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소년이 온다‘라는 책이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5월 18일에 이 책이 떠올라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고르게 되었습니다

1장 ‘어린 새‘에서는 중학생 동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동호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친구 정대의 손을 잡고 달리다가 그만 손을 놓치고 맙니다 정대는 계엄군에게 총을 맞고 동호는 도망칩니다 동호는 정대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정대의 시신을 찾기 위해 도청에 찾아가게 됩니다 정대의 시신은 찾을 수 없었지만 그 후부터 동호는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도청에 군대가 들이닥치기로 하던 날 동호의 엄마가 찾아와 집에 가자고 하지만 동호는 밤에 돌아가겠다고 하고 끝까지 도청에 남아서 시신을 관리하다가 군인에게 총을 맞고 죽게 됩니다

2장 ‘검은 숨‘은 죽은 정대의 영혼이 이야기해줍니다 죽어있는 자신의 육체 옆에 많은 사람들이 누워있고 자신의 시체가 부패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누나가 자신보다 먼저 죽은 것도 알게 되고 나중에는 동호가 죽었다는 것도 직감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이 끊기기 전에 누나, 동호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자신을 죽인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3장 ‘일곱 개의 뺨‘에서는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했던 은숙의 이야기입니다 은숙은 살아남은 이후 출판사 직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은숙은 희곡 출판하는 것을 맡았는데 그 희곡의 문제 되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검열에 통과하지 못하고 경찰에게 뺨을 7대나 맞습니다 희곡은 결국 출판되었고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을 보며 동호를 떠올립니다

4장 ‘쇠와 피‘에서는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했던 김진수가 감옥에 가게 되었는데 그 감옥을 함께 가게 된 ‘나‘의 이야기입니다 김진수와 ‘나‘는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방아쇠를 당기면 누군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군인들이 다가와도 총을 쏠 수 없었습니다 김진수와 ‘나‘는 감옥에 갇히게 되고 고문을 받습니다 김진수는 석방되고 나서도 트라우마에 시달려 자살하고 맙니다

5장 ‘밤의 눈동자‘에서는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했던 임선주의 이야기입니다 상무관에서 일하던 임선주는 끔찍한 고문을 당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임선주는 5.18 민주화 운동에 관련된 글을 쓰는 기자에게 그 당시의 증언을 해달라는 인터뷰 요청을 받습니다 하지만 임선주는 그 당시 고통받았던 기억이 떠올라 차마 인터뷰를 할 수 없었습니다

6장 ‘꽃이 핀 쪽으로‘에서는 동호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청에 군인들이 들어온다던 그날 동호는 6시 전에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였지만 돌아오지 못했고 동호의 어머니는 동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이후 동호와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리워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5.18 민주화 운동을 겪은 사람은 아니지만 책에 나와있는 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희생자들, 유가족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의 이야기처럼 당시 사람들은 아픈 역사를 겪고 트라우마도 생겼습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역사를 알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되었고,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해 더 자세하게 배우고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건가.
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
유리는 투명하고 깨지기 쉽지. 그게 유리의 본성이지. 그러니까유리로 만든 물건은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거지. 금이 가거나 부서지면 못쓰게 되니까, 버려야 하니까.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 거야.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릴 지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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