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나의 마케팅 성지순례기 - 전략적 여행자의 창조와 발견 여행
권민 지음 / 고즈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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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미래 시장, 수년 안에 다가올 자신의 시장이 미리 펼쳐져 있는 곳에 가고 싶어 한다. 미래를 훔쳐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케터는 과거와 현재의 '관광'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런 마케터에게 런던은 세계의 몇 안되는 마케터를 위한 '성지'다. 영감. 정보. 방향. 검증. 샘플. 창조를 위한 공간이다. 마케터에게 끊임없이 탐험을 종용하는 유혹의 보물섬이다."

 <런던, 나의 마케팅 성지 순례기>는 첵 제목 그래도 마케터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또한 5년 안에 100회에 가까운 런던방문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에게 영국은 가까우면서도 친근하고, 친근하면서도 늘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정보창고다. 저자에게 있어 런던의 의미는 창업을 위한 사업 아이디어의 바다이자 배낭여행의 경험을 통해 나중에 회사에 들어가 자신이 본 것으로 회사 생활에 도움을 받는 곳도 런던이라고 이야기 한다. 여행지를 정하지 않고 누군가가 어디를 가는 것이 좋은지 추천해 달라고 할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말하는 곳은 늘, 영국 런던이다.

책 곳곳에는 마케터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런던의 풍경들이 가득 담겨 있다. 자연풍광이 아닌 영국만이 갖고 있는 디자인, 패션,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신발과 옷, 악세사리등 다양한 문화의 보고들이 그곳에 있다. 처음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발을 닿고 있는 이 도시 안에서의 콩닥거림으로 한순간 지나칠 풍경을 카메라 메모리칩 안에 빼곡히 담아 넣는다. 낯선 도시를 여행자로, 직업적인 이유로 찾아드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런던이 베낭여행지의 첫 시작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또한 모든 여행자들이 지나간 지도의 항로를 어리바리한 여행객으로 거쳐 갔다. 몇년이 지난 지금에도 어리바리한 모습이 아쉽고, 지나친 풍광이 아쉬웠다.

각양각색의 테마속에 비춰지는 윈도우속의 디스플레이들은 보면서 마케터라는 직업이 갖는 시각과 앞으로의 미래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점에서 소리없는 전쟁을 마케터들은 늘 하고 있다. 어떻게 시장조사를 해야 하는지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낯선 여행지에서 들뜸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정확한 눈으로 그들의 문화와 그들이 먹는 음식, 그들의 역사 까지도 꼼꼼히 체크해 나간다. 일반 독자가 보기에도 마케터는 그 상황상황을 예리하게 봐야하는 현장성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마케터가 되려고 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보며 눈을 반짝일 것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보여지는 시각은 '여행' 이 아니라 '일'로써 보여준 책이 아닌가 싶다. 전문가의 시각으로서 말이다. 런던의 색을 강렬한 빨간색이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도시라는 것을 사진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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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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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뜨거워지기에,
내 꿈이 구워지기에,
책에서는 좋은 언제나 좋은 냄새가 난다.  

 작년 여름 부터 책을 읽고 나면 다시 되새김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리뷰를 쓰기 전에도 책은 꾸준히 접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한달에 몇 권의 책을 읽는지 (혹은 1년에 몇권의 책을 읽었는지) 기록 하지 않았다. 아마도 읽은 양을 기록하기 보다는 그저 활자를 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모양이다.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책은 읽다가 도저히 책 장이 넘어가지 않아 포기했던 (혹은 취향이 너무 아니어서) 접은 책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좀 더 많은 작가를, 좀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읽은 책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반성하는 일도 필요하다는 자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 인용되는 또 다른 책들이 어김없이 나온다. 책을 한권 뚝딱 끝내고 나면 랜덤으로 이어지는 책의 세계는 그렇게 또다른 책으로의 여행같다. 한권의 책을 통해 읽고 싶은 책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어떨때는 수첩 한가득 목록이 가득차 있다.

 <뒤적뒤적 끼적끼적>은 소설가 김탁환의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이다. 독서열전. 연간 100권의 책은 어떤이에게는 신년초의 독서 목표량이고 또 어떤이에게는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는 가벼운(?) 산의 숫자이기도 하다. 작년 나도 독서 목표를 100권으로 잡았는데 비교적 꾸준하게 읽어 나가서 그런지 무난히 성공한 권수 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전 아쉽게도 김탁환 작가의 전작을 읽어 본 적이 없었다. <방각본 살인사건> <열하광인>등 이름은 무수히 들어봤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처음 그의 필체를 느꼈다.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책을 보며 뒤적이고 끼적이던 글이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붓 터치하듯 진중하게 쓸어담은 글이기도 하다.

일반 독자가 소설을 보며 느끼는 것과 작가가 소설을 볼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첨가되어 궁금증을 많이 풀지는 못했지만 책과 책사이의 여행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 이런 소설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사가 든 책도 있었으며 사놓고 아직 손을 데지 못한 책은 이번에 반드시! 하며 손을 꾸욱 쥔 소설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접하고 싶은 많은 소설들 또한 나의 수첩에 오롯히 적어 나갔다.

나 또한 한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의 여운이 가시지 않으면 몇번을 다시 들여다 보기도 하고 끄적거림은 서평을 대신 한다. 그의 책 한권의 설명은 짤막짤막하다. 그래서 그 책을 깊이 있게 느끼고 싶은 독자는 많은 아쉬움을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책 산책이나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편하게 그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그의 독서열전은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가는 항로처럼 나또한 독서열전의 길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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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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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만경> <사요나라 사요나라> 이후 동작가의 작품을 3번째로 <사랑을 말해줘>를 접한다. <동경만경>을 읽고 작가의 이름을 갓 머릿속에 집어 넣었는데 우연찮게도 최근에 두 작품이 한꺼번에 나왔다. 최근 작품으로 <사요나라 사요나라>를 읽고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얄궂게도 만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사랑을 말해줘>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소리'에 달라지는 남녀의 사랑을 담고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책을 볼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읽으면서 티비를 보는 것처럼 영상이 절로 떠오르게하는 묘한 힘이 있다. 상상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절로 장면이 떠올라 마치 드라마 드라마 한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랑을 말해줘>는 작가의 매력을 좀 더 응축시키는 것처럼 섬세한 느낌에 서울만큼이나 시끄벅적한 도쿄에서의 두 남녀를 만났다.

다큐멘터리 제작가인 슌페이와 풍경은 볼 수 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교코 이 두사람이 '소리'로 만나게 되었다. 남자주인공인 슌페이는 카메라속에 사람의 소리를 담는 직업이지만  때로는 그 소리가 소음으로 들린다. 반면 여주인공 교코는 자신의 눈에 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몸짓을 통해 알 수 있지만 그 속에 소리는 담겨져 있지 않아 늘 소리없는 풍경을 마주하며 일상을 지낸다. 그러던 와중에 슌페이와 교코가 만나면서 슌페이는 소리없는 그녀를 통해 위안과 치유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점차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교코와의 대화를 글을 통해 써야 하는 문제점에 봉착하게 만든다.

짧은 문장을 통해 대화 할 수는 없지만 미묘한 마음에서 나오는 마음의 대화는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음을 점차 깨닫는 두사람이다. 아니, 한사람인가. 슌페이는 그런 미묘한 감정을 꾹 꾹 눌러 담는 것으로 교코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 감정들이 쌓이고, 교고와의 만남이 익숙해지면서 슌페이는 교코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점점 줄어든다. '소리'에 대한 아쉬움 '소통'의 아쉬움을 이 두 사람을 통해 같이 있어도 흑과 백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들의 사랑은 아슬아슬하면서 미묘한 간극의 느낌을 작가의 필치로 섬세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슌페이는 '소리'의 '소음'을 통해 교코에게 치유를 받을 수 있었지만 교코의 깊은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른 호기심과 이끌림을 통해 사랑하게 되었지만 서로의 세계까지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그 미묘한 간극의 차이가 아닐까. 두 남녀 모두 소리가 들린다 해도 늘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소통'의 부족으로 관계가 이어지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끝없는 교류만이 이어나가는 애정전선이라면 두 사람의 마음의 소리는 슌페이가 교코에게 보여주는 교류는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적었다. 그것이 일때문이라는 핑계속에서도 어루만져주지 못한 슌페이가 오히려 '소리'속에서 갖혀 있다는 느낌이 든 소설이었다.

소통과 부제는 늘 인간이 안고 살아가야 하는 숙제다. 더욱이 사람하는 남녀라면 그 피가 흐르는 혈관처럼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일지도. 언제나, 늘 '익숙함'은 안정적이면서도 무섭게 느껴진다. 사랑을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순페이와 들을 수 없는 쿄코....때로는 우리가 들을 수 있어도 짧은 문장속에서 대화처럼 '소통'의 부재로 허덕이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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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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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북박스라는 이름으로 파란 표지였던 이 책은 개정판으로 아기자기한 양장본으로 다시 출판 되었다.)

 한 번, 두 번....스무번 가까이 책을 읽었을땐 어느새 숫자를 세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처음 내가 이 책을 만난건 도서관에서 책을 마주 대했다..사람들의 손때가 묻어있는 파란 표지로 이 책을 만났다. 로맨스라는 장르 소설에 빠져 들다가 어느 시점까지 읽다보니 주인공 이름이 헷갈리시 시작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내용들이 뒤죽박죽 섞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질려가고 있을쯤 누군가의 리뷰글을 보고 도서관에서 가서 습관적으로 책을 골랐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하 줄여서 사서함이라 칭함.)을 읽을때까지만 해도 나는 딱히 어떤 류의 책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이야기가 재밌거나 주인공이 매력적인 인물이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고 문제나 작가에 대해서는 그저 조금 참고만 됐을 뿐 깊은 영향은 못 미쳤다.

서평을 쓰기 전에 얼마전부터 책을 한권씩 읽어보시는 엄마께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서함을 안겨 드렸다. 눈이 나쁘셔서 하루에 조금씩 읽던 엄마가 처음에는 책이 심심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좀 더 진도를 나가보시라고 권유 드렸는데 한참을 읽어보시더니 이 책의 진가를 느끼셨나보다. 이 책은 긴 문장이 연결되지 않으면서도 짧은 문장이 동글동글한 물방울의 느낌을 준다. 마치 처름 읽을때는 잔잔함이 물결치다가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항아리에 물이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두사람, 라디오 작가 공진솔과 라디오 PD 이 건,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다. 두 사람의 이야기 속에 건의 친구인 선우와 애리의 사랑, 건의 할아버지인 이필관옹의 사랑, 진솔의 친구인 가람의 사랑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무지개빛 만큼이나 다른 색깔의 빛 속에서도 진솔과 이 건의 사랑은 느릿하면서도 달콤하다. 사랑의 시작은 진솔이 먼저했지만 점차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번져가는 건이의 사랑은 심장이 콩닥콩닥 거리며 간질거린다.

작가인 그녀와 시인이자 PD인 건의 말투는 글 속에서 작가가 그리는 만큼이나 작가의 시선인지 진솔의 마음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동글동글해진 글자가 나에게 툭! 하고 다가오는 것 같다. 처음으로 책장을 덮었을 때는 이 책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한동안 나도 진솔이와 건이와 같은 연애를 해 보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사랑스러운 소설이었다. 한눈에 반하는 사랑도, 목숨을 걸 만큼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싶은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감정을 느껴보고 싶지 않을까. 아쉬운건 그런 사랑이 현실에서는 몇만분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운명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불이 붙듯 한눈에 팍! 하고 터지는 사랑보다 잔잔하지만 상대방에게 배려를 하며 조금씩 다가가는 진솔과 건의 사랑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점점...젖어드는 사랑. 이 책을 손과 발을 합한 것 보다 더 많이 읽은 이유는 아마도 두 사람의 사랑법이 내 마음을 흔들었기에 손에 들면 볼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건의 올곳음과 시니컬해보이지만 실은 가슴 가득 따스함이 있는 남자가 좋아서.

사랑해서 가슴이 따뜻하고, 사랑해서 가슴이 아릿한. 그렇지만 다시 사랑을 하고 싶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촉촉한 감동을 넘어 라디오 부스 어디선가 그 둘이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주파수가 흐르는 곳 어디선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존재감. 그리고 두 사람을 더욱더 깊게 이어준 이필관옹.

로맨스 소설을 보다보면 늘 여주인공 보다는 남자 주인공이 좋았다. 하지만 사서함에서는 건이만큼이나 진솔이 좋았다. 진솔이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랑은 사랑을 해도 그 속에 외로움도 있고 쓸쓸함을 느낀다는 그말이 현실감있게 느껴졌다. 사서함은 로맨스소설이지만 장르소설 답지 않은 일반소설의 느낌이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랑을 통해 그 달콤 씁쓸한 맛을 느끼게 하는 어루만져지는 잔잔한 문체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사랑스런 별장지기><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 두 작품을 접하면서...계속해서 사서함을 읽으면서 이도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토독토독. 봄비 내리듯 스며드는 문체는 책을 펴고 읽는 순간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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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환상문학전집 11
필립 K. 딕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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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라는 제목을 보며 고개를 갸웃 거리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이라는 이야기에 눈을 반짝 거렸다. 사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보지 못했지만 예전 교양시간으로 영화의 이해 수업을 들었을때 익숙하게 들어왔다. 익숙하게 들어왔던 제목이었기에 망설임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나중에 원작 소설이 나와서 보는 경우도 있고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원작이 소설일 경우는 거의 다 만족하며 읽었다. 오히려 영상보다 더 만족감을 느끼면서,

필립 K. 딕은 1928년에 태어나 1982년에 사망하기까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가 죽은 후에 원작 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가 <블레이드 러너>의 제목으로 영화가 세상밖으로 나왔고 그 후에 필립 K. 딕은 SF작가로서 인기덤에 올랐다고 한다. 그의 생전에 빛을 못 봤던 작품이 그가 죽고 난 후에는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임포스터> 등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원작으로 다시금 조명을 받았다고 하는데 저 위에 언급한 영화중 탐 크루즈가 주연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큰 스크린을 통해 보았다. 이 영화를 볼때도 전혀 내가 상상하지 못한 장면을 보면서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역시 그렇다.

인간대신 안드로이드가 대신하고 살아있는 동물을 키우는 것이 꿈이고 기분 전환 기계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이야기는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진다. 인간의 편안함은 때때로 인간의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해 주는 수고로움을 꿈꾸지만 그것이 전반적인 사람의 기분까지 대신한다는 것을 상상해보면 절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움이 느껴진다. 핵 방사능 때문에 동물이 멸종되어 동물을 사려고 하는 딕의 모습은 인간이 과학의 진보와 앞으로의 미래상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 같아 웃음을 지으면서도 크게 웃지 못하는 것은 경악케 하는 무언가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어릴때 티비를 보면 2010년의 청사진을 그려놓을 것을 보면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있고 과학이 좀 더 발전한 미래상을 티비를 통해 본 적이 있다. 만화영화와 더불어서 본 기억도 새록새록 나는데 밀레엄의 해를 맞아 변해가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과학과 진보된 사회 속에서 보다 더 편안함을 추구하며 버튼 하나만 눌러도 달나라까지 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 속에 우리는 밝은 면만을 조명할 뿐 어두운 면은 조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립 K. 딕은 과학이 발전된다면 인간의 기계적인 면을 더 부각시킬 뿐 아니라 자연이라는 공간과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의 멸종을 통해 살아있는 동물을 사고 싶어 하는 인간의 풍자적인 면을 그렸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풍자적이고 아이더니한 모습이 현재의 우리들의 경종을 울리게 만든다. 하루 하루 더해가는 기계적인 발전은 불과 몇 십년전과 다르게 빠른 시간의 폭으로 엄청난 속도로 향해 간다. 그런만큼 물과 공기...우리가 아껴야 하는 것들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드로이는 전기양을 꿈꾸지만 우리는 아직 동물과 함께 머금고 살고 있다. 그가 꿈꾸는 살아있는 생명을 우리는 좀 더 아끼고 보전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소설을 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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