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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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소설가의 부엌 탐방기


 줄리언 반스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를 읽고 한참을 웃었다. 책을 쓰는 것 같은 까칠하고, 정교한 그의 언어가 과연 나의 부엌 안에서도 통할 것인가? 부엌은 익숙한데 요리는 미숙하다 보니 무엇을 봐야할지 모를 때 우리의 소설가는 당연히 책을 참조한다. 더불어 그에게는 꽤 많은 요리책을 책장 여기저기에 소장하고 있다. 요리책을 보다보면 정말 군침이 흐를 정도로 멋드러진 화보 옆에 정교한 레시피가 세밀하게 적혀져 있다. 책을 촤르륵 넘겨보다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음식을 택해 레시피를 따라 해보려고 하지만, 가장 쉬운 레시피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게 된다. 눈으로 볼 때는 몰랐던 것이 직접 부엌에 들어가 보면 들통나기 쉬운 것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줄리언 반스처럼 요리책을 찾아 레시피를 따라 해보기도 하지만 보통 인터넷을 검색해 따라 할 때가 많다. 같은 음식이라도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하다 보니 나중에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지만 우선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들의 설명을 따라가다가 길을 잃어버린다. 요리 재료도, 정량도 애매해서 눈대중으로 양념을 추가해 버린다. 양념을 추가하거나 집에 없는 양념들을 과감히 버리고, 계속해서 요리를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추구하는 맛이 영영 나오지 않거나, 비스무리하게 따라 갈 때가 있다. 그러나 결과물은 사진에 찍혀진 그대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듯 똑같이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인 이 책이 더 재밌게 읽혔다. 정교한 언어를 쓰는 그가 부엌에서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쿡쿡 웃음을 머금고 책을 읽었다.


티비만 틀었다 하면 셰프들이 나오고, 전국을 넘어 세계의 먹방들이 즐비하다 보니 여기저기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집에 있는 재료는 한정되어 있고. 음식을 만드는 이는 유명한 셰프가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데 미숙한 주방장이다보니 그저 눈으로 보고 즐길 뿐이다. 한 분야의 대가도 이렇게 좌절과 억압을 당하며 무력감에 젖어있다니. 그의 한탄스러운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웃고, 부엌에서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들의 수고로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재밌는 이야기지만 어딘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가지 맛의 음식을 조금 많이 먹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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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보를 보고 책을 사지 말것. 요리책의 화보를 가리키며 "나도 이걸 만들어야지"라고 하지 말 것. 못 만든다.  - p.53


(4) 모든 요리책 화보는 그릇된 기대감만 심어준다. 의도가 정직한 책들도 그렇다. 왜 그런지 그 역설의 내용은 이렇다. 『진짜 요리』의 서문을 보니 나이절 슬레이터는 책의 화보가 모두 실물임을 밝힌다. "일반적인 요리 사진과 달리, 설정 사진이거나 억지로 꾸민 게 아리나 철저히 있는 그대로의 사진이다. "그는 그냥 계속 요리하고, 사진사는 그냥 계속 셔터만 눌러댔다는 얘기다. 곰곰생각보면 그런 설정 사진만도 못하다. 훨씬 더 못하다. 조작하지 않았다는 그 사진들이 보여주는 음식들은 평균치 호갱들이 따라 한 결과물에 비하면 화려함으로 곪아터질 정도이기 때문이다. - p.98~99


수플레는 납작하게 주저앉았고, 그 위에 얹은 소스는 상층부의 4분의 1이 되는 등 우라질 완전 실패작이다. 그래도 맛있기는 우라질 무진장 맛있다!" 내가 여러 실수를 저질렀겠지만, 그중 하나는 사바랭 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가지고 있기는커녕 그게 뭔지도 몰랐다. 그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올니가 이 도구를 언급하는데, 나는 그 부분에 밑줄을 긋고 이렇게 썼다. "이제 뭔지 이 빌어먹을 책 어딘가에 책 설명을 좀 해주면 좋잖아, 이 친구야."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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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몰락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4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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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서사시의 시작점


 켄 폴릿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족족 사고 있다. 전쟁문학에 관심이 많아 한 권씩 쟁기다보니 시리즈의 책들도 여러권 모였는데 책을 사는 것도, 읽는 것도 진도가 나지 않았다. 정말 재밌을까 싶어 시작하게된 20세기 3부작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인 <거인들의 몰락> 1권을 펼쳐 들었다. 배경은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11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국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웨일스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마치 국가를 대변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처한 위치에 따라 그들이 하는 역할이 저울의 추처럼 묵직하게 다가왔다.


영국 국왕 조지 5세가 런던의 웨스트민트터 성당에서 성대하게 대관식을 거행하던 날 웨일스에 있는 빌리는 13번째 생일을 맞았다. 13살의 어린 나이인 소년은 학교가 아닌 처음으로 깊은 갱에 들어가 일을 하기도 한 날이기도 했다. 애설과 빌리의 아버지는 노조위원장으로 많은 광부들의 일을 대변해주고 있는 이였다. 가부장적이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권리를 내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로 그려진다. 처음 갱에 들어간 어린 소년의 치기와 무서움, 호된 신고식은 '빌리'라는 인물을 부각시키며 이야기가 나아간다. 빌리의 눈으로 바라본 광부들의 모습은 얼굴만큼이나 각기 다른 성격의 이들을 훤히 비춰준다. 묵직한 이들도 있었고, 야비하면서도 누군가를 골려주는 이들의 천박함도 엿보였다. 무섭지만 누군가의 놀림감으로 평생을 그의 이름 앞에 닉네임으로 불리는 것이 싫어 꿋꿋하게 이겨낸 빌리.


빌리가 사우스 웨일스 애버로언의 일을 전한다면 빌리의 누나 애설은 피츠허버트 백작의 하녀로 일하며, 그들의 일상을 눈에 보이들 그려내고 있다. 아름다운 동시에 영민하고 재치가 있는 애설은 백작을 흠모한다. 이미 피츠에게는 러시아 공주인 아내 비가 옆에 있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영특한 재주가 있는 애설을 마음에 들인다. 대외적으로 그는 오랜시간 축적해온 부와 왕실의 교류로 은밀한 정보까지 습득하며 이야기를 논한다. 각각의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들이 신분에 따라 다른 위치를 지정하고 있고, 상류층에 속하는 피츠허버트 백작을 비롯해 그들이 만나는 국왕과 울리히 가문의 발터의 모습은 노동현장에서 투쟁하는 이들과는 다른 격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이 만든 의식과 권위, 자존감, 명예, 평판만이 그들을 지탱하고 있기라도 한 듯 부를 축척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빌리가 몸담고 있는 광산에 사고가 났을 때 피츠에게 막대한 자본이 들어오는 창구 중 하나임에도 피츠 백작은 스스로 나서서 그들을 돕지 않았다. 상류층과 하류층의 삶의 대비와 그들이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들이 판이하게 달랐다. 피츠가 백작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인과 동생 모드, 험 고모를 데리고 가정과 밖에서의 일을 평온하게 잘 보는 듯 하지만 남자로서 피츠는 바람둥이에 불과하다. 마음에 맞는 여자들과의 하룻밤이 잦은 동시에 하녀인 애설과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그녀가 아이를 갖는 순간 그동안의 애정은 싹뚝 잘라버리는 나쁜남자다.


비정하기도 하고, 책임감이 적는 피츠와 비슷한 인물이라면 러시아의 그리고리와 레프 형제의 이야기를 거론할 수 밖에 없다. 형이 온화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라면 레프는 그야말로 시정잡배다. 책임감도 일말의 양심도 없는 그의 행동 때문에 미국에 가서 잘 살아려던 형의 꿈을 짓밟아 버리고, 살인을 저지른 후 형이 모아온 돈과 배 티켓을 가지고 떠나 버린다. 모든 책임은 형에게 지어놓고서. 그들의 대척점에 선 이가 독일을 대표하는 인물 발터다. 피츠와 친구인 동시에 피츠의 여동생인 모드와 사랑하는 사이다. 서로에게 끌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품으며 좋아하던 시기에 그들에게 닥친 먹구름으로 그들은 아슬아슬한 사랑을 한다.


1914년 6월 세르비아의 테러리스트가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 지배의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후발주자로 독일이 따라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영국와 독일이 서로 맞부딪히는 상황에서 오스트리아의 사건이 시발점이 되어 각 나라의 이익과 충돌되다 보니 서로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된다. 세르비아 곁에는 러시아가 있고, 오스트리아에게는 동맹국 독일이 한데 뭉쳐져 있었다. 독일이 나서자 영국과 프랑스가 연합군이 되어 일으킨 전쟁이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일어나는 과정이 각 인물의 역할에 따라 세밀하게 그려낸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내용이라 1권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인생은 물론이고, 각 나라의 운명이 미친 폭풍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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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공동의 적에 맞서 온 나라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들끓는 사회적 불만을 잠재운다. 전시에는 파업도 일어나지 않을 테고 공화주의를 외치는 주장은 비애국적인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심지어 참정권을 요구하는 여자들의 목소리도 잠잠해질지 모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그는 이상하리만치 그 전망에 이끌렸다. 전쟁은 그가 쓸모 있고 용감하다는 걸 증명해줄 테고, 국가에 이바지함으로써 평생 누려온 지나친 부와 특권을 되갚을 수 있는 기회였다. - p.106


"우리가 그래도 된다고 용인할 때만, 노동자는 지배계급보다 수적으로 우세하고 힘이 있어. 지배계급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기대고 있지. 그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집을 짓고 옷을 만드는 건 우리야. 우리가 없으면 그들은 죽어버릴걸. 우리의 용인 없이 지배계급은 어떤 것도 할 수 없어. 항상 그걸 명심해라." - p.176


국제관계만큼 끌리는 분야도 없었다. 우호와 적대, 동맹과 전쟁. 십대 시절 그는 아버지가 위원으로 속해 있던 상원외교위원회의 회의를 여러 번 참관했다. 연극 관람보다 훨씬 흥미진진한 체험이었다. 아버지는 말했다. "이제 바로 국가들이 평화와 번영을 이국하는 방식이야. 전쟁과 파괴, 기근일 수 있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외교야말로 네가 세상에 가장 큰 공헌을, 혹은 해악을 남길 수 있는 분야란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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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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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유산을 통해 바라보는 로마제국


 로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길'이다. 김영하 작가가 오래 전에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떠났던 장소도 바로 '로마'였다. 그는 '아피아 가도'를 걸으면서 '모든 길을 로마로 통한다'는 뜻의 의미를 간략하면서도 진중하게 전해주었다. 그래서 로마 하면 나도 모르게 많은 유형유산이 있으면서도 가장 먼저 손에 꼽는 것이 로마의 '길'이다. 오랜시간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평설인 <로마인 이야기>를 읽을 때도 그들에게 길은 그들의 혈관과 같았다. 뻗어져 나가는 길 속에서 많은 것을 도모했고, 이룩했다. 무엇보다 그들의 로마의 번영은 좋은 체제 속에서도 맑은 피를 수혈해 더 좋은 쪽으로 영토를 넓힐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체계가 무너지면서 혈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쁜 피에 전도되어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모든 것이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 법이라 그들에게 토목 건축은 그들의 심장부이자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도요대학교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교에서 환경건설공학과교수로 일하고 있는 나카가와 요시타카의 눈으로 바라보는 '로마'를 다시 보여준다. 전공하는 이가 바라보는 적확한 로마의 토목과 건축술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제목인 <빵과 서커스>는 로마가 시민들에게 제공한 빵과 오락을 가리키는 용어다. 즉, 포퓰리즘을 대표하는 단어로 재미만을 추구하는 로마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자 400년 동안 이어진 로마의 좋은 정치가들이 더 이상 배출되지 않고 서서히 허물어진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나라. 그들에게 있어서는 영원히 '해가 지지 않을 것 같은 나라' 였지만 그들의 좋은 체제가 후반기에서 부터는 서서히 틈새가 벌어진다. 틈입한 틈새를 메우지 않고, 자꾸만 점점 구멍을 내는 역할을 그들의 정치와 사람들이 더해 나갔다. 메울 수 있는 시간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다가 결국은 큰 구멍에 의해 화려한 로마의 역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가 버린다.


무엇보다 이 책의 묘미는 로마제국이 남긴 유산들을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통해 그들이 지은 도시의 면면을 살펴 볼 수 있다. 도시를 둘러싼 장벽과 상하수도, 도로 시스템, 욕장, 콜로세움, 신전, 마우솔레움, 리브라리움등 제국을 둘러싼 모든 유형유산의 일부를 책을 통해 세밀하게 살펴 볼 수 있다. 도시를 건설 할 때 꼭 필요한 상하수도 시스템과 지금의 길과 흡사할 정도로 도로망이 잘 되어 있는 로마의 길은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들이 속주에 세웠던 수도교를 볼 때마다 정말 로마의 시스템이 탄탄했구나, 하고 감탄 할 때가 많은데 아쉽게도 좋은 시스템이 세월이 가면서 누수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오랜세월 그들의 닦아놓았던 제국의 번영은 한 나라가 오랫동안 몰락 대신 번영의 카드를 지탱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가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책이다. 다양한 문화와 건축 토목의 발전이 나라를 일으키는 하나의 축이었지만 그들의 방종과 쾌락, 재미만을 추구하는 로마인들의 안일함이 결국 자신들의 제국에 안녕을 고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빵과 서커스>는 다방면을 로마를 바라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인 책이었다. 많은 사진을 통해 건축물과 도로, 교량등을 볼 수 있었고, 번영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몰락이라는 단어를 뒤집으면서 바라 볼 수 있다는 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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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남의 영어의 진실 : 영단어 영알남의 영어의 진실
양승준 지음 / 길벗이지톡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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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


 또 한 주의 시간이 다가왔네요. 이번주는 with를 비롯해 as, after,off까지의 단어를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전치사로서 자주 쓰는 단어라 익숙하고 자막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라 친숙한 단어예요. 영어를 잘 모르는 이들도 자주 우리말처럼 쓰는 단어이기도 하구요. <영알남의 영어의 진실>을 공부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알고 있는 영단어도 다시 보고 두들일만큼 단어가 갖고 있는 범위가 얼마만큼인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알고 있는 단어의 길이는 이만큼인데 실제 단어가 가지고 있는 길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걸 확인하게 되네요. 그러면서 배우는 거지만 너무 단어를 축소시키며, 영어단어를 외운 건 아닌지 반성 아닌 반성을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되네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전치사인 with는 '함께'라는 뜻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단어이지요. 그런데 영알남은 with의 기본 그림을 함께가 아닌 '가까운' 그림으로 그리면서 대상에게 '다가가가는' 이미지로 그려내요. 우리가 늘 외우는 단어의 뜻과 비슷하지만 다른 접근법으로 생각을 하니 다각도로 해석하기가 쉬운 단어로 느껴지네요.


옆에 예문은 영알남이 영국 대학교 수업에 있었던 일을 예시로 들어준 문장이예요. 교수가 그에게 뭐라고 질문을 하네요. "  Are you with me?" 너 나에게 가까이 왔니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본 뜻은 이 수업을 이해하고 있냐는 물음을 교수가 묻고 있는 문장이예요.
 

 

단어를 설명하는 만큼이나 as의 의미가 그림을 통해 한 눈에 들어오는 설명이네요. 다의어기 때문에 여러개의 뜻을 외어야 하는 전치사로 잘 알려져 있어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영알남은 언어의 본질을 하나이기에 본질적인 그림만 정확히 외어두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동등한' 느낌만은 잊지말고 알아두라고.


옆에 예시문을 보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I'm a lecturer as a student."


'나는 강사이자 학생이다'라는 말을 강단에 있는 선생님이 말씀 하시네요.

 

 

 

 

톰과 제리의 그림인가요. 이보다 더 after라는 단어를 설명 할 수 없는 그림이네요. '~후에'라고 알고 있지만 범위가 넓은 단어이기 때문에 톰이 제리를 쫓아가듯 뒤따라 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이해하는게 중요한 단어에요. 그러고 나니까 옆에 예문도 이해가 되고, 다른 예문도 쉬이 눈에 들어오네요.
 

 

리얼한 그림으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지만 예문을 보면 " He is always after money."

그는 항상 돈을 쫓아간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전치사 off는 앞의 after만큼이나 의미가 아주 방대하다고 하네요. 영알남은 이전에 배웠던 of를 인용하면서 f가 하나 더 붙었기에 실패하는, 떨어져 나가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어요. 실패하는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죠.

우리가 스위치를 켜고 끌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더 off에 대해서 명확히 알 수 있어요.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의 범위를 확장시키면서 더 깊이 알아가는 단어의 면면들을 더 깊이 알아가니 영어단어가 더 쉽게 다가오네요. 이 단어만큼은 실생활에 쓰는 부분도 많아 더 흥미롭네요. 많은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한 단어를 정확히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예요.

그럼 다음 이시간에 다른 단어로 만나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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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에서 생긴 일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1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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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이야기


 마스다 미리의 책은 격한 공감을 일으키기 보다는 잔잔한 파동을 자아낸다. 그녀의 만화나 에세이 모두 같은 결을 갖고 있어서 읽는 내내 이런 감정의 결들이 있구나, 싶을 때가 많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시시콜콜하고, 어떻게 보면 잔잔하지만 마음 속 깊은 파동이 수면 아래 넘실넘실 춤을 시간들이었다. 처음 책을 마주 할 때는 때때로 무덤덤하게 읽히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마스다 미리가 한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라 나도 모르게 빙긋 웃게 된다.


어렸을 때는 호기심으로 여탕이 아닌 남탕에서의 모습이 궁금했다. 여탕에서 생긴 일이야 언제나 비슷비슷한 풍경이라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예전에는 많은 이들이 집에서 목욕을 하기 보다는 목욕탕에서 때를 벗기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집에서 가볍게 샤워를 하는 공간도 있을 뿐더러 매일 같이 운동하는 이들이 많아 집 주변에 목욕탕이 많이 사라졌다. 사람이 많이 부대끼는 것이 싫어 해가 뜨지 않는 새벽시간을 이용해 목욕을 가던 겨울 날의 발걸음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린 아이였을 때 엄마 옆에서 비누거품을 내며 장난하던 장소는 사라지고, 다른 건물이 들어선 것처럼 목욕탕은 은밀하면서도 소소한 일상적인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문득 샤워실에서 운동후 샤워를 하다보니 마스다 미리가 이야기한 '루틴'이 생각나 한참을 웃었다. 목욕하는 것은 같지만 저마다의 씻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는 이야기. 그래서 그런지 씻다 말고 주변을 휘익휘익 둘러보며 그들이 씻는 방식을 곁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밥을 먹는 것 만큼이나 목욕을 하는 방법, 옷을 입기 까지의 과정들, 나이에 따른 옷 입는 방법이 많이 달랐다. 일상적인 이야기라 그저 지나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작가는 허투루 놓치지 않고 목욕탕의 이야기와 자신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곁들여 보다 풍성하게 꾸며 낸다.


운동을 하고 개운하게 몸을 씻어 내리는 것처럼, 목욕 후 찬바람에 머리를 말리며 시원하게 하루는 보내는 것 만큼이나 찬우유를 입에대고 한모금 쪼옥하고 마시면 그만한 맛이 또 그렇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순간에서 짧지만 강하게 쾌감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몇 해전 부터는 센터에서 운동 후 샤워를 하다보니 목욕탕을 갈 일이 없는데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고 나니 대중목욕탕에 가서 뜨거운 탕 안에 몸을 누이고 싶어졌다.  

  

내 미래가 반드시 여기 있다고 생각했던 젊은 날의 물음이다. 어른이 되면 그대로 이 동네에서 결혼해, 목욕탕에 아이들을 데려오고, 아줌마가 되어 누군가와 서로 등을 밀러줄 거라 믿었던 시절. 이십 년 후의 내 모습을 엿보았더라면 상당히 놀랐겠지. 고양을 떠나, 미혼, 서른일곱 살 여자. 열일곱 살의 나는 지금 내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같은 건 상상하지 못할 거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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