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단 한 권의 책이 2800만 부나 팔렸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습니다. 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기억하기론 오래 전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1천만 부를 돌파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 근데, 에코의 주저를 아주 가볍게 저 멀리 따돌린 책이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니. 상상도 못해 본 책이네요.

 

 

 

 

 

 

 

 

 

 

 

 

 

 

 

그러니까 그제 자(20일 월요일) 신문을 주섬주섬 보다가 중앙일보 23면 '랆과 추억'면에 난 기사를 본 거에요. '밀리언셀러 작가 존슨 별세(7월 3일)'. 향연 78세.

 

그의 책을 오래 전에 몇 권 봤습니다. 위 책과 함께, <선물>, <1분 경영> 등을 읽었더랬죠.

 

 

 

 

 

 

 

 

 

 

 

 

 

 

스펜서의 다른 책 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조직과 조직인의 '변화'라는 주제를 갖고 이 책만큼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시사점을 준 책은 그전까지 없었다고 볼 수 있죠.

 

이 책의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사라진 치즈를 찾고자 각자 다른 선택을 내린 두 생쥐와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근데 작가는 이걸 상징성이 강한 우화로 포장했습니다.

 

그러니까 현대인이 조직에서 겪는 선택의 순간으로 절묘하게 유비되게끔 썼다는 거죠.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상황에서 적절하게 책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자게서 들은 읽은 즉시 바로바로 처분하는데, 이 책과 함께 매트 노가드의 <미운오리 새끼의 출근>과 켄 블랜차드의 <겅호>는 아직까지 소장하고 있습니다. 원서와 함께요.

 

 

 

 

 

 

 

 

 

 

 

 

 

중앙일보 기자는 말합니다. "불황을 겪던 기업 최고경영자와 직장인들의 큰 공감대를 얻은 <누가 내 치지..>는 전 세계에서 2800만 부가 팔렸다. 한국에선 200만부 넘게 팔렸다. 그의 책은 모두 44개 언어로 번역, 출간 됐다."

 

원래 스펜서는 영국 왕립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의사였습니다. 하버드대 의대에서 수련의 과정도 거쳤죠.

 

근데 그 수련의 과정 중에 작가로 진로를 바꿨답니다. 초보 작가 시절에는 의료기 제소사에서 일하며 의료기술 정보를 쉽게 설명한 책자을 썼다고 해요.

 

그가 작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책은 켄 블랜차드와 함께 쓴 <1분 경영>. 이후 작가로서 30여 년간 활동했지만 그는 은둔자와 같았습니다. 인터뷰는 물론 대외활동도 하지 않았다네요. 자신의 책에 사진을 걸지도 못하게 했답니다.

 

그런그가 2003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처럼 말했답니다.

 

"대부분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을 쓰는 게 더 현명하다."

 

스펜서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분이라면, 그가 말하는 바가 뭔지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을 쓰는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죠.

 

어쨌거나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니까요. 2800만 부는 정말 놀랄만한 숫자입니다! 재미있는 장르 문학 소설도 달성하기 어려운 판매고죠.

 

한때나마 읽었던 독자로서, 스펜서 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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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7-11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amoo 2017-07-13 20:39   좋아요 2 | URL
저도 마찬가지로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유명인 치고는 얼굴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신문에 실린 얼굴은 인상이 좋더군요..

dys1211 2017-07-11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갠적으로 경영 관련 이런 멋진 리뷰 앞으로 많이 기대합니다.^*

yamoo 2017-07-13 20:42   좋아요 2 | URL
경영 관련 책은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아서요. 물론 경영서도 좋은 책들이 많지요. 하지만 계속 읽어야 할 목록 때문에 언제 읽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ㅎ

갠적으로 자게서 관련책은 5-6년 전에 쫑을 본 듯합니다. 하지만 경영전략이나 기획서에 관계된 책들은 꾸준히 읽기는 하는데, 리뷰 쓰는 게 좀 거시기 하다는...쓸 게 없어요..ㅜㅜ

cyrus 2017-07-1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처음 읽었습니다. 당시 학교에서 과제로 내준 독후감 대상도서 중 한 권이 존슨의 책이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읽어봐도 좋은 책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st in peace.

yamoo 2017-07-13 20:43   좋아요 1 | URL
사이러스 님은 중학생 때 과제로 읽으셨군요! 청소년 용으로도 좋은 책이지요. 그리고 독서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책인 것만은 분명한 듯!

stella.K 2017-07-12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야무님께 물으면 되겠군요.ㅎ
야무님은 자계서는 절대로 안 읽으실 것 같은데 그런 야무님이
이런 책을 읽으셨다면 정말 한 번쯤 읽어봐야겠습니다.
아, 저는 미운 오래 새끼... 나름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ㅋ

그렇죠. 독자가 원하는 걸 쓰면 좋은데 그걸 모르겠으니까
작가가 쓰고 싶은 걸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공감을 얻길 바라면서...ㅋㅋ

요즘 같은 장수시대에 조금 아쉬운 생애를 살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amoo 2017-07-13 20:46   좋아요 1 | URL
음....그건 좀 곤란하겠군요...ㅎ 저도 모르는 책이 너무도 많아서뤼...--;;

예전에 자게서 많이 읽었습니다. 경영서 많이 읽었어요. 남는 게 없어서 그렇지...전부 처분하고 달랑 3 작품 갖고 있습니다...ㅎ <미운 오리 새끼> 재밌죠..ㅎㅎ

독자가 원하는 걸 쓰는 것도 재주 입니다. 이걸 못해서 뜨지 못한 작가가 부지기수 잖아요..ㅎ
 

질 좋은 옷을 저렴하게 구입하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이 칼럼을 발행하는 제1원칙이자 옷에 대한 제 모토 쯤 되죠. 언제나 소비자 편에서 자본과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알라딘 서재에서 패션칼럼을 발행하는 이유입니다.


많은 비즈니스맨들(그냥 일반 남성 포함)이 브랜드에 혹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옷을 구매하도록 돕기 위해 저는 계속 페이퍼를 발행할 계획입니다. 꺼리가 떨어지는 날까지요..ㅋ

 

 

오늘은 남자의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셔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좋은 셔츠란 어떤 셔츠인지 기준만이라도 알면 선택의 폭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셔츠에 관한 기사나 콘텐츠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맨에게 적합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클래식한 셔츠에 대해서는 말이죠)

 

좋은 셔츠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기준이나 방법이 아니라, 주로 브랜드나 디테일 그리고 디자인에 집중된 정보가 많기에 새로운 정보를 부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저는 셔츠의 브랜드나 디테일이 아닌, 셔츠의 본질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해 보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셔츠는 셔츠만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즉 셔츠는 자기주장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몸과 겉옷인 수트 사이를 조화롭게 매개하는 아이템이니까요.

 

좋은 셔츠가 구비해야 할 요건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좋은 셔츠의 기준을 다음 책에서 찾곤 합니다. 너무도 유명한 글이라서 남성 스타일을 다룬 책에 종종 인용되곤 하지요.

 

 

 

그는 커다란 최고급 옷장 두 개를 열어 보여주었다. 옷장 안에는 그의 양복과 실내복, 넥타이가 가득 들어차 있었고, 셔츠가 여남은 벌씩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영국에 내 옷을 사서 보내 주는 사람이 있는데, 봄과 가을로 철이 바뀔 때마다 옷을 골라서 보내주지요."그는 셔츠 더비 하나를 꺼내더니 셔츠를 한 장씩 우리 앞에 던졌다. 얇은 린넨 셔츠, 두꺼운 실크 셔츠, 고급 플란넬 셔츠가 떨어질 때마다 접힌 부분이 퍼지면서 갖가지 색깔로 탁자를 뒤덮었다. 우리가 탄성을 지르는 동안 그는 셔츠를 더 많이 가져왔고, 부드럽고 화려한 셔츠 더미는 점점 더 높이 쌓여 갔다. 산호색, 풋사과색, 라벤더색, 옅은 오렌지색의 줄무늬, 소용돌이무늬, 격자무늬 셔츠 들에는 푸른색으로 그의 이름 머리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데이지가 별안간 소리를 지르며 셔츠에 얼굴을 묻고 격렬하게 울기 시작했다."정말 아름다운 셔츠들이에요." 그녀가 흐느끼며 말했지만, 목소리는 겹겹이 쌓인 셔츠 더미에 뭍혀 잘 들리지 않았다."이렇게-----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는 본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슬퍼져요."            

                                                              <위대한 개츠비>(열림원, 2013) pp145-146

 

 

 


바로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 묘사된 내용입니다. <위대한 개츠비> 번역본은 20종 이상이 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절반 이상은 셔츠를 '와이 셔츠'로 옮기고 있습니다. 이런 판본을 전부 제외하고(정식 명칭이 '드레스 셔츠' 또는 '화이트 셔츠'이기 때문) 셔츠의 아름다운 부분을 가장 잘 살린 번역본이 김석희 씨가 번역한 열림원 본입니다.

 

제가 다소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 인용 부분에 좋은 셔츠가 갖고 있는 핵심 요소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개츠비는 이 소설에서 아주 부유한 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데이지는 상류층의 표본인 여주인공이지요. 당시 미국의 상류층은 모든 것을 최고급으로 소비했습니다.

 

옷도 예외가 아닙니다.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최고급 옷장'이라고요. 최고급 옷장에 최고급 셔츠가 벽돌처럼 쌓여 있지요.  그리고 개츠비는 셔츠를 하나씩 던집니다.

 

"셔츠가 떨어질 때마다 접힌 부분이 퍼지면서 갖가지 색깔로 탁자를 뒤덮었다. 우리가 탄성을 지르는 동안 그는 셔츠를 더 많이 가져왔고, 부드럽고 화려한 셔츠 더미는 점점 더 높이 쌓여 갔다."

 

 

그렇습니다. 최고급 셔츠들은 던지면, 곧바로 개어 놓은 형태가 떨어지면서  접힌 부분이 퍼지며 더미를 이뤄 쌓입니다. 입체적이죠. 접착심이 들어간 셔츠나 뻣뻣한 소재의 셔츠는 절대로 이렇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종이처럼 날리죠.

 

접힌 부분이 퍼지면서 입체적인 더미를 이루기 위해서는 셔츠 소재가 부드러워야 합니다. 셔츠의 소재가 얼마나 부드럽고 화려하면 데이지가 울음까지 터뜨리겠습니까. 이처럼 아름다운 셔츠는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요. 상류층의 표본인 데이지가 셔츠를 보고 울음을 터뜨릴 정도면 말 다했지요.

 

자, 지금까지 소설 속 내용을 언급하면서까지 장황하게 말씀드린 건 '소재'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셔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입니다. 디테일이나 디자인적인 면은 나중의 일입니다. 왜냐구요? 셔츠는 직접 피부에 닿는 속옷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셔츠는 본질적으로 남자의 속옷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완화됐지만 셔츠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속옷 개념이었죠. 그래서 19세기~20세기 초반 신사들은 절대 재킷을 벗지 않았답니다. 이런 전통은 아직도 서구에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셔츠 속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지요.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이기 때문에 소재가 매우 좋아야 합니다. 상체의 움직임에 따라 재킷의 놀림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며, 땀도 잘 흡수해야 하지요. 그렇기 위해서 셔츠는 부드러워야 합니다. 떨어질 때 퍼지면서 더미를 이룰 정도로요. 그래서 무조건 100% 면이나 린넨 소재로 된 셔츠를 입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셔츠는 몸과 재킷 사이에서 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조화해야 합니다. 겉옷 과의 마찰을 줄이고 몸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러워야 하지요.

 

"좋은 셔츠의 조건은 재킷 아래서 방해가 되지 않는 셔츠, 재킷과 함께 움직이는 셔츠다. 이는 부분별로 고려해야할 작업이다. 셔츠 만드는 데 품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셔츠 전문 메이커 브리오의 대표인 에지오 파티에스 몬타나가 하는 말입니다.

 

그만큼 셔츠에서 소재는 절대적입니다. 반드시 소재부터 확인하시고 셔츠를 고르세요. 디자인이나 디테일에 현혹되지 마시구요.

 

소재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슈트 라펠과 셔츠 칼라의 조합입니다. 라펠이 넓으면 셔츠 칼라도 넓어야 하지요. 얼굴 형에 따라 칼라의 벌어진 각도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있지요. 고지라인과 이루는 조화입니다. 클래식한 수트는 고지라인(라펠의 꺽인 부분)이 높습니다. 목덜미에서 대략 9센티 정도에 위치하죠. 고지라인이 낮을수록 캐주얼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넥타이와의 조화를 고려해야지요.

 

셔츠의 색깔, 무늬, 디자인보다 위 3가지 요건이 확실하면 됩니다. 더 이상 요건을 따지는 건 무의미합니다. 좋은 소재의 셔츠를 제대로 선택하는 기본 요건이지요.

 

 

자, 그렇다면 어떤 셔츠를 얼마만큼 구매해야 할까요? 무조건 화이트 셔츠가 많을 수록 좋습니다. 매일 갈아입어야 하니, 기본적으로 최소한 5벌 이상은 있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이 블루 계열 색상 하나, 핀 스트라이프 계열 하나, 버튼 다운 셔츠 하나, 옥스퍼드 셔츠 하나, 플란넬 체크 셔츠 하나 정도 있으면 됩니다.

 

너무 많다 싶으면 화이트 셔츠 3벌과 블루 셔츠 하나, 핀 스트라이프 셔츠 하나, 체크 셔츠 하나 정도만 하세요. 셔츠는 속옷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안에 런닝 셔츠를 입지 않아야 합니다.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매일 갈아입어야 하지요. 그래서 셔츠는 많을 수록 좋습니다.

 

셔츠를 살 때에는 '이번에는 데님 셔츠를 사야지', '클레릭 셔츠를 사야지'하는 식으로 사면 100% 실패합니다. '질 좋은 면 소재로 된, 내 목 치수에 맞는 와이드 스프레드 셔츠를 사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구매해야 합니다. 항상 구체적으로 생각해야지 막연하게 생각하면 디자인이나 스타일에 끌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멋있는 듯보여 입지만, 입을수록 어색하게 됩니다. 디자인이 강할수록 셔츠가 자기 주장을 하게 되죠. 셔츠는 언제나 수트 속에 묻혀 은은히 그 역할을 감당할 때 최고로 멋있습니다. 이게 바로 셔츠의 미덕이죠.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클래식한(베이직한) 셔츠를 구매할 확률이 높게 됩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질 좋은 셔츠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직접 소재를 만져봐야 합니다. 손으로 움켜쥐었다가 놓았을 때 구져지지 않고 부드럽게 복원되는 게 좋은 소재입니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소재, 치수, 스타일 그리고 디테일에 순으로 정하면 되겠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남았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가서 이런 셔츠를 사야하느냐 하는 거죠. 2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주 저렴하지만 품질은 괜찮은 기성 셔츠와 맞춤 셔츠에 대한 정보입니다.

 

목 둘레와 팔 길이가 맞지 않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맞춤 셔츠를 추천드립니다. 한 번 맞춰 입므면 기성 셔츠를 입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치만 비용이 만만치 않죠. 더군다나 셔츠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일일히 주문을 많이 해야 한다는 거죠.

 

이런 게 귀찮으신 분은 기성 셔츠를 구입해서 입으시면 됩니다. 저렴하지만 품질은 괜찮은 브랜드로 셔츠 스튜디오와 유니클로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후자를 강추합니다.

 

왜냐?  가격 대비 품질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세계최초로 의류공장에 품질 관리사를 두고 옷을 생산한 업체가 바로 유니클로입니다.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세계적인 브랜드죠. 하지만 정기 세일 할 때 가보면 시장 표보다 싼 충격적인 가격으로 기본 아이템을 팝니다. 연중 30%정도 상시 세일을 하기도하지요.

 

유니클로는 매장이 많기 때문에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매장을 자주 들러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면 4만 원짜리 옥스퍼드 셔츠를 5천원에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이즈도 일반 외국 브랜드보다 한 치수 작은 사이즈가 더 있어 좋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가을쯤에 유니클로 정기 세일 때 가서 5천원 택 가격이 붙어 있는 셔츠를 5-6벌 구매합니다. 원래는 39,000원에 출고된 셔츠지요. 

 

놀라운 건 같은 품질의 옥스퍼드 셔츠를 무인양장에서 사면 가격이 2배이고, 빈폴이나 헤지스에서 사면 10만 원대 후반이라는 겁니다. 원단은 똑같습니다. 디자인도 거의 비슷해요. 브랜드 중독성이 심하지 않다면, 당연히 싸고 좋은 옷을 입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셔츠 스튜디오의 경우는 세일에서 일률적으로 1만원 대 파는 셔츠들이 괜찮습니다. 하지만 원단은 그리 좋은 게 아니죠. 가성비 대비 입을만한 셔츠라는 거. 유니클로가 훨씬 좋습니다. 셔츠 스튜디오의 1만원 셔츠들은 100% 면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블루셔츠나 체크셔츠는 캐주얼 용으로 그럭저럭 입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헉헉, 힘들군요. 이렇게 길게 쓸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마지막이니 힘을 좀 내겠습니다. 맞춤 셔츠에 관해서요.

 

 

역시 개인적인 경험 입니다만, 맞춤 셔츠를 입어 보니 기성 셔츠보다 원단과 핏 모두 만족스럽더군요. 가격도 생각보다 매우 저렴하고요. 1만 원짜리 셔츠 스튜디오나 유니클로 브랜드보다 좋은 셔츠를 원하시면 맞춤 전문점에서 셔츠를 맞춰 입어보세요. 생각 이상입니다.

 

닥스나 헤지스 셔츠를 입느니, 맞춤 셔츠를 입는 것이 스타일 면에서건 경제적인 면에서건 우월합니다. 맞춤은 원단과 디테일을 자기 식대로 얼마든지 꾸밀 수 있기 때문에 기성 셔츠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특히 팔 길이와 목둘레 때문에 기성셔츠가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입니다.

 

맞춤 셔츠도 2곳만 추천 드리겠습니다. 가성비 갑인 곳과 약간 돈을 들여 셔츠만이라도 하이엔드를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한 곳입니다.

 

워싱톤 : 저렴한 맞춤셔츠 전문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헤밀턴(798-5693)과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5년 전보다 가격이 좀 올라 한 벌 당 4~5만 원 정도 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곳인데, 잘 나올 때는 매우 잘 나오지만 가끔 질이 떨어지는 셔츠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맞춤 처음 하시는 분에게 추천하는 곳입니다.

 

이태원 본점(796-1650)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6-1

강동점(481-1650) ;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456

여의도점(782-1650) ;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여의도종합상가 1층 105호

 


고쉐 : 국내 맞춤 셔츠의 원조라 회자되고 있는 곳입니다. 이미 엄청난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맞춤 셔츠 전문점으로,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현재 고쉐와 비슷한 콘셉과 가격대의 셔츠 전문점이 몇 개 있기는 하지만 고쉐의 노하우와 품질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국산 원단으로 맞추는 셔츠는 6만 4천원과 7만 4천원 두 종류이고, 수입 원단은 9만 9천원부터 시작합니다. 가격 대비 최고의 셔츠를 원하시는 분에게 추천 드리는 곳입니다.

 


압구정 본점(541-3588) 강남구 신사동 659번지 대원 칸타빌 상가 104호

                       분당선 압구정 로데오 역 6번 출구 도보 5분

역삼점(563-3588) 강남구 역삼동 702-16

                  지하철 선릉역 5번 출구(도보5분)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최적의 셔츠 구입 조합은 이렇습니다. 고쉐에서 1-2벌 맞추고, 워싱턴이나 헤밀턴에서 3벌 정도 맞춘 후, 나머지는 유니클로나 셔츠 스튜디오에서 구입하는 것입니다. 맞춤 셔츠는 격식을 차릴 때 입고, 나머지 셔츠들은 전투용으로 입는 게 최적이라 봅니다만..

 

구입 시 반드시 면100%, 린넨 100%인지 확인하고, 내 치수에 맞는 클래식 스타일의 OO칼라를 사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야된다는 거! 이 점만 유의한다면 좋은 셔츠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비록 '개츠비'에 나올 정도의 고급 셔츠는 아니지만, 가용할 자원으로 '어느 정도' 최고의 셔츠를 입을 수 있습니다. 아무 셔츠나가 아닌 내게 맞는 최고의 드레스 셔츠를요.

아무쪼록 좋은 셔츠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비즈니스 맨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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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7-11 0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중요한 미팅이 아니고는 정장 차림을 할 기회가 많지 않네요. 예전보다 입을 기회는 줄었지만, 미리 잘 갖춰놓을 필요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7-07-11 18:50   좋아요 3 | URL
정장 차림이 아니라도 남자에게 셔츠는 정말 중요해요. 셔츠를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옷차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네이비나 베이지 치노 바지(일명 면바지)에 좋은 셔츠 한 장만 잘 걸쳐도 정말 멋져 보일 수 있어요. 몸에 잘 맞게만 입으면 어디가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남자에게 있어 셔츠는 중요해요. 헌데 많이들 간과하고 있는 게 현실...적은 돈으로 얼마든지 기분을 전환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데 말이지요.^^;;

cyrus 2017-07-11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yamoo님이 소설의 문장을 인용하니까 소설 속에 나오는 ‘셔츠’라는 단어가 특별하게 보입니다. 문장을 재발견한 yamoo님의 눈썰미가 대단합니다. ^^

yamoo 2017-07-11 18:51   좋아요 2 | URL
그냥 관심의 차이인 거 같아욤..ㅎㅎ 뭐 둔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잖아요..ㅋㅋ 눈썰미가 아닌....관심의 차이에요~ㅎ

stella.K 2017-07-11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까~! 이거 알라딘이 아니라 에스콰이어 같은 패션 잡지에
실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ㅋ
개츠비도 인용하시고. 멋진 글이네요.
근데 데이지가 흐느끼기까지 했다는 건 좀 과장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대체로 남자들이 캐주얼보다 와이 셔츠가 멋있긴 해요.
하지만 흐느끼는 정도는 아니죠. 그런 것으로 봐 작가가 데이지로 비롯해서
모든 여자들이 흐느껴 주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아님 그 무렵 와이 셔츠가 나온지 얼마 안 되서 로망이었나 보죠.ㅋㅋ

yamoo 2017-07-11 18:55   좋아요 2 | URL
헐~ 무슨 에스콰이어 잡지까지 들먹이십니까요~ㅎ

소설에서는 데이지가 흐느낍니다. 헌데, 그런 거에 꽂히는 사람들이 있나봐요. 아룸다운 걸 보면 눈물을 글썽이는 여자 사람들을 많이 봐서뤼...ㅎ

흠..스텔라 님은 주위에 그런 여자 사람이 없나 부네욤..ㅎ 전 그런 여자 사람들을 경험해 봐서 데이지가 흐느끼는 게 아주 자연스럽더라구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1 15: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셔츠에도 깊이가 있군요. ㅎㅎ
그래서 복식 예절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켓을 벗지 않나 봅니다.
나 같은 사람은 일단 자리에 앉으면 제일 먼저 자켓부터 벗는데 말입니다..
자켓 입고 앉으면 엄청 불편하던데.. 역시 멋을 아는 분들은 그 불편을 감수하는 모양입니다..

yamoo 2017-07-11 18:59   좋아요 2 | URL
네...남성 복시에서 깊이를 따지면 셔츠만한 아이템이 없지요. 셔츠 지수로 그 사람의 스타일 지수를 판별하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옷 좀 입는 다는 사람들 중에 셔츠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좀 피곤합니다..ㅎ

베스트를 입고 있으면 재킷을 벗을 수 있어요. 하지만 셔츠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절대 재킷을 벗지 않지요. 전 별로 불편하지 않은데, 여름에는 정말 덥더라구요. 더위에는 장사 없다고...전 걍 더우면 훌렁훌렁 재킷을 벗습니다요..ㅎ

morpheus 2017-11-08 0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좋은 글 발견했네요. 잘 읽고 갑니다!
 
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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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에 나타난 인간관의 재검토 :

인간의 본성은 과연 악한가

 

 

 

들어가며

 

 

2000년 무렵, 나는 당시 일본 아니메에 빠져있었다. <신세기 에반겔리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회자되는 작품을 추천받았다. 추천작은 <무한의 리바이어스>. 26부작을 단 이틀에 다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애니 리뷰 사이트에 ‘15소년 표류기의 우주버전’이라는 타이틀로 리뷰를 썼다. 얼마 안가 누군가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랬다.

 

 

“<15소년 표류기> 보다는 <파리대왕>에 가깝고, 타니구치 고로우 감독이 아마도 <파리대왕>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기획한 거 같다.”

 

 

그 즉시 <파리대왕>을 구해 읽어 보았다. 당시에는 청목사 본으로 읽었는데, 정말 <무한의 리바이어스>와 상당히 흡사해서 놀랐더랬다. 주로 애니와 소설의 인물 분석에 초점을 맞춰 본 기억이 있다. 애니가 소설과 다른 점이라면 소녀들이 약간 등장한다는 정도.

 

 

지난 주 월요일. 간만에 독서모임 카페를 방문했는데, 7월 2일 주제도서가 <파리대왕>(민음사, 2007)이었다. 이미 읽은 작품이었기에, 갈까 말까 망설였다. 세세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읽을 겸 민음사 본을 펴들었다.

 

 

그때가 저녁 7시 무렵쯤이었는데, 다음날 잠들기 전까지 모두 읽을 수 있었다. 번역이 안 좋아 투덜거리면서도, 몰입할 수밖에 없는 마력이 있었다. 세계문학을 이리도 재미있게 읽은 건, 페데리코 안다시의 <해부학자>이후 첨이었고, 민음사 시리즈로도 첨이었다.

 

 

그리고는 소담출판사 본과 문예출판사 본을 모두 구입하여 다시 비교해 보면서 읽었다. 역시 소문대로 문예본의 번역이 가장 좋았고, 소담본이 그냥 읽을 만한 수준. 민음사 본이 완전 최악이었다. <파리대왕>에 대한 번역 불만은 다음 기회에 페이퍼를 통해 들여다 볼 생각이다.

 

 

어쨌거나 도합 3번을 읽으니,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알라딘 리뷰를 싹 훑어보았다. 논문도 몇 편 읽어 보았다. 헌데 그 내용이 대부분 비슷비슷했다. ‘이성 vs 본능’, ‘소라, 안경, 짐승 등에 대한 상징성’, ‘랠프와 잭의 갈등’ 등의 주제가 ‘인간의 야만적 본성’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내가 리뷰를 쓴다고 해서 앞서 논의된 글들과 다를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리뷰쓰기를 포기했다. 헌데 토론에 참석하려고 보니,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이 와중에 리뷰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그 단초는 작가 골딩이 제시해 주었다. ‘악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골딩은 “악은 환경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다”고 봤다. 이 리뷰는 이에 대한 반론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핵전쟁이 발발한 시기에 한 무리의 아이를 태운 비행기가 바다 한 가운데의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만 4세에서 12세 사이의 소년들로, 랠프라는 아이가 대장이 되어 무리를 이끌지만, 잭이라는 아이는 이에 반발하여 랠프의 무리를 이탈한다. 이후 다수의 아이들을 자기편으로 모은 잭은 자기와는 생각이 다른 랠프의 무리를 하나씩 굴복시키고, 급기야 혼자만 남은 랠프를 죽이기 위해 섬의 숲을 태운다. 랠프가 잭의 무리에 의해 거의 죽게 되기 직전, 거대한 연기를 본 해군에 의해 아이들 모두가 구조된다. (더 자세한 줄거리는 ‘파리대왕’으로 검색만하면 쉽게 찾을 수 있기에,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괴물(짐승)과 파리대왕의 실체

 

 

이 작품에서 괴물(짐승)은 끊임없이 회자된다. 급기야 죽은 낙하산 병사를 괴물의 실체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 잭은 랠프의 무리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된다. 랠프보다 더 어린 꼬마들은 유령 꿈을 꾸고, 괴물이 바다에서 올라온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침묵하는 자연의 괴괴함에 이 괴물에 대한 소문은 아이들의 불안 심리를 가중시킨다.

 

 

이때마다 사이먼은 '괴물은 우리(사람) 자체가 아닐까' 라는 내적 독백에 가까운 말을 우물거린다. 그러다가 사이먼은 잭 일행이 멧돼지를 잡아 그 머리를 베어 꼬챙이에 꼽아 놓은 곳에 이른다. 돼지머리에 달라붙은 수많은 파리떼가 곧 파리대왕이었다. 파리대왕은 이를 응시하고 있는 사이먼에게 말을 건다.

 

 

"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을 해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가소로운 일이야!"하고 그 돼지머리는 말하였다. 그러자 순간 숲과 흐릿하게 식별할 수 있는 장소들이 웃음소리를 흉내 내듯 하면서 메아리쳤다.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란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는가, 왜 모든 것이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인거야." 웃음소리가 다시 떨리며 메아리쳤다. (p214)

 

 

이처럼 작가는 파리대왕을 대신에 이 소설의 주제의식을 전달한다. '나 같은 짐승'이란 인간 본성에 내재하고 있는 악이자 광기이다. 알려진 것처럼 이 소설의 모티프는 1858년에 발표된 밸런타인의 소설 <산호섬>이다. 이는 본문 p49에도 등장한다. <산호섬>은 밸런타인 당대의 낙천적인 시대상을 대변하여,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소설이다. 인간은 섬의 원주민들까지도 교화할 수 있는 선천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그려진다. 한마디로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라는 거다.

 

 

헌데 <파리대왕>은 <산호섬>과 거기에 나타나 있는 낙천적 인간관을 완전히 뒤집는다. 이 완벽한 원초적 상태에서 사회에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보여주는 파괴적 행위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성악설을 뒷받침한다. 골딩에 따르면 <파리대왕>의 주제를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의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라고 했는데, 파리대왕을 대신해 사이먼에게 속삭이고 있는 위의 인용구가 이를 집약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하겠다.

 

 

 

 

과연 인간은 악한 존재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통적으로 이 작품은 인간 본성에 대한 주제로 많이 읽혀 왔다. 랠프는 이성을 기반으로 한 인간 본성의 선한 쪽, 잭은 본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악한 본성 쪽으로 정리하여, 야만적인 본능이 선한 본성을 누른다는 도식으로 많이 논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몇 편의 논문 제목만 검색해도 이를 알 수 있을 정도.

 

골딩 자신도 위에서 살펴봤다시피 이 작품을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 결함의 근원을 찾나내려는' 의도에서 작품을 구상했다. 골딩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2차 세계대전을 겪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골딩은 인간 개개인이 악하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밸런타인의 <산호섬>을 패러디하여(<산호섬>의 주인공도 랠프와 잭이다) 그와 완벽히 대척점에 있는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을 매우 감명 깊게 읽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의 주제가 '성악설에 기반한 작품'이라는 거(악은 인간의 내면에 있다)에 반론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인간 본성에 대한 논쟁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양분된다. 전자는 맹자로, 후자는 순자로 대변된다. 문제는 이 도식이 칼로 무베듯 양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건 가능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아기는 선악을 알지 못한다. 이 아기는 자라면서 선해질 수도 있고 악해질 수도 있다. 결정된 것은 없고, 환경에 따른 이 아이의 반응으로 선한 인간이 될 수도 있고 악한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이도 반반씩 섞여 있는 존재로 성장하게 되지, 완벽히 악한 인간이란 없고, 완벽히 선한 인간도 없다.

 

 

대다수의 논문과 리뷰들의 작품 분석에 따르면, 랠프는 이성에 기반한 선한 쪽으로, 잭은 본능에 기반한 악한 쪽으로 양분한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무인도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폭력과 광기에 휩싸여 악한 인간으로 타락한다. 선한 본성은 약해지거나 악에 종속된다. 그리하여 인간의 본성은 악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과연 이런 단순한 이분법적 도식으로 이 소설의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나는 랠프가 이성을 대변한다고 보지도 않고, 잭이 본능을 대변한다고 파악되지도 않는다. 랠프와 잭 모두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이성과 본능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인물로 파악된다. 단지 랠프가 규칙과 질서를 우선시한 반면 잭은 직관을 우선시했다는 차이밖에 없다. 악한 것은 없다. 극한 상황적 두려움에 대한 인간의 대응 방식의 차이이지, 악이나 선이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그대로 발현된다는 논리는 상황 자체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귀결이다.

 

 

물론 이 섬에서는 두 차례의 살인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멧돼지 사냥이 인간 사냥으로 확대된 모습처럼 보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광기와 본능을 구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광기는 본능이 아니다(물론 이에 대한 논증도 필요하지만). 본능을 넘어선 도착에 가깝다. 그러면 광기는 악인가? 악은 도대체 무엇인가? 여기에 이르면, 처음의 단순한 도식이었던 ‘잭은 악, 랠프는 선’을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나오며

 

 

<파리대왕>을 다시 읽으면서, 한 가지 새로운 변화(전에는 랠프가 무척 불쌍하다고 생각)는 내가 잭에게 무척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잭은 매우 직관적 사고를 하는 타입이다. 거기에 권력욕도 있다. 자신의 주도로 멧돼지를 사냥하여 그 고기를 모두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잭의 리더십이 절차를 중시하는 랠프의 리더십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무인도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는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어, 순간순간 위기에 맞게 임기응변을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에너지가 너무 강하여 살상과 광기에 휩싸이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상황에 대응하는 잭의 방식은 동물적 감각을 중시하는 현대 기업인들과 매우 비슷한 면이 많다. 작금의 시대는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이기에, 직관에 기반한 삶의 방식이 무척 요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광기로 흐르지만 않는다면, 랠프의 방식보다 훨씬 더 나은 방식일 수 있다. 무엇보다 잭은 현재를 즐기는 재미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까지 하니까! (잭이 지향하는 삶의 방식은 광기어린 행위에 가려져서 그렇지 무척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잭이 광기에 휩쓸려 돼지를 죽이고 랠프까지 죽이려고 한 것은 외부의 두려운 환경을 극복하려고 했기 때문이지 본래부터 갖고 있는 악한 본성 때문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상황의 산물이지 본성적 존재가 결코 아님을 상개해 보라!) 그런고로 이 소설의 인물 잭은 재평가 되어야만 하고, 인간의 악한 본성이 인간 내면에서 발현한다는 식의 성악설적 입장 역시 재고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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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7-07-0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인 것 같습니다. 획일적인 사고는 위험한듯 보이네요.

yamoo 2017-07-07 22:26   좋아요 0 | URL
네, 생각할 거리를 아주 많이 던져주는 작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정치학 서적으로도 읽을 수 있고, 모험 소설로도 읽을 수 있으며, 인간 본성에 관한 철학적 우화로도 읽을 수 있으니까요.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열린 작품 같아 좋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0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대왕 진짜 기똥차게 재미있었습니다. 엄두 두 척 !

yamoo 2017-07-07 22:29   좋아요 0 | URL
진짜 기똥차게 재밌더라구요. 생각할 거리두 많고...많이 알려진 문학 작품 치고는 번역된 판이 별로 없어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서울대 동서고전 200권에 빠져 있는지라, 각종 고전을 소개하는 해제집에 상당수 책이 파리대왕을 언급조차 안하더라구요. 고전해제집 10에 8은 파리대왕이 없었습니다~ 개츠비, 호밀밭 등은 무자게 맘이 소개되고 번역판들이 넘치는데 말이죠...좀 요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7-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오늘 읽은 글 가운데 반팔 와이셔츠 패션은 똥이다, 복식 문화에 반팔 와이셔츠가 없으며, 최악의 패션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패션 칼럼리스트 글을 읽었는데 재미있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원래 양복을 입으려면 한여름에도 긴팔 와이셔츠를 입는다고 하네요. 그게 비즈니스 예의라고 말이죠..

yamoo 2017-07-07 22:42   좋아요 0 | URL
음....그니깐 유럽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그런 경향이 강한 듯합니다. 남성 패션이 발달한 유럽은 대체로 해양성 기후거나 지중해성 기후가 강해 우리나라처럼 덥고 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네들은 긴팔 셔츠를 여름에 접어서 입죠. 그런게 관행으로 굳어서 반팔 셔츠는 에티켓에 어긋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죠. 우리나라 더위는 동남아의 여름만큼 덥고 습합니다.35도를 넘는데, 습도가 높으면 긴팔 셔츠를 입는 게 완전 곤욕이죠. 거기에 재킷을 걸친다? 더위에 약산 사람들은 거이 미쳐버릴 거에요. 더위에 강한 사람도 땀으로 범벅이가 될테고...그러니 우리나라에서 반팔셔츠를 입지 않고 여름을 나긴 매우 힘들겁니다. 패션은 그 나라의 문화적 환경을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상황에 맞게 입어야죠. 이런 직장인들의 애환을 덜고자 오래 전에 엑스팀에서 ‘패션정글‘이라는 가이드 프로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여름에 반팔 셔츠, 입을 수 있습니다! 단, 타이는 매지 않는 게 좋아요. 타이를 매고 입으려면 반드시 안감이 없는 얇은 여름용 재킷을 입는 게 좋습니다. 소위 남방이라고 부르는 얇은 소재로 나온 재킷이 있는데, 그런 걸 입으면 되죠.
말씀하신 그 패션 칼럼리스트가 말하는 최악의 패션이라는 건 타이를 맨 상태에서 반팔 셔츠만 입고 돌아다닌 케이스인거 같습니다. 타이를 매지 않으면야 그리 꼴풀견은 아니고, 봐줄 만한 정도입니다.

아, 근데....와이셔츠라는 단어 대신 그냥 셔츠 또는 드레스 셔츠를 애용해 주세요. 패션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와이셔츠라는 단어에 경기를 일으키는 듯합니다..ㅎㅎ

oren 2017-07-06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을 읽고 제가 독후감을 쓴 날이 1984.9.21.(금)이었네요. 지금 다시 그걸 읽어 봐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 분명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데, 어쨌든 장황하게 소설 내용을 잔뜩 분석해 놓은 걸 보면(무려 11쪽!) 꽤나 감명깊게 읽은 책이었음은 분명한 듯합니다. 제 독후감의 마지막 구절이 자못 거창해서 조금 우습기도 하구요. 언제 기회가 되면 yamoo 님의 독후감을 염두에 두고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습니다.
* * *
…… 언젠가는 닥쳐올 우주 시대가 벌써 1954년에 한 예리한 작가에 의해 파헤쳐져 있다. 인간의 예지는 놀랄 만하다. 한 위대한 작품을 대할 때 보통의 사람들은 작가가 의도하고 추구하는 목적을 포착하지 못하고 그냥 주마간산격으로 보고 만다. 그러나 예지의 스펙트럼을 통해 보면 무수한 언어의 이합집산들의 자태가 얼마나 조화롭고 질서정연하고 창조적인 현란한 파노라마인지 알게 될 것이다.(섬 전체가 타버리는 걸 ‘지구의 몰락‘으로, 사이먼의 죽음을 ‘예수의 죽음‘으로, 해군장교의 등장을 ‘우주인의 출현‘으로 보고 이런 글을 썼던 듯해요...)

yamoo 2017-07-07 22:47   좋아요 1 | URL
우와! 오렌 님은 아주 젊은 시절부터 세계문학을 탐독하셨었군요! 책을 아주 좋아하셨고 많이 읽으신 듯합니다. 좋은 책으로만요~ㅎ

그 시절 파리대왕을 읽고 쓰신 내용....엄청나네요! 젊은 시절 책을 읽고 그런 정도로 생각을 펼칠 수 있다는 거....아무나 하지 못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감수성과 독서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저런 생각은 나올 수가 없는 것이지요. 오렌 님의 과겅 얘기가 참으로 놀랍고 흥미롭네요. 지금 다시 이 작품을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무척 궁금합니다.다시 읽을시면 굉장한 독후감이 나올 듯합니다!

transient-guest 2017-07-07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전까지 이 작품은 15소년 표류기의 어른 버전정도로 생각했어요. 근데 SF가이드 총서를 보고서 SF소설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읽은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다시 봐야할 것 같네요. 근데 갖고 있는건 민음사 본...-_-:

yamoo 2017-07-07 22:50   좋아요 1 | URL
충분히 sf소설로도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15소년표류기 정도로 생각했다가 오지게 뒤통수 맞았습니다.ㅎㅎ 특히 결말 부분이 후두부를 강타했습니다. 여러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인 듯해요. 사람마다 주안점을 두는 곳이 달라 토론을 하면 매우 재밌습니다. 다시 읽으시면 다른 많은 것을 덤으로 얻으실 수 있을 거랴 사료됩니다!ㅎ

stella.K 2017-07-07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왓, 좋은 리븁니다.
청소년 시절 도전했다 포기했는데, 보려면 문예출판사 걸로 봐야겠군요.
전 지금까지 영화만 두 번 봤는데 영화도 좋더라구요.
마지막 엔딩 장면이 되게 인상 깊었는데...
랠픈가? 막 쫓기다 숲을 벗어났는데 어떤 어떤 아저씨가 그러잖아요,
너희들 여기서 뭐하냐고. 그때 이야기의 마법에서 깨어나기도 하죠.

저도 잭과 랠프를 보면서 인간의 야만성과 문화성 또는
권력욕과 이타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골딩이 뛰어난 건, 그걸 성인으로 상정하지 않고 아이들에게서 보여줬다는 거죠.
놀이라는 형태로. 사실 아이는 무조건 착할 거란 생각을 하잖아요. 크면서 악해지고.이걸 여지없이 깨줬다는 것에서 충격적이기까지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훌륭한 이야기도 출판을 못해 애를 먹었다고 하더군요.

인간은 본성이 아닌 상황의 산물이라!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yamoo 2017-07-07 22:55   좋아요 1 | URL
저는 책을 보고나서, 무인도의 정경이 너무 궁금해서 영화를 찾아봤습니다. 근데 저는 영화가 책보다 무지 재미없더라구요. 설정 자체가 많이 다르고 플롯이 뚝뚝 끊이는 느낌이라 겨우겨우 봤네요.

인간은 상황의 산물이라 생각해서 그래요. 인간이 처한 상황을 제거하고 인간의 본성을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인거 같아요. 외부 상황과 단절된 인간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혹시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문예본으로 꼭 읽독해보시길 강추드립니다.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다 읽지 않을까 합니다. 무지 재밌거든요~ㅎ

cyrus 2017-07-07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한의 리바이어스>, 한 번 봐야겠군요. 책도 그렇고 만화 역시 오래된 것일수록 좋아요. ^^

yamoo 2017-07-07 22:57   좋아요 1 | URL
꼭 한 번 보시길 강추드립니다. 네, 이번 여름에 이 작품을 떼는 것으로...^^;;

수다맨 2017-07-10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본 번역은 다시 들여다보아도 한숨만 나오더군요. 윌리엄 골딩의 문체가 설혹 의고체擬古體에 가까울지라도 한국인의 눈높이에 어느 정도는 맞게끔 번역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대왕˝보다는 훨씬 낫기는 하지만 유종호의 또 다른 번역본인 ˝제인 에어˝도 한자투나 예스러운 말이 많아서 보기가 좀 그렇더군요.

yamoo 2017-07-10 20:04   좋아요 2 | URL
처음에 책을 펼처서 읽어 가는데, 정말 환상적인 줄거리가 아니면 읽기 힙들었을 거예요. 앞부분 읽을 때 그냥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그 <제인에어> 번역본도 악명이 높더라구요~
이제 유종호가 번역한 작품들은 기피해야 겠습니다~ㅎ

한국인의 눈높이에 맞게끔 번역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참으로 드분 거 같습니다. 명작들이 한국어 번역본으로 태어나면 망작이 되는 듯합니다.

성석 2017-07-22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만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아니군요ㅎㅎ
바위를 굴려 떨어뜨려서 돼지를 죽인건 로저니까..만약 그러한 일이 없었더라면 혹은 로저라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잭이 랠프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싶네요..실지로 돼지가 죽기 전에, 잭과 랠프가 창으로 싸울 때는 칼싸움을 하는 것처럼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정말 무서운건 로저가 아닐까 싶네요

yamoo 2017-09-16 14:47   좋아요 2 | URL
네, 아마 민음사판을 읽으시는 모든 분드이 직간접적으로 느기는 불만이 아닐가 합니다만^^

로저...그쵸 뇌가 없는 행동대장...가장 무서운 존재라 아니랄 수 없어요^^
 

 

 

개인적으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재킷을 좀 더 자주 입어야 한다'고.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트보다 훨씬 유연하면서도 자유롭고 또한 여기에 더하여 예술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뭐, 거창하게 예술을 들먹이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재킷의 자유로운 면을 생각한다면 그리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재킷은 수트로부터 파생됐지만, 수트가 시도하지 못했던 파격을 다양하게 실험해 볼 수 있기에.

 

재킷은 수트를 입었을 때보다 더 과감한 패턴을 시도해 볼 수 있고, 대담한 색상도 매치해 볼 수 있다. 개인이 색을 무한대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시도가 난 이 재킷 스타일에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사실, 개인이 일상 생활에서 색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림을 그리거나, 필기구를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색을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별로 없다. 대부분 어떤 물건을 고를 때 정해져 있는 색(단색)을 선택하는 행위에 한정되고 있다. (자동차나 냉냉고를 구입할 때를 떠올려보자)

 

하지만 옷을 입을 때는 여러 가지 색을 나 스스로 선택하여 매칭할 수 있다. 나는 이 행위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편이다. 스케치 북에 그린 색은 가지고 다니기 힘들지만, 옷에 사용된 색은 내가 가는 곳 어디든지 나와 함께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디든. (물론 목욕탕은 제외해야 겠지..ㅎ)

 

재킷은 남자의 물건 중 이런 다채로운 색을 표현하는 데 가장 알맞은 아이템이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젊어 보일 수 있는 스타일이 바로 재킷 위주의 코디다. (과감한 시도는 젊음의 상징과도 같으니까) 네이비 블레이저 한 벌이면 어떤 바지를 매치해도 다채로운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일곱 빛깔 무지개 색의 바지를 입을 수 있고, 무채색 계열도 잘 어울린다.

 

 

내가 위에서 '예술' 운운 했던 것도 바로 재킷의 색에 대한 이런 열린 가능성 때문이다. 네이비 블레이저에 오렌지 바지를 입었다고 손가락질 할 사람은 거의 없다. 수트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착장이다.

 

그렇기에 재킷은 열려 있는 아이템이다. 이에 비해 수트는 닫혀 있다. 격식에 맞게 입는 것이 중요하기에, 색상과 매칭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킷은 이런 수트의 단점을 커버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릴 수 있다. 그게 바로 네이비 블레이저의 매력이다. (재킷을 처음 시도하는 분들은 네이비 블레이저로 시작하면 무난하겠다.)

 

클래식한 수트와 재킷이 어떤 지점에서 다른지 명확히 이해할 수만 있다면, 재킷의 본질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다. 형태는 같지만, 표현(착장) 방법은 완전히 다르기에. 이게 바로 재킷의 본질이자 묘미일 것이다.

 

 

 

재킷, 몇 종류나 있을까?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남성 재킷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노포크 재킷, 왁스 재킷(보통 야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 데님 재킷(일명 G 재킷), 스포츠 재킷, 헌팅(슈팅) 재킷, 해킹 재킷, 사파리 재킷, 블레이저 등. (아래 이미지 참조)

 

이 중에서 수트 상의를 대체할 수 있는 재킷은 스포츠 재킷, 헌팅 재킷, 해킹 재킷, 블레이저 등으로 한정된다. 사실 이 모든 재킷을 스포츠 코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스포츠 재킷이라 부르는 류가 근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재킷'이다. 소위 테일러드 재킷이라 부르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재킷은 원래 19세기 후반 영국 귀족 남자들이 야외활동(골프, 승마, 사냥)을 할 때 입었던 스포츠 코트가 좀더 단순해 진 형태다. 그래서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주로 시골의 별장에서 입었고, 도시에서 입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20년대 트위드 재킷이 캐주얼 웨어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의 재킷으로 입기 시작했다...고 복식사는 전한다.

 

 

 

재킷, 어떻게 입을까?

 

 

보통 [데님 팬츠+셔츠+야상 또는 데님 팬츠+라운드 니트+항공 점퍼]에 부츠(닥터 마틴 부츠나 워커 부츠)를 입은 룩을 남친 룩의 정형이라 한다. 깔끔한 룩의 대명사라고도 회자된다. 물론 핏이 좋을수록 괜찮은 룩인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직장인이 30이 넘고 40이 돼서도 이렇게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이가 들고 사회 경험이 쌓일수록 이런 캐주얼 룩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불협화음을 많이 발생하게 한다. 이런 차림으로 여자와 고급 레스토랑에 갈 수 없을뿐더러, 결혼식이나 상견례 장에 가기 힘들다. 물론 갈 수는 있지만 따가운 눈총과 뒷담화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재킷을 입으면, 장례식 장이나 회사 리셉션 장을 제외하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왜냐하면 재킷은 수트 상의와 형태가 같기 때문에 캐주얼이라도 무례함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 데님 팬츠를 입더라도, 타이를 매고 로퍼를 신어준다면 친구 결혼식장이나 상견례에 무난히 갈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재킷은 입는 사람에게 자유를 주지만, 그 자유로움이 타인에게 경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그렇기에 남자는 재킷을 자주 입어줘야 한다. 물론 입는 방법에 대해 잘 알아야겠지만.

 

그럼 어떻게 입는 게 재킷을 제대로 입는 것일까? 재킷의 본질은 ‘자유’지만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줘야 한다. 물론 이런 걸 무시하고 다양하게 실험해 볼 수는 있다.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그럴 때마다 깨닫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착장법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지만 기본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응용이 가능하니까.

 

사실, 점퍼와 블루종 등 캐주얼만 입던 사람이 처음 재킷을 입으려고 하면 상당한 심리적 난관에 봉착한다. 어떻게 입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트 상의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어떻게 아이템을 매칭할지 난감해 한다. 내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그리 어렵지 않다. 난 이런 걸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주로 카탈로그나 광고에 나오는 이미지 사진을 참조했다. 그러니 구입해야 할 아이템이 많았다. 왜냐하면 옷입기에서 재킷이 중심이 되면 신발이나 가방에 제약이 있을 거 같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그냥 단순하게 야상이나 점퍼 류를 입는 사람이 그 점퍼 대신에 재킷을 입으면 된다. 그냥 점퍼를 입는 식으로 재킷을 입으면, 재킷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시도해 보시라. 그렇게 입어도 멋지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던 ‘데님 팬츠+셔츠+야상’ 룩에서 야상 대신 재킷을 입고 스니커즈나 슬립온을 신으면 그걸로 끝이다. 셔츠가 드레스 셔츠고 여기에 타이만 매면 여자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야상을 입는 것과는 비교 불가다. 아는 사람만 알지만, 이 룩은 몇 년째 데이트 룩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는 야상 대신 카디건. (사진에서 데님 바지에 넥타이를 맨 스타일을 눈여겨 볼 것)

 

 

이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남았다. 좀더 다양하고 개성적인 시도를 하기 위한 응용편. 아래 사진을 참조하면서 글을 읽으면 도움이 되시겠다. 색상과 패턴의 매치를 어떻게 했는지 눈여겨 보시면 될 듯.

 

 

 

 

 

재킷 초보자에게 제일 무난한 재킷은 무지다. 색상은 베이지나 네이비가 무난하다. 재킷 색상이 진하고 좀 어둡다면 바지는 밝은 계통으로 입는다. 재킷 색상이 밝다면, 바지는 어둡게 입는다. 이게 재킷을 입는 기본 원칙이다. 톤다운 시키기 보단 서로 다른 색깔로 입는 게 좋다.

 

 

원래 세퍼레이트 스타일(일명 콤비)은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을 매치하는 룩을 그 기원으로 한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사람들에 따라 톤다운 운운하는데,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을 매칭했다고 복식사 책에 나와 있다. 재킷과 베스트와 바지를 서로 다른 소재의 색상으로 지어 입었다. 궁금해서 찾아본 정보니, 믿고 입으면 되시겠다. 톤온톤으로 입기보다 서로 다른 색상을 매치하는 게 색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더 유리하다. 이건 두말하면 입아픈 거다.

 

헌데, 재킷을 입을 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룰이 있다. 첫째, 재킷과 같은 색깔의 바지를 입는 거. 절대 하지 마시라. 그냥 수트를 입으시라. 둘째, 무늬 있는 아이템으로 도배해서 입지 마시라. 무늬 있는 아이템은 두 개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색은 4개를 넘지 말라는 거. (마지막은 케바케이니 참고만 하면 되시겠다.)

 

 

 

무지 재킷과 무지 바지를 많이 입어 좀 지겨워 진 분들이라면, 그래서 좀 변화와 위트를 주고 싶으신 분이라면 무늬있는 재킷이나 바지를 시도해 볼 것을 추천드린다. 처음 시도하는 분이라면, 옷 입기에서 최고의 자유로움과 위트를 누릴 수 있다. (물론 다음 사항은 지켜야겠지.)

 

재킷에 무늬가 있다면, 무조건 바지는 무지 바지를 입어야 한다. 이때 재킷 무늬의 색이 4가지라면 그 중 하나의 색상을 바지 색상으로 택하면 된다. 거꾸로 바지에 패턴이 있다면 그 패턴에 쓰인 가장 근접한 색의 무지 재킷을 택하면 무난하다. 바지 패턴이 좀 더 어렵지만 기본 원칙만 지키면 여러 패턴의 바지를 즐길 수 있다.

 

이를 넘어서면 패턴과 패턴의 믹스 매치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위 단계를 꾸준히 입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을 때 시도하면 되시겠다. 극강의 포스는 서로 다른 패턴의 재킷, 셔츠, 타이, 바지의 조합이다.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입을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재킷 스타일의 달인으로 등극하는 건 시간문제일 게다.

 

모쪼록 남자라면, 재킷의 매력에 빠져보기 바란다. 여자가 입어도 멋있는 이 멋진 아이템을 왜 남자로서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비즈니스 맨들뿐 아니라 대딩들 역시 마찬가지. 비즈니스 맨이라면 비즈니스 캐주얼의 고민에서 해방될 것이고, 대딩이라면 소개팅 룩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자유업종에 해당하시는 분들이라도 데일리룩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남성 분들의 건투를 빈다!

 

 

 

 

 

(참고로, 재킷은 고가 아이템이다. 아울렛 가서 구해도 10만원 언저리를 줘야 한다. 유니클로에서도 세일 가격이 가뿐히 5만원을 넘는 아이템. 이게 부담이라면 빈프라임이나 광장시장 빈티지 매장을 찾아가 보자. 광장시장의 경우 새 재킷을 파는 숍이 있다. 숍마다 있으니 물어보고 구매하시면 된다. 가격은 3만원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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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0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아주좋아요..... 누르는 건 한번 밖에 안눌러져서 써봤습니다.

yamoo 2017-07-03 20:13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dys1211 2017-07-01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이런 글 신선하고 유용해요.^*

yamoo 2017-07-03 20:13   좋아요 0 | URL
신선하고 유용하다니, 고무적입니다! 신선하고 유용한 칼럼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불끈!!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7-0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 여전히 수트와 재킷의 구별을 못하겠습니다.. 하여튼 이 글 재미있네요
역시 패션 에세이는 야무 님이 최고이십니다..

yamoo 2017-07-03 20:17   좋아요 0 | URL
음....수트와 재킷의 구분은 가장 쉬운 게 바지와 상의를 한 벌로 입을 수 있느냐(동일한 원단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습니다. 위에 든 재킷 종류 중에서도 해킹, 슈팅 재킷 등은 아무리 아래 위 같은 원단으로 지어져도 포멀한 수트는 아닌 것이지요. 따로따로 입을 수 있게 만들어진 상의, 즉 단독으로 입게 만들어진 상의가 재킷이라보 이해하면 되겠네요.

아마, 알라딘 마을에서 아무도 이런 분야의 글을 쓰지 않아서 일겁니다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7-0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정말 이 글 보고..
바지가 전부 검은색이어서 빨간색, 밝은 하늘색, 갈색을 샀습니다. 온라인 쇼핑으로 말이죠.. ㅎㅎ

yamoo 2017-07-03 20:21   좋아요 0 | URL
흐미~ 정말이십니까?! 헌데 바지 전부가 검은색이면 좀 거시기하긴 합니다..ㅎㅎ 여름에 밝은 하늘색은 아주 쉬원한 느낌이 나서 좋죠. 베이지나 그레이, 네이비 등의 색상이 두루 입을 수 있어 좋습니다만, 구입하신 바지 색상은 좀 조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색상 인듯합니다. 그래도 검은색 보다야 훨~~~씬 나은 대안입니다, 네..그렇구말구요!ㅎㅎ
 

오래 전에 [철학책,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의도로 발행한 거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래서 ‘역사책’ 분야도 비슷하게 페이퍼를 썼더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철학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이런 책이 인기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책 정보를 열어보면 3쇄 이상은 꾸준히 찍는 듯하다. 물론 각론 부분에 들어가면, 특히나 논리학 분야(기호논리)는 인기가 매우 저조하지만, 철학 일반론에 대한 책들은 꾸준히 나가는 모양.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니, 체계적으로 철학을 공부해 보려는 사람들이 점점 느는 추세인 걸 알 수 있었다. 여기 저기 철학 강좌를 찾아 듣는 분들 또한 많고, 그 결과물이 책으로 엮어져 나오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듯하다.

 

 

그래서 좀 야심찬 페이퍼를 발행해 보기로 했다. 스스로 철학 텍스트를 체계적으로 읽어갈 수 있는 길라잡이로써의 서지 정보 말이다. 여기 소개하는 책들은(서양철학으로 한정하겠다) 아마도 소위 [지대얕]보다는 깊고 전문적인 각론서보다는 얕을 것이다. 간혹 전문 각론서에 걸치는 책들도 있을 것이다. 각자 취사선택해서 읽어 가면 좋을 것이라 사료된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유용한 페이퍼가 되길 바라면서 시작해 보겠다. 모든 서지 정보는 서양철학이다.

 

 

 

 

 

철학은 크게 5분야로 대분할 수 있다.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분류 방식이다.) 먼저 시대에 따른 구분이다. 고대-중세-근세 및 근대-현대 철학으로 5분 된다. 두 번째는 철학의 전통적인 분과 학문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논리학, 형이상학, 윤리학, 미학, 인간학 등이 그것이다. 학자에 따라 여기에 현상학과 해석학을 넣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제학문의 기초로서의 철학이다. 종교철학, 역사철학, 사회철학, 과학철학, 교육철학, 정치철학, 경제철학, 법철학, 심리철학, 언어철학 등으로 세분된다. 네 번째로는 철학적 이론들로 세세하게 나눌 수 있다. 인식론, 존재론, 관념론, 유물론, 경험론, 합리론, 진리론, 변증론, 방법론 등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주의’들이다. 허무주의, 공리주의, 역사주의, 낭만주의, 실증주의, 실용주의, 실존주의, 구조주의, 마르크스주의, 휴머니즘, 파시즘 등등. 학자들의 시각에 따라 훨씬 더 복잡하게 세분될 수도 있고, 간략하게 분과학문으로 통합하여 나눌 수도 있다. 나는 5대 분야로 나누는 설을 따르고자 한다.

 

 

각 분야별로 중요 책들을 모두 소개하면 좋겠지만, 지면상 더욱이 능력의 한계상 그건 불가능할 듯하다. 그래서 위 5대 분야를 두 부분으로 묶어 하나는 시대 구분에 따라, 나머지 하나는 분과학문에 따라 나눠서 추천목록을 추려보려 한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분야를 어느 정도 무리 없이 포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분야인 제학문의 기초학문으로서의 철학은 오래전에 종로서적과 서광사에서 시리즈 총서로 나온 적이 있기에 여기서는 생략했다. 관심있는 분들은 도서관에서 그 책들을 참조하시면 되시겠다. 어떻든 간에 여기서는 세부 분야마다 3~4권 정도로만 한정해서 추천목록을 추리겠다. 그래도 상당한 분량이 될 듯하다. 분량상 오늘은 ‘시대구분에 따른 철학’을 다루고, 다음 회에 ‘분과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다루도록 하겠다.

 

 

 

1. 시대구분에 따른 철학

 

 

1-1. 고대철학

 

서양철학은 그리스에서 발원했다. 누구나 상식으로 알듯이 서양 철학의 아버지는 탈레스다. 탈레스로부터 서양철학은 시작됐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이 서양 고대 철학이다. 가장 쉽고 널리 알려진 책이 거스리의 <희랍철학 입문>(서광사, 2000)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 책이 1970년대부터 꾸준히 읽혀온 철학과의 기본텍스트 중 한권이다. 나는 종로서적에서 출간된 책으로 읽었다. 문고본 배판이었는데, 지금은 교과서형으로 조금 판형이 커졌다. 어쨌든 이 한권이면 고대철학에 대한 이해로는 충분하다. 더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최근에 소장학자들의 괄목할만한 연구로 집대성된 <서양고대철학 1,2>(길, 2016)를 보면 좋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2권에서 보에티우스까지 다루고 있다. 사실 고대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까지만 보면 끝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고대철학이 종합됐기에. 뭐, 이 3권 정도면 초심자로서 고대철학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다. (차고 넘칠 듯..^^)

 

 

 

 

 

 

 

 

1-2. 중세철학

 

사실 중세철학은 코플스톤이 쓴 <중세철학사>(서광사, 1989) 한 권이면 충분하다. 헌데 분량이 웬만한 <서양철학사>책과 맞먹는다. 글씨도 깨알같이 작아 상당한 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그래도 이 책 한권이면 서양 중세철학은 한 손에 꽉 잡힌다. 이 책을 강추드린다. 하지만 두꺼워서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이 있을 줄 안다. 이분들을 위해 좋은 대안이 있다. 엔티엔느 질송의 <중세철학 입문>(서광사, 1989)이라는 탁월한 얇은 책이 있으니까. 가격도 무지 착하다. 이 책과 함께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플라시의 <중세철학 이야기>만 읽은다면 굳이 코플스톤의 책을 안 봐도 중세철학을 쌈박하게 정리할 수 있다. 게다가 플라시의 책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분량 역시 두 권을 합해봤자 코풀스톤 책의 반도 안 된다. 초심자라면, 개인적으로 질송과 플라시의 책을 강추드린다. (이상하게도 질송의 책은 알라딘에 이미지가 없는 듯하다.)

 

 

 

 

 

 

 

 

 

 

 

 

 

1-3. 근세 및 근대철학

 

서양철학은 근세(근대)철학부터 어려워진다. 신을 대체하는 이론들이 학자들마다 쏟아지기 때문. 역사의 시대구분과 달리 서양철학사에서 근세와 근대는 시대구분 상 그리 심각하게 구분지을 필요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근세나 근대나 대개가 베이컨서부터 시작하고 있기에. 이게 서양철학사 시대구분의 통설쯤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쨌거나 여기서는 근세와 근대를 같이 취급하겠다. 개인적으로 이 철학 시대에도 바이블과 같은 책이 내게 존재한다. 물론 서광사 책이다. 아주 쌈박하게 이 시대를 정리할 수 있어 고마운 책이랄 수 있다. 강대석 교수의 <서양근세철학>과 샤하트의 <근대철학사>가 바로 그런 책들이다. 다루는 시대도 비슷하다. 강 교수의 책이 베이컨서부터 칸트까지이고, 샤하트의 책이 데카르트에서부터 칸트까지다. 사실 이 두 책은 거의 같은 시기의 같은 철학자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대를 정리하기 매우 좋은 책이다. 강 교수의 책이 샤하트의 책보다 읽기 수월하다.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서양근대철학회에서 엮은 <서양근대철학>(창비, 2001> 이나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창비, 2004) 정도 보면 충분하겠다.

 

 

 

 

 

 

 

 

 

 

 

 

 

1-4. 현대철학

 

현대철학은 너무도 복잡하고 어렵다. 어디서부터 현대 철학인지 구분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존주의, 분석철학 및 논리실증주의, 현상학, 해석학, 생의 철학, 실용주의 등이 현대철학을 논할 때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은 이론들이다. 현대철학 분야의 책을 쭉~ 읽다보면, 대충 최대공약수가 그려진다. 그게 위에서 언급한 6개의 소분류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칸트학파와 프랑크푸르트학파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일상언어학파, 정신분석학, 기호학 등이 현대철학에 포함되는지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어쨌거나 우리가 현대철학을 개괄하는 텍스트들을 만날 때 실존주의, 분석철학, 현상학, 해석학 등은 거의 빠짐없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만 알면 될 것이다. 여기에 부가되는 이론들은 저자들의 전공과 관심사에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정도다. 현대철학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평이한(매우 주관적 표현인 것을 염두에 두시길!) 입문서 위주로 추천 목록을 선별해 봤다.

 

우선 현재 ‘현대철학’이라는 분야로 출간된 책들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 하나는 철학자별로 편집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제별로 정리된 것이다. 주의할 것은 20세기 후반기 프랑스 철학자들로 점철된 책들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오카모토 유이치로의 <현대철학 로드맵>(아르테, 2016)과 같은 책을 보면, 현재 일류 사회학자로 분류되는 다량의 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구조주의 이론가는 말할 것도 없다. 조르주 아감벤, 낭시에르, 지그문트 바우만 이외에도 임마뉴엘 월러스타인과 아미티아 센까지 있다. 이런 책은 너무 포스트모던하다. 니클라스 루만이나 어빙 고프만을 다루는 건 좋다. 하지만 너무 최근 사회철학의 성과를 다루다보면 정작 소개해야할 분석철학이나 현상학, 해석학 등은 아예 언급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추천 목록을 추려본다.

 

우선 ‘현대철학’에 대한 개설서들이다. 앤서니 캐니의 <현대철학>(서광사, 2013), 박정호 <현대철학의 흐름>(동녘, 1996), 리처드 커니의 <현대 유럽철학의 흐름)(한울, 2002) 등이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책들이다. 나 역시 이 책들로부터 현대철학의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보다 훨씬 쉽고, 읽는 재미도 그만인 책이 있다. 김흥호 선생의 사색시리즈가 그것이다. 나는 김흥호 선생의 책들이 재미있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보니 현대철학의 기본기가 다져져 있던 거였다. 캐니와 커니의 책을 비롯해 그 어떤 책을 봐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위의 책을 모두 읽은 후 나주에 이윤일이라는 사람의 <현대의 철학자들>(선학사, 2002)이라는 책을 구해서 읽어 봤다. 관동대 교양철학과 교수인가 본데, 책 내용은 무척 쉽고 체계적으로 잘 서술되어 있다. 김흥호 교수의 책들도 다시 간행된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김흥호 선생의 책과 이윤일 교수의 책을 강추드린다. 물론 몰턴 화이트의 <20세기의 철학자들>(서광사, 1996)도 권해드린다. 여기에는 다른 어떤 현대철학 관련 책에서도 볼 수 없는 조지 산타야나를 만나 볼 수 있다. 철학자와 그 철학자의 대표 저서의 원문의 일부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단지 영미 분석철학 위주라는 게 흠.

 

 

 

 

 

 

 

 

 

 

 

 

뭐, 더 여력이 되시는 분들이라면, 이규호의 <현대철학>, 철학아카데미가 엮은 <현대철학의 모험>(길, 2007) 까지 보시면 좋다.

참고로, ‘현대철학’이나 ‘현대사상’의 맛배기만 보시길 원하는 분들이 계실거다. 현대 중요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이나 이론들을 알고 싶은 분이 있다면, 남경태의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휴머니스트, 2012) 정도 봐 두시면 좋다. 이 책은 1997년 두산동아에서 간행한 <현대철학은 진리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의 수정판이다. 수정판이 맞는 건지, 이 책의 내용은 97년판과 똑같다. 표지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뭐, 깊이는 없지만 폭이 넓어(30가지 주제) 주마간산 식으로 일독하기 좋다. 요거보다 조금 밀도가 높은 책이라면 <그림으로 읽는 현대사상>(개마고원, 2009) 정도가 있다. 사실 ‘지대얕’보다 개마고원에서 나온 현대사상 시리즈가 백배 좋은 거 같다.

 

 

 

 

 

 

 

 

이제 실존철학, 분석철학, 해석학, 현상학 정도가 남았다. 헉헉, 이리 빡셀수가..

 

 

 

[실존철학]

볼노프의 <실존철학이란 무엇인가>(서문문고, 1972)가 가장 유명하다. 그만큼 정리가 잘 돼 있어 실존철학에 대한 개괄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실존 철학에 주제별로 접근한 책이라 보면 된다.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번역이다. 번역이 약간 읽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프리츠 하이네만의 <실존철학>(문예출판사, 2009) 역시 볼노프 책만큼 널리 알려진 실존철학에 대한 개설서다. 실존철학자 위주로 간결하게 정리돼 있는 게 장점. 물론 번역이 별루다. 감안하시고 보면 된다. 이들 책을 보면, 키에르케고, 하이데거, 사르트르, 마르셀의 사상을 개괄적으로 탐색핼 볼 수 있다. 러시아 사상사 베르자예프도 빠질 수 없다.

 

 

 

 

 

 

 

 

[분석철학 및 논리실증주의]

아, 이 분야의 쌈박한 개설서를 찾는 다는 건, 모래사장에서 돈을 줍는 것만큼 힘들다.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줄기차게 봐 온 바, 그래도 가장 쉽고 간결하게 정리된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분석철학 : 그 전통과 쟁점>(서광사, 1988)과 <논리경험주의 : 그 시작과 발전 과정>(서광사, 1994) 등. 서광사에서 오래 전에 발행된 책들이다. 아직까지 절판되지 않고 재고가 남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 분석철학과 논리실증주의와의 관계를 정확히 알려면 이 두 책만 봐도 된다. 두 권 합해도 300페이지 정도 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참고로, 논리실증주의는 모리츠 슐릭으로부터 비롯되고, 비트겐슈타인과는 무관하다. 물론 비트겐슈타인과 슐릭은 아는 사이였고, 비엔나 학파에 비트겐슈타인이 참여한 적도 있지만 말이다. (오르겐센의 <논리경험주의는 알라딘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ㅜㅜ)

 

 

 

 

[해석학]

해석학 분야는 다행히도 대표적인 입문서가 한 권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해석학의 교과서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책이다. 현재 이 책보다 해석학을 더 알차게 소개해 주고 있는 책은 거의 없는 실정. 리처드 팔머의 <해석학이란 무엇인가>(문예출판사, 1990)는 그 부제 ‘현대 해석학의 경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해석학 입문’가 그대로 말해주고 있듯이 이 분야의 원탑 입문서 구실을 하는 책이다. 해석학의 어원으로부터 시작해 슐라이어마흐, 딜타이, 가다머의 해석학적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책이다. 해석학은 이 책 한권으로 충분할 듯하다. 여력이 되시는 분은 리쾨르의 <해석학과 인문사회과학>(서광사, 2003)을 보시면 아주 좋다.

 

 

 

 

 

 

 

 

 

 

 

 

[현상학]

사실 이 현상학 분야는 따로 페이퍼를 쓸 요량이었다. 처음 현상학을 읽을 때 도대체 실체가 잡히지 않아서다. 더군다나 현상학으로 박사를 밟은 양반이, 내가 "현상학은 일종의 방법론에 관한 학문이 아니냐"고 반문하니, 아니라고 잘라 말해서였다. 그때부터 머리에 쥐나게 현상학 관련 책들을 훑어본 결과, 내가 처음 생각한 게 맞았다. 요즘 나온 굵직한 이론서들이 모두 현상학이 방법론이라고 내게 알려주고 있었다! 물론 방법론이냐 아니냐가 현상학계에서 논란이 되긴 했었지만, 현재 현상학은 방법론이라는 게 통설적 견해인 듯하다. 이 결론을 얻고 나니, 그 박사 받은 양반을 도저히 만날 길이 없는 거다. 젠장 맞을! 그래도 그 양반 때문에 현상학에 대한 스케치는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내가 현상학의 실체를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훑어 봤는지 여러분은 아마 모르실거다. 정독 도서관, 마포 도서관, 관악 도서관 등 도서관 철학서가 현상학 코너에서 현상학에 관계된 책은 거의 모조리 펼쳐서 현상학이 뭔지 짧게 정리된 내용을 찾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하지만 허무하게도 그런 정리된 내용은 없었다. 뭐, 좀 실체가 나올 무렵쯤 되면, 판단 중지와 현상학적 환원 운운 하면서 장황한 설명이 뒤따르게 된다. 뭘 좀 알아가려다가 그냥 미궁 속으로 빠지기 일쑤.

 

헌데 읽다 보니, 현상학이 일종의 방법론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여러 책을 집적거리던 와중에 현상학에 대해 가장 쉽게 알려주는 책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두 권을 이 페이퍼를 읽는 분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주려고 한다. 살림출판사에서 나온 박인철의 <에드문트 후설>(살림, 2013)과 후설 현상학의 주요 개념을 정리한 조광제의 <의식의 85가지 얼굴>(글항아리, 2008)이다. 현상학을 이해하려면 후설이 정립한 개념들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 두 책이 그나마 후설 현상학의 개념적 이해를 가장 쉽게 전달해 주는 책들이다. 뭐, 현상학을 더 알고 싶다고 후설의 <엄밀학 학으로서의 철학>에 덤벼들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장담컨대 책을 읽으면 곧 주화입마에 빠져버릴 수 있다. 왜냐면 번역이 그냥 헬 수준이기 때문. 현상학이 뭔지 알고 싶은 분들은 박인철과 조광제의 책만으로도 충분하다. 집중해서 읽는 건 필수다. 왜냐면 후설의 현상학은 일반적 인식론을 거꾸로 뒤집기 때문. <끝>

 

 

 

 

 

 

 

 

 

 

 

 

 

 

[덧]

우와~! 끝났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하편이 남긴했지만, 이후에 추천 목록은 그나마 좀 간략하다. 그래두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 방법론, 경험론과 합리론, 관념론, 심리철학, 과학철학, 역사주의, 실용주의 등 만만치 않은 분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 분야에 대해서도 열심히 추천 목록을 추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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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7-06-20 0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페이퍼는 저장을 해놔야겠습니다. 하편 기대만발입니다^^

yamoo 2017-06-28 21:57   좋아요 1 | URL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하편도 올려보겠습니다!

dys1211 2017-06-20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sterpiece입니다....

yamoo 2017-06-28 21:5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dys 님^^
하편도 열심히 쓰겠어요! 불끈!!ㅎ

cyrus 2017-06-20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하편의 주제는 동양철학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야무님이 주신 《이야기 동양철학사》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

yamoo 2017-06-28 22:00   좋아요 1 | URL
하편의 주제는 위에 명시해 놓았어요. 서양철학의 주제별 접근을 알아보겠가두요..^^;;

사이러스 님 댓글을 보니 보론 격으로 동양철학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솟구치는 걸요~ㅎ

마립간 2017-06-20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편 ; 동양철학‘으로 이어질까, 아니면 중편도 존재할까 생각했습니다.

yamoo 2017-06-28 22:00   좋아요 1 | URL
하편의 주제는 서양철학의 주제별 접근입니다요~

동양철학은 보론으로 다뤄볼까 합니다~ㄹ

stella.K 2017-06-20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쓸 수 있는 야무님은 정말 능력자십니다.
저는 아직도 철학하면 소오름이 돋는 체질이라...ㅠ

yamoo 2017-06-28 22:03   좋아요 1 | URL
음....그건 스텔라 님께서 철학에 관심이 없으셔서 그럴거에요. 저도 장르문학이나 아동문학 또는 작가론 쪽은 잼병이 이니까요.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관심의 차이랄 수 있어요. 이런 얄팍한 페이퍼에 능력은 가당치도 않아요~ ^^;;

막시무스 2017-06-21 0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yamoo 2017-06-28 22:04   좋아요 1 | URL
읽어주시고 댓글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막시무스 님^^

dys1211 2017-06-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편 완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제 생각엔 올해 best 리뷰에 살짝 1표.^*

yamoo 2017-06-28 22:07   좋아요 1 | URL
헐~ 아무리 dys 님 사견이셔도 올해 베스트라니, 이건 너무 심한 사탕발림 아닌가욤? ^^;; 갑자기 하편 페이퍼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는거 있네요.. 크헐~!

암튼 응원 감사합니다. 욜심히 서 보겠습니다!^^

dys1211 2017-06-2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까지 제가 읽은 리뷰 중 저의 베스트입니다. 오해는...기대하고 있어요.. 화이팅..^*

yamoo 2017-07-01 20:5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 보겠어요~ 불끈!!ㅎ

transient-guest 2017-06-29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되는 페이퍼네요.ㅎ 이렇게 입문서를 읽고 다시 거기서부터 하나씩 넓혀나가면 좋겠네요.

yamoo 2017-07-01 20:51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하편도 열심히 써 보겠어요!

수다맨 2017-06-30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짧아서 애를 먹고 있었는데 yamoo님 페이퍼를 읽고 나니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입니다. 저도 이 페이퍼를 적극적으로 참고하려고 합니다.

yamoo 2017-07-01 20:54   좋아요 0 | URL
헐~ 감사합니다. 내공이 얕아 얕은 추천입니다요~ 감안하시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하편은 좀더 신중을 기하고 더 많은 노력을 들여 써야 할 듯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요!^^

수고가많으셔요 2018-04-3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읽으신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 한국어로 출간된 책을, 독학으로 두서 없이 보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정말 아무 책이나 추천하시네요.

추풍오장원 2019-11-2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이제야 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iteradverum 2020-03-30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이런 좋은 글을 봤네요.. 너무 고맙습니다.
(하)는 안쓰신거 같던데 이제라도 (하)도 써주시면 정말 고마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