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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토끼 ㅣ 제제의 그림책
서영 지음 / 제제의숲 / 2025년 11월
평점 :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다. 서두르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우리는 ‘기다림이 주는 기쁨’을 잊고 산다. 뜸을 들여 음식을 먹을 여유도, 자판기 커피 한 잔이 내려오는 짧은 시간조차 버텨내기 어렵다. 인내심이라는 덕목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기다림’을 배워야 할까.
서영 작가의 그림책 **《3초 토끼》**는 인내심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전하는 유쾌한 해답이다. 주인공 토끼 ‘깨부’는 뜨거운 스튜를 식히는 3초조차 참지 못해 입술을 데고, 책의 결말을 훔쳐보려 하며, 숨바꼭질에서도 3초 이상 숨어 있지 못한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조급해하는 깨부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 모두의 모습을 비춘다.
결국 깨부는 ‘참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인내의 고수 ‘멍도사’를 찾아간다. 지루한 가르침의 시간을 지나, 서둘러 먹느라 엄마의 스튜 맛조차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면서, 깨부는 비로소 기다림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깨달음이 곧바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과 되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으며, 그 간극은 작은 기다림을 반복하는 힘에서 채워진다. 3초가 5초가 되고, 5초가 10초가 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 큰 기쁨을 발견한다.
《3초 토끼》는 단순한 교훈을 넘어, 천천히 기다릴 줄 아는 태도가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성장 이야기다. 유쾌한 그림과 코믹한 연출은 메시지의 무게를 가볍고 즐겁게 전달한다. 읽으면 웃음이 나고, 덮고 나면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싶어진다.
인내심, 참을성, 자기 조절력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독자에게 권한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어른이 먼저 읽어도 충분히 좋은 그림책이다. 매일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재미있고, 삶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특별한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