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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더다의 고전 읽기의 즐거움
마이클 더다 지음, 이종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 읽기의 즐거움은 책을 만났을 때 늘 존재하지만 좋은 책을 만났을때의 즐거움은 그 이상의 큰 즐거움이 된다. 재미가 있고, 교훈이 있고, 나아가서는 삶의 텍스트가 되는 책과의 만남은 그 이상의 내 삶의 벗이다. 그 벗들을 만나고 싶은 이는 많지만 하루에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책이 쏟아지는 만큼 양질의 책찾기는 늘 어려운 일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헌책방에서 책사냥에 나서면 바로 나의 한계가 찾아온다. 이를테면 헌책방에서는 내가 아는 책의 정보를 찾아 절판된책, 내공이 쌓인책들을 찾아가는 지도없는 보물섬이다. 지도없는 보물섬에 혜안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박에 보석같은 책을 찾아내지만 혜안이 적은 사람은 돌로 치부하고 지나쳐 버리기도 한다. 귀한 아이템을 두고서.
앞의 헌책방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고전 읽기도 이와 같다. '고전읽기' 오랜 세월이 흘러도 좋은 책, 좋은 글을 잊혀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하나의 모티브가 여러 권의 책이 되기도 하고 영원한 모티브가 된 책들은 이미 '고전' 이라 일컫으며 장수해 나간다. 장수한 그 책들은 좋은 책들이 다 거론될 수 없으며 아는 사람만 아는 좋은 책들은 꾸준히 그 역량을 쌓아가는 사람만이 아는 습득된 정보이기도 하다. 마이클 더다는 그 역량을 쌓아간 한 사람으로서 '고전'의 '즐거움'을 함께 즐기고자 책을 냈다. '고전'이 어렵고 따분하다는 편견을 갖곤 하지만 그 편견은 '고전'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때로는 어려운 소설도 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전 중에서 재미있고 환상적인 책도 있을 것이다. 끝도없는 책의 미로를 (때로는 고전의 미로) 항해를 안내자인 마이클 더다와 함께 보물찾기에 나선 책이 바로 <고전읽기의 즐거움>이다.
1부에서 11부로 나눠 각자의 테마속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들을 그는 소개하고 있다. 유희적인 상상력, 시대의 영웅들, 사랑의 신비, 현자들의 말씀, 일상의 마법등 각 주제에 맞게 소설에서 부터 비소설,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읽히고 읽혀서 헤진 좋은 책들을 하이라이트 부분만을 살려 이 책을 읽음으로서 또다른 책과의 만남을 그는 이어주고 있었다. 책의 목차만 봐도 얼마나 매력적이던지....아는 작가들 보다 모르는 작가가 훨씬 더 많았지만 그만큼 더 보고 싶고, 알고 싶은 작가들이 엄청났다. 책을 읽으면서 도중에 검색하여 책을 찾아보기도 했을 정도니 이 책의 매력을 말하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 마이클 더다는 간결하면서도 책의 재미의 백미들만 소개해 놓아 마치 '이 책 안보고는 못 베길껄~!' 하는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 구구절절 고전의 즐거움을 이야기 하는 것 보다 마이클 더다의 <고전의 즐거움>을 통해 읽어보면 절로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아쉽게도 마이클 더다가 재밌다고 소개한 책 중에는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는 번역본들이 많아 그 점이 아쉬웠다. 책의 미로속에서 귀한 보물을 찾아내듯 그가 소개한 책들은 너무도 반짝반짝 거린다. 그동안 그 반짝임을 스스로 알지 못했지만 그를 통해서 좀 더 넓고, 재밌는 책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또다른 참고서가 될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나에게 큰 기쁨이자 반짝이는 책의 지표가 될 것이다. 고전읽기가 두려운 사람들, 고전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