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사람들과 같이 클럽을 빌려 남아공월드컵 예선2차전인 아르헨티나 전을 봤습니다.
언론에서 떠드는 운이 없다, 분패다와는 어울리지 않게 완벽히 발린 경기였습니다.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에 스페인과 평가전에서도 드러났던 문제가 고대로 드러난 한 판~
스페인 전에서는 1골 밖에 안먹어서인지 언론에서 잘했다고들 난리였던데, 제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무기력한 경기였습니다.
어제도 예외는 아니었죠. 일류선수들이 압박을 해오니 공을 뺏기기 일수였고,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는 염기훈에게 연결된 패스가 유일하게 좋은 거였습니다.
수비하기에 급급했습니다만, 효율적으로 막지를 못했습니다. 덴마크나 스위스가 보여주는 타이트하고 유기적인 수비를 거의 볼 수 없었다는..
물론 아르헨티나가 강팀이고 점유율 면에서도 나이지리아전처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전혀 못했다는 점에서 분통이 터집니다.
오범석은 오른쪽에서 있느나 마나한 선수였고, 김정우는 드리블 실력도 없는 주제에 볼을 빨리 처리하지 못하고 아르헨 선수를 제칠려다가 뺏겨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박주영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없어 박주영은 고립되었고, 패스플레이가 전혀 되지 않아 빠른 역습에 의한 기동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김정우, 오범석, 조용형, 염기훈, 이동국 등은 한계가 있는 선수들인 것 같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그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잘 안나타났지만, 세계일류 선수들이 즐비한 아르헨과 같은 팀을 만나니 실력이 어느정도였던지 확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어제 경기는 한 마디로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줬다고 판단됩니다. 스페인전에서도 일부 보여졌지만, 자신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력자체가 톱클래스에 비교해 한참 떨어집니다. 강팀을 상대로 쩔쩔매는 모습..적어도 02년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세계 1위를 만나 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실력차가 있으니까요. 네덜란드를 상대한 덴마크, 스페인을 상대한 스위스..점유율 면에서 세계톱클래스 팀들에게 완벽히 밀렸지만 그들이 선전한 이유는 그들만의 축구색깔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전에 열광하고 외신들의 반응이 칭찬 일색이었던 것은 우리만의 색깔있는 축구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졌지만 찬사를 받을 만했던 것은 그 수비력이 탄성을 자아낼 만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제의 경기는 무기력 그 자체였습니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아르헨 선수들의 개인기량에 놀아난 경기였습니다. 뭐, 유럽팀이나 다른 아프리카 팀도 아르헨에 대항해서는 쩔쩔 멜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더 큰 실망감이 듭니다.
아르헨 경기를 보면서 한국축구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본기와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부족해 암울했습니다. 박지성과 박주영, 이청용, 이영표 선수와 같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할 때..그때야 비로서 한국축구가 강팀으로 대접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국축구의 실력을 명확히 확인한 한 판이라 씁쓸합니다. 뭐, 나이지리아전은 이길 수도 있어 16강은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힘들것이라 판단되는군요... 이변을 기대하기에는 우리 국대 실력이 받쳐주질 않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참고로 내기를 많이 했는데, 저만 유일하게 한국이 패한다에 걸어 모조리 이기긴 했지만 기분이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