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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 파트2를 하루만에 완결하고 그 다음날 주요 회차를 다시 돌려보기까지 했다. 회차를 보면서 그 다음 편을 위해 인정사정 없이 다음회를 눌러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이 올라갈 때 박수를 쳐 주었다. 파트2 기대감이 높았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해서.


사실 더글로리 파트1은 출발이 늦었다. 다들 재밌다고 난리를 친 후에, '그렇게 재밌다고?! 그럼 어디 한 번 봐 볼까~'라는 생각에 1화를 본 때가 2월 초순이었다. 8화를 이틀만에 해치우면서 파트2를 기다렸는데, 사실 이 시간이 견디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대체재로서 재미있는 소설을 찾아 보았다. <제7의 십자가>는 기대만큼 재밌지 않았고, <가아프가 본 세상>은 2권으로 접어들면서 흥미가 반감되었다. 두 책 모두 읽기를 멈추고 찾아 든 책이 파트릭 모디아노의<한밤의 사고>.



예전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고 매우 좋은 기억이 있어 펴 들었는데 일단은 성공이었다. 재밌게 읽어가는 와중에 영국으로 갈 그림 반입하고, 국내 전시 알아보고 그림 몇 점 그리니 3월10일이 되었다.




드디어 더글로리 파트2가 올라오는 날이 된 거다. 점심을 먹으면서 더글로리 파트2 정주행을 할 예정이라니, 팀원들 중 한 명이 한 회씩 올라올텐데 무슨 정주행이냐고 핀잔을 준다. 파트1이 어떻게 개봉했는지 몰라 그냥 그런 가 보다 하고...그냥 한 회만 일단 보자는 심정으로 오후 7시에 스타트를 했다.


근데 웬 걸~ 8회차가 모두 올라와 있는 거다. 알아보니 파트1도 8회차 전부 개봉이었고, 파트2도 마찬가지였다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멈출수 없이 16회를 끝내고 보니 새벽3시가 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음날 파트2를 다시 돌려본 후 1화를 또 2번 보았는데, 초반부에 이미 여러 복선이 선명하게 깔려있었다. 특히 연진이 돈과 빽으로 사회적 약자들(소희, 동은, 경란)을 괴롭히는 게 아주 크게 부각됐고 죄책감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는 9화에서도 여전히 동은에게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멘트를 날린다. 천연덕스럽게.


연진의 뚜렷한 이 평면적 캐릭터가 아주 반가웠던 건 배우자 하도영에게 버림받고 딸과 엄마에게까지 버림받으면서 교도소에 홀로 수감되어 수감자들을 위해 날씨 예보를 해주는 연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이다 중 이런 사이다 복수는 없을 듯.


더군다나 연진은 손명오를 죽인 진범은 따로 있는 데 자기가 죽인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 그걸 끝까지 알 수 없는 상태로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거. 그게 연진 입장에서는 가장 고통스러울 듯하다. 9화에서까지 '그래 어디 해봐~'라는 연진의 도도한 입장이 겹쳐지면서 복수의 통쾌함은 배가 됐다.


물론 드라마의 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주여정의 힘과 부에 기대어 그녀의 복수가 이루어져서 '복수의 순수성'에 손상을 입은 것이 많이 아쉬웠다. 특히 주여정과의 멜로 라인은 살짝 짜증이 올라왔지만 다른 조연들의 열연으로 인해 어느 정도 단점을 상쇄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임지현(박연진역), 박성훈(전재훈역), 김히어라(이사라역), 차주영(최혜정역), 김건우(손명오역) 빌런 5인을 손에 꼽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성일(하도영역), 염혜란(강현남역), 안소요(김경란역) 등 3인이 매우 인상깊었다. 


특히 비중이 매우 미미한 역할 중 한 명이 김경란 역을 맡은 안소요인데, 파트1에서는 대사도 별로 없고 부각될 만한 신이 별로 없었지만 파트2에서는 손명오 사건의 숨은 공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녀는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흡사 실제 학폭을 당해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처럼 연기했다.


무엇보다 두 장면이 이 배우를 각인시키도록 했다. 원룸에 앉아서 양주명을 꺼내기 전에 흐느끼는 장면과 동은에게 SOS를 치고 자기 원룸에 찾아온 동은이 더이상 체육관에 서 있는 경란이 되지 말라고 말한 직후 오열하는 장면이다. 진짜 또 하나의 명품 배우를 찾은 느낌이었다. 적은 분량이지만 정말 안소요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그녀는 정말 상처입은 사람처럼 보였다.


캐릭터, 플롯, 음악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 이후 이렇게 숨막히게 재밌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내게 정주행이라는 걸 처음 경험하게 해 준 미드가 <24시>였다. 그 후 미드 <24>를 넘어서는 흡입력을 제공한 드라마는 <오징어게임>이 유일했는데, 이제 <더글로리>도 추가됐다.


학교폭력 문제는 이미 사회의 큰 문제가 되어 버렸고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임영웅과 정순신 아들의 학폭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는데 이런 드라마가 제때 나왔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학폭 가해자는 소급하여 그게 언제가 됐던 철저히 조사하여 응징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글로리> 총평 : 9.5/10



[덧] 

1. 드라마 주연인 송혜교의 연기 변신은 정말 놀라웠다. 이전에 멜로물에서만 보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 개인적으로 송혜교를 무척 싫어했지만 동은을 연기한 송혜교에게는 박수를 쳐주지 않을 수 없었다.

2. 동은의 학교시절을 열열한 정지소 배우. 만신창이가 되는 처절한 절망을 연기한 모습이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다른 역할로 나온 정지소 보다 동은으로 열연한 정지소가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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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03-12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시즌 1도 안봤는데, 볼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야무님 페이퍼 보니 볼까 쪽으로 약간 솔깃하네요 ㅎㅎ

yamoo 2023-03-13 18:26   좋아요 1 | URL
강추드립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응징이 왜 중요한지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요. 무조건 보시길요!!ㅎ

공쟝쟝 2023-03-12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밌었어요…. 멋있다!! 동은아!!! 🥲😆 상반기 최고 히어로물 ㅋㅋ

yamoo 2023-03-13 18:27   좋아요 2 | URL
넵~ 저도 넘넘 재밌게 봤습니다~~ㅎㅎ

stella.K 2023-03-12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회차를 아예 다 까서 보여주는군요.
고거 마음에 드네요.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야무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정말 좋다는 말인데
TV데서도 해 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컴에서 보는 건 익숙치 않아서 말이죠.ㅜ
근데 왠지 작가도 정점에 오른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송지나 모래시계 이후로 태왕사신긴가 뭐 하나하고 조용하잖아요.
뭐 나름 히트작을 많이 냈으니 더 보여줄게 있을 수도 있지만…ㅋ

yamoo 2023-03-13 18:28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 아직 이거 안보신듯합니다. 무조건 보시라고 강추드립니다!!
요즘 최대 화두인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주제인데...
너무 재밌어서 걍 시각이 순삭합니다~~ㅎ

감은빛 2023-03-12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녁부터 새벽까지 다 봤어요. 전반적인 느낌은 확실히 잘 만든 드라마는 맞는데, 저는 세부적으로 좀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주여정의 부와 힘에 기댄 부분이 있고, 또 각 악역들이 무너지는 패턴이 좀 전형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무엇보다 초등 교사로서 문동은이 한 일이 별로 없었다고 느껴지는 면도 아쉬웠구요. 현실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 라는 점이 제일 큰 매력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yamoo 2023-03-13 18:33   좋아요 0 | URL
감은빗 님두 다 보셨군요! 저도 잘 만든 드라마라는데 동의합니다만, 옥에 티는 있듯이 이 작품도 아쉬움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주여정에 기댄 점이 매우 큰 한계였고, 주여정과의 러브라인도 거슬렸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몇 작품 봤는데, 항상 러브라인을 강조해서 이 작품 역시 러브라인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라는 거에 동감합니다. 법의 정비가 절실하고.. 이게 판타지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문제의식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이 작품이 그 마중물이 됐으면 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3-14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기의 학폭장면이나 중간중간 삽입된 회상씬의 학폭장면을 보는 건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다 좋게 끝내자 라는 식의 결말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함에 화가 나는 건 여전합니다만.

yamoo 2023-03-15 08:59   좋아요 1 | URL
학폭 씬은 1편이 압도적이었지요. 학폭 신을 보는 건 스트레스가 아니었지만 제겐 주여정과의 로맨스 라인이 스트레스였습니다.

물론 현실은 드라마처럼 복수가 안되지만 화두를 잘 던져 학폭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있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03-14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디서나 더 글로리가 화제네요. 저도 다 보았지요. 8회차가 한꺼번에 올라와 있어서 쭉 이어서 볼 수 있는 건 큰 장점인 듯. 넷플릭스 시대가 오고 있는 중 같습니다.^^

yamoo 2023-03-15 09:00   좋아요 3 | URL
네...공개 3일만에 비영어권 1위에 올랐고, 다음 주가 되면 전체 1위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ㅎ

넷플 시대는 이미 왔다고 생각하는 1인이에요..ㅎㅎ

얄라알라 2023-03-19 0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3월 책을 좀 덜 읽은 데, <더 글로리>가 한 몫(?) 했다싶을 정도로,저는 관련 컨텐츠까지 샅샅이 다 뒤져 봤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yamoo 2023-03-20 09:32   좋아요 0 | URL
마저요. 글로리 보느라고 책 못읽었던 거...분명한 사실이에요..ㅎㅎ
저도 관련 영상 많이 찾아봤습니다..ㅎㅎ
요즘도 보고 있어요..^^
 

 

영화 <귀향>을 보고 왔습니다. 단숨에 영화 예매율 30%를 넘더니, 40%도 이미 넘어버린 상황. 봐야했지요. 평들이 모두 '봐야 할 영화'라고 찬사를 보내더군요. 어제 밤, 기대감을 가득 담아 예매하고 오늘 아침 봤습니다.

 

아, 근데...아쉬움만 가득 남네요. 저는 고발영화라고 해서, 것두 '위안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로 기대하고 봤는데, 이건 한풀이네요. 무당이 등장하여 싯김굿을 한다는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곳곳에 허점이 많고, 플롯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거슬렸습니다. 위안부를 다룬 다큐 영화를 몇 편 보았는데, 영화에서 다룬 내용이 그걸 뛰어 넘었다고 보기 힘들더군요. 다 아는 내용이라서..

 

그냥 영화로 나온 자체만으로 위안을 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감정이 많이 듭니다. 제작비가 모자라 1만명이 넘는 분들이 후원을 해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데, 그것도 참 슬픈 일이구요. 그래서 영화적 완성도는 조금 묻어 둬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더욱 웃긴 건 이 영화를 만드는데 외부적 압력이 아주 많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리 심한 압력을 줬다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쪽바리들도 아니고. 아, 많은 사회 지도층들이 친일파의 후예라는 걸 깜빡 했네요.

 

그래도 영화인데, 그것도 역사 고발 영화인데, 완성도 있게 만들면 정말 좋았겠다는 바람이 계속 듭니다. 어려움 속에 영화화 되어 개봉 됐고, 그래서 저도 봤다는 거에 커다란 고마움을 느끼는 만큼요~

 

그나마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던 보람은 있었네요. 마지막 후원자 이름들의 자막이 올라가면서(어마무시하게 많은 이름들이 올라갑니다) 스크린 상단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리신 그림이 보였습니다.

 

한 20여 점 되었던 거 같았는데요, 그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좋았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가시리'와 함께 보아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고려가요 '가시리'로만 알았던 시가가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로 담겨 들리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는데, 어찌나 맑고 아름다운지. 영화의 모든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 엔딩 크래딧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러 가실 분들은 끝까지 앉아 계세요. 정말 '가시리' 노래 죽입니다.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거 같은 예감이 벌써부터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에 아쉬움이 가득 남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이 모든 걸 상쇄했네요. 전 이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역사 고발 영화라고 하기엔 완성도가 좀 떨어져서요.

 

하지만 고려가요 '가시리'를 꼭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과 같이 들어보시는 경험은 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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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2-2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11년만에 빛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알려진 영상물들을 접하다 보니
영화가 좀 퇴색된 건 아닐까요?
11년 전에 만들어서 예정대로 개봉됐더라면 그 시절 나름 흡인력이
있을 것도 같고.
그래서 그런가 전 별로 땡기진 않더군요.
보면 마음이 괴로울 것 같고.ㅠ
저는 동주나 보러 가려구요.ㅋ

yamoo 2016-02-27 20:40   좋아요 0 | URL
흠....그럴수도 있겠네요. 11년 전에 개봉했으면, 완전 뒤집어 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2010년 이후 다큐들이 여럿 나왔으니까요.

땡기지는 않을 수 있을 거라 사료됩니다만, 그래도 꼭 보셨으면 합니다. 왜냐면...가시리를 꼭 들어보셨으면 해서욤..^^
전 다음주에 동주를 볼까 합니다..ㅎ

맥스 무비 영화 할인권...은근 잘 써먹어요..ㅎ

만화애니비평 2016-02-2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정부니 그런가봅니다

yamoo 2016-02-27 20: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현 정부.. 아, 띠.. 갑자기 경질이 도지네요..^^;;

프레이야 2016-02-2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볼까합니다.

yamoo 2016-02-27 20:44   좋아요 0 | URL
넵! 가시리가 영화 중간 한 번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래딧 올라갈 때 다시 나오는데요...고려가요 가시리 가사가를 다시금 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전 노래 때문에 아주 만족했습니다~ㅎ 나중이 좋으면 좋게 인식한다는 그런 법칙이 지배하나 봅니다..ㅎ

cyrus 2016-02-2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속에 눈물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로 연출된 장면이 많이 있던가요? 억지 눈물을 유도한 장면이 많았다면 그건 영화의 흠이라고 생각해요.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함께 슬퍼해야 할 역사로만 이해하는 수준으로 그칠 수 있으니까요.

yamoo 2016-02-27 20:46   좋아요 0 | URL
억지 눈물 유발 장면이라기 보단 개연성 부족이 좀 크고, 무엇보다 연출력이 많이 아쉽습니다. 굿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좀 그렇구요..

보시면 알 거에요. 사이러스 님두 영화관으로 발걸음 하실거죠~ 가시리...영화관에서 들어보시길~ 물론 유투브 영상으로 감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행복하자 2016-02-2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영화는 봐 줘야할 영화.. 비록 아쉬운점이 많기는 하지만요~
말씀하신 가시리하고 엔딩의 그림과 투자자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서 울컥 했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영화는 동주였습니다. 동주는 한번 더 볼까 생각중입니다. 두 배우가 자꾸 눈에 어른거려서요~~

yamoo 2016-03-01 12:3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긴 하지만 아직 이런 사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기에, 그냥 어렴풋이 아는 분들도 많기에 극장에서 상영을 내려도 무료 영화로 많이 알려져야 할 영화로 생각합니다.

전 동주 낼이나 모레 볼 예정입니다. 평이 하도 좋아 기대 만빵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3-0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완성도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무리 좋아도, 또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해도,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이 또한 이루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의미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서도, 예전에도 느꼈지만 이렇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좋은 영화들이 완성도 또한 높았으면 합니다.

yamoo 2016-03-01 12:44   좋아요 0 | URL
제 말이 바로 트랜지언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 부분이에요. 우리나라 고발 영화들은 왜 죄다 연출력이 별로 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를 <쉰들러 리스트>에 비교들 하는데 쉰들러리스트와 비교할 정도의 영화는 아닙니다. 세례에 알리려는 바람을 충족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영홥니다.
 

 

2015년 12월 17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개봉한 날이기에! 사정 상 개봉 날 못보고 오늘에야 부푼 기대감을 갖고 영화관을 찾았다. 그도 그럴것이 난 스타워즈 오타쿠 중 한 명이니까~

 

 

헛! 근데, 극장을 나오면서 심한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이건 졸작을 넘은 폭망 수준이었다. 도대체 ‘깨어난 포스’의 감독인 J.J. 에이브럼스는 스타워즈 클래식 시리즈에 왜 이상한 짓거리를 시도했는가?

 

 

이 작품이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조금이라도 의의를 갖는 다면 딱 2가지다. 제국이 파멸되고 난 후 그 속에서 다시 탄생한 ‘퍼스트 오더’와 새로운 저항군을 이끌 차세대 인물들의 등장. 다시 말해 이 작품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6편의 오마주이자 새로운 에피소드를 위한 전주곡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에이브럼스는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부담을 느꼈나보다. 잘나가다가 중반부 이후는 1977년 작 에피소드4의 줄거리를 그대로 차용했다. 저항군들의 엑스 윙이 어떻게 퍼스트 오더의 심장부를 간단히 쳐부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근데, 뭐 이건 스타워즈 클래식에 대한 오마주로 귀엽게 봐 줄 수 있다. 허나 에이브럼스는 ‘자기만의 스타워즈’를 만들려는 욕심이 과했는지, 플롯 전개에 너무도 많은 무리수를 두는 우를 범했다.

 

 

다스 베이더를 대체하고자 내세운 카일로 렌은 츄이의 광선 검에도 당하는 허약한 악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여주의 갑작스런 포스 작렬도 매우 거슬리고, 훈련도 안 된 여자애가 간단히 악의 화신을 제압하는 장면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물론 스타워즈가 소위 허무맹랑한 내용을 소재로 다뤘다는 거는 어느 정도 인정한다. 광선검과 말도 안되는 초능력(포스의 힘)으로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있긴 하다. 그런데 이는 장르적 특성이 갖는 특이점이고, 이런 전제하에 스타워즈 시리즈는 탄탄한 개연성을 담보해 왔다.

 

 

 

이번 스타워즈 개봉에 앞서 디즈니에서 만든 3D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반란군>과 이전에 만들어졌던 애니 <클론전쟁>을 보면, 제다이가 되기 위한 과정이 자세히 그려진다. 포스가 강한 아이가 스승의 훈련을 통해 제다이가 되는 과정이 스타워즈 시리즈가 갖는 핵심 중요 요소 중 하나다.

 

 

 

 

그래서 애송이 제다이는 강한 적(제다이의 상대적인 적)에 상대도 안되는 게 스타워즈 상식으로 굳혀진 지 오래다. 이건 77년 작에서부터 스타워즈와 관련된 소설과 애니에서 일관적으로 유지된 모티프다.

 

 

그런데 ‘깨어난 포스’에서는 이것이 아주 간단히 뒤집힌다. 절대 악의 화신인 카일로 렌은 츄이의 일개 블라스터 빔을 포스로 튕겨내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부상을 입는다. 더군다나 애송이 중 애송이(얘는 제다이 훈련도 받지 못했는데 포스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인 레이에게 허망하게 제압당한다. 시스의 절대 악이 말이다. 참으로 웃기는 설정이다.

 

 

심각한 플롯 설정은 또 있다. 도대체 ‘왜 루크 스카이워커는 몸을 숨겼는 가’다. 영화에서는 자신(루크)이 만든 제다이 아카데미를 카일로 렌이 배반하고 파괴해서 칩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개연성이 너무 억지스럽다. 퍼스트 오더가 공화국을 쓸어버리는 무기를 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숨어있다. 다른 저항군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말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설정이다.

 

 

이 개봉작에 앞서 다시 한번 스타워즈 에피소드 1-6편을 복습했다. 도합 7번 정도 본 것 같다. 여기에 애니 스타워즈 <클론전쟁>과 <스타워즈 반란군> 그리고 레고 애니 <드로이드의 전설>까지 마스터 했다.

 

 

 

그랬더니 영화 시리즈에서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이해가 되면서 스타워즈가 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에 속하게 됐는지 알게 됐다. 참으로 눈을 땔 수 없는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시리즈이다. 참고로 애니 작품들의 작품 완성도가 의외로 아주 높다.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

백과사전에 따르면 스페이스 오페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우주선을 탄 영웅들의 활극을 그린 대중소설. 일면 공상과학 소설(Science Fiction:SF)로 표현되는데, 1920-30년대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장르라고 한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면 이해하기 쉬울 듯. <은하철도999>, <캡틴 하록>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웅물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판타지물과 완전히 구별되고 여타 sf장르들과도 차별성을 보이는 장르다. 특히 스타워즈는 스페이스 오페라적인 장르에 동양의 오래된 철학관을 바탕에 깐 작품이다. 스타워즈에서 말하는 ‘포스(force)'는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기(氣)와 같은 개념이다. 참고로 3D애니 <클론 전쟁>을 보면 포스의 의미를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매회 제목이 <도덕경>에서 차용한 경구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깨어난 포스’의 퀄리티가 그대로 비교가 됐다. 에피소드 4,5,6의 프리퀄적 성격인 에피소드 1과2가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았는데, 에피소드7에 대면 대작이라는 생각을 들게할 정도로 이번 개봉작은 폭망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는 스타워즈 오타구들에게는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을 만한 작품이 된 듯하다.

 

 

 

 

 

[덧]

1. 비주얼적 측면에서 보자면 77년작 <새로운 희망>보다 그리 나아진 측면이 없어 보인다. 시간적으로 보면 전혀 발전을 못 이룬 거 같다. 지금 그 옛날 필름을 다시 보아도 <베틀스타 갈락티아>보다 훌륭하다. 플롯 구조도 긴장감을 유발시킬 정도로 뛰어나다. 2015년 작은 긴장감도 없고 비주얼적인 면에서 탄성을 지를만한 것도 없다. 77년 작은 그야말로 그때 환상적인 세계였는데 말이다.

 

2. 해리슨 포드와 츄이, 핼렌 피셔와 마크 해밀의 등장 만으로 이영화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1977년에서 83년을 거쳐 2015년까지 이들은 스타워즈를 상징하는 캐릭터 그 자체였다. 77년의 젊고 싱싱했던 그들이 이제는 장년을 넘어 할아버지 할머니 포스를 간직한 채 돌아왔다. 장장 40여년 가깝게 스타워즈 클래식의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에피소드 7에서 이들을 보는 것외에는 그리 큰 감흥은 없는 듯하다. 스타워즈 오타쿠들의 팬심에 대한 서비스는 했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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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2-1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구관이 명관이랬다고 예전에 만들었던 스타워즈의 명성을
과연 요즘의 감독이 이어갈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군요.
그래도 이거 개봉한다고 축제 분위기던데 이름만으로도 위력이 있어요.
극장 가 본지 오랜데 한 번 시간 내서 뭐라도 보면 좋겠다 싶네요.ㅠ

yamoo 2015-12-23 13:04   좋아요 0 | URL
네, 혹시나가 역시나 입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스타워즈는 우리나라에서 맥을 못추네요. 이번 개봉작도 기대 이하의 흥행을 기록할 듯합니다~

snowy_soul 2015-12-24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제이가 트레키라고 하더니만 영화가 오마주 범벅이라 새로운 에피소드를 기대했는데 아쉬웠어요. 7은 충분히 향수를 자극했으니 이후의 시리즈는 좀 변화했으면. 우리나라에선 등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스타워즈 인기야 뭐 북미의 발끝도 못미치긴 하죠.

yamoo 2015-12-27 18:59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본 스타워즈 팬들은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나올 듯합니다. 퀄러티는 폭망 수준인데, 기다린 보람은 있거든요~ 클래식 시리즈에 나왔던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헬렌 피셔, 엑스 윙 등을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스타워즈 인기가 폭망 수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12-31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못 봤습니다. IMAX로 보려는데 계속 sold out이네요.-_-:
 

 

 

 

몇일 전 아무 생각 없이 한 편의 영화를 어둠의 루투로 받아 봤다. 사전 지식이 전무 했지만 개봉 전 영화라 기대를 갖고 보았다. 개봉 전 영화는 이상하게 항상 기대를 하게 된다. 더욱이 극장에서 보게 되지 않은 상황이면.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벌써 영화 초반부에 경악할 사건이 터진다. 정말이다. 난 그 존의 성 정체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었다. 바텐더로 위장 취업한 에단 호크와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대화는 일반 바에서 흔히 보는 수작 중 하나였다. 하지만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입에서 내가 아직 여자 아이였을 때....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부터 정신이 확~ 깨었다.

 

가만, 가만..뭐지? 그럼.. 저 디카프리오를 닮은 애가 여자였었다고?? 한 방 맞고 부터는 러닝 타임이 지속될수록 의문은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사건은 계속 뭐지, 뭐지, 뭐지....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 머리를 쎄게 한 대 엊어 맞게 된다. 어..어...그런 거였어~! 오~ 근데, 끝난는줄 알았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발목을 잡는다.

 

후반부로부터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시나리오의 힘! 그러다가 마지막에 경악하게 된다. 흩어진 사건의 조각들이 완벽히 들어 맞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이 곧잘 흘리는 '자기의 꼬리를 먹는 뱀' 얘기는 패러독스의 실체를 완벽히 구현해 낸다.

 

3번을 봤지만 보면서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분명 마약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썼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약을 빨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경지다. 하도 기가 막힌 이야기라 영화 정보를 검색해 봤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바로 <데이브레이커스>를 연출했던 바로 그였다. 마이클 스피어리그. 쌍둥이 형제인 피터 스피어리그와 공동작업으로 이 영화가 탄생한 듯하다.

 

영화 정보에는 각본을 마이클 스피어리그가 썼다고 나오는데, 자기가 쓴 각본으로 자기가 연출했으니, 의도한 대로 영화를 완성한 듯하다. 어쨌든 둘 중 하나다. 그 쌍둥이 형제 중 하나가 약을 빨고 글을 썼든지, 아니면 천재이든지.

 

스릴러 영화를 이런 정도로 흥미있게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특히 시간에 관계된 패러독스를 다룬 영화들은 논리상의 치명적인 헛점을 반드시 드러낸다. 물론 이 작품도 꼼꼼히 따져보면 결정적인 최초의 출발점이 문제가 되긴 한다.

 

하지만 이건 영화를 2-3번 꼼꼼히 보면서 논리적인 면을 생각해 볼 때 드러나는 것이고, 1번 보고는 이를 간파할 수 없을 정도로 뒷부분 반전이 대단하다. 그냥 경악하다가, '아~씨..그런 거였어?!!' 하면서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

 

다시 보다 보면, 시나리오 속에서 신들린 듯이 연기하는 배우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전체 스토리를 이해 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의 행동과 대사를 좀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조디 포스터를 닮은 여자가 디카프로오를 닮은 남자로 둔갑하여 남자 목소리를 천연덕스럽게 내는 포스는 이전의 그 어떤 여배우도 해 낼 수 없었던 경지였다.

 

이전에 남장을 한 여배우를 종종 봤었는데, 사라 시누크에 대면, 조족지혈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에단 호크의 연기도 좋았지만 사라 시투크의 연기에 비하면 빛이 바랜 느낌이다. 이 여자의 연기 내공은 정말 대단했다. 이 작품이 메이저 데뷔 영화인 것 같은데, 첫 작품에서 너무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줘, 차기 작이 너무 기대되는 배우이다.

 

뭐, 지금까지 여러 찬사를 주절거려 봤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촌평할 수 있겠다. 미스터리 스릴러와 시간의 패려독스를 완벽히 일치시켜 스릴러적 재미와 반전의 미학을 극대화시킨 영화라고. 시나리오, 연출, 배우의 3박자가 완벽히 들어맞은 대작이라고. 그래서 소위 쩌는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다고.

 

알라디너에게 강추드린다! 보시라~ 정말 후회없는 시간을 경험하실거라 나, 야무는 확신한다!

 

 

 

[덧]

요즘 보고 싶은 개봉 영화들 때문에 죽겠다. <테이큰3>를 시작으로 <엑스 마키나>, <언브로큰>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타임 패러독스>를 봤으니 나머지 2개를 저들 중에서 선택해야 겠다. 그런데, 정말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보고 싶은 것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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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1-04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나리오 쓴 사람이 약을 빨지 않고는 그렇게 쓸 수 없다고는 하나
같은 영화를 3번이나 보신 야무님도 못지 않으신데요?
전 1번 이상은 못 보겠던데...ㅎㅎ 3=3=333

yamoo 2015-01-07 11:3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1번 보면 궁금증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끝을 보고난 후에는 반드시 1번을 더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ㅎㅎ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시거나 시간 여행 하는 소재를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패쓰하셔도 상관없겠습니다^^
근데, 한 번 봐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주 연기가 정말 대단하거든요~^^

페크pek0501 2015-01-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까지 영화가 기대되게 만드는 글입니다...
숨도 안 쉬고 읽어 내려온 듯한... ㅋ

yamoo 2015-01-07 11:34   좋아요 0 | URL
헐~ 이런 칭찬까지 들 정도의 추천 글은 아닙니다만...^^;;

논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영화를 매우 상찬하더이다. 스릴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논리적 패러독스를 메인으로 내건 영화이니 보시면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ㅎ
 

 

 

 

 

충격적이고 기괴한 영화. 하지만 그 속에 의미있는 알맹이가 꽉 들어차 있다. 이런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영화의 쇼킹한 면이 한껏 부각된, 그리고 이게 연출가가 의도한 비판적 의식의 구현이라면 영화의 차원은 더 높아진다. 매끄러운 플롯 속에 이런 내용을 담아 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연출가가 영화에서 이런 작업을 해 낼 때 우리는 그 연출가를 대가라 칭한다. 해다마 세계적으로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산업에서, 대가의 아우라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한 해 한편 만나면 운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며, 두 편 정도 만나면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뭐, 여러말 주절거렸지만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대가 연출가의 아우라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거다. 헌데, 단돈 10원에 아주 빼어난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자주 가는 모 사이트의 모바일 서비스 덕분이다. 모바일로 보면 pc상에서보다 10배 정도가 싸니, 정말 우습게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모바일용 영화들은 대부분 그저그런 영화들 뿐이거나, 오래된 명작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주 간혹, 선댄스영화제나, 우리나라 국제영화제(부산, 전주)에서 초빙됐던 영화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어제 만난 작품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우리나라에 소개됐던 영화다. 우리나라 타이틀은 <은밀한 가족>으로 돼 있는데, 원제하고는 좀 거리가 있다. 원제는 <Miss. Violence>다. 아마도 우리 영화에서 '~가족'타이틀로 대박난 영화가 많아서 이 타이틀을 뽑은 거 같은데, 원제의 강렬함을 반감시키는 것 같아 좀 아쉽다.

 

 

어쨌든, 공포영화를 감상하듯이 봤다. 분명히 유럽의 한 가족을 그린 영화였지만 일반적인 유럽 가족과는 확연히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지독한 가부장적 가족 사회를 모델로 한 듯보였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렇게도 많이 보아온 '가족 소재'의 영화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하드코어 영화로 유명세를 탄 <살인마 가족>은 여기에다 대면 전혀 기괴하거나 공포스럽지 않다. 살인마 가족일지라도 그들은 끈끈한 사랑의 가족 공동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가족은 시종일관 우울하고 기괴하다. 영화의 첫 시작부터가 충격적이다. 이 가족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어머니-손자&손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대가족이다.  영화는 11세 손녀의 생일 축하로 시작된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면서 생일을 축하해 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는 딸들. 그런 와중에 생일을 맞은 딸은 아무렇지도 않게 베란다로 내려선 다음(너두도 자연스럽게) 평온한 표정으로 땅으로 떨어진다. 카메라는 피흘리며 사망한 딸의 모습을 비춰주며 영화의 프롤로그를 장식한다. 

 

 

 

 

 

이후 펼쳐지는 이 가족의 모습은 시종일관 공포스럽고 기괴하다. 가족 구성원이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소리내서 울지 않는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할아버지 역시 울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자신의 딸(죽은 손녀의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게 전부다. 죽은 딸의 엄마도 그냥 흐느끼는 정도. 어색한 고요함과 평온함의 실체는 시간이 갈수록 할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서서히 드러난다.

 

이 가족은 어느 누구도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할아버지만 임시직 일을 할 뿐이다. 그것도 가족들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임시직일을 다니다가 그만둔다. 이 할아저지의 주요 일과는 '돌본다'는 사랑하에 가족 구성원 모두를 간섭하고 참견하는 거다. 이 외에 하는 일이라곤 쳐먹는 것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딸이건 손녀건 모두 일정 시간을 굶긴다. 그도 그럴것이 이 가족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에 그렇다.

 

영화 초반부터 먹는 분위기로 시작하는데, 가족의 식탁은 언제나 메인화면으로 설정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먹는 분위기는 무척 강조되는 듯하다. 집에서 가족들이 하는 일이 거의 없기에, 청소하고 TV를 본는 것 외에는 항상 멍청하게 앉아 있거나 무언가를 먹고 있다. 사실 일하는 사람이 없기에 먹는 것이 중요해서 자꾸 먹는 걸 비춰주는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러닝 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대에 가서야 이 장면들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영화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이 가족의 돈벌이 실체가 드러난다. 가족의 분위기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실체가 막상 드러나니, 좀 역겨운 감이 없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그의 손녀들을 매춘 도구로 사용하여 끼니를 때우는 돈벌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얘기들은 해외 토픽에도 가끔 등장하는 소재이기에 그리 놀라운 건 없다. 자기 딸을 수년간 강간해온 짐승같은 아비들도 뉴스에 곧잘 소개되지 않는가.

 

하지만 영화는 이 모티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러닝 타임이 끝나갈수록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요인은 바로 여기에 기인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감독은 이 모티프를 자신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 지점이 플롯의 윤리적인 면(인륜)을 완벽히 넘어서면서 새로운 논의의 지평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이 영화를 한 차원 높게 평가하는 동인이 되게 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는 백미 중 하나는 이 가족의 상황을 온전히 연기해 내고 있는 배우들에 있다. 이 영화를 보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연극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이 들곤한다. 배우들은 혼자 있을 때는 언제나 카메라 정면을 응시한다. 말하지 않을 때에는 같은 장소(항상 집이다)에서 항상 뭔가를 행한다. 식사를 하거나 청소를 할 때에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한다. 카메라라를 보고 배우가 연기하는게 아니라 카메라가 이들을 따라가서 그 행위의 의미를 담는 듯한 인상이다.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카메라로 담았다는 게 정확할 표현일 듯싶다.

 

그렇기에 가족의 기괴함과 공포스러움을 나타내는 데 이보다 더 끝내주는 효과는 없었을 듯싶다. '가족의 파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혈실의 공포' 그 자체였다고 느꼈으니까. 감독이 영화의 배역을 모두 연극 배우들로 캐스팅한 이유도 관객들이게 이런 느낌을 주기 위한 의도였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이 영화는 매우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앞에서도 <살인마 가족>보다 더 공포스럽다고 했는데, 어째서 '가족 영화'가 이런 느낌을 들게할까? <Miss. Violence>가 <살인마 가족>보다 더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이유는 할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 전원이 절망감과 치욕감 그리고 불합리함을 가족이라는 명분 뒤에 숨겨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을 시종일관 관통하는 침묵에 고스란히 들어난다.

 

이 은밀한 가족은 남(사찰나온 복지위원들)에게도 거짓 증언을 하며 위장된 평온함과 침묵으로 자신들의 상처를 덮기에 급급하다. 이들 각자의 자아는 할아버지로부터 끊임없이 상처를 받고 불합리하게 억압을 당하지만 끊임없이 참고 또 참는다. 그렇게 길들여져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그런 공생관계가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할아버지의 행동을 참아 낸다.

 

그도그럴 것이 영화 내에서 할아버지의 존재는 곧 가족의 생존과 동일시된다. 아마도 어렸을때부터 가족의 무의식속에 이런 생활패턴이 습관적으로 자리잡아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 가족의 행태를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이 가족에게 그 어떤 윤리적인 잣대도 쉽게 들이댈 수 없다.

 

 

 

 

현대 윤리학으로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영화의 노림수가 다른 데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감독의 의도다.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감독이 '그리스 사태(디폴트)'를 보고, 그리스 국민에게 경각심을 울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는 일사천리로 썼지만, 가족과 국가가 잘 유비되겠끔 다듬는 작업을 6개월에 걸쳐 행했단다,

 

뿐만 아니라 비판적 의식의 극대화를 위해 배우들을 연극배우들로만 캐스팅했다. 그만큼 영화를 통해 어떤 충격적 장치를 만들려고 애쓴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래서 감독은 '은밀한 가족'의 기괴한 행위를 통해 그리스에 커다란 주먹감자를 날린다. 할아버지가 가족 구성원들에게 가하는 억압과 폭력은 그리스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재계 인사들이고, 할아버지가 가족을 망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 위정자들이 그리스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는 영화 속에서도 아주 분명히 보여진다. 복지 위원들이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여 사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IMF로 대변되는 외부 감사를 빗댄 것이다. 할아버지가 했던 방식으로 그리스는 IMF를 속였다는 거다. (여기에는 그리스 국민들이 사찰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간접적으로 제시된다.)

 

그 비판의 최고점은 할아버지가 손녀를 매춘시키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니네들(그리스 위정자들)이 그리스 국민을 치욕스럽게 욕보이며 그리스 국정을 운영했다는 거다. 감독이 그리스에게 커다락 빅엿을 날리는 이 대목. 웰메이드 비판 영화가 어떤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덧]

1. 나중에 알긴 했지만 역시 이 작품을 연출한 안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는 제7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역시 대가 작품은 영화제에서도 간과할 수 없나부다. 거기다 남우주연상까지 탔으니 작품의 퀄리티는 더 말하면 입아프다.

2. 영화 마지막에 할아버지에 가한 폭력.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방식으로 끝맺음 한 것이 조금 아쉽다.

3. 이 영화와 그나마 같이 볼 수 있는 책이 책세상에서 나온 <폭력>이지 않을까 한다. 바로 아래 내용 때문에..

폭력엾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끼고 남이 겪는 폭력을 마치 내가 겪는 폭력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도덕적 요청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상대의 공격이 자신에게 폭력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단련하고..

 

그래도 이 영화는 폭력에 대한 윤리적 차원보다는 정치철학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게 더 적절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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