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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 미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상하이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미술 이야기
최란아 지음 / 학민사 / 2015년 3월
평점 :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책을 받는 순간 무척 설렜다. 평소 그림을 좋아했기 때문에, 특히 큐레이터로서 저자는 어떤 귀한 지식을 우리들에게 줄까,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그림은 작은 화면 안에 시간과 역사와 사상, 예술가의 혼이 담긴 것이므로, 그것을 단순히 가격으로만 따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림의 값어치를 아는 이들이 나를 찾을 때, 나는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그림을 걸어준다. 그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회사 직원이 그림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걸 목격하는 것 역시 그림 렌탈을 통해서 얻는 보람이다.
외국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요약
첫째,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만큼 수월해 진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생활이 단절되는 불행일 수밖에 없다.
둘째, 친구를 만든다. 현지 친구도 좋고 외국인 친구도 좋다. 현지 친구는 그 나라에 대한 의문점을 친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고, 문화에 대한 것도, 역사나 지리, 정치, 유행에 관한 것도 모두 친구에게 배울 수 있으니, 우정도 만들고 현지 사정에도 밝아질 수 있다. 외국인 친구는 낯선 나라에서 사는 외로움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또 다른 면에서 좋은 관계이다.
셋째, 텔레비전 보기, 현지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뉴스와 드라마를 추천할 만하고, 언어 능력이 된다면 토크쇼를 보는 것도 좋다.
넷째, 사람들의 얼굴을 읽는 능력을 키운다. 눈치라고 해야 할까? 언어로 해결이 안 되는 것은 눈치로 때려잡으면 된다. 연습하면 된다.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다섯 째, 긍정의 힘을 무시하지 말자. 긍정의 힘은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 외국 살면서도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중요한 에너지이다.
여섯 째, 일기를 쓰거나 블로그를 운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다보면 세심한 눈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고, 그냥 살았을 때보다 자신의 삶에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반성할 것도 생기고, 지나칠 뻔 했던 기쁨도 발견하고, 새로운 목표나 계획이 생기기도 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삶이 정리된다. 블로그를 사람들이 많이 읽어 준다면 더욱 자신의 글에 책임감도 느끼고, 그러다가 파워 블로그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향기를 전하며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공적인 삶으로 바꾸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다보면 외로움도 훨씬 덜하다.
일곱 째, 종교 생활하기. 종교에 적을 두고 모이는 모임은 늘 따뜻하다. 사람들을 격려해주고, 걱정해 주고, 함께 기도해 준다. 새로 이사 온 사람들에게는 그곳에 정착할 수 있는 큰 도움이 된다.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를 통한 마음의 안정도 크지만, 한 집단에 속하는 소속감은 자칫 물 위에 뜬 기름처럼 부유할 수도 있는 생활을 뿌리 깊게 잡아 준다.
여덟 째, 현지 여행하기, 살고 있는 나라를 더 잘 알게 되는 방법으로 여행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많이 알수록 그만큼 더 깊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큐레이터로 살아가는 내내, 어려웠던 일을 극복해내면서 그에 따른 보람들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읽는 내내, 감동과 놀람, 미술과 예술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가득해서 좋았다. 그림을, 예술을 통해 교제하게 된 내외국의 친구와 화가들 이야기가 사뭇 진지했다. 그림은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고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이고, 어디서 구입해야 할까? 란 의문점을 아주 친절하게 정보와 지혜를 상세히 글 속에 담겨져 있다. 이 저자로 인해 한층 더 미학적인 내 심미감이 깊어짐을 예감한다. 문화생활 속, 나의 평범한 생활도 미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이다. 미술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어디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지 마음의 눈이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좋은 징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