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글쓰기 -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이고은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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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고은

- 경향신문 사회부, 정치부에서 신문기자로 살다가 두 아이를 낳은 후, 기자 명함이 사라지고 경력단절 여성이 되어버린 경험을 글로 풀어내고자 글쓰기의 세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가 -

글쓰기에 필수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에 관한 생각을 시작으로

기자 생활을 하면서 고민했던 내용과 경험, 그리고

이후 전업맘의 생활을 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글쓰기의 과정을 풀어나간다.

-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 일은 삶을 되짚고 성찰하고 돌파해가는 일이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내기 위해 가장 절실한 과제 - 라고 밝힌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나의 언어로 ‘내 글’을 써보지 못한 회한은 뒤늦게 나를 재촉했다. 펜을 놓고 자아가 사라져버리는 기분이 극에 달할 무렵, 나는 어떻게든 나의 언어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어를 잃어버린 삶은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소리 내어 말할 목소리를 잃어버렸다고 느낄 때, 내 안의 모든 것을 더듬어 나의 언어를 끄집어내고자 애썼다>

- 크고 작은 모험이든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든,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그 결과를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는 일이다. 바로 기록이다. 기록은 자신을 더욱 선명하게 규정한다. 인생을 눌러 담아 쓰는 글에는 확장된 나의 세계가 담긴다. 꾸준한 성찰의 결과가 쌓이면서 내 삶의 반경이 넓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넓어진 시야 속에서 사고는 더욱 깊어지고, 글감은 더욱 풍부하게 발견된다. 결국 글은 삶으로, 삶은 글로 선순환된다. -

기자로 활동했던 경험자로서 내공이 묻어나는 저자의 글은

경험을 토대로 풀어나가기에 뜬구름 잡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확실하게 전달하는 메세지가 전해져온다.

-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존재하는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보는 일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좁은 시각으로, 얼마나 굳은 자세로, 얼마나 뻣뻣한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았던가. -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존재로서의 글쓰기 작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희망으로 마무리한다.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고독한 일이다. 그 누구도 나의 글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그러니까 종착지는 어디이며 어디쯤에서 끝맺어야 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한다. 결론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오롯이 작가의 몫이며, 글에 불어넣는 정신 역시 작가의 고유한 영혼에서 비롯한다. 그런 의미에서 솔닛의 말처럼, 작가로서의 축복이란 ‘끈기’일는지 모른다. 홀로 하는 항해의 끝을 향해 끈질기게 견디고 묵묵히 버티며 작업을 이어가는 힘이 결국 글을 완성하는 법이니까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어떻게 쓸 것인가’를 주제로,

글쓰기에 유용한 저자의 기술을 정리하며 글쓰기 달인의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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