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훌륭한 군인>(문예출판사, 2013)을 읽고 비판적 리뷰를 섰다. 작가의 오리엔탈리즘적 인식과 비윤리성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물론 페미니즘적 관점에서도 비판의 십자포화 대상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어마무시했다.

 


그래서 그 핵심, 그러니까이 소설에서 불륜이 왜 일어났는지 나름 생각해 보고 작품 속에서 동인을 찾아봤는데, 이건 뭐 너무나 당연한 거라 맥이 빠진다. 오래 전 데이비드 흄이 <인간오성론>에서 설파한 바로 그 내용이기에.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는 타자를 알 수 없다는 거(아마도 이 생각을 철학적으로 논한 사람은 흄이 처음이지 않을까 한다).

 

이 내용이 174페이지 나와 있다.

 

이 세상 그 누가 다른 사람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 그 누가 다른 사람의 마음 또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 대강 어떻게 행동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모든 경우에 어떻게 행동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럴 수 없다면 성격이라는 말은 아무에게도 소용이 없다. 플로렌스가 파리에서 고용했던 하녀가 그런 경우다. 우리는 상인들에게 지불할 돈을 그녀에게 백지수표로 맡기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반지를 훔쳤던 것이다. 우리는 그녀가 그런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고, 그녀 자신도 자신이 그런 짓을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에드워드 애쉬버넘도 그런 경우이리라. (p174)

 

이 소설에서 이 부분만큼 중요한 부분이 있을까? 회상의 주체 존 다우얼이 애쉬버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는 부분이고, 이 생각은 소설 끝까지 변치 않고 다우얼의 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는 부분이다. 그를 담고 싶고 그처럼 여자들을 사귀고 싶지만 비주얼적으로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다우얼에게 에쉬버넘은 그의 대리자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든다. 


물론 애쉬버넘과 레오노라 다우얼과 프롤렌스 모두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혼했고, 또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상대를 알고자 노력하지 않았다. 노력해서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방을 이해는 할 수 있는데, 오해가 잘못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결국에는 파국에 이르는....뭐, 인간사가 거의가 그렇겠지만..


역시나 다시 정리해봐도 진부한 주제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결혼 생활은 결국은 파국'이라는..

 

 

* 요즘 대작위주로 작업을 진행하기에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고 여기에글을 쓸 시간도 거의 없어요. 8월 이후 작업의 결과물에 대해서 보고 형식으로 페이퍼를 양산할 거 같은데, 그 전까지는 여력이 없네요. 다른 서재 방문도 여력이 안 되고...여러모로 서재활동이 뜸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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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5-20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작!
기대합니다~~

yamoo 2023-05-22 09:46   좋아요 1 | URL
대작 6월 말까지 40호 그림 5개를 그릴 듯합니다.
현재 20호 1개 40호 2개 그렸네요...큰 그림이 작은 그림보다 쉽긴한데 구도 잡기가 작은 그림보다 힘든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5-20 1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명작을 읽다 보면 같은 이야기가 표현만 다르게 쓴 문장들을 만나요. 기대기대!!!

yamoo 2023-05-22 09:48   좋아요 1 | URL
그쵸~
인간사에 대한 주제는 비슷비슷하고, 이야기도 비슷한데 문체와 구성 그리고 나라별 문화적 차이가 다름의 양상인듯합니다..ㅎㅎ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ㅎㅎ
 

아주아주 안 좋은 상황이 도래했다. 아주 고약한 병이 다시 발발했기 때문인데, 이 병에는 약도 없다. 이게 왜 재발했는지 나는 도통 모른다. 정말 왜 다시 도졌을까? 도대체 왜? 왜?!!


어제 책을 40여 권 샀다. 그 전날에도 30여 권을 우습게 구매했는데...

저번 주 4월의 마지막 주에 무려 100여 권을 샀나보다. 책이 아직 정리도 안됐고 도착하지 않는 책 박스도 2박스다. 한 박스에 30여 권씩 담겼을 거다.


무슨 책을 샀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다만 내 통장에는 30여 만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통장을 보며 자책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버려야 할 책을 왜 사냐고~~~~!!, 다 갖다 버릴 거다!!"라는 아부지의 험악한 언성이 두렵다. 그래서 사무실로 배송을 했는데...


사무실에도 내 책 때문에 골치다. 어디 놓을 때가 없다..--;; 저번달에 70여권 기증했는데, 이번 달에도 한 20여 권 기증할 태세다. 읽으려고 사 놨는데, 자꾸 하드커버 책을 사제끼니 저저번 달에 산 책도 없애버려야 할 상황이다..ㅜㅜ


4월 초부터 띠엄띠엄 계속 산 게 마지막 주에 무지막지하게 지른 원동력이 된 듯하다. 아~~ 난 항상 왜이럴까??



이게 4월 초에 구매해서 찍은 사진인데, 미술과 관계된 책을 사다보니, 듣보잡 소설도 눈에 밟히는 즉시 데리고 오니 정말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듯하다. 


원래 유발하라리 책들은 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1급 책만 읽는 분이 예상외로 끝내준다고 해서 닥치고 뒷북치고 있다. 오른쪽 위 3권이 행복의 본질에 대한 1급서로 취급되는 책들이다. 1급인지 아닌지 읽어보려고 구매했다.


이렇다 보니 정말 책은 순식간에 100권이 200권이 된다. 월간미술과 미술세계 잡지도 자주가는 헌책방에 나와있어 닥치고 구매하고 보니 책이 순식간에 쌓이는 거다.


정말 내 사무실 책꽂이는 비었었는데 어느 순간 책으로 넘치고 있다. 하~~ 정말 돌아보니 무섭다. 오늘 보니 책에 치여 사는 듯하다. 버려야 공간이 생기는데 내 방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책만 보면 돌아버리겠는데, 아침에 읽는 책 읽는 맛은 뭐하고 바꾸지도 못해 돌아버릴 지경이다. 난 왜 이러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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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5-02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 일 같지 않은 상황인데요... ㅎㅎㅎ 제 방에 책 탑이 엄청 많이 생겼어요. 책장에 꽂힌 책을 빼려면 책장 앞에 생긴 책 탑을 치워야 해요. 그리고 다시 책 탑을 쌓아요.. 이거 진짜 은근히 시간 잡아먹는 일이에요. ^^;;

yamoo 2023-05-03 19:14   좋아요 1 | URL
사이러스님 올만입니다!
예전부터 사이러스님두 책 때문에 골치아픈 상황을 많이 겪은 듯해요. 저하구 비슷하십니다요~~~ㅎㅎ

맞아요, 정말 시간 잡아 먹는 일이에요!!!

새파랑 2023-05-03 07: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ㅋ 책탑 사진이 웅장합니다 ~!! yamoo님은 정말 미술에 진심이시군요 열정이 너무 부럽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군요 ㅋ

yamoo 2023-05-03 19:16   좋아요 2 | URL
어제 밤에 박스 하나가 도착했고, 아마도 낼 한 박스 더 도착할 듯한데...모아 놓고 사진 찍으면 가관일 겁니다..ㅎㅎ

예...미술책...한국작가론이 있으면 거의 구매하는 편이구요...도록도 괜찮은 거 있음 구매합니다. 도록은 책도 크고 무게도 무거워서 정말 골치아픈데...이게 또 보는 재미는 끝내주는지라...^^;;

열정은...무슨~~ 미친거죠..ㅎㅎㅎ

stella.K 2023-05-03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뭔가 마음이 헛헛하셨나 봅니다.
혹시 이 책들 사실 때 단게 땡기시진 않던지요?
그렇다면 이미 산 책이야 어쩔 수 없고 다음엔
단 것을 드시면서 살 건지 말 건지를 천천히 고민해 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ㅋㅋ
저도 책탑을 쌓아놓고 건드리지도 못하는 모순에 빠져있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어서리.ㅠ
암튼 아침에 책을 읽는 기쁨이 있으시다니 이왕 사신 책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yamoo 2023-05-03 19:19   좋아요 3 | URL
마음이 헛헛한게 아니라...이상하게 주기적으로 책탐이 심해지는 거 같아요. 해마다 4-5월이 한 해동안 가장 많은 책을 사는 거 같아요..--;;

단 거 먹어도 소용이 없어요. 책방 둘러보면 미친듯이 주문하고...그땐 정말 내 정신이 아녀요. 택배 상자를 받아야 정신을 차려요..그땐 이미 늦어서뤼...--;;

아침에 책을 읽는데 어느 세월에 산 책을 다 읽을지 한심합니다...ㅜㅜ

페크pek0501 2023-05-05 17: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사고 싶은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그중에서 골라 나중에 한꺼번에 구매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즉흥적으로 사는 건 금지하고 있어요. 그렇게 신중하게 사도 넘겨 보지 못한 책이 생기더라고요. ㅋㅋ 보석보다 책이 저렴하다는 사실로 위안을 받읍시다요...
그래도 책 많은 걸 보면 행복하실 듯합니다!!!

얄라알라 2023-05-05 21:38   좋아요 3 | URL
페크님 방식에 한표요!!^^ 오늘 담아 놓고, 바로 결제하지는 않는다! 저는 옷이나 책 모드 그 방식을 씁니다~

보석보다 책이 저렴하다는 사실로 위안 ㅋㅋ
아! 여유로우신 페크님의 농담에 웃고 갑니다.

yamoo 2023-05-08 20:14   좋아요 1 | URL
저도 엔날에 쓴 방법인데...
주기적으로 필요한 책을 구하러 책방에 가면 관련된 책들을 많이 쓸어옵니다.
배송받고 나면 후회가 밀려와요...ㅜㅜ
아무리 좋다고한들....공간이 없으니 치워야하는데...이건 뭐, 답이 없어요...--;;
요즘은 책탑만 보면 한숨이 나고 저걸 어쩌지...라는 생각에 가습이 답답해집니다..--;;

yamoo 2023-05-08 20:15   좋아요 1 | URL
얄라님은 옷을 그렇게 구입하시는군요!!
저는 옷은 거의 입어보고 구매하는지라..ㅎㅎ

당근 보석보다야 저렴하고 다른 놀이거리보다 확실히 저렴하지만...책 읽은 다음 보관이 문제에요..보관이!!
 

4.20.은 내 생일이다. 생일이라고 뭐 특별한 뭔가를 하지 않는다. 가끔 친한 지인들이 생일이라고 밥을 사 주거나 공연 티켓을 주곤했지만 이런 것도 요 몇년 사이는 없었다. 평일이라면 주야장천 일하다가 집에 와서 엎어져서 자는...뭐 평소와 똑같다. 


근데, 23년 4.20.은 달랐다. 지인 중에 공연 전시 꼭꼭 챙겨보는 마니아가 있는데, 이분이 20일 지방 일정으로 시간이 겹쳐 예매한 걸 내게 넘긴다는 거다. 이 때가 3월 하순 무렵이다. 에드워드 호퍼전이라니. 것두 4.20.이 오프닝하는 날이었다.


난 바로 콜~을 했고, 은근히 20일만 기다렸다. 에드워드 호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미술가 중 한 사람이라, 사전 예매하려고 했는데, 가장 바쁜 때라서 예매시작하는 날도 몰랐다. 근데 예매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매진됐다고. 어렵게 구한 티켓을 내게 양도해준 지인이 고마울 뿐..ㅎㅎ


15시 오픈이라 조퇴를 하고 서둘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으로 향했다. 오래 전에 몇 번 왔었는데, 다시 가려니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멨다. 배재빌딩 앞이었다는 데 다시 한 번 놀랐다. 아니, 미술관이 바로 배재빌딩 바로 앞이네?! 신선한 충격..ㅎㅎ


15시 오픈 시간 이전에는 들여보내 주지 않아 옆 배재 박물관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냈다. 거기 2층에 보니 임진우 건축가의 서울 정동 일대 일러스트 전시가 있었다. 매우 볼만했다. 작은 수채화(A4 크기) 그림이 대부분. 50점은 넘어 보였다. 정동 지역의 곳곳을 일러스트로 담아냈는데, 건축가의 섬세한 스케치가 돋보이는 그림들이었다.


시간이 돼서 호퍼전시관으로 가서 둘러보았다. 호퍼 그림을 다량 보유한 휘트니 미술관과 서울시립 미술관이 협약을 맺어 전시가 성서됐단다. 휘트니 미술관이 보유중인 호퍼 그림 중 270점이나 들여왔다. 호퍼의 아주 유명한 그림 몇 점은 빠졌지만 초기작품부터 상업용 일러스트까지 아주 다양했다. 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꽉 채운 전시. '호퍼; 길위에서'

(위 그림이 주제 '길위에서'의 메인그림으로 걸려있다. 그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주제 치고는 좀 문학적인듯. 호퍼는 판화 유화 수채화 일러스트 등 미술분야에서 안 해본 분야가 없는 전천후 작가였고, 그래서 전문성이 모호한 작가로 분류된다고..)



사실 호퍼 책은 딱1권 봤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10년 쯔음에 읽었는데 당시 번역된 책은 딱1권이었다. 엔날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지금도 표지만 바꿔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내 기억에 표지 갈이만 3번이상이었던 거 같다. 내용은 하나도 안바뀌고 표시 바뀔 때 가격만 뛰었던 듯하다. 어쨌든, 호퍼에 대한 지식은 이 거 한 권 읽는 게 전부였다.


요새 보니 호퍼 책이 몇 권 더 출간됐다. 헌데 타센에서 2만5천원에 나와있는 호퍼 책은 왜 번역을 안해주는지 몰겠다. 










1904년 즈음에서 호퍼는 프랑스 파리로 가서 그림을 그렸는데, 이때 기독교(개신교)도이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같은 교파의 집에 머물렀다. 당시 이 집 내부를 그렸던 그림들이 전시 초반부를 길게 장식하고 있다. F3 크기의 판넬에 유화로 그린 그림이 20점은 족히 돼 보였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복기해 보면 호퍼는 작은 사이의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주로 판넬에 유화로 그렸다. 물론 큰 사이즈의 그림은 캔버스로 그렸다. 수채화도 꽤 많이 그렸는데, 이건 아내에게 받은 영향이라고. 


보통 수채화는 아무리 잘 그려도 잘그렸다는 느낌을 못받는 1인. 헌데 호퍼의 수채화는 정말 잘그렸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불투명하게 해변이나 당시의 주택(주택은 호퍼가 관심있는 주제였다) 또는 배들을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 매우 치밀하게 계산하여 그린 그림임을 알 수 있다. 


2시간을 꼼꼼히 보고 1층에 내려오니 호퍼가 그린 상업용 일러스트들이 즐비했다. 호퍼는 10년 간 그림을 하나도 팔지 못했는데 이를 만회하고자 상업용 일러스트를 주로 그렸다고. 잡지 표지나 신문 연재물에 일러스트 그림을 주로 그렸다. 


(A4크기 잡지의 표지 일러스트. 1919년10월호 MORSE지)



20세기 전반기의 미국은 일러스트의 시대였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들에게 상업용 일러스트 주문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고. 호퍼의 일러스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도록에서 보던 그 호퍼의 그림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 작가를 가리면 호퍼가 그린 그림이라고 전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주 작은 크기의 일러스트. 엽서 크기. A4를 반으로 접은 정도. 이것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정방형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다.)


1층 전시관이 제일 컸는데, 신문과 잡지에 그린 일러스트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예외적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열심히 찍어 왔다. 세계 미술의 연대기와 호퍼의 작품 연대기도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그리고 전시 공간 앞 쪽에 스크린에 영상을 틀어주는데, 호퍼 다큐였다. 미술관 큐레이터와 호퍼 전문가들이 나와 호퍼의 성격과 그림의 특징 그리고 예술사에서 호퍼의 위치를 설명해 주는 다큐. 매우 유익한 다큐영화였다. 1시간38분 분량. 후반부 15분 정도는 못보고 나왔다. 


3시에 입장했는데 6시가 넘어서고 있었고, 7시에 저녁 약속이 잡혀 있었다. 부랴부랴 나오다가 보니 호퍼 굿즈를 파는 부스가 있는 거다! 시간이 없어 대충 보다가 저렴한 거 위주로 여러개 구매했다. 스카프퍼럼 천으로 된 4만원 짜리 굿즈는 아직 안판단다.ㅠㅠ 교보에서 구매하란다. 


어쨌거나 뭘 집어 넣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집에 와 가방에서 꺼내보니 많이도 샀다. ㅎㅎ 아주 유명한 그림만 굿즈로 만든듯보인다. 상대적으로 그림이 큰 건 안경닦개다.ㅎ 무려4천원..ㅎㅎㅎ 그래도 그림이 커서 액자에 넣어 보관할까 생각중이다..ㅋㅋ



넘넘 뿌듯한 전시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 게 아니라 아주 풍성했다. 명성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전시된 적 없는 호퍼의 1회 개인전이다. 꼭 가서 다큐 영상을 보시라 강추드린다. 책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호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끝)



[덧]

1. 역시 전시는 혼자 봐야 자유롭게 꼼꼼히 둘러볼 수 있다. 여유는 덤. 담부터 전시는 꼭 혼자가서 봐야지~~

2. 8월20일까지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꼭 한 번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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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4-22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야무님께 딱 어울리는 생일선물이네요.
복도 많으십니다.
저는 대본 쓴다고 온 동네방네 소문내도 누구 하나
연극 티켓 선물해주는 사람이 없던데...ㅎㅎㅎ
암튼 늦었지만 생일 축하합니다.^^

yamoo 2023-04-23 11:54   좋아요 2 | URL
네..결과적으로..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습니다. 솔직히 별로 기대 안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첫 전시하는 호퍼전이라 관심은 갔지만 티켓도 요즘 인터파크 같은데서 예매해야하기에 너무 귀찮고 해서 나중이 가려했습니다. 끝무렵에. 경험상 이렇게 생각하다가 이건희 전도 놓쳤거든요. 해서 기회가 온김에..마침 생일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겄는데...설사립미술관에서 했던 전시 중 최고로 볼게 많아서 좋았습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더 그랬던거 같아요. 굿즈도 사놀 줄 몰랐어요. 어쨌건 의미있는 생일 선물이 된 거 겉아 뿌듯해요..ㅎㅎ

그레이스 2023-04-24 2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주 수요일 예약해 놨어요~~

yamoo 2023-04-25 19:10   좋아요 2 | URL
아, 그레이스님두 가시는군요~~
정말 볼 게 많아서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1층에서 반복적을 방영하는 다큐영상은 꼭 보셔야 해요!!

그레이스 2023-04-25 19:4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일명 듣보잡 작가. 내가 알지 못하는 일류급 세계 문학 작가들. 그냥 나만 모르는 작가들이라 보면 좋겠다. 옛날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세계문학 전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말 희귀템들인데, 대산 세계문학과 을유 세계문학을 통해서 대거 소개되고 있다. 정말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내게 맞는 작가만 있는 건 아니다. 위 듣보잡 작가들 책 중 약 10여권을 소장(많은 거 같았는데 정리해 보니 12권이다.^^;;)하고 있는데, 정말 읽기 난감한 작품이 있긴 하다. 대표적인 예로 알프레드 자리의 심리학 소설 <포스트롤 박사의 행적과 사상>이 바로 그 책이다. 


포스트모던 소설이라 불리우는 작품군 중에서 가장 헛소리만 모아놓은 소설 같다. 이건 뭐 아무 얘기나 씨부려서 활자화한 딱 그런 류의 소설. 뭐,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거다. 실험적인거라도 재미있으면 그만인데, 이건 플롯이 아얘 없다보니 계속 망상적 얘기만 읽다가 끝난다.


워크룸프레스 소설 중에서 유일하게 갖다 버릴 책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작가 작품을 읽는 행위는 가치있는 도전이다. 자리와 같은 실패한 경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험도 많다. 부차티는 새롭게 내 최애 작가로 포섭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미지의 멋진 작가들을 컬렉션한다는 건 책 모으는 기쁨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읽다가 정말 좋은 작가들을 만나면 길에서 돈 주운 것 마냥 미쳐날뛰게 된다. 심각한 병이긴 하지만 아직 고칠 계획은 없다. 어쨌거나..


1탄, 2탄, 3탄 계속 저장해 놓아야 겠다. 이걸 리스트화 해 놓지 않으면 까먹어서 무슨 책을 사야할지 모를 때가 빈번히 발생하니까. 물론 내가 듣보잡이라고 생각해도 해당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한테는 익히 알려진 작가이니 이는 무조건 개인적인 취향이다. 내가 그만큼 세계문학 작가를 모른다는 반증이겠지.ㅎㅎ




[덧]

1. 내가 듣보잡 세계문학 컬렉션을 하는 나만의 원칙; 중국과 일본작가는 제외..

2. 듣보잡 작가 리스트를 만들려는 건 페크님과 락방 님 의 덧글 덕택이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작가는 내겐 예전부터 아주 익숙한 작가였더랬다.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을 오래 전에 소장했기 때문인데, 물론 읽지는 않고 보기만 했다. 헤르만 브로흐의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을 읽고 비슷한 작품 아닐까 하는 얄팍한 기대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헌데 이 작가를 매우 생소해 하는 알라디너 분들을 보니 듣보잡이란 매우 개인적이라는 걸 깨닫고 듣보잡 작가 리스트를 어여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문학적 무식이 탄로나는 걸 감수해야 겠지만 말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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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4-15 1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새로운 책을 접하는 것도 좋지만(주로 그렇게 하고 있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니 복습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기억력 감퇴로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기도 해서 좋더라고요.
당연히 책을 구매할 땐 새로운 책을 구매하죠. 오늘 올리신 책들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을유문화사의 광팬인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글자가 큰 책을 좋아해서 밀렸어요.ㅋㅋ

yamoo 2023-04-16 12:29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작은 배판 책들은 글자가 잘 안보여 읽기가 힘들긴해요. 예전엔 작운책을 매우 선호했는데...^^;;
저는 여전히 재독할 책 보다는 새론 작가를 발굴해서 읽기를 좋아합니다. 예전에 읽었기에 다시 읽으면 새로운 걸 다시 발견할 수 있겠지만 여러 탐색이 뭔가를 쓰려고할때 찾아갈 글감이 불어나는 느낌이라 일단 많이 읽어놓자는 주의입니당~~~ㅎㅎ

붉은돼지 2023-04-15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을유가 단연 많군요....저는 대산에도 많던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세계문학전집 최고 넘버링 찍고 있는 민음사는 한권이군요...열린책들은 없는 것 같고....펭귄도 없네요 ㅎㅎㅎㅎ

yamoo 2023-04-16 12:34   좋아요 0 | URL
민음사와 열린책들은 엔날 리스트의 반복이라 새로운 작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거 같아요. 무론 나는고백한다...작가처럼 새로 소개되는 작가는 있지만 대부분 기존작가의 여타 작품을 번역해 내 놓는거 같아서...주로 대산과 을유 리스트 중에서 골랐어요. 을유와 대산은 정말 놀랍더라구요. 팔리든 안팔리든 꾸준히 출간하는거 겉아요.ㅎㅎ 펭귄역시 새로운 작가가 없어요..ㅎㅎ 내가 몰루는 작가여야하는데...팽귄은 그래서 패쑤햤네욤..ㅎㅎ

stella.K 2023-04-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는 작가를 알게되는 건 존데
독서에 실패할까봐서리. ㅠ
그래도 도움 좀 받겠습니다. 야무님의 병 저도 있는 듯한데
저도 고칠 생각이 없구만요. ㅎㅎ

yamoo 2023-04-16 12:36   좋아요 1 | URL
독서에 실패해도 대어를 낚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된다고 봅니다~~ 분명히 지루하고 별루인 작품이 있지만....부처티같은 작가를 만나길 희망하면서 읽는거죠!ㅎㅎ

우끼 2023-04-1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어떤 멋진 문학을 발굴하실지!

yamoo 2023-04-16 12: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좋은 작가 재밌는작가를 발굴하면 공유할게욤~~
 

어제는 피곤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을듯이 피곤했다. 도대체 왜 피곤할까 생각했는데...아뿔싸..출장을 다녔다. 평소보다 더 많이 걸어서 피곤했나보다. 집에 가서 일찍 자야지, 이 생각만 했다.

 

, 근데 자기 전에 낼 무슨 책을 가져가면 좋은지 결정해야 했다. , 물론 무슨 옷을 입고 가야 하는지도 세팅해 놔야 아침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낼 아침에 무슨 책을 읽을까?’라는 고민에 답해야했다. 으하하하. 일단 로맨스는 패스. 한국 문학도 패스. 두꺼운 책도 패스. 얇지만 임팩트 있는 세계문학을 고르자 하고는 소설이 쌓여 있는 책탑으로 갔다. 뭐 읽지? <미래의 이브>도 읽고 싶은데...너무 두껍다. 얇은 철학서로 갈까, 아니야 그래도 문동 세계문학 하나 더 읽고 지인이 추천해준 행복에 대한 원탑서라는 데니얼 네틀의 저서들을 읽자. 어쨌든 문동 세계문학을 골라야지, 아니야 을유 세계문학을 골라야겠다. , 근데 을유 세계문학은 죄다 두껍네?!

 



여하튼 제목에 끌려 이 책을 꺼내들고 왔다.


<알렉시·은총의 일격>. 이 책에 대해서라면 아마도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저자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세계문학사에서 아주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이지 않을까. 아나톨 프랑스보다 더 지명도 있으려나. 어쨌거나..

 


근데, 얇아서, 300페이지 정도 되는데 두 편이나 수록되어 있어서 딱 내취향이다. 이게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이라면 절 대 안 골랐을 거란 말이지. ~ 작품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를 펼쳐서 읽었다!(이 책은 8페이지 분량의 작가 머리말 부분이 붙어 있다. 초기작이라 나중에 작가가 부가했다고 해서 건너 띄었다.)

 

이 편지는, 그대여, 무척 긴 글이 될 거요. 난 글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소. 말은 생각을 왜곡하게 된다는 얘기를 여러 번 읽었는데, 내가 보기엔 말보다 글이 훨씬 심한 듯싶소. 한 텍스트를 중역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도 알잖소. 게다가 난 어찌해야 잘 쓸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하오. 글을 쓴다는 것은 수많은 표현을 두고 끝없이 이어지는 선택이라오. 그중 어느 것도 날 만족시키지 못하고, 무엇보다 다른 것 없이 홀로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오. 아마도 화음이 연속으로 이어지도록 할 수 있는 것은 음악뿐일 거요. 편지에서는 아무리 긴 편지라 해도, 단순화해선 안 될 것들을 단순화할 수밖에 없잖소.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면 명료함이 사라지니까! 나는 이 편지를 진실될 뿐 아니라 정확하게 쓰기 위해 노력할 거요. (19)

 

~~ 뭐랄까, 느낌이 빡~~~!하고 오는 거 있지. 그래서 낙찰. 출근길에 읽으면서 갔다. 읽어가는데, 장이나 절의 구분없는 장편의 편지를 읽는 느낌이었지만, 그 문체와 문장의 힘에 끌려들어간다. 와우! 유르스나르을 처음 읽는 내게 작가는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걸출한 책을 왜 여태껏 모르고 있었지? ....난 세계문학 잼병이인게 맞구나. 유르스나르를 이제야 맛보다니. 더군다나 알렉시 혹은 공허한 투쟁에 관하여는 작가의 첫 작품이다(세상에나!). 물론 이 전에 습작을 몇 편 썼지만 정식 출간한 첫 작품인데, 이걸 26살에 썼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1929년에 출간되었으니 26살 맞다.(유르스나르는 1903년 생이다.) 탄성이 절로 난다.

 

이거 알라디너 모두 에게 강추드린다. 또 한편의 명작을 골랐구나. 유르스나르 책들을 모조리 모아야 겠다. 소장하고 있는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도 꼭 봐야겠다.ㅎㅎ(근데 출간된 책이 거의 없다! 3작품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구입할 수 있는 전부인듯..)


 

 






[]

3.29. 다락방 님의 페이퍼에 비슷한 글을 쓰겠다고 해서 쓴 페이퍼이다..^^;;

도저히 다락방 님처럼 재밌게 못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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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4-13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저는 모르는 작가인데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yamoo 2023-04-13 17:29   좋아요 0 | URL
재미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오~~~유르스나르...몰루시는군요! 아싸~~
유명 작가 알려드렸네욤...꼭 읽으시고 리뷰나 페이퍼 써주세요! 불끈!!ㅎㅎ

페크pek0501 2023-04-13 2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모르는 책들이어서 검색해 보느라 바빠질 예정이에요.
알라딘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책을 소개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것.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yamoo 2023-04-15 10:17   좋아요 1 | URL
저도 모르는 책들 많습니다. 요즘 나오는 한국 문학 작가들은 죄다 몰라요..ㅎㅎ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의외로 모르는 독자들이 많더라구요.
우리나라애는 현재 2 작품군(3작품)만 달랑 번역되어 나왔는데 번역된 수가 적어서 유르스나르 작품 세계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