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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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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작가 서현 그림의 <이상한 열쇠고리>는 4편의 단편 동화집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참 잘 들여다본 책이다. 어린 친구들이 책 속의 주인공들을 만나면 ‘딱! 내 마음이야!’ 할 것 같이 그 또래 아이들이 표현하기 힘든 마음을 대신 표현해주고, 그 감정을 보듬어주고 있다. 즉, 그들의 생각과 마음이 책속의 인물들을 통하여 같이 소통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큰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네 명의 서로 다른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30여년이 훨씬 지난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지금의 아이들에게 이 책은 고리타분한 이야기일까? 아니, 아니, 결코 아닐 것이다. 그 나이를 꼭 거쳐서 지금에 온 것이기에 그때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 등을 그저 잊었었을 뿐! 그 시기에서 느끼고 가질 수 있는 생각과 감정들이 어찌 다를 수 있겠는가! 그때의 내 모습들이 책 한 장 한 장과 함께 지나간다. 이렀듯 어른의 입장에서 책을 본다면, 기억 속에 나를 보듯, 충분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단지의 보물>에서 주인공 단지는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큰 의미를 주고 멋진 자신만의 상상의 이야기로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상한 열쇠고리>의 지영는 학교 가는 길에 주은 새 조각의 열쇠고리를 통하여 살짝 생각만 해도, 나쁜 마음도,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처음엔 신이 났다가 그것이 다른 친구들을 아프게 하고 모든 질서를 무너뜨리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판타지의 세계를 경험한 지영이. 아이들도, 나 역시도 학교 가는 무거운 발걸음 속에 늘 품고 다녔던 생각은 아닐까? 내 마음을 몰라준 단짝 친구의 서운함을 엄마의 따스한 이해 속에서 풀어나가는 <호야선장의 우주비행>그리고 <똥글이 파랑반지>에서 ‘나’는 미운 떼쟁이 동생과의 갈등이 쌓여왔고, 그 속에서 더 미운 엄마에 대한 서운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 ‘나’의 가슴 속에서 응어리진 감정의 덩어리가 목구멍을 타고 톡 튀어나온다는 설정만으로도 독자들은 가슴이 펑 뚫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그렇게 생긴 똥글이의 역할은 더욱 흥미롭다.

 작가는 아이들을 마음속을, 생각 속을 꼭 들여다 본 듯 아이들의 눈에서 소재를 찾았으며, 미운 감정, 서운한 마음, 개구진 생각 또한 마음 것 표현해주고 있다. 각각의 결론들 역시 충분히 그 상황들을 경험하게 한 후 스스로 일을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책상 서랍마다 조잡한 것들로 가득 차고, 돌맹이을 깨끗이 씻곤 하는 딸아이의 모습이 괜실히 예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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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밥 공주 창비아동문고 249
이은정 지음, 정문주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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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글, 정문주 그림의 <소나기밥 공주>는 13세 소녀의 어쩔 수 없는 홀로서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어리광도 낯설지 않고, 사춘기의 투정도 귀여울 것 같은 6학년의 아이가 겪기에는 버거운 가정환경과 그 속에서의 지독한 외로움, 배고픔을 견디며 한 발짝씩 커가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와 내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주인공의 엄마는 몇 해 전 집을 나가고, 알코올중독인 아빠마저 주인공 공주에게 말도 하지 않은 채, 재활원으로 가버림으로 버려진 것과 다를 바 없는 공주는 같은 지붕을 쓰고 얇은 벽과 벽, 현관문끼리의 거리도 한 발짝도 되지 않는 다가구집의 이웃들에게 조차 소외되어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아픔과 위태위태한 공주의 상황들을 책 속에서는 강하고 당찬 모습의 주인공을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한다. 
 

 공주는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먹기 위해 급식을 급하게 세 번이나 먹기도 하고 이 때문에 친구들이 놀려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살림도 야무지고 꼼꼼하게 해결해 간다. 사람이 그리워서 그 외로움 때문에 배고픔을 더욱 자주 깊이 느끼는 공주는 있는 재료로 요리하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보려 노력하기도 한다. 텅 빈 냉장고가 싫어서, 텅 빈 뱃속 같아서 쓰레기라도 넣어두려 했던 공주의 마음이 내게 깊이 와 닿는다. ‘그렇겠구나! 그들의 마음이 진정 그러하겠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지치고 허기짐이 깊어 머리의 생각과 다르게 공주는 마트에서 202호 배달되는 물건들을 보고 자신이 202호에 산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게 얻은 음식들은 먹을수록 공주의 속을 불편하고 아프게 만들어갔으며, 그 죄책감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 용서를 구하는 공주에게 그 이웃은 잘못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주에게 작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 작은 관심이 공주에게는 커다란 사람의 정으로 큰 힘이 되어 ‘당참과 씩씩함’ 속에 저장되어간다. 
 

 이렇게 13세의 소녀가 온 몸으로 삶과 부딪히며 희망을 조금씩 기대하는데, 나는! 과연 나는 어떻게 나 삶을 만나고 있으며, 사회 속에서 어떤 이웃이 되어있는 것일까? 공주의 주인집 아저씨처럼 깊이 알면 귀찮아질까봐 슬쩍 피하고 있지는 않는지! 작가는 주인공 내면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외로움, 힘겨움의 심리를 절제된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행동들을 통하여 주인공의 내면을 독자가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독자의 공간을 넓혀 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무거운 내용이기에 되레 그 시기의 친구들이 보기에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해보지만, 다시 생각을 다듬어 보면, 우리가 태어나는 것도, 그렇게 만나게 되는 부모도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음을 모두가 알면서도 그 안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으며, 가장 상처받고 좌절되는 곳 또한 그 곳에서가 무엇보다 크기에 마치 공주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어느 부분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로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주변을 살필 수 여유와 힘을 갖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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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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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토록 친근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독특하고 매력적인 글로 탄생시켰다는 것이 놀랍다. 간결한 문체에 독특함과 재치 있는 표현, 글의 구성이 첫 장부터 빠른 속도로 책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마치 마법처럼. 현실과 환상과 현실이 교묘하게 어우러지며, 환상이 단지 허황된 세계가 아닌 현실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 속에서 주인공은 98%만큼이나 중요한 2%를 채워 현실을 다시 만나게 되는 멋진 판타지 소설이다. 
 

 어린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지하철 어딘가에서 버림도 받아보고, 엄마의 자살도 지켜봐야 했던 주인공은 원망도 슬픔도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못한 채 새 엄마와 그녀의 딸, 그리고 냉담한 아버지와의 생활을 시작한다. 지나친 새 엄마의 횡포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주인공은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학교도 집도 그에게는 고통의 연속이다. 적군 영토에 허접한 움막으로 생존을 의지하는 것처럼 불안하고 위태로운 생활을 하는 주인공은 어처구니없는 누명으로 집에서 도망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만나게 되는 위저드 베이커리! 그는 그곳에서 자신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걱정해주는 마법사와 파랑새의 따스함으로 깊은 위로를 받고, 사람의 감정들과 그들의 선택, 그리고 그것에 따른 책임감을 배우며 현실과 부딪힐 힘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자신에게 생긴 문제는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주인공은 마법의 힘이 아닌 현실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찾아 갈 수 있게 된다. 
 

 어쩔 수없는 상황이 있다. 내가 선택해서 부모를 만날 수 없고,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 집안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내가 태어나게 해 달라고 부모님께 부탁 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그냥 그곳에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내가 어쩔 수없는 상황 없는 상황들이 나를 탓하고, 궁지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내가 큰 잘못이라도 한 듯. 이런 경우들은 성숙한 어른들이 받아들이기에도 참 힘겨운데, 커가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 무게가 얼마나 클까?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고 성취감을 맛봐야 할 시기에 주인공은 자신이 그냥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 되고, 타인의 원망 대상 되고 있음을 절감하고 그 상황을 벗어나기에도 아직 약한 16세이다. 
 

  작가는 그에게 그를 인정해주고 걱정해 주는 따스한 마법사와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이전의 삶은 선택이 불가능 한 것이라면 이제부터의 삶은 스스로의 선택과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함을 느끼게 해 준다. 무엇이든 다 이루어질 것 같은 마법의 세계에서도 선택과 책임이 중요하듯, 삶을 마감 할 때 까지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선택과 책임을 자립을 준비하는 작은 어른들에게 말하고 있다. 물론 다 자란 어른들도 아직 해결되지 못   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익숙한 시나몬 쿠키처럼, 커피 한잔에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그런 카페도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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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됐지? 창비아동문고 247
김옥 지음, 홍정선 그림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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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 글, 홍정선 그림의 창비에서 나온 “준비됐지?”는 아동에서 이제 막 청소년이라는 명찰을 달기 시작하는 친구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애야........아직은 초등학생이니 깐.......’라고 애써 생각하지만 신체적 성장이 빠른 아이들은 갑작스런 몸의 변화를 자신들조차 힘들하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초경이 시작되면 가족들이 축하해주는 분위기로 많이 변화면서 성장이 열린 마음과 눈으로 보여 지지만, 주인공 지효처럼 12세~13세의 남자아이들은 ‘몽정이나 자위행위’처럼 신체적 성장에 있어서 거쳐야 할 과정이기는 하나 떳떳이 말 할 수 없는 안으로 숨겨야 하는 왠지 ‘나쁜 짓’ 같은, 주인공처럼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빠른 몸의 변화에 비해 몇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마음과 생각들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성장통의 첫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자위행위’를 한, 지효는 죄책감에 빠지며 바로 무릎 꿇어 하느님께 죄를 빈다. 아이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이때쯤 지효는 개구진 마음으로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 가족의 신념도 무시한 채 거짓말도 서슴없이 할 수 있게도 된다. 아이의 순수함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 잘 아는 지효는 나쁜 짓을 했으므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처럼 그들의 가족에게는 안 좋은 일만 생긴다. 자신이 너무도 사랑한 엄마의 웃음이 사라지고 아빠의 힘겨운 뒷모습이 모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생겨났다고 믿는 지효는 자신을 사랑하기 힘들었으며 자신감도 잃었다. 지효의 눈으로 보여 지는 세상은 온통 모순이다. 방이 선생도, 친구들의 우상인 우영이도, 장로님 댁도, 하느님조차도. 이런 생각의 터널에 들어가면서 지효는 무섭기만 한 아빠에게 ‘드럼을 치고 싶다고, 최초의 살인자 가인의 역을 맡고 싶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성큼 커간다. 집안의 불행이 너로 인한 것이 아니며 사랑하고 항상 네 편이었다는 아빠의 한 마디 말로 관계가 회복되면서 지효는 본인 스스로를 용서하게 된다. 
 

‘새로움’은 여러 가지의 모습을 한다. 그래서 ‘새로움’은 혹은 ‘변화’는 가슴을 설레게 하며 기대하게 한다. 성장도 그러한 ‘새로움’은 혹은 ‘변화’의 한 면일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크고 작은 과정의 아픔이 있기에 우린 ‘새로움’을 준비하며, 내일을 가슴에 품는 것인가 보다.  
 

책의 아쉬운 점은 자위행의를 하다가 아빠에게 들켜 무척 힘들어 하는 지효에게 그런 신체적 성장의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어떠한 설명도 위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효에게 있어서 나쁜 일이 생긴 원인이 아직도 유효한 것처럼 맺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글을 읽는 또래의 아이들은 그런 행동이 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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