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샴푸 검은달 3
김민정 지음, 마영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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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는 곱슬머리가 너무 싫답니다. 찰랑찰랑 거리는 생머리를 갖고 싶어 하죠. 하지만, 어떤 미용실에서도 주아의 심한 곱슬머리를 생머리로 펴줄 수 없답니다. 주아에게 곱슬머리는 커다란 콤플렉스랍니다. 왠지 친구들이 자신의 곱슬머리를 놀리는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 친구들이 놀리지 않는 경우도 주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며 움츠러듭니다. 곱슬머리로 인해 자꾸 자신감도 떨어지고요.

  

  

그런 주아는 어느 날 이상한 미용실을 발견합니다. 이름도 이상한 뷰티헤어”. 이곳에 들어간 주아는 그곳 헤어디자이너에게 한 샴푸로 머리를 감게 되는데, 다음날 거짓말처럼 주아의 곱슬머리가 찰랑찰랑 생머리고 변하게 되었답니다.

 

어느 누구도 펼 수 없었던 자신의 머리가 생머리로 변하자, 주아는 다시 미용실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결코 팔지 않겠다는 샴푸와 피부 크림을 훔쳐 달아나게 됩니다. 그 뒤로 주아의 머리는 더욱 찰랑거리는 생머리가 되고, 피부 크림을 바른 피부는 새하얗게 되죠. 마치 귀신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 뒤로부터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집니다. 어쩐지 귀신이 주아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만 같은데, 정말 귀신이 있는 걸까요? 왜 주아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호러 동화인 귀신 샴푸는 스콜라 공포 문학 시리즈인 <검은달 시리즈> 세 번째 동화랍니다. 더위에는 역시 공포죠. 으스스한 즐거움이 동화 속엔 담겨 있답니다. 하지만, 동화는 공포만을 전하진 않습니다. 동화 속에서 공포(귀신)를 불러낸 요소는 바로 아이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부정적 감정이랍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부정적 감정을 낳게 되고, 부정적 감정이 으스스한 공포를 불러낸답니다.

 

그런데, 시각을 바꿔 보면 주인공 주아의 곱슬머리는 도리어 주아만의 멋과 특징을 나타내는 요소이기도 하답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당당할 수 있는 멋스러움은 긍정적 힘이 되고, 이런 힘은 으스스한 공포를 불러오는 귀신조차 물리칠 힘이 있음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무조건 남들과 같아지려고만 하는 요즘 우리네 모습, 개성을 추구하며 멋스러움을 만들어내는 유행이라는 기류 역시 사실은 개성을 말살하고 모두를 획일화시켜버리는 요상한 유행이 되어버리는 세태. 이런 세태 속에서 진짜 긍정적 힘이 무엇인지. 진짜 멋스러움이 무엇인지 동화는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살아감으로 그 개성이 진정한 멋으로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힘을 주고, 상대에게도 멋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축복이 가득하길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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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지빠귀수염 왕자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인숙 지음, 손지영 그림 / 하루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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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예쁜 공주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공주는 너무 잘난 척하고 남들을 쉬이 무시하는 못된 성격의 공주였답니다. 많은 왕자들이 공주와 결혼하길 원했죠. 하지만, 공주는 모두를 하나하나 흠을 잡아 창피를 준답니다. 키가 작아 싫고, 커서 싫고, 얼굴이 창백해서 싫고, 반대로 얼굴이 붉어 싫고, 턱이 휘어서 지빠귀 수염이라고 싫다며, 모두를 조롱하죠.

  

  

그런 공주의 모습에 왕은 화가 납니다. 아무리 자신의 딸이지만 못된 모습에 화가 난 왕은 공주를 거지에게 시집보내 버린답니다. ~ 정말 대단한 아빠네요.

 

이렇게 거지의 아내가 된 공주는 이때부터 온갖 고생을 하게 된답니다. 그런 가운데,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의 많은 곳, 특히 너무나도 멋진 장소들이 자신이 조롱했던 지빠귀수염 왕자의 것임을 알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죠. 하지만, 이미 후회해도 늦은 건 어쩔 수 없답니다. 그런데, 정말 늦은 걸까요?

  

  

공주와 지빠귀 수염 왕자란 제목의 이 그림책은 하루놀에서 계속하여 출간되고 있는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가운데 또 하나의 책으로 출간되었답니다. 이야기가 어떤 옛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디에선가 본 듯 보지 못한 듯 그런 느낌이랍니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훈, 삶의 지혜를 전해줍니다. 누군가를 함부로 조롱하고 창피를 주는 교만함이 얼마나 못된 짓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죠.

   

 

이야기를 읽으며, 참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래도 너무했다고 해야 할까요? 바로 못된 공주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거지에게 시집을 보내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되었답니다.

 

어쩌면, 부모라는 입장에서의 무조건적인 사랑보다는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 제대로 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부모의 결단이 아닐까 싶어 더욱 귀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겐 철저하게 행동하면서도 자녀의 문제에서만은 쉽게 허물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딸을 거지에게 함부로 시집보내는 아버지를 과연 정상적인 아버지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동화의 목적은 교만한 공주가 우여곡절 끝에 겸손함을 되찾고 행복을 되찾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데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함부로 남을 깔보는 교만함이 얼마나 못된 모습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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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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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는 작가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몇 안 되는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그런 만큼 독자들의 사랑과 충성도 역시 유별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여태 <가가 형사 시리즈>를 많이 만나진 못했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를 읽으며, 도대체 범인이 누구라는 거야! 하며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있으며, 기린의 날개를 읽으며, 니혼바시 다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품게도 되었다(하지만, 이젠 안녕~~).

 

작가의 마지막 <가가 형사 시리즈> 작품이라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만나게 되었다. 작품은 2013년 작품으로 금번 도서출판 재인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소설의 시작은 가가 형사의 어머니가 집을 떠나 홀로 어느 장소에 정착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쓸쓸한 죽음을 맞는 장면. 그리곤 시간이 흘러, 오시타니 미치코라는 여인이 타인의 아파트에서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된다. 청소업체의 모범적 직원인 오시타니 미치코는 왜 아무런 연관도 없는 타인의 아파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걸까? 그리고 이 아파트의 주인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이 사건을 가가 형사의 사촌 동생이자 형사 후배이기도 한 마쓰미야 형사가 추적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가가 형사 역시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가가 형사의 어머니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고리를 발견했기 때문. 어머니의 유품 속에서 발견된 12다리의 메모가, 바로 살인 현장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달력에 적힌 다리 이름 메모와 필체와 내용이 같기 때문. 과연 이 12다리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마쓰미야 형사는 피해자인 오시타니 미치코가 행방불명되기 전 찾았던 중학 동창 아시이 히로미(연극 연출가로 그의 연극이 유명한 극장에 올리게 된다.)로부터 사건의 흔적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런 가운데 또 하나의 사건인 노숙인이 움막에서 불에 타 죽은 사건과 아시이 히로미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아시이 히로미의 과거들을 추적하게 된다. 사건의 진상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은 마치 본격추리소설 마냥 사건 속 범죄 트릭이 감춰져 있다. 여기에 탐정 역할을 하는 형사들이 등장한다. 그러니 어쩌면 본격추리소설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본격추리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등장인물, 특히 범죄자의 사연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

 

등장인물의 사연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 부분으로 인해, 독자는 밝혀진 범인을 보면서도 마냥 그들을 미워할 수만은 없다. 아니 도리어 그들이 범죄의 길을 선택하게 되고, 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아니 그들을 그 범죄의 늪으로 몰아넣은 사회적 상황을 먹먹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소설은 사회파 소설임에 분명하다.

 

특히, 범인 쫓고, 어떤 과정을 통해 범죄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형사들이 그 범인의 진상으로 접근하는 과정 등을 통해, 깨진 가정의 모습, 그 암울하고, 먹먹하기만 한 상황을 오롯이 보여주기에 독자는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에게 있어 가장 단단한 보호막이 되고 안식처가 되어줘야 할 가정이 너무나도 쉬이 파괴되고 그 상처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가족들(특히, 자녀들. 가가 형사도 그렇고, 사건 속 용의자 아사이 히로미 역시 그렇다.)의 슬픔, 아픔을 바라보며 함께 아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은 그럼에도 여전히 가정이 가장 큰 힘이었으며, 가장 큰 보호막이었음을, 가정이야말로 삶을 끌고 가는 원동력이었음을 역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소설은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연관성 없어 보이는 사건 내지 상황들이 촘촘하게 얽혀 나가는 과정이 조금은 복잡하여 소설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들이 사건이 서로 얼마나 촘촘하게 얽혀 있는지를 알게 될 때, 무릎을 치게 된다.

 

여기에 또 하나, 소설은 요 근래 끊임없이 작가가 관심을 기울이는 원전에 대한 내용 역시 언급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원전 사고의 영향임에 분명하다. 아직도 결코 끝나지 않은 원전의 그림자, 그 어두운 굴레를 끊임없이 작가는 끄집어 내주며, 경고음을 발하고 있다. 마치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는 것만 같다.

 

원전은 연료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네. 그 녀석은 우라늄과 인간을 먹고 움직여. 인신 공양이 필요하지. 한마디로 우리 작업원들의 목숨을 쥐어짜야 움직인다 이 말이야. 내 몸만 봐도 알 수 있어. 이게 바로 목숨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일세.(364)

 

물론, 무엇보다 큰 관심은 가정의 해체, 그리고 가정으로부터 떨어져 홀로 살아가는 고독한 인생들의 먹먹한 삶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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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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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독특한 판타지 소설, 전사들, 살아남은 자들시리즈로 만났던 작가 에린 헌터(이들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어 창작하는 작가 팀이다.)의 새로운 모험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고양이, 개들의 모험을 지나 이번엔 밀림의 동물들이다. 밀림 속에서 여러 동물들의 모험을 만날 수 있게 된 시리즈는 바로 용기의 땅이다. 그 첫 번째 책 흩어진 무리를 만났다.

 

이야기를 열어가는 부분인 첫 번째 책에서 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셋 등장한다. 먼저, 사자 피어리스다. 피어리스는 무리의 우두머리인 아버지 사자에게서 자랑스럽게 피어리스라는 이름을 받은 그 날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 된다. 포악한 수사자 타이탄과 그 무리들에 의해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된 것(아버지의 죽음 역시 정당한 대결이 아닌 다수와 싸운 죽음이다.). 이에 타이탄을 피해 도망친 피어리스는 커다란 독수리에 의해 독수리 둥지에 올려 지게 되고, 그 뒤엔 개코 원숭이 스팅어에 의해 구출되어 개코 원숭이 무리 빛나는 숲 무리에서 자라게 된다.

 

사자이면서도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개코 원숭이처럼 살려 애쓰는 피어리스, 하지만, 결국 피어리스는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피어리스 앞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피어리스의 친구인 개코 원숭이 쏜. 쏜은 어서 높은 잎으로 서열이 올라 사랑하는 높은 잎인 베라와 사귀고 싶어 한다(실제 둘은 사귀는 중이지만, 같은 서열 간의 결합만이 공동체에서 허락되고 있어 신분의 차이가 가장 큰 장벽이다.). 이에 쏜은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과연 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베라와 같은 높은 잎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쏜을 위기로 몰아넣는 건 바로 무리의 우두머리인 꼭대기 잎의 죽음이다. 하이에나와 싸워 죽게 된 우두머리의 죽음 뒤엔 추악한 음모가 감춰져 있다. 그 뒤에 우두머리가 된 꼭대기 잎의 죽음까지. 쏜은 바로 그 음모의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과연 우두머리를 죽인 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진실을 안 대가는 무엇일까?

 

마지막 주인공은 이번엔 코끼리다. 미래를 보는 코끼리 스카이. 그녀가 본 미래에선 사자와 개코 원숭이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던 물웅덩이가 피바다가 된다. 과연 그 환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이야기에서 코끼리 스카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많진 않지만, 아마도 이들 셋이 함께 모험을 펼쳐나가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밀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모험이 기대된다. 과연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기 사자 피어리스가 성장해 나갈 모습이 기대된다. 그런데, 소설을 읽는 가운데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피어리스는 개코 원숭이 무리인 빛나는 숲 무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피어리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사자임을 깨닫는 것이지. 자신의 본질을 속인 채, 개코 원숭이 무리에게 인정받고, 그곳에 속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함께 살며 인정받는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개코 원숭이로서가 아니라 사자로서 그들 무리에 인정받는 게 의미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한 가운데서 멋지게 어우러지는 것이야말로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울러 피어리스와 쏜의 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게 되는 용기를 보게 된다. 이런 용기가 결국 이들을 성장시킬 것이며, 그들이 살아가는 땅을 소설의 제목처럼 용기의 땅으로 만들어가지 않을까? 소설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자신 앞에 도사리고 있을 수많은 삶의 위기들 앞에 도망치기보다는 두려움을 오롯이 느끼며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면 좋겠다. 우리 자녀들이 헤쳐 나가야 할 순간순간, 그들이 딛고 서게 될 땅이 용기의 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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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 푸른 동시놀이터 10
노원호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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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시를 만나는 시간은 행복한 시간입니다. 좋은 동시는 무엇보다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따스해지는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어른이 되며 굳어진 마음을 다시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동시에는 담겨 있습니다.

    

여기 또 하나의 좋은 동시집이 있습니다. 작은 행복이란 제목의 동시선집입니다. 어쩌면 선집이기에 더욱 좋은 동시들을 알차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오랜 시간 동시를 써오신 시인의 동시들 가운데 특별히 뽑아 올린 시어들. 그렇기에 작은 행복과 만나는 시간은 책 제목 그대로 행복한 시간이 됩니다.

 

동시를 조용히 읊조리는 가운데 머릿속엔 시인이 보고 경탄했을 바로 그 풍경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동시를 통해, 어느 순간 동해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합니다.

 

바다 아침은 / 계절도 없이 / 반짝반짝 꽃을 피운다. // 물굽이 이랑마다 떨어지는 빛살로 / 마치 꽃그물이라도 이루듯 / 바다 아침은 / 꽃으로 철썩거린다

< 바다에 피는 꽃 > 일부

 

언젠가 어느 바다 위에 펼쳐진 햇살의 그 눈부심이 반짝이는 꽃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그 시절의 추억도.

  

  

그럼에도 몇몇 동시들은 과연 이 시를 동시라고 봐야할까 싶은 느낌의 동시들도 없진 않았답니다. 다시 말해, 어쩐지 동심을 느끼기엔 이미 훌쩍 커버린 성숙한 시어들이 조금은 어색함으로 다가와서 아쉬움이 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극히 개인적인 나의 느낌이지만 말이죠.

 

힘겹고 어두운 시간을 보낼 때, 곁에 두고 읊조리면 큰 힘이 될 만한 동시도 있어 한 번 옮겨봅니다. 어쩌면 시인의 의도는 그것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 시를 읽으며 어둠 속 희망을 느꼈기에 옮겨봅니다.

 

별이 그리운 날은 / 이름 없는 하늘에 / 촛불을 켜 두자. // 눈 오는 날 / 하늘 뒤에 숨어서 /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을 / 하얀 별을 위하여 / 우리들 마음에도 / 촛불을 밝혀 두자. // 겨울 밤 눈 내리는 날은 / 별이 그립다. // 어둠에서 잠시 돌아서는 듯 / 볼 수 없는 별을 위하여 / 눈을 맞는다. // 별들의 하늘에도 눈이 있다면 / 그도 또한 나와 같이 눈을 맞을까. // 가슴속 한쪽에 촛불을 켜 본다.

< 별이 그리운 날은 > 전문

 

무엇보다 시인의 관심이 작은 것들에 있음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하고, 작은 것 안에 담긴 아름다움, 가능성 등을 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그림도, 안에 담겨진 그림들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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