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100년 후 - 22세기를 지배할 태양의 제국 시대가 온다
조지 프리드먼 지음, 손민중 옮김, 이수혁 감수 / 김영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를 예측할 때 상식은 거의 어김없이 우리를 배반한다

(본문 중에서)


2009년에 이 책이 출간됐으니까 ‘100년 후’라는 제목대로라면 대략 21세기 초부터 22세기가 시작될 때까지 국제 상황을 예측해 놓은 셈이다. 이제 10년 지났으니 아직 90년이 남았고, 따라서 책의 내용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지정학’과 ‘인구’라는 두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예측을 전개했고, 그 방향성은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만하다. 다만 작가도 언급했지만 권력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볼 때, 최근 수 년 사이 등장한 독불장군 스타일의 권력자들로 인해 그 전개가 속도 조절이 될지 아니면 방향이 아예 틀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어찌 됐든 국제 역학이나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책의 내용이 비교적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21세기 중반 이후 내용은, 특히 전쟁과 관련된 부분은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지금부터 30년 뒤에 일어날 일이니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생길지. 1980년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아빠 심부름으로 담배를 사러 다녔고, 물은 집에서 보리차를 끓여 먹었더랬다. 그런데 1990년엔 이미 담배 심부름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짓이 됐고, 물은 페트병에 담겨 마트에서 사고파는 물건이 되었다.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던 것들의 유효기간이 10년 정도라면 앞으로 30년이 흐르는 사이 중국과 러시아가 몰락하고 우리나라가 통일이 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듯하다. 10년 후 이 책을 다시 읽게 될 때, 그로부터 10년 후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게 될지, 그냥 책장 속에 묻고 잊게 될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어스시의 이야기들 - 어스시 전집 5 어스시 전집 5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준영 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벗이여. 무엇을 하려, 무엇을 배우려 하시는 겝니까? 저 아가씨가 누구이기에 그녀를 위해 이런 요청을 하십니까?

우리가 누구이기에 그녀를 거부하겠소, 그녀가 무엇인지를 알지도 못하면서?


(책 본문 중에서)


격렬하다 못해 과격하기까지 한 변화의 시기, 게다가 물음표보단 느낌표가 대세인 요즘, 무턱대고 앞으로 나아가다가도 한번쯤은 속으로 되짚어볼만한 문장인 듯싶다. 그렇게 되새기고 나면, 어쩌면 아주 조금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려니 하며 지내왔던 수십 년, 또는 그 이상의 세월을 이겨내기 위해선 무언가를 이해해보려는 의도를 갖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의도가 있다면 무책임한 말과 행동을 일삼는 정체불명의 ‘우리’ 속으로 ‘나’를 내던지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스시 다섯 번째 작품인 <어스시의 이야기들>은 5개의 단편과 어스시의 세계관을 기록한 하나의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들은 개별적인 이야기를 꾸려가지만 앞선 네 편의 작품내용 중 당연히 여겼던 것들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으며 다가올 미래에는 많은 부분 변화가 생길 것임을 암시한다. 묘하게 정적이면서 본질을 탐구하던 판타지가 이제 드디어 모든 걸 뒤흔들어 깨부수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제국의 위안부 :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박유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위안부'란 도대체 어떤 이들일까. 아직 어린 10대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노예처럼 성을 유린당한 조선의 소녀들. 우리가 아는 위안부란 그런 존재다.

(책 내용 중에서)

 

참 불편한 내용이다. '우리'의 역사를 다루면서 마치 제3자가 아무런 감정 없이 들여다보듯이 모든 면을 들추어내는 느낌이다. '우리'가 아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식민지의 역사는 저항의 역사다. 일본 제국주의가 있고 그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친일파와 그들에 대항했던 투사가 있는, 양 극단만 도드라지는 그런 역사. 그런데 이 책은 다른 면을 이야기한다. 양 극단이 아닌 그 사이에 존재했던 입장들. 그 중에서도 비자발적이었다 하더라도 식민지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지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입장들을 말이다. 게다가 그 관계가 하필이면 위안부란 존재들과 엮인다. 일본을 얘기할 때 현 세대에 이르기까지 독도와 함께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위안부 아니었던가. 그래서 더욱 불편하다. '우리'의 시각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면서 나아갈 길을 모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편함이 덜어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불편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더 나아가 아예 뭉개버리는 건 또 옳은 일일까? 국회의원을 풍자한 개그맨을 고소했던, 또는 그 비슷한 이유로 고소를 남발했던 어떤 이의 행위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위안부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해서 법이란 제도적 틀에 의해 그 의견을 묵살하려는 것은 과연 적절한 대응일까? '우리'와 다른 의견이나 태도에 분노하고 반박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또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아예 입을 닥치게 만들려 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게 하려다가 지금 어떤 분이 저 위에서 난감해하고 있는 곳이 이 땅의 현실이기도 하지 않은가.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이 책은 불완전하게 나와 있다. 지은이가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 대표성 여부가 이 책의 내용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지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그 자료를 바탕으로 다른 의견을, 그것도 아주 불편한 내용을 제시했고 그 때문에 여러 모로 아주 곤욕을 치르는 중이란 거다. 그 곤욕 중 하나인 법에 의한 판단, 어찌 보면 제도적 틀에 의한 묵살을 시도한 거나 다름없는 행위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본다. 하나의 답만을 요구하는 건 학창시절 시험만으로 충분하다. 삶에 있어서 답이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다른 답을 내놨다고 해서 처벌받아야 한다면 그 사회에 속한 '우리'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시무시할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런 질문들이 오직 하나의 정답만을 찾도록 하는 단답형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은 상황에 대해 '왜'를 묻거나 '또 다른 상황'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다.

(책 내용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이방인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25
알베르 카뮈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는 왜 생애가 사그라져 가는 그때에 ‘ 약혼자’를 둔 것인지 왜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생명이 꺼져 가는 양로원 근처에서도 저녁은 서글픈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엄마는 거기서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보고 싶어졌던 게 틀림없다.

                                                                                     (책 본문 중에서)

 

잠을 자다 문득 깨어났다. 춥다.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덮었는데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몸살기가 있었는데 제대로 시작된 모양이다. 침대에서 나오다가 손이 맨살에 닿았는데 진저리가 쳐질 정도로 차다. 몸은 열이 나서 체온이 높을 텐데 몸에 닿는 모든 게 얼음알갱이 같다. 불덩이가 감각이 있는 생물이라면 자신에 닿는 모든 것을 불사를 때 얼음장 같은 차가움에 치를 떨까? 상대적인 감각들. 그리고 당연하면서도 무언가 미묘하게 어긋나있는 현상들.

그런 것들이 참 많다. 너무나 당연한 듯이 가지고 있어서 보통 그 존재를 의식조차 못하다가 그것을 잃거나 그 극단의 무엇과 맞닥뜨렸을 때 비로소 자각하게 되는 것들. 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무엇을 깨달았던 걸까? 어떤 삶이든 그것만으로 소중하다는 거? 방식은 다르지만 누구나 영유하는 삶 그 자체? 어느 순간부터 '그저' 살아가는 중인 나로선 그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먹고 살다 보니 일과 시간에 치여서 나에 대한 자각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세상.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완벽한 이방인이 되어 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요즘엔 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예전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양쪽에 거울이 있어서 수많은 내가 쭉 나열해서 나를 바라보곤 했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 보고 있으면 나란 존재를 가끔은 인지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가 있었다. 요즘? 엘리베이터 안에 모니터가 설치된 이후부터 그것만 보고 있다. 아마 거울 속 수많은 나도 똑같이 그럴 것이다. 자기 자신을 외면한 채로. 춥다. 아직도 몸살 기운이 남아 있거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논이 역설을 들려준 때는 기원전 5세기였고, 그 이후 19세기가 되기까지 아킬레스는 무려 2300여년을 거북이 등만 보며 달려야 했다.
                                                                   (책 본문 중에서)

 

분명 내 기억엔 거북이와 아킬레스가 아니라 거북이와 토끼였다. 토끼가 거북이 있는 곳에 도달하면 거북이는 조금 앞서 가고, 토끼가 다시 거북이 있는 자리로 쫓아가면 거북이는 그 시간 동안 다시 조금 앞서 가고. 그러니까 학창 시절 선생님이 들려주셨던 제논의 역설 주인공들을 얘기하는 중이다. 제논의 이야기가 그리스에서 우리나라, 특히 내가 다니던 특정 학교로 넘어 오면서 아킬레스는 바다를 건너오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선생님이 토끼에 익숙한 못난 학생들을 위해서 손수 아킬레스를 내다 버리셨든지. 뭐 어쨌든 이 책을 읽다 보면 뜻하지 않게 저런 식으로 자꾸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된다. '아, 그 때 분명 들었던 얘기였는데!' 또는 '저 사람이 저런 수학적 발견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수업 시간에 개고생을 하진 않았을 텐데.'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나 같은 사람만 있었다면 아킬레스는 아직도 거북이 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겠구나...

영상 언어를 책으로 옮겨놓은 탓에 참 간결하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아니지, 눈에 쏙쏙 들어온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수업시간에 졸았다 할지라도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문명도 대다수가 익숙한 편이다. 그러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수학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조금은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수학에 바쳤던 이들에게 아주 많이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세상을 열망하는 진취적 인간은 못되더라도 인류의 손에 쥐어진 도구를 탓하는 못난 놈이 되어선 안 되겠기에 말이다.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의 말처럼 , 우리는 그렇게 더 높은 어깨를 딛고서 또 다른 세상을 열망할 것이다.

                                                                (책 본문 중에서)

 

참고로 책으로 출판되면서 첨부된 부록은 앞선 내용과 달리 진짜 책이다... 무슨 의미인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 듯. 한 가지만 더. 테블릿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으로 <문명과 수학> 전자책 버전(PDF 파일)을 읽는 건 상당히 불편했다. 아마 PDF파일이라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분량이 많았으면 감사고 뭐고 중간에 다 때려치웠을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