만족하련다. ㅡ.,ㅡ

이상향은 현실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곳, 때로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있는 곳, 그래서 오히려 아무 걱정이 없는 곳, 거기야말로 샹그릴라였다. 문득 여행의 끝에 닿게 될 그곳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었고, 그날을 기대하며 다시 발걸음에 힘이 붙는 걸 느꼈다.

p182, <잃어버린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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