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관 -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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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경찰 조직의 출셋길에 올라야 마땅한 구로호시 히카루 경감은 현재 38세 미혼으로 출셋길은커녕 시라오카라는 벽촌의 작은 경찰서에서 만년 경감 자리에 만족해야만 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추리소설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밀실 마니아라고 해야 한다. 시골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심드렁하다가도 밀실이란 단어만 나오면, 그리고 사건이 밀실이란 사실을 알기만 해도 눈빛이 바뀌는 밀실 마니아다. 아니 사실 밀실 마니아라는 점이 그가 벽촌 시골 만년 경감 자리에 지박령이 되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진짜는 이 없다는 것, 그리고 추리 실력이 꽝이라는 것, 그러니 경감으로서 사건 해결 능력 역시 꽝이다.

 

하지만 구로호시는 오늘도 밀실 사건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런 그를 위해서일까? 저녁 시간이면 잠든 도시가 되어버리는 한적한 시골, 사소한 교통사고 밖에 없던 시골에서 연달아 밀실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이 소설집의 부제는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상점 간의 씨름 대회에서 우승한 씨름 왕이 밀실이 된 체육관 안에서 끄나풀들과 뒤풀이를 하는 가운데 살해된 사건. 추리 소설 마니아이자 종합 직물 제조사를 차려 부를 축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 자신의 손자와 함께 밀실이 된 서재에서 이미 오래전 죽어 백골로 발견된 사건. 야쿠자 간에 전쟁을 벌이던 가운데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구입한 셸터, 그 밀실 안에서 회장이 살해된 사건(심지어 이 시체는 나중에 사라지고 만다.). 마치 자신의 추리소설 속 내용처럼 베스트셀러 추리소설작가가 목이 잘린 시체로 밀실 안에서 발견된 사건. 눈 덮인 오래된 일본식 전통 가옥, 발자국 하나 없어 커다란 밀실이 된 그곳(살해된 방 역시 하나의 작은 밀실이 된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수많은 직원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던 사무실에서 감쪽같이 칼에 찔려 살해된 사장. 운행 시 밖에서 문을 잠그게 되어 있는 리프트 안에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하는 장면이 마주치던 리프트 안에서 목격되었는데, 남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리프트가 도착 시 여자만이 죽은 시체로 발견된 사건.

 

이렇게 7건의 밀실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과연 구로호시 경감은 이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살짝 힌트를 주면 구로호시 경감은 정말 꽝이다. 그저 밀실 사건만 좋아하는 걸로 결론짓자.

 

이 소설집 일곱 개의 관은 구로호시 경감을 주인공으로 벽촌에서 벌어지는 연작 추리소설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애초에 작가 오리하라 이치의 첫 작품으로 다섯 개의 관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작가의 처녀작인데, 이 작품집에 후에 발표된 두 개의 밀실 사건을 추가하여 일곱 개의 관이 된 것이다.

 

밀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다양한 밀실 사건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언제나 밀실 사건 해결을 꿈꾸는 경감이지만, 그보다 언제나 한 걸음 앞서는 이가 있음도 묘한 재미를 더해준다. 서술트릭의 대가인 작가답게 밀실사건들 역시 그렇다. 사건의 해결을 떠나 진범은 거의 대부분 따로 있다. 이는 소설 속 주인공인 구로호시 경감은 끝내 모르게 되지만, 그 비밀을 구로호시 경감을 따돌리고 독자들만이 알게 된다는 점 역시 특별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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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쉬워지는 주말여행 - 2023-2024 최신개정판 교과서 여행 시리즈
김수진.박은하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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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아이들과 더 많은 곳을 함께 다니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자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교육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탓에 평소 아이들과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을 자주 다니는 편입니다. 문제는 아이가 직접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골라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아이가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답니다. 그런 고민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책이 있습니다.

 

두 저자가 함께 작업한 교과서가 쉬워지는 주말여행이란 책으로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자기주도여행 210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제 고민 두 가지가 제목 속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 한권이면 완전 해결되는 거죠. “교과서가 쉬워지는이란 구절에서 알 수 있듯 가급적 아이들이 뭔가를 느끼고 배우게 해 줄 여행지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도합 210곳의 유적지,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체험관, 문학관, 테마파크 등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주변 가볼 만한 곳으로 주변 여행지를 함께 소개하고 있기에 전체 여행지는 천 곳을 훌쩍 넘어서게 됩니다.

 

아울러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자기주도여행이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아이가 스스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답니다. 여행지와 연관해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사전 조사를 해봐요”, “엄마, 아빠랑 배워요코너가 함께 실려 있어, 아이와 함께 사전 조사와 공부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사전 조사를 해봐요를 통해 방문할 여행지와 연관하여 미리 읽어볼 책이나 감상할 영화 등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 이 책만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살펴보게 될 때, 아이는 훨씬 흥미를 느끼게 되니 말입니다.

 

아울러 책을 아이에게 건네주며 이곳들 가운데 다음번에 어딜 가면 좋을까 했더니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두 곳을 고르네요. 이처럼 자신이 가고 싶어 선택한 곳을 여행할 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겠죠. 물론, 책에서 소개하고 있지 않은 곳 가운데도 아이들과 꼭 가볼만한 곳들이 많이 있겠죠. 이런 한계는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그럼에도 분명 이 책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리라 싶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들을 계획하는 시간, 함께 공부하는 시간, 함께 그곳에서 느끼고 체험하고 생각하는 시간, 함께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간, 이런 시간들이 분명 더욱 풍성하게 펼쳐지게 될 겁니다. 이 책은 이미 2019년에 초판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하지만, 여행책자만큼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되어야 할 책도 드뭅니다. 그렇기에 2019년 책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음에도 이번 개정3판을 탐내게 되었답니다. 이 책엔 2023-2024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 되어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주말여행, 이 책을 통해 아이와 보낼 시간들이 더욱 풍성해지길 기대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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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는 소년 바다로 간 달팽이 24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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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가운데 아픈 역사는 참 많습니다. 특히 외침으로 인해 겪게 된 통곡의 역사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백성들의 아픔과 눈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를 놓는 소년이란 제목의 이 소설 역시 바로 그런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병자호란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누나와 함께 끌려가다가 누나의 생사는 알길 없게 된 한 노예 소년 윤승의 이야기랍니다. 윤승은 심양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노예가 되어 힘겨운 노동에 시달려야만 한답니다.

 

그런 윤승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있답니다. 그것은 바로 수를 놓는 재능이랍니다. 남자아이지만 어머니의 재능을 이어받은 소년, 몸 약한 누나를 대신하여 수를 놓곤 하던 소년. 그런 윤승은 노예의 신세가 된 곳에서 수를 통해 그의 인생이 열리는 가 싶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명의 희생물이 되고, 또 다시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그런 윤승을 세자비가 속환해주게 되고 세자비를 위해 수를 놓는 일을 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이 일이 어쩐지 위험하게만 느껴지는데, 윤승은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일을 통해 자신의 막혀버린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요?

 

먼저, 사내아이가 수를 놓게 되고 그런 재능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설정이 색달랐습니다. 사내아이라고 해서 수를 놓지 말란 법은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윤승은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 재능을 더욱 사랑하고 갈고 닦음으로 더욱 빛나게 되는 그 성장하는 과정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밝은 빛이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아울러 윤승의 미래를 열어가는 것은 혼자만의 몸부림으로는 되지 않음도 소설을 읽으며 생각했답니다. 그를 위해 마음을 써주고 힘을 써주는 이들, 진씨 부인, 세자비, 서 사부, 그리고 양양 등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리 윤승이 기를 쓰고 실력을 갈고 닦으며 자신의 미래를 열고자 해도 가능하지 않았겠죠. 우리 아이들의 앞길에 이런 귀한 도움의 손길들이 가득하길 기도해봅니다. 물론,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그 귀한 땀 흘림이 우선 되어야겠지만 말입니다.

 

수를 놓는 소년을 읽어나가는 시간은 수를 놓는 소년 윤승이 자수로 펼쳐나가는 꿈, 그 멋진 꿈 자락을 덮게 됨으로 또 다른 꿈을 찾아가게 되는 여정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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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인사 - 제1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6
어윤정 지음, 남서연 그림 / 샘터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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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정 작가의 거미의 인사는 제1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이런 타이틀이 먼저 관심을 갖게 합니다. 과연 어떤 따스한 동화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하며 책장을 펼쳐봅니다. 책 속엔 세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거미의 인사, 영혼의 무게, 알마 가라사대, 사랑은 계속된다가 그것입니다. 이들 세 편은 독립된 단편이면서 또한 마지막 알마 가라사대, 사랑은 계속된다를 통해 하나로 묶입니다. 그러니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장편동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을 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소년은 짧은 환생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시간조차 없이 급하게 세상을 떠났던 사람들은 하루 동안 세상과 이별할 시간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동화 속 짧은 환생입니다. 그런데, 반드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로만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년은 거미로 환생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몇 년 전 갑자기 나타나 가족이 된 유기견 코리가 다름 아닌 할머니였답니다. 하루 동안 얻은 기회로 가족을 찾아왔던 할머니는 가족 곁을 떠나지 못하고 결국 강아지로 남아 가족 곁에 있었던 겁니다.

 

한편 사랑하는 아들, 사랑하는 오빠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함몰되어 있던 가족은 어느 날 찾아온 한 마리 거미를 통해 다시 슬픔의 자리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된답니다. 어느 날 찾아온 거미가 건네는 인사, 그 사랑의 소리를 통해 말입니다.

 

이처럼 동화는 다시 얻는 기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기회는 분명 한계가 정해져 있고, 그 한계를 지켜야 할지의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이런 선택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동화이기에 분명 먹먹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답니다. 그럼에도 사랑과 그리움 등의 정서를 통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무엇보다 동화는 계속될 사랑, 그리고 계속되어야 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답니다.

 

나는 죽었다. 그리고 지금 천국으로 돌아간다. 내가 살던 세계를 떠나온 것뿐, 나는 여전히 숨을 쉬고 우리 가족을 사랑한다(44).

 

알마 가라사대, 천국에도 사랑은 있다. 사랑을 멈추지 않는 한, 어디서든 사랑은 계속될지어다.”(108)

 

죽음은 사랑을 가로막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만이 희망이고 사랑이 죽음을 넘어서게 됨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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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봉봉과 드라큘라 성의 비밀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 6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사키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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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레스토랑의 요리사인 꼬마 유령 아치는 무엇보다 먹는 걸 너무 좋아한답니다. 먹는 걸 좋아하다보니 맛난 음식을 만들게 되고, 게다가 유령의 정서(?)를 담아 독특하고 특별한 요리를 만들면서 종달새 레스토랑은 유명해졌답니다. 특별한 요리 만들기로 유명한 꼬마 유령 아치의 이야기 6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제목은 아치와 봉봉과 드라큘라 성의 비밀이랍니다.

 

쉬는 날을 맞아 아치는 길고양이 봉봉과 함께 드라큘라 성의 드라라를 찾아 간답니다. 드라라와 함께 드라큘라 성을 탐험하며 신나게 놀기 위해서랍니다. 드라큘라 성은 너무나도 크고 넓어 그곳에 살고 있는 드라라조차 다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다고 하네요.

 

이렇게 셋은 신나게 숨바꼭질을 하며 드라큘라 성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친구들을 감옥에 가두고 맙니다. 검은 그림자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혹시 드라라의 할아버지인 드라큘라인 걸까요? 아님 전혀 새로운 존재일까요?

 

어쩐지 으스스 무서워지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친구들은 오히려 검은 그림자가 만든 요리를 즐기게 된답니다. 물론, 그 요리가 무엇인지를 맞춰야만 하지만 말이죠. 만약 맞추지 못하면 검은 그림자는 친구들을 잡아먹겠다고 한답니다. 과연 친구들은 요리의 정체를 맞출 수 있을까요? 위기의 순간에서조차도 친구들이 맛나게 먹은 그 요리는 과연 무엇일까요? 책은 독자들도 그 요리의 정체를 맞추게 한답니다. 그 요리의 정체는 책 속 그림 어딘가에 나온답니다.

 

이번엔 자칭 수수께끼 요리사인 검은 그림자란 존재가 새롭게 등장한답니다. 그런데, 드라큘라 성에는 이런 괴물이 많이 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검은 그림자는 친구들에게 경고한답니다. 하지만 무섭기보다는 어쩐지 이들 수많은 괴물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요?

 

또한 책 제목이 꼬마 유령 아치 코치 소치인데, 코치와 소치는 언제 등장하는지, 이들은 또 누구인지 궁금하네요. 과연 이들은 언제쯤 등장할까요? 기대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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