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의 비밀 지령 - 헤이그 특사, 을사조약 무효를 주장하다 근현대사 100년 동화
이규희 지음, 정진희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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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의 역사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을 겁니다. 자라나는 다음세대들이 학교에서 배우게 될 역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역사이며 무엇을 꿈꾸는 교육인지 의문이 들게 됩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역사교육을 이제는 학교교육에만 맡겨둘 수 없는 위기 앞에 우린 서 있습니다. 이러한 때, 역사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귀한 선물입니다.

 

여기 그런 책이 있습니다. 이규희 작가의 고종 황제의 비밀 지령이란 제목으로 부제는 헤이그 특사, 을사 조약 무효를 주장하다가 붙어 있습니다.

 

동화는 부제 그대로 특사가 되어 헤이그로 향했던 분들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 평화 회의에 세 명의 특사를 보내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피력하고 무효를 주장하기 위한 노력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 세 명의 특사가 대한 제국을 집어삼키려는 일제의 만행을 서구열강들에게 알리기 위한 이 노력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토록 애를 썼음에도 서구열강은 이미 동방의 약한 나라쯤은 사실 안중에도 없었으니까요. 자기들끼리 이미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판을 짜놓았으니 오히려 세 사람의 특사란 존재는 눈엣가시에 불과했겠죠.

 

이런 약소국의 설움이 동화를 읽는 내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느끼는 이런 답답함이 변하여 우리 역사를 바로 바라볼 수 있는 힘으로 변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답답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희망을 꿈꾸고 나아가는 그 노력을 동화가 보여주듯 말입니다.

 

동화 뒤편에는 을사조약과 연관된 역사적 내용을 들려주고 있답니다. 을사늑약이란 표현도 사용한다고 말해주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제목이야 그렇다 치지만 강제적인 조약이어서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 헤이그로 특사를 보낸 이야기를 전하는 동화이니, “을사조약이란 표현보다는 을사늑약이란 표현이 더 맞습니다 라는 식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알려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자꾸 일본에 유리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자들이 많아지는 시절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우리의 역사를 알게 해주는 이런 좋은 동화들을 어린이 독자들이 더 많이 읽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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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강족의 그림자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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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로 만나볼 수 있는 <전사들 시리즈><전사들: 그래픽 노블> 여섯 번째 책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책 제목은 강족의 그림자입니다.

 

그러니 이번엔 강족이 그 배경입니다. 사실 <전사들 시리즈>는 천둥족이 그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 시리즈나 <전사들 슈퍼에디션> 시리즈의 장점은 다른 종족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천둥족 전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전사들 시리즈>에서 살펴보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두 시리즈의 강점입니다.

 

강족에서 태어난 페더테일과 스톰퍼는 강족 엄마인 실버스트림과 천둥족 아빠인 그레이스트라이프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종족 고양이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성장하며 힘겨워해야만 했답니다. 특히, 페더테일은 과연 강족에서 자신의 자리가 있는지, 자신이 강족에 충성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곤 합니다. 무엇보다 강족의 지도자인 레퍼드스타가 이 두 고양이에게 행했던 잘못된 선택, 잘못된 행동 때문입니다.

 

그림자족 지도자인 타이거스타(전사들 세계관 속에서 가장 주된 악당이죠.)가 강족 지도자 레퍼드스타를 꼬여 두 종족을 호랑이족으로 합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순혈주의자인 타이거스타는 페더테일과 스톰퍼를 죽이도록 명령합니다. 이에 강족 전사들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강족 지도자인 레퍼드스타는 둘을 죽이는 일을 묵인하고 말았던 겁니다.

 

이런 일들로 인해 페더테일은 강족에 대해 자신이 충성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답니다. 이것이 바로 강족에 드리워진 하나의 그림자입니다. 또 하나는 강족을 꼬였던 타이거스타였을 것이고, 그 타이거스타가 남긴 악한 유산 역시 또 다른 그림자가 됩니다. 그 악한 유산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 이야기에서는 그 결말이 나오지 않지만, <전사들 시리즈>의 애독자라면 그 유산이 무엇인지, 아니 누구인지 알 겁니다. 바로 그들 역시 이번 이야기에서 등장합니다. 이것 역시 강족에 드리워진 또 하나의 그림자입니다.

 

과연 페더테일은 강족을 위해 충성하는 전사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전사들 시리즈>2부 이야기의 주된 등장인물 가운데 하나인 페더테일의 성장 과정, 그리고 고민과 갈등, 이를 넘어서는 결단과 화해 등을 만날 수 있음이 이번 책 강족의 그림자가 전해 주는 선물입니다. 무엇보다 그래픽 노블이기에 아이들이 좋아한답니다. 이야기의 진행이 빨라 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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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3 - 생존율 1%의 서바이벌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3
아마유키 고오리 지음, 히메스즈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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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마피아 게임세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생존율 1%의 서바이벌입니다. 생존율 1%라는 제목부터 위기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놀이인 마피아 게임이 의문의 인물 백작에 의해 죽음의 게임이 되어 버리는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이번에도 아카무라 하야토와 구로미야 우사기, 두 친구는 그 게임에 초대됩니다. 물론 초대라는 말은 조금 어패가 있지만 말입니다.

 

이번엔 또 다른 네 명의 친구들이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태까지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번에는 밀폐된 공간, 즉 클로즈드 서클 형식이 아닙니다. 아니 배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또 다른 의미의 클로즈드 서클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 도시 속에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만, 참가자 외에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텅 빈 도시에서 말입니다.

 

이 죽음의 게임 참가자들은 한 호텔에서 모두 모여 잠을 자게 됩니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모두는 이 도시의 어딘지 모를 서로 다른 곳에서 잠을 깨게 됩니다. 그리고 백작이 지정한 장소를 찾아 모여야 합니다. 모여야 하는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페널티가 주어지고 한 사람이 밤에 늑대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모여야 할 인원이 무사히 그 장소에 모이게 되면 한밤중의 늑대의 습격은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그 장소에 모여야 마을 사람을 한 사람 살려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 게임과 똑같은 점은 늑대로 의심되는 사람을 토론을 통해 지정하게 됩니다.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인물 역시 게임에서 퇴출이 됩니다. 여기 퇴출 장면이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오싹한 재미(?)입니다. 이번엔 식충 식물에게 잡아먹히게 됩니다. 그 끔찍한 퇴출을 면하기 위해선 토론을 지혜롭게 해서 늑대를 지목해내야만 합니다. 무엇보다 참가자가 모두 다시 무사히 살아나기 위해선 이 게임에서 마을 사람이 이겨야만 하고요.

 

이번 게임에는 또 다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바로 점쟁이가 그 사람입니다. 물론, 누가 점쟁이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점쟁이는 백작에게 한 사람의 신분을 물을 수 있고, 그 사람의 신분이 마을 사람인지, “늑대인지 대답을 듣게 됩니다. 과연 새롭게 등장하는 점쟁이라는 신분은 이 죽음의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까요?

 

이번 이야기에서 두드러지는 설정은 절친 관계입니다. 대등한 관계도, 다소 종속적인 것처럼 보이는 관계도, 적대적인 관계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관계의 이면에는 서로를 향한 끈끈한 우정과 상대를 위하는 따스한 마음이 존재하기에 이런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게임 속에서 아찔한 죽음의 게임을 펼칠 등장인물들을 위해서라면 더 이상 죽음의 게임이 펼쳐져선 안 되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율배반적으로 또 다른 죽음의 게임이 기다려집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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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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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이란 작품을 통해서였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짜릿한 오싹함이 얼마나 등을 시원하게 해주던지. 그 다음에 많지는 않지만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고, 나름 미쓰다 신조를 좋아하는 독자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던 차 신간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이번 책은 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로 도합 다섯 편의 연작단편이 실려 있다. 다섯 편의 단편에서의 주인공은 각자 다르다. 하지만, 이들 이야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바로 첫 번째 이야기인 걷는 망자에서 등장한 도쇼 아이와 덴큐 마히토란 청년이 그들이다.

 

도쇼 아이는 모계에 내려오는 능력으로 괴이한 존재들을 볼 수 있다. 그런 그녀가 어린 시절 경험한 이야기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열 살 적 여름 방학을 맞아 외할머니 집에 머물던 때에 일어난 일이다. 할머니의 지인인 향토사가 댁에서 책을 빌려 집으로 돌아오던 때, 그만 귀가가 늦어져 망자길이란 지름길로 들어서게 된다. 아무리 늦어도 망자길로 들어서서는 안 되었는데 라는 후회가 일어날 무렵, 홀로 망자길을 걸어가야만 하는 오싹함을 잠시 잊게 해준 이가 있었다. 고맙게도 앞에서 지역 유지의 도련님으로 알려진 이가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 같고, 살았지만 죽어 있는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망자라면 봐선 안 되는데, 자꾸만 보고 싶다. 과연 저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도쇼 아이가 어린 시절 경험한 그 이야기를 자신이 들어간 대학교의 특별강사이자 작가인 도조 겐야에게 전하기 위해 으슥한 곳에 위치한 괴민연을 찾게 된다. “괴민연괴이 민속학 연구실의 줄임말로 대학측에서 도조 겐야에게 제공한 연구실인데, 그곳엔 다양한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이다. 무엇인가 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한 곳. 과연 그곳에는 정말 뭔가가 있는 걸까? 도쇼 아이는 그곳에서 뭔가를 만나게 될까?

 

도쇼 아이가 그곳에서 만나는 이가 있으니 바로 덴큐 마히토란 청년으로 그는 도조 겐야의 조교라는 명목으로 연구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런 그에게 도쇼 아이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뿐 아니라, 다른 괴이한 현상을 체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곳에서 함께 듣기도 하고, 때론 기록한 것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다섯 편의 괴이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데, 겁이 너무나도 많은 덴큐 마히토는 그 모든 괴이한 이야기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이런 덴큐 마히토의 작업을 통해, 소설 속의 호러는 추리로 전환된다. 물론, 그 추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이 질문이 또 다른 으스스함을 만들기도 한다.

 

소설은 이처럼 다섯 편의 괴이한 사건들을 전한다. 그러니 미쓰다 신조의 호러가 이 부분에서 돋보인다. 하지만, 미쓰다 신조의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호러에서 머물지 않고, 덴큐 마히토라는 캐릭터를 통해 호러는 미스터리로 추리되어진다. 그렇게 괴이한 현상은 범죄를 고발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추리가 맞는 걸까?

 

맞느냐 틀렸느냐는 중요치 않아.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237) 이게 바로 덴큐 마히토의 주장이다. 그런데, 정말 합리적인 설명뿐일까? 그것은 독자의 판단에 맡겨진다.

 

솔직히 이번 책 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는 호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작품들보다는 조금 잔잔한 느낌이다. 물론, 문득문득 오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없진 않지만 말이다. 대신 추리가 상당히 흥미롭다. 그러니 호러적인 요소를 좋아하지 않고 추리적 요소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도 이 작품은 재미나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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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슈퍼 에디션 : 옐로팽의 비밀 (양장) 전사들 슈퍼 에디션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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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시리즈인 <전사들 시리즈>의 슈퍼에디션 다섯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옐로팽의 비밀입니다.

 

전사들 정규 시리즈 1부 시작부터 천둥족의 늙은 치료사로 등장하는 옐로팽, 그에게는 특별한 비밀이 있습니다. 애초에 그는 천둥족의 치료사가 아닌 그림자족의 치료사였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천둥족의 치료사가 되었는지를 이 책은 알려줍니다.

 

아니 그런 내용은 어쩌면 그리 중요한 내용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림자족의 새끼 고양이인 옐로킷이 훈련병이 되고, 전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먼저 전합니다. 종족의 위대한 전사가 되고 싶은 옐로킷은 결국엔 전사가 되어 옐로팽이란 이름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그에는 남들에게는 없는, 그리고 남들은 알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답니다. 그것은 종족 고양이들이 아픔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랍니다. 물론, 그로 인해 힘들어합니다. 처음엔 왜 특별히 다치지도 않았는데,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아프게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고양이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능력은 전사로서 살아감에 큰 제한이 됩니다. 왜냐하면 상대의 고통 역시 오롯이 느끼게 되기에 상대를 공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런 능력은 치료사로서는 축복의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지금 어디가 아프고 어떻게 아픈지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살피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옐로팽은 여전히 전사가 되고 있습니다. 치료사가 되면 가정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옐로팽은 사랑하는 고양이가 있거든요. 과연 옐로팽은 자신의 바람과 운명 사이에서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전 이런 걸 바라지 않았어요.”

자기가 바라는 대로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 고양이는 없어.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 뒤에 숨은 이유를 아는 건 오직 별족 뿐이란다.”(326)

 

결국엔 운명을 거스를 수 없어 치료사의 길을 걷게 되는 옐로팽. 그런 그에게는 또 하나의 비밀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을 거부할 수 없어 새끼를 몰래 갖게 되었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 치료사가 아닌 치료사 훈련병일 때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낳게 되는 새끼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는 <전사들 시리즈> 1부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도 결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렇게 얻은 아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들에게는 결코 밝지 않은 운명이 예언되고 있답니다.

 

그가 오고 있다. 절대 태어나선 안 되는 고양이. 그의 생명이 숲에 불과 피를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별족은 그를 막을 힘이 없다! 태어날 때부터 저주받은 고양이가 가져올 증오의 물결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자신의 운명을 아는 어미의 용기뿐이다.”(423)

 

물론, 이 용기는 전사들 정규 시리즈의 1부를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꼭 전사들 정규 시리즈를 만난 독자들만이 읽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슈퍼 에디션 시리즈>의 강점은 한 권 한 권만으로 완성된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정규 시리즈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또 다른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독자적인 결말을 맞고 있으니 전사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 역시 책을 드는 것을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옐로팽이 치료사로서 모든 종족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고양이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공감이 너무나도 실제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오늘 이 땅의 의료진은 어떤지 하고 말입니다. 상류층으로의 진입을 위해 선택하는 직업에 불과한 의료행위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심히 암담하기만 합니다. 옐로팽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으며, 환자의 아픔과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옐로팽을 닮은 의사들이 이 땅에 많이 배출되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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