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영국 아트페어 출품 소식을 알렸었는데요. 런던에서 진행됐던 리얼팬아트페어는 4월3일 끝이났습니다. 지난 주 아트페어 전시 참여 작가 도록이 나왔는데요, 정말 쟁쟁한 작가들이 많아서, 과연 내가 끼일 자리였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추상화 작가들은 많이 없기에 구색맞추기로 참여됐던거 같다는 생각인데, 그래도 제겐 과분한 자리였던 거 같아요. 어쨌거나 외국 전시에 초짜가 과분한 경험을 했음은 틀림 없었던 거 같아요.


그 연장선을 달립니다. 7월에 뉴욕 아트페어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6월10일까지 10호 작품을 그려야하기에 여유가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7월에 역시 한국미술대전에 출품하기로 했기에 좀 바쁘게 그려야 될 듯합니다.


그리고, 4월17일부터 운좋게 개인전을 하게 됐는데, 오늘 전시 홍보물이 나왔네요~ 아쉬운 점은 A4 2장 반 분량의 원고를 넘겼는데, 글이 짤린 느낌이라...그리고 주제인 '시간의 현재성에 대한 탐구'에 맞는 이미지가 아닌 '순수의 전조' 이미지라서 좀 황당한 느낌입니다.




근데, 뭐 두 주제를 같이 걸어 놓게 되어서 그냥 그러거니 생각합니다. 혹시 홍대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이 계시면 한 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작년에 새로 오픈한 마포리움은 도서관과 미술관 그리고 휴계 공간의 복합공간이라 매우 이색적인 장소입니다. 


책도 보고 미술품도 감상하는(누워서 책보는 공간도 곳곳에 만들어 놨습니다) 색다른 곳이라 한번 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어요~ 마포구 평생학습관 5층 마포리움입니다~




[덧]

1. 런던 아트페어 개인전 부스 하라고 해서 부담스러워서 고사했는데, 개인전을 이렇게 이른 시일에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ㅎㅎ

2. 이번 전시는 소품 위주입니다. F3 사이즈가 주된 크기고, F6 2점, 10S 1점 등입니다.

3. 4월 20일에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에 당첨됐습니다..ㅎㅎ 뭐, 지인에게 양도 받긴 했습니다만..ㅎㅎ

호퍼 전시는 우리나라 첫 전시인만큼 모두 매진됐다네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라 기대가 만빵입니다~



에드워드 호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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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4-10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서울에서도 볼 수 있군요.
제가 아는 지인중에 미술인은 아직 없는데
이제 야무님 자랑하면 되겠군요. ㅎㅎ
자랑스럽습니다. 축하합니다.^^

yamoo 2023-04-11 19:19   좋아요 1 | URL
네, 서울을 벗어나서 그림을 가져가 설치하고 세팅하는 건 못하겠더라구요~~ㅎㅎ

오~~ 감사합니다! ㅎㅎ 스텔라님의 응원에 힘입어 계속 달려보겠어요!^^

책읽는나무 2023-04-11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전 축하드립니다^^
야무 님이 화가이신 줄 처음 알았습니다.
개인전에 사람들 문전성시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yamoo 2023-04-11 19: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화가는 아직 아니구...개인전과 초대전을 최소 10여번은 충족해야 명암을 내밀까말까입니다..ㅎㅎ

문전성시는 아니구....그냥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그림을 걸어 놓는 거라 일반인들에게 그림이 노출되는 빈도는 좋은 거 같습니다..ㅎㅎ

새파랑 2023-04-11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런던에 이어 뉴욕까지! 완전 셀럽이시군요~!!
마포구 근처 가면 꼭 가보겠습니다~!!

yamoo 2023-04-11 19:22   좋아요 1 | URL
뉴욕도 신청했는데, 포기자가 생겨 대타로 낙점됐어요..ㅎㅎ

감사합니다!^^

감은빛 2023-04-1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전시회 축하드립니다!
야무님 그림 보러 달려가고 싶지만,
제 몸은 일터에 묶여 꼼짝을 못 하네요. ㅠㅠ

yamoo 2023-04-11 19:23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감사합니다~~~
응원만이라도 저는 고마울 따름이에요!ㅎㅎ
 



부르디외의 주저 중 한권이다. 헌데 이 중요한 책이 다시 번역되어 나왔는데 진짜 한국 번역계, 이러면 안 되는 거다.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은 김현경. 믿고 보는 역자로 회자되는 사람이란다. 훌륭한 번역 덕분에 어려운 저서를 수월히 읽을 수 있었다.” “술술 읽힌다.” 이 책에 달린 짤막한 리뷰들이다.

 

진짜 열 받는 게 리뷰에 이런 식으로 써 놓으면 정말 믿고 보는 번역이라 생각되어 냉큼 구매하게 된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하기 직전에 알라디너 한 분이 작성한 리뷰 때문에 이 책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구매했다가는 다시 읽는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 헌데 이 리뷰자는 이 책의 좋은 번역 때문에 감사하다는 논지로 리뷰를 작성했다.

 

두 부분을 꽤 길게 인용해 놓아서 역자의 번역 수준을 알 수 있었다. 이상하게 원문을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사람치고 완벽한 한국어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거의 비문들을 연결해 놓아 번역기 돌린 문장들과 대동소이한 문장들로 번역해 놓고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단다.

 

알라딘 리뷰자가 인용한 다음 문장들을 보면, 이 책이 왜 믿고 보면 안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리뷰자에 따르면 다음 부분이 새 번역본에도 똑같이 실려 있다고 언급했기에 인용된 페이지는 구판이다.

 

 


하지만 사회학자들은 또한 대상에 대한 직접적으로 경험된 관계에 따라,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비난과 찬양, 신비화되고 신비화하는 공모와 환원주의적 탈신비화 사이에서 균형을 취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객관적으로 문제적인 것을, 다시 말해 지역과 지역주의가 걸려있는 투쟁의 장의 구조를 객관화하지 않고 수용하기 때문이며, 또 지역주의 운동의 방향를 이야기하거나 그 미래를 예측해줄 수 있는 잣대들에 대한 논쟁에 뛰어들면서도, 그 운동의 방향의 결정 및 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잣대들에 미치는 투쟁논리에 대해(그것은 지역적인가 국민적인가, 진보적인가 퇴행적인가, 우파냐 좌파냐 등) 묻지 않기 때문이다p.283

 

 

 

일단 한 문장씩 나열해 보자. 문장들이 정말 엄청나게 길다.


 

1. 하지만 사회학자들은 또한 대상에 대한 직접적으로 경험된 관계에 따라,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비난과 찬양, 신비화되고 신비화하는 공모와 환원주의적 탈신비화 사이에서 균형을 취할 수 있다.

 

-> '하지만'과 '또한'이 한 문장 안에 열거되어 있다. ‘대상에 대한 직접적으로 경험된 관계는 프랑스어를 그대로 해석한 비문이다. 그리고 ‘ab’는 나열될 때 그 꼴이 같아야 한다. 명사와 명사가 나열되면서 마지막에는 신비화되고 신비화하는 공모와 환원주의적 탈신비화라는 관형절과 관형절의 꼴이 나열된다. 이게 좋은 번역문인가? 이건 애교수준이다. 

 

 

2. 이는 그들이 객관적으로 문제적인 것, 다시 말해 지역과 지역주의가 걸려있는 투쟁의 장의 구조를 객관화하지 않고 수용하기 때문이며, 지역주의 운동의 방향을 이야기하거나 그 미래를 예측해줄 수 있는 잣대들에 대한 논쟁에 뛰어들면서도, 운동의 방향의 결정 및 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잣대들에 미치는 투쟁논리에 대해(그것은 지역적인가 국민적인가, 진보적인가 퇴행적인가, 우파냐 좌파냐 등) 묻지 않기 때문이다

 

-> ‘묻지 않기 때문이다의 주어가 무엇인가? ‘그들이인가? 문장의 뼈대는 객관적으로 문제적인 것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에 여러 수식어 절이 중간에 끼어든 모양새다. 그래서 수용하기 때문이다의 주어와 논쟁에 뛰어들면서도의 주어 그리고 지역과 지역주의가주어가 모호해진다. 대부분 프랑스 철학 번역서에서 보여주는 문장들이다. ‘문제적이라는 건 우리말에 없다.

특히 이 역자는 투쟁의 장의 구조’. ‘운동의 방향의 결정등과 같이 관형격 조사 를 매우 남발하고 있다. 무슨 일본어 문장쓰기 대회하는가?

 

 

 


게임과 불확실성의 몫인 이 부분은 세계관의 복수성의 기초이기도 하다. 후자는 그 자체가 관점의 복수성과, 그리고 정당한 세계관을 생산하고 강요하려는 온갖 상징적 투쟁과 연결된다. 더 정확히 말해서 직접 볼 수 있는 속성들을 넘어서, 미래 또는 과거를 참조하여 사회세계의 대상들의 의미를 생산하는, 충만(remplissement)의 인지전략과 연결된다. 이러한 참조는 후설이 미래지향(protention)과 과거지향(retention)이라고 부른 것, 즉 과거와 미래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는 전망과 회고의 실천형식 자체와 결합되면서, 암묵적이고 함축적일 수 있다. 하지만 명시적일 수도 있다-현재의, 언제나 열려있는 의미를 결정하고, 한정하며, 규정하기 위해, 과거가, 현재의 필요에 맞춘 과거의 회고적인 재구성을 통해('라파예트여, 우리가 왔소'), 끊임없이 원용되며, 무엇보다 미래가, 창조적인 예견과 더불어, 끊임없이 소환되는 정치적 투쟁에서 그렇듯이.p.293

 

 

하여간 역자 김현경은 ‘abc’ 구조를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이런 구가 넘쳐난다. 문학에서 이런 번역문은 절대 볼 수 없는 문장들이다. 이 구의 심각한 문제는 모호성에 있다. 아주 대표적인 문장이 첫 문장이다.

 

1. 게임과 불확실성의 몫인 이 부분은 세계관의 복수성의 기초이기도 하다.

 

-> 이 짧은 번역문에 문장을 모호하게 하는 요소가 대거 들어가 있는데, 역자는 이런 걸 신경도 쓰지 않는다. 번역을 프랑스어와 한국어의 1:1 대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건 철학서 번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문제이다. 한국어 문장의 기본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프랑스식으로 한국어를 생각하며 번역한다. 그러니 문제의 심각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거다.

 

게임과 불확실성의몫인가 아니면 게임과 불확실성의 몫인가. 모호한데, 뒤이어 이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은 도대체 어디에 걸리는가? 기초가 세계관의 기초인가 복수성의 기초인가. 정말 난감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2. 후자는 그 자체가 관점의 복수성, 그리고 정당한 세계관을 생산하 강요하려는 온갖 상징적 투쟁 연결된다.

 

-> ‘’, ‘그리고’, ‘생산하고’, ‘등의 연결어 등이 계속 나열된다. ‘연결된다의 주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문장이다. 이건 문장도 아니다.

 

 

3. 더 정확히 말해서 직접 볼 수 있는 속성들을 넘어서, 미래 또는 과거를 참조하여 사회세계의 대상들의 의미를 생산하는, 충만(remplissement)의 인지전략과 연결된다.

 

-> ‘사회세계의 대상들의 의미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모호한 구다. 헌데 사회세계의 대상들의 의미를 생산하는는 수식하는 게 충만인가 인지전략인가? 그리고 충만의 인지전략은 비문이다. ‘충만한 인지전략이겠지.

 

 

4. 이러한 참조는 후설이 미래지향(protention)과 과거지향(retention)이라고 부른 것, 과거와 미래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는 전망과 회고의 실천형식 자체와 결합되면서, 암묵적이고 함축적일 수 있다.

 

-> ‘과거와 미래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는 전망과 회고의 실천형식..인지 아니면 과거와 미래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는 전망과 회고의실천형식.. 인지 모호하다. 그리고 묵적이고 함축적일 수 있는 주어가 참조는인가?

 

 

5. 하지만 명시적일 수도 있다-현재의, 언제나 열려있는 의미를 결정하고, 한정하며, 규정하기 위해, 과거가, 현재의 필요에 맞춘 과거의 회고적인 재구성을 통해('라파예트여, 우리가 왔소'), 끊임없이 원용되며, 무엇보다 미래가, 창조적인 예견과 더불어, 끊임없이 소환되는 정치적 투쟁에서 그렇듯이.

 

-> 줄표 이하 전체 문장의 주어가 없다. 하지만 이하 전체 문장이 앞 문장의 주어 참조는이라면 이렇게 번역해야 분명한 문장이 된다. “이러한 참조는 암묵적이고 함축적일 수 있다. 하지만 명시적일 수도 있다.” 이 문장이 4.5번 문장의 뼈대다. 그러면 줄표 이하, ‘현재의 과거가 미래가 그렇듯이는 명시적일 수도 있다는 수식어구인데, 이건 그냥 정보를 나열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줄표 이하의 주어는 참조는인데, 명시적일 수도 있다는 절의 주어도 참조는이다. 이걸 하나의 우리말 문장으로 옮겨야하는데, 그게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문장을 잘라 단문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고민을 거듭해야하는데 우리나라 인문서 번역가들은 전혀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문장이 끊임없이 나열되는 불량 한국어본을 갖게 되는 거다.

 

이게 잘된 번역으로 상찬 받는다는 사실이 기가 찰 노릇이고, 그만큼 우리나라 번역 현실이 척박하다는 반증이겠지. 반성하자. 번역할 우리말 깜양이 되지 않으면 번역을 하지 말자. 그리고 제발 번역을 작품으로 인정하자. 번역이 작품으로 대접받지 못하니 이러한 불량 번역본이 양산되는 거다. 무엇보다 이걸 출판사 편집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도 아주 우스운 일이다. 정말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다.

 

 

[]

1. 이 책 구매할 뻔했는데, 리뷰 보고서 바로 손절했다. 구매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불량 번역서는 불량품인데, 봤다고 반품이 안 된다.

2. 좋은 번역인지 아닌지는 우리나라 소설이나 에세이 작품을 놓고 비교해 보면 된다. 오역을 하지 않는 것은 번역가의 기본이다. 그 기본기 전에 기초도 못 갖춘 번역가는 번역계에서 추방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발 번역으로 명저를 망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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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4-04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네요. 일단 인용된 문장만으로 판단해도 진짜 무슨 말인지 진짜 알아먹기 어려운 번역. 번역이란게 정말 말을 그대로 옮기는게 아니라 한국어의 문법과 어법에 맞추어야 되는데 그게 안되는 번역들이 정말 많아요. 특히 철학서로 가면 더 그런듯요. 공감 백개 보내고 싶은데 한개밖에 없어서 아쉽습니다. ^^

yamoo 2023-04-05 17:01   좋아요 0 | URL
음...뭐랄까, 우리나라 인문서 특히 철학서나 사회학 명저 번역본들은 제대로 된 한국어 문장을 보기 매우 힘듭니다. 특히 프랑스 철학이 심합니다. 비문의 보고들이죠. 한 두 권이 아닙니다. 사실 오역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에요. 번역하는 사람들이 국어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 우리말 구사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런 불량 번역본을 가진 나라는 선진국들 중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ㅎㅎ

그레이스 2023-04-05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르디외 자체가 어려운데 번역이 난해하면 ...ㅠ
그런 책에 이런 리뷰를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

yamoo 2023-04-05 17:04   좋아요 2 | URL
부르디외 사상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 듯합니다. 번역이 매우 안 좋아 이해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르디에 저서를 읽기 힘들게 된 거죠. 데리다, 베르그손, 후설, 하이데거 등의 주저들을 보시면 아주 기가막힙니다. 거의 읽을 수 없는 수준의 문장들이 지뢰처럼 깔려있습니다. 모호한 문장들의 대잔치...그러니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게 당연한 거죠..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현상인데, 책을 산 사람들이 데모도 안해요..^^;;

2023-04-04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5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더글로리 파트2를 하루만에 완결하고 그 다음날 주요 회차를 다시 돌려보기까지 했다. 회차를 보면서 그 다음 편을 위해 인정사정 없이 다음회를 눌러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이 올라갈 때 박수를 쳐 주었다. 파트2 기대감이 높았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해서.


사실 더글로리 파트1은 출발이 늦었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를 친 후에, '그렇게 재밌다고?! 그럼 어디 한 번 봐 볼까~'라는 생각에 1화를 본 때가 2월 초순이었다. 8화를 이틀만에 해치우면서 파트2를 기다렸는데, 사실 이 시간이 견디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대체재로서 재미있는 소설을 찾아 보았다. <제7의 십자가>는 기대만큼 재밌지 않았고, <가아프가 본 세상>은 2권으로 접어들면서 흥미가 반감되었다. 두 책 모두 읽기를 멈추고 찾아 든 책이 파트릭 모디아노의<한밤의 사고>.



예전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고 매우 좋은 기억이 있어 펴 들었는데 일단은 성공이었다. 재밌게 읽어가는 와중에 영국으로 갈 그림 반입하고, 국내 전시 알아보고 그림 몇 점 그리니 3월10일이 되었다.




드디어 더글로리 파트2가 올라오는 날이 된 거다. 점심을 먹으면서 더글로리 파트2 정주행을 할 예정이라니, 팀원들 중 한 명이 한 회씩 올라올텐데 무슨 정주행이냐고 핀잔을 준다. 파트1이 어떻게 개봉했는지 몰라 그냥 그런 가 보다 하고...그냥 한 회만 일단 보자는 심정으로 오후 7시에 스타트를 했다.


근데 웬 걸~ 8회차가 모두 올라와 있는 거다. 알아보니 파트1도 8회차 전부 개봉이었고, 파트2도 마찬가지였다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멈출수 없이 16회를 끝내고 보니 새벽3시가 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음날 파트2를 다시 돌려본 후 1화를 또 2번 보았는데, 초반부에 이미 여러 복선이 선명하게 깔려있었다. 특히 연진이 돈과 빽으로 사회적 약자들(소희, 동은, 경란)을 괴롭히는 게 아주 크게 부각됐고 죄책감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는 9화에서도 여전히 동은에게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멘트를 날린다. 천연덕스럽게.


연진의 뚜렷한 이 평면적 캐릭터가 아주 반가웠던 건 배우자 하도영에게 버림받고 딸과 엄마에게까지 버림받으면서 교도소에 홀로 수감되어 수감자들을 위해 날씨 예보를 해주는 연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이다 중 이런 사이다 복수는 없을 듯.


더군다나 연진은 손명오를 죽인 진범은 따로 있는 데 자기가 죽인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 그걸 끝까지 알 수 없는 상태로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거. 그게 연진 입장에서는 가장 고통스러울 듯하다. 9화에서까지 '그래 어디 해봐~'라는 연진의 도도한 입장이 겹쳐지면서 복수의 통쾌함은 배가 됐다.


물론 드라마의 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주여정의 힘과 부에 기대어 그녀의 복수가 이루어져서 '복수의 순수성'에 손상을 입은 것이 많이 아쉬웠다. 특히 주여정과의 멜로 라인은 살짝 짜증이 올라왔지만 다른 조연들의 열연으로 인해 어느 정도 단점을 상쇄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임지현(박연진역), 박성훈(전재훈역), 김히어라(이사라역), 차주영(최혜정역), 김건우(손명오역) 빌런 5인을 손에 꼽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성일(하도영역), 염혜란(강현남역), 안소요(김경란역) 등 3인이 매우 인상깊었다. 


특히 비중이 매우 미미한 역할 중 한 명이 김경란 역을 맡은 안소요인데, 파트1에서는 대사도 별로 없고 부각될 만한 신이 별로 없었지만 파트2에서는 손명오 사건의 숨은 공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녀는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흡사 실제 학폭을 당해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처럼 연기했다.


무엇보다 두 장면이 이 배우를 각인시키도록 했다. 원룸에 앉아서 양주명을 꺼내기 전에 흐느끼는 장면과 동은에게 SOS를 치고 자기 원룸에 찾아온 동은이 더이상 체육관에 서 있는 경란이 되지 말라고 말한 직후 오열하는 장면이다. 진짜 또 하나의 명품 배우를 찾은 느낌이었다. 적은 분량이지만 정말 안소요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그녀는 정말 상처입은 사람처럼 보였다.


캐릭터, 플롯, 음악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 이후 이렇게 숨막히게 재밌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내게 정주행이라는 걸 처음 경험하게 해 준 미드가 <24시>였다. 그 후 미드 <24>를 넘어서는 흡입력을 제공한 드라마는 <오징어게임>이 유일했는데, 이제 <더글로리>도 추가됐다.


학교폭력 문제는 이미 사회의 큰 문제가 되어 버렸고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임영웅과 정순신 아들의 학폭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는데 이런 드라마가 제때 나왔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학폭 가해자는 소급하여 그게 언제가 됐던 철저히 조사하여 응징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글로리> 총평 : 9.5/10



[덧] 

1. 드라마 주연인 송혜교의 연기 변신은 정말 놀라웠다. 이전에 멜로물에서만 보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 개인적으로 송혜교를 무척 싫어했지만 동은을 연기한 송혜교에게는 박수를 쳐주지 않을 수 없었다.

2. 동은의 학교시절을 열열한 정지소 배우. 만신창이가 되는 처절한 절망을 연기한 모습이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다른 역할로 나온 정지소 보다 동은으로 열연한 정지소가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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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03-12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시즌 1도 안봤는데, 볼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야무님 페이퍼 보니 볼까 쪽으로 약간 솔깃하네요 ㅎㅎ

yamoo 2023-03-13 18:26   좋아요 1 | URL
강추드립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응징이 왜 중요한지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요. 무조건 보시길요!!ㅎ

공쟝쟝 2023-03-12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밌었어요…. 멋있다!! 동은아!!! 🥲😆 상반기 최고 히어로물 ㅋㅋ

yamoo 2023-03-13 18:27   좋아요 2 | URL
넵~ 저도 넘넘 재밌게 봤습니다~~ㅎㅎ

stella.K 2023-03-12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회차를 아예 다 까서 보여주는군요.
고거 마음에 드네요.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야무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정말 좋다는 말인데
TV데서도 해 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컴에서 보는 건 익숙치 않아서 말이죠.ㅜ
근데 왠지 작가도 정점에 오른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송지나 모래시계 이후로 태왕사신긴가 뭐 하나하고 조용하잖아요.
뭐 나름 히트작을 많이 냈으니 더 보여줄게 있을 수도 있지만…ㅋ

yamoo 2023-03-13 18:28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 아직 이거 안보신듯합니다. 무조건 보시라고 강추드립니다!!
요즘 최대 화두인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주제인데...
너무 재밌어서 걍 시각이 순삭합니다~~ㅎ

감은빛 2023-03-12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녁부터 새벽까지 다 봤어요. 전반적인 느낌은 확실히 잘 만든 드라마는 맞는데, 저는 세부적으로 좀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주여정의 부와 힘에 기댄 부분이 있고, 또 각 악역들이 무너지는 패턴이 좀 전형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초등 교사로서 문동은이 한 일이 별로 없었다고 느껴지는 면도 아쉬웠구요. 현실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 라는 점이 제일 큰 매력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yamoo 2023-03-13 18:33   좋아요 0 | URL
감은빗 님두 다 보셨군요! 저도 잘 만든 드라마라는데 동의합니다만, 옥에 티는 있듯이 이 작품도 아쉬움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주여정에 기댄 점이 매우 큰 한계였고, 주여정과의 러브라인도 거슬렸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몇 작품 봤는데, 항상 러브라인을 강조해서 이 작품 역시 러브라인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라는 거에 동감합니다. 법의 정비가 절실하고.. 이게 판타지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문제의식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이 작품이 그 마중물이 됐으면 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3-14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기의 학폭장면이나 중간중간 삽입된 회상씬의 학폭장면을 보는 건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다 좋게 끝내자 라는 식의 결말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함에 화가 나는 건 여전합니다만.

yamoo 2023-03-15 08:59   좋아요 1 | URL
학폭 씬은 1편이 압도적이었지요. 학폭 신을 보는 건 스트레스가 아니었지만 제겐 주여정과의 로맨스 라인이 스트레스였습니다.

물론 현실은 드라마처럼 복수가 안되지만 화두를 잘 던져 학폭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있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03-14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디서나 더 글로리가 화제네요. 저도 다 보았지요. 8회차가 한꺼번에 올라와 있어서 쭉 이어서 볼 수 있는 건 큰 장점인 듯. 넷플릭스 시대가 오고 있는 중 같습니다.^^

yamoo 2023-03-15 09:00   좋아요 3 | URL
네...공개 3일만에 비영어권 1위에 올랐고, 다음 주가 되면 전체 1위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ㅎ

넷플 시대는 이미 왔다고 생각하는 1인이에요..ㅎㅎ

얄라알라 2023-03-19 0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3월 책을 좀 덜 읽은 데, <더 글로리>가 한 몫(?) 했다싶을 정도로,저는 관련 컨텐츠까지 샅샅이 다 뒤져 봤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yamoo 2023-03-20 09:32   좋아요 0 | URL
마저요. 글로리 보느라고 책 못읽었던 거...분명한 사실이에요..ㅎㅎ
저도 관련 영상 많이 찾아봤습니다..ㅎㅎ
요즘도 보고 있어요..^^
 















순수의 전조

Augries of Innocence

윌리엄 블레이크 (1757~1827)



인간은 기쁨과 비탄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가 이것을 올바르게 알 때,

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어떤 이는 달콤한 기쁨으로 태어나며

누군가는 끝없는 밤으로 태어난다

우리는 거짓을 믿기 마련

밤에서 태어나 밤에 사라질 눈이니

우리가 눈을 통해 보지 않을 때

영혼의 빛은 광채 속에 잠드는구나

어둠에 드리운 가여운 영혼에게

                                       -<순수의 전조> 중에서..



올가 토카르추크의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2019, 민음사)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실망이 컸다. 전작인 <방랑자들>이 너무 좋아서 '쟁기'를 들었는데(표지도 한 몫했다!) 이건 뭐 '존 윅'의 하하위 버전을 보는 듯했다.


물론 다량 실망했음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대가 없었다면 그냥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느낌은 받았을 거다. 특히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가 전편에 인용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다. 수록되어 있는 삽화도 괜찮았다. 그래서 블레이크의 순수의 전조를 전편 다운 받아 읽어봤다.


그리고 위에 인용된 부분이 강렬하게 다가와서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작으로 그리게 된 '순수의 전조'. 4작품을 그렸고 더 그릴 예정이다.


<순수의 전조, F6, 캔버스에 아크릴, 2023>



나는 기본적으로 순수가 발현되는 기조를 불안에서 찾았다. 과거의 시대나 작금의 시대나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인간 내면의 상황을 불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수를 불안감 속에 도사리고 있는, 그리고 각자의 내면에 내재해 있는 유토피아[좋음]에 대한 가능성으로 설정했다.


그 불안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검은색이 인접해 있는 색의 띠로 표현했다. 완전한 직선이 아닌 최대한 직선인 것처럼 보이는 인접한 색의 띠를 중심으로 불안을, 그리고 순수의 이상을 크고 작은 흰 사각형으로 구현해 봤다.


결국 위에서 언급했듯이 '순수의 전조'는 불안 속에서 피어나는 최초의 발현이라, 인접한 색의 띠 위에 올린 흰 사각형들 위에 투명한 파란 사각형을 엊어 그 위에 투영된 최종적 사각형들의 색으로 '순수의 전조'를 이미지화 해 보았다.


가장 위에 올린 상대적으로 투명한 파란색은 불안과 기대가 섞인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보았고, 붓질을 나타내어 순수의 징조가 보여주는 상태에서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가 가시지 않음을 드러내고자 했다.



*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책 하나에 내가 그린 그림 하나, 그리고 텍스트(밑줄긋기나 짧은 감상). 앞으로 책과 그림이 있는 글을 올려 야무의 주력페이퍼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천성이 게으른 관계로 그냥 작품집을 올리는 카테고리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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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2-16 1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멋져요

yamoo 2023-02-17 22:0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stella.K 2023-02-16 1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 카테고리 기대하겠슴다.
멋진데요?^^

yamoo 2023-02-17 22:09   좋아요 3 | URL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서곡 2023-02-16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오늘 블레이크의 그림을 봤답니다 햄릿요

yamoo 2023-02-17 22:10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이런 우연이!!!ㅎㅎ

초원 2023-02-17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씨실과 날실이 엮인 듯한 분위기가 특이합니다. <순수의 전조> 제목도 좋아요. 볼 때마다 달라지는군요. 배우고 싶네요.

yamoo 2023-02-17 22:12   좋아요 2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이게 영국으로 가야하는데 나중에 새 컨셉 그림 때문에 후순위로 밀린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한 작품이에요~~^^

초원 2023-02-17 16: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댓글 쓰고 다시 한참을 봤네요. 주황색 위를 덮은 하양과 파랑의 그림자가 마음에 들어요. 멋진 그림 감사합니다.

yamoo 2023-02-17 22:12   좋아요 3 | URL
좋게 봐주셔서 넘넘 감사드립니다!!

transient-guest 2023-02-18 0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기본적으로 순수가 발현되는 기조를 불안에서 찾았다. 과거의 시대나 작금의 시대나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인간 내면의 상황을 불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수를 불안감 속에 도사리고 있는, 그리고 각자의 내면에 내재해 있는 유토피아[좋음]에 대한 가능성으로 설정했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보통 힘들 때 귀농이나 시골에 가서 slow down하는 삶을 꿈꾸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평화, slow life, 귀농, 동물, 농장, 번잡한 곳을 떠나 살고 싶은 맘이 발현되는 기조는 ‘피로‘ ‘장기간에 걸쳐 쌓인 번아웃‘ 심지어 ‘불안‘까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림은 잘 모르지만 책을 읽고 영감을 얻은 모티브를 표현한다는 행위는 참 멋있는 것 같습니다

yamoo 2023-02-18 10:2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트랜스 님!!

뭐랄까...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것이 뭐가 됐든요~ 그래서 추상적 작업이 보기 좋고 그 결과물에 대해 보는 이가 납득할 정도면 성공적인 작업이라 자평합니다.

근데 아직 흉내만 내는 초보단계라 갈길이 멉니다..^^;;

얄라알라 2023-02-20 0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웅....이 격조 높은 그림과 격조 높은 댓글 사이에서...
전 갑자기 야무님 이 작품, 순수의 전조, 모시 옷감에 물들일 수 있다면 해서 입고 싶어지는 거 있죠...영국행할 뻔한 귀한 작품을 애정하는 또 다른 애정표현으로 들어주세요.^^ 우아한 황금색과 욕망을 가라앉히라 하는 듯 차분한 청색의 조화가 너무도 끌립니다!!

yamoo 2023-02-20 09:54   좋아요 1 | URL
얄라님,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ㅎㅎ
이 작품으로 굿즈를 만들 예정입니다. 에코백하고 머그컵을 만들 건데, 단가 맞추기가 어렵네요..^^;;

페크pek0501 2023-02-20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너무 어려워서 말 잘못하면 저의 무식이 탄로 날까 봐 입을 다물겠어요.ㅋㅋ
그런데 저런 파랑색은 제가 좋아하는 색인지라 그림이 멋지게 보이네요.
그림 감상을 천천히 더 하고...
야무 님의 주력 페이퍼를 응원합니다!!!^^

yamoo 2023-02-21 09:45   좋아요 0 | URL
음...그림은 그냥 색과 면으로 봐서 좋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림의 의도는 그리는 사람의 몫이지만 보는 이가 색으로 보면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은빛 2023-02-21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멋져요!
책 하나에 그림 하나라니!
그림을 잘 볼 줄 모르지만, 일단 무조건 멋있어요. ^^

순수가 발현되는 기조라.
음, 어려운데 흥미가 생기는 주제네요.

yamoo 2023-02-23 13: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멋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말할 수 없는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멋있고, 보기좋으면 장땡이라 생각하기에...격려라 생각하고 열심히 그리겠습니다~^^
 

간만에 경매에 참가해서 평소 눈여겨 보던 북한 그림 한 점을 낙찰받았습니다. 약30호 정도의 풍경화인데, 보는 순간 너무도 멋진 풍경화라 안 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 그림의 작가는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는 사람인데, 북한에서 인민예술가는 그 공적이 탁월한 사람에게만 부여하는 칭호라고 합니다. 이보다 한 등급 낮은 칭호가 공훈예술가라고 합니다.


대체로 북한의 일류 예술가의 작품들이라고하면 공훈예술과와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은 작가들의 작품군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로치면 각종 미술제에서 우수하게 입상을 여러번 하여 한국예술원 회원이 되는...뭐, 그 정도 급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북한의 일류 예술가들 특히 미술가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공적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없는 아주 드문 곳이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우리가 가끔 보는 6.25 전쟁을 미화하는 그림이나 노동적위대를 선전하는 포스터류의 그림들을 보면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사실화를 원색을 써서 강렬하게 표현하기에 그런 듯보입니다.


주어진 틀이 그러하니 아무리 대가들이 그렸다고하더라도 잘 그렸다는 느낌보다는 80년대 영화관에 걸린 선전용 포스터를 보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선전용 선동 매체로 그림을 활용하는 북한의 방식 때문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풍경화로 넘어가면 정말 끝내주는 그림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진짜 대가들이 그렸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죠. 일반 그림 경력으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풍경화도 정형적인 틀이 있는 듯 비슷비슷한 그림들(금강산을 그린 채색 산수화)이 많습니다만, 고흐가 그린 듯한 풍경화들도 꽤 있어 놀라곤 합니다. 정말 끝내주는 세밀화도 있구요.


이런 북한의 일류 화가들이 그린 풍경화는 유럽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희귀성 때문이라는군요. 화가들이 사실화만을 그리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구소련이 망한 이래 북한이 유일하답니다.


체제 안에서, 형식 안에서 그리도 많은 제한 속에서 탄생한 풍경화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40-50년대 화풍을 간직한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제공하는 면이 없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응팔을 보고 열광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2015년에 영국에서 전시된 북한의 그림들은 엄청난 호평속에서 전시된 거의 모든 그림들이 팔렸는데, 50호 기준으로 한 점당 천 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북한의 일류화가들의 그림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 듯합니다. 인민예술가의 30호 그림이 강남 모 갤러리의 30대 초짜 작가의 그림에 1/10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이건 정말 기가찰만하죠.


물론 위작의 위험이 있긴합니다. 헌데 정창모 화백과 같은 아주 대가가 아닌 이상 위작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뭐, 위작이라도 엄청나게 잘 그린 위작이라면 걸어놓고 감상할 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위작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롭지 않긴 하겠지만(작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 그림만 보고 내 눈을 믿어야겠지요. 이제, 구매한 그림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렴태순(인민예술가), 육계리에서, 약30호, 캔버스에 유채, 2007>


렴태순 : 1950년생

1973    평양미술대학 조선화학부 졸업

1974~  전문미술창작기관 창작가

1993~  백호창작사 창작가

2005    인민예술가 칭호

1978 국가미술전람회 2등상 수상

1992 국가미술전람회 1등상 수상



렴태순 화백의 '육계리에서'라는 작품으로,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담았습니다. 원경과 근경 그리고 물가에 반사된 자연을 먼 구도에서 포착해 표현한 부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물에 비친 모습은 흡사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실물을 보면 정말 압도합니다. 렴태순 화백의 여러 작품들을 봤지만 이런 수평 구도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구도는 별로 못봤습니다. 물론 이 작품보다 훨씬 멋진 작품들이 더 있긴 하지만 렴태순 화백만의 뚜렷한 화풍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래 서명이라든가 색을 표현하는 붓터치 같은 걸 보면 위작일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뭐, 위작이니 북한 그림이니 이런 걸 모두 떠나서 위 그림 자체만 본다면, 이 그림은 강남 어떤 갤러리에서 보는 작품들보다 훨씬 좋습니다. 같이 놓고 본다면 다른 풍경화들은 다 아마추어 급이 되는 듯합니다. 저는 볼때마다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ㅎㅎ



아쉽게도 북한 화가에 대한 소개서나 북한 그림에 대한 안내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북한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개론서가 대세인듯합니다.











덧>

북한의 그림들은 통일이 됐을 시 가치가 상상 이상으로 폭등할 거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죠. 언제 어떤 그림을 사야할지가 문제이고, 위작에서도 자유롭지 않고...투자처로서는 머리가 아픈 그야말로 복마전이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저렴하게 사서 걸어 놓고 감상하여 좋다면 그걸로 된 거죠. 위작이라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진품이라면 좋은 이익이 덤으로 생기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ㅎㅎ 그때까지 좋은 북한 그림을 한점 한점 모아야 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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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2-11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처음 볼 땐 다소 촌스럽긴 하지만 뭔가 빨려 들어가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30호면 작은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통일되면...!
덕분에 잘 배우고 갑니다.^^

yamoo 2023-02-12 17:25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 벌 땐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눈이 갔긴했어요. 근데 다시 출품작들을 주의깊게 살피다가 다시 봤는데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잘 보관해야겠습니다~~ㅎ

초원 2023-02-12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렴씨 성을 가진 분이 그린 <육계리에서>, 볼수록 좋습니다. 북쪽 땅에도 바람이 통과하는 들판이 있고, 그 하늘 아래에서 같은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북한의 그림들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는지 신기하네요.

yamoo 2023-02-12 17:32   좋아요 1 | URL
저도 볼수록 좋아요~~^^
이게..아마도 추측컨대 금강산 관광 즈음해서 울나라 사람들 북한에가서 북한 일급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구매해 왔을겁니다. 중국을 통해 우회하여 반입..그리고 소장하다가 가격이 오를거라 생각했는데 남북관계 경색으로 샀던 가격에 그대로 되팔고 있는듯합니다..ㅎㅎ
인민예술가 정도되려면 몇십년을 그려냐하는데..작품에 내공이 잘 담겨있어 볼수록 좋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02-12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풍경화 좋아하는데 정말 멋지군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이색적인 느낌이 납니다.
구도도 좋고 색상도 맘에 들어요. 하늘과 물의 색을 통일해서 통일감을 살렸네요.
지평선을 3분의 2의 지점으로!!! 하늘이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 건 저만의 느낌이겠죠...

yamoo 2023-02-12 17:42   좋아요 1 | URL
저도 정말 멋져 구매했어요~~
입찰하고 약간의 경쟁을거쳐 낙찰받았는데...그냥 횡재한 느낌인거 있죠...프린트된 그림값 정도에 인민예술가 그림이라니...진짜 북한그림은 이맘때 사 둬야 좋을듯합니다.

흠..저도 그 지점이 야간 아쉬웠는데 페크님두 그렇게 느끼셨군요! 그래두 머...전체적으로 안정감있어 만족감이 더 높아요.~~^^

새파랑 2023-02-12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계리에서 저그림 좋네요~!! 그림은 잘 모르지만 자연 그대로를 옮겨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 사진보다 더 실제적인 느낌? ㅋ

yamoo 2023-02-12 17:48   좋아요 1 | URL
원경과 앞의 풀은 그림같지만 물에 비친 나무와 하늘은 정말 사실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나게 그렸습니다. 근데 보기에 밸런스를 잘 맞춰 이질감이 없어요~
대체로 저렇게 원경과 근경을 붓터치있게 그리고 중경을 던면에 내세워 세밀화 작업을하면 그림이 전체적으로 죽는데...이 그림은 정말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전혀 이질감이 없어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 그림이라 보고있으면 넘 좋습니다~~ㅎㅎ

감은빛 2023-02-24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한 그림을 구매할 수 있군요.
그림을 잘 모르지만 상을 많이 받은 분이시니 당연히 대단한 분이시겠네요.

북한의 문화 예술을 소개한 책들도 의외로 많군요.
사실 남한의 정치, 사회 문제들만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북한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네요.

얼른 통일이 되어 그림 값이 많이 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yamoo 2023-02-27 10:33   좋아요 0 | URL
네..북한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여러 곳이 있는데, 제가 구매한 곳이 가장 믿을 만한 곳입니다~ 북한의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30년 이상 그림만 그린 유명화가들인데, 김일성 김정일 선전용 그림만 그려 좀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거의 없는 국회라..

북한의 문화예술을 소개한 책들은 꽤 되는데, 그림을 소개한 책들은 거의 없네요..ㅎㅎ

저도 빨리 그리되길 기대합니다!

2023-04-14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4-15 09:11   좋아요 0 | URL
주로 경매에서 살 수 있어요. 북학 그림은 처음에 여러 루트로 우리나라 컬렉터들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첨엔 금강산 관광 무렵이었구여. 이때 일반 그림애호가들에게 대대적으로 넘어왔죠. 북한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무려 10배 20배 정도로 우리나라에게 팔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북한 여행길이 막혔고, 이 기간이 길다보니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 외국에서 북한그림 전시회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팔렸습니다. 또한 중국을 여행한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북한 그림을 구매했죠. 이 그림들이 현재 유통되고 있어요. 위작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 그림들....80년대 그림에서 2000년대 초반 드림들이 대부분이고...이런 그림들은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일합니다.
여러 옥션 업체들이 있으니 온라인 경매시에 응찰하면 매우 저렴하게 데려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