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경험 - 김형경 독서 성장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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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독서하는 사람은 성장과 함께 성숙해진다고 믿는 사람이다. 독서의 과정에서 자기도 몰랐던 자기의 모습을 만나게 되고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한 권의 책을 읽은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으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만만치 않은 책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인 김형경씨가 독서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들을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풀어내고 있어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는 그녀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독서는 간접 경험의 최고봉이며, 결국 직접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만들고 변화시키는 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TV, 인터넷, 스마트폰, 영화 등 다양한 매스미디어가 발달한 이 시대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만나서 함께 읽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책속의 인물이나 내용 속에 자신의 모습과 실제 상황을 투영하게 되면서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한다.

 

 이 책은 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시간과 공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 시공간의 경험을 독서 모임이라고 불렀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Chapter1.독서 모임, 둥글고 고요한 공간, Chapter2. 아픈 경험에서 배우기, Chapter3. 실패 경험에서 배우기, Chapter4. 타인의 경험에서 배우기, Chapter5. 우리가 읽은 책들이다. 첫 장은 독서 모임을 만들고 이끄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한 내용이며, 2, 3, 4장은 독서 모임에서 후배 여성들의 질문에 저자가 답했던 내용들이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10년 독서 모임 경험의 결과물이다. 독서 모임에서 구성원들과 나눈 이야기이며,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이며, 그들로부터 촉발된 영감과 통찰 모음이다. 이 세 장의 큰 주제는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용기를 갖고 마주대해야 한다. 그것이 무척 힘든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가운데에 이라는 매개물을 놓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며, 멋지고 위대한 일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책은 우리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압축해 놓은 또 다른 세상이다. 그 속에서 개인은 확장되고 깊어진다. 적어도 나 아닌 한 명의 타인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다. 또한 독서를 통해 독자들은 간접 경험을 하게 되고, 직접 경험해 보겠다는 용기를 얻게 된다. 자신에게 도움을 줄 사람을 찾게 되며, 자신이 직접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나아가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 또 다른 책에 관심을 갖고 일게 되며, 그로 인해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나도 그와 같은 경험을 많이 했다. 나는 주로 소설 작품을 많이 읽는 편인데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가 그가 읽고 좋았다는 작품이나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을 찾아서 읽게 된다. 소설속 내용과 관련된 사건을 찾아 읽다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단어들을 만나게 된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가 일제시대 말 백정과 일반 백성들 사이에 벌어진 신분차별이 매우 심했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좋은 책을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선물하여 함께 책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꽤나 흘러갔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적도 많았다.

 

의심하는 마음과 신뢰하는 마음 중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은 의심, 불신 쪽이다. 타인을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은 자율성, 친밀감, 창의성 등의 정신 기능과 함께 성장 과정에서 만들어 가져야 하는 역량이다. 성장기에 그 기능이 형성되지 못했더라도 성인이 된 후 알아차리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새롭게 성취할 수 있다. 그런 다음 한 번 계산해보아야 한다. 외부 세계를 의심하면서 자기 신념 속에 갇혀 있을 때 보는 손해와, 세상을 신뢰하다가 뒤통수 맞을 때 보는 손해 중 어느 쪽이 심각한가를, 일정한 공식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풀이 결과는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르겠다.’

                                                                             

p.12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이다. 책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하는 용기, 혼자 읽기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말해보는 용기, 우리가 읽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해 보자는 용기를 내어 볼 때이다.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읽으면 된다. 그렇게 평생 독서를 하다보면 읽기에서 쓰기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것이며, 읽고 쓴 것을 나누고 실천하는 성숙한 내가, 우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내는 것과 같다. 책을 다 읽지 않는 이상 끝을 예상할 수는 있지만, 알 수는 없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매일 책을 읽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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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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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 위안과 고통을 동시에 주는 술~
그 술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는 그냥 일어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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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시선 401
김용택 지음 / 창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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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처럼 파란 표지가 시속에 그려진 세계로 시를 읽는 이들을 끌고 가는 것 같다.
필리핀 선교탐방길에서 만나 친구가 된 분께 읽고 있던 이 시집을 선물로 주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구입해서 읽었다.
선물로 주고 와서 정말 다행이다. 대한민국의 가을하늘을 주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택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지만 마음을 두드리는 진실과 소박함이 있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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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제임스 노우드 프랫 지음, 문기영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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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에 의한 홍차에 대한 홍차의 이야기.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서 공부에 입문하기 좋은 책.
서구에서 즐겨 마신 차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피가 섞여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우리나라 차에 대해 연구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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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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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때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그때 읽으면서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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