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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속의 나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23년 2월
평점 :

심연 속의 나 | 도나토 카리시 | 이승재 | 검은숲
옛날 드라마 중에 <Kill Me, Heal Me>라는 드라마가 있다. 지성과 황정음이 주연으로 나왔던 드라마인데,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남자와, 그의 주치의가 된 의사의 이야기이다. 한 남자의 몸에 일곱 개의 자가 들어 있다. 일단 아마도 모두가 관심있어 할 것 같은 과목인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이고, 정말 흥미로운 소재인 다중인격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드라마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나도 굉장히 재밌게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 당시에 지성을 꽤나 좋아했었기 때문에 본 것도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드라마가 많이 생각났다.
흔히들 ‘과거에 얽메이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맞는 말이 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어쨌든 ‘한 사람 인격이 형성 되는데 과거가 몹시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주인공도 똑같다.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사건으로 인하여 해리성 인격 장애를 갖게 되고, 거의 평생에 걸쳐서 두 자아가 한 몸을 가지고 생활을 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소재와 전개에, 스토리를 따라 가기가 쉽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맥락을 잡고 나니 스토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 소설에서 특이한 점은 주인공 남자와 주인공 여자의 이름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나오지 않는 것이다. ‘청소하는 남자’와 ‘사냥하는 여자’로만 나온다. ‘청소하는 남자’와 미키라는 존재, 그리고 사냥하는 여자의 동물적인 감각과 촉으로 스토리가 흘러간다. 그리고 막판에 드러나는 반전들. 그리고 그 중에도 손에 꼽게 충격적인 반전. 아마 그 반전때문에 이 소설이 쓰여진 것 같다. 물론 스토리 중간중간에 있는 떡밥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반전이긴 하지만, 텍스트로 만나니 더 놀랍다.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로 만났던 검은숲 출판사의 신간. 일단 내가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시리즈를 출판했던 출판사이기에 믿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검은숲 출판사. 개인적으로 반가웠고, 읽는 내내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한 기회에 지원 받게 된 도서. 한편의 영화 같기도 하다.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스릴러. 제목이 왜 ‘심연 속의 나’인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 보시길.
번역이 조금 더 매끄러웠다면 읽기가 조금 더 수월했을까?
#윤의책장 #shine_library
2023.03.11-15.
5일간 읽은 책
#심연속의나 #도나토카리시/이승재 #검은숲
#도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