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본받는 교회 - 데살로니가전.후서 강해집
이영훈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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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교회 목사님이 장로님에게 호래자식이라고 말했단다. (뜨악!! 어찌 이런 일이.) 이유인즉슨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며 살아야 마땅하건만 마치 아비 없는 자식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 말을 듣고 그저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다. 교회 안에서 직분이 무엇이건 간에 마치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양 자기 멋대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가는 영적 호래자식이 얼마나 많은가? 아니, 내가 그런 영적 호래자식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의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과하게 비난하는 감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회가 바로 서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비난은 또한 일정 부분은 정당하기도 하다.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다면. 교회가 영적 호래자식들의 집단이 아닌, 하나님의 자녀의 자리, 그리스도의 제자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족이 길었다. 금번 새롭게 출간된 이영훈 목사의 『그리스도를 본받는 교회』를 만났다. 이 책은 데살로니가 전 후서 강해집이다. 데살로니가 전후서는 바울서신이다. 바울이 데살로니가교회에 보낸 편지다. 데살로니가교회는 바울이 2차 선교여행 당시 방문하여 3주가량 복음을 전함으로 세워진 교회다. 이렇게 자신이 뿌린 복음의 씨앗으로 세워진 교회가 핍박과 환난 가운데 믿음으로 요동치 않고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을 바울은 편지에 담아 보낸다. 뿐 아니라 재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진 성도들에게 바른 재림관, 부활신앙을 심어주기 위해 보낸 편지가 데살로니가 전후서다.

 

이러한 데살로니가 전후서 강해설교를 책으로 출간한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 성경말씀 안에서 설교내용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말씀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설교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상 목회현장에서 당연하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비록 성경본문을 정해놓았다 할지라도, 성경본문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이 목회현장에서 적지 않다. 이는 비록 설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목사 개인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기에 성경본문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성경본문을 풀어 이야기하는 강해집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만남임에 분명하다.

 

비록 신학적 노선이 어떤가에 따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에 있어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판단하고 흠을 잡으려는 자세보다는 데살로니가 교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치 하나님의 말씀으로 대하며 읽어 나간다면, 기대하지 못했던 날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설교자를 보지 않고, 성경말씀을 향해 마음을 열고 읽고 듣는다면 좋겠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이라는 타이틀이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기에 말이다.

 

다시 처음 사족으로 돌아가,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을 마음을 열고 읽고 삶 속에서 붙잡음으로 책 제목처럼 이 땅의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교회’가 되며, 아울러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은 영적 호래자식이 되지 않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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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소개하는 친구
김덕건 지음 / 넥서스CROSS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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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건 목사의 『하나님을 소개하는 친구』란 책엔 부제가 붙어 있다. 「새신자를 위한 성경 인물 가이드」란 부제가. 그렇다. 이 책은 새신자를 그 일차적 독자층으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책의 깊이나 수준(?)이 새신자에게 맞춰져 있기에 어렵거나 또는 깊은 성경적 지식을 전해주는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성경적 지식에 있어 어렵지 않다는 말이지, 그 감동의 깊이가 얕거나 가볍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성경의 지식을 새신자들에게 전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성경 속에서 발견되어는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느꼈을 감동, 그들이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오늘 우리들에게도 동일하게 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여겨진다. 성경의 인물들에 대해 우리에게 설명하기보다는 그들의 감격을 재현하고 그 감격을 공감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여겨진다. 이 책은 공부보다는 공감을 요구하는 책이다.

 

책은 구약성경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인물들 41명을 다루고 있다. 각기 두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는 인물도 있어, 전체 52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52단원이기에 이 책은 1년 52주를 염두에 두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 1년 동안 매 주 한 단원씩 새신자들과 함께 내용을 나누고 토의할 수 있겠다. 물론, 개인적으로 읽고 묵상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짧은 단원의 내용을 마친 후에 본문말씀의 배경을 설명한 후에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질문이 2개씩 담겨 있어, 개인적으로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물론, 그룹으로 나눈다면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는 것도 좋겠고.

 

언제나 성경의 인물을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물을 통해서는 오늘 나의 삶과 내 신앙의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신앙의 모습을 통해서는 본으로 삼으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 지향하는 바는 인물을 통해 신앙의 본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수많은 인물들이 하나님을 체험한 그 순간의 감격과 감동을 오늘 우리에게 전해주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많은 인물들이 하나님을 체험하던 순간.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감격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행복해 하던 순간,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감동하던 그 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론 부끄럽고 한심한 순간임에도 하나님께서 내미시는 용서의 손길,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와 사랑을 체험하는 인물들도 있고. 때론 견딜 수 없는 힘겨운 순간에 손 내밀어 용기를 불어넣어주시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전해주기도 한다. 때론 여전히 우리를 향해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만나기도 하고,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난 성경 속 인물들의 그 순간을 우리에게 전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하나님을 체험한 인물들을 살펴봄으로 그들을 찾아오신 하나님이 오늘 우리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가 오늘 우리의 것이 되게 한다. 닮고 싶고 친구하고 싶은 성경 속 인물들이 체험한 하나님을 오늘 우리 역시 체험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성경적 지식이 아닌, 하나님을 만나는 감격이 우리에게도 그대로 재현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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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나이다 - 이영훈 목사의 사도신경 묵상
이영훈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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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3대 보물로 흔히 십계명,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종교개혁자였던 루터나 칼빈 역시 세례를 위한 요리문답으로 이 3가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사도신경은 우리들의 신앙고백을 표현한 겁니다. 사실 여기 신앙고백은 하나님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겁니다. 그렇기에 고백이라기보다는 선포라고 보는 것이 더 맞죠. 우린 사도신경을 반복하며 눈을 감고 기도를 하듯 반복합니다. 그렇기에 마치 하나님! 우린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며 하나님께 고백하는 것처럼 이해하기 쉽지만, 실상은 세상 사람들(특히, 믿지 못하는 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이런 내용들을 믿지 않지만, 우린 이런 내용들을 믿습니다 라며 선포하는 측면이 강한 게 바로 사도신경입니다.

 

아무튼 바로 이런 사도신경에 대한 이영훈 목사님의 책이 나왔네요. 『내가 믿나이다』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도신경을 묵상하며 마치 성도들에게 설교하듯 풀어주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사도신경은 초기의 세례 문답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 말합니다. 그 구체적인 사용자리가 세례 문답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도신경이 생성된 목적은 다름 아닌 이단으로부터 바른 신앙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도신경뿐 아니라 성경의 정경화 작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단의 발흥과 그로 인해 변질되는 신앙에 대항하여 바른 신앙이 무엇인지를 규정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이런 필요성에서 이루어진 작업이 성경의 정경화 작업과 사도신경의 생성입니다. 그러니, 이 둘은 단번에 이루어진 작업물이 아닌, 상당한 시간을 걸쳐 이루어진 작업물입니다. 특히 사도신경은 그저 학자들이 책상에 앉아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닌, 이단과의 싸움 가운데서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를 찾아간 처절한 신앙의 순례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때론 이런 믿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어야만 하던 상황에서도 담대히 우린 이런 내용들을 믿노라는 선포를 포기하지 않았던 믿음의 선배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내용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린 이 사도신경을 그저 예배시간에 아무런 의미 없이 기계적으로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 책, 『내가 믿나이다』와 같은 책들을 통해, 그 내용이 무엇인지, 이런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를 알아간다면 같은 내용을 반복하더라도 그 마음가짐이 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이 책은 일반 성도들이 읽고 이해하기에 쉬운 그런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목회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번 입으로 반복하던 사도신경이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 우리 신앙의 표준이 되는 내용은 무엇인지를 성도들이 알아가기에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언제나 반복하고 있는 사도신경을 그저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가 삶을 통해 고백해야 할 믿음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세상을 향해 우리의 믿음을 선포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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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시 꿈꾸다
안희묵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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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교회성장이 멈췄다고 말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에도 여전히 성장하는 교회가 있다면 그 교회 안에는 뭔가 남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바로 여기 성장하는 교회가 있다. 바로 꿈의 교회(공주, 대전, 세종)이다. 이제 12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전통적인 교회이지만, 새롭게 탈바꿈을 한 교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교회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바로 건강함이 아닐까? 다시 말해, 꿈의 교회는 건강한 교회다.

 

100년이 넘은 전통교회에 부임하여 그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음으로 교회를 건강하게 성장시킨 안희묵 목사의 목회철학과 성장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 『교회, 다시 꿈꾸다』란 책을 만났다.

 

그렇다면 건강한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건강한 교회는 건물을 세우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교회라고. 건강한 교회는 축복을 누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축복을 누린 자들이 사역자로 세워지는 교회라고. 건강한 교회는 함께 모여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앙생활의 행복을 누리는 자들이 세상을 향해 거룩한 복음의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라고 말이다.

 

이런 교회를 한 마디로 ‘균형’을 이룬 교회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건강한 교회는 균형 잡힌 교회라고 볼 수 있겠다. 삶과 사역이 균형을 이루는 교회. 양적 성장과 질적 성숙이 균형을 이루는 교회.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과 성령의 능력이 균형을 이루는 교회(지성과 영성의 균형). 오라와 가라의 균형을 이루는 교회(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모이고 흩어지는 교회라고 말할 수 있겠다.). 축복과 헌신의 균형을 이루는 교회(축복은 헌신의 이유이기도 하다. 축복이 목적이 아니라는 말이다.). 개인구원과 사회 참여의 균형을 이루는 교회. 리더의 섬김과 성도의 존경이 균형을 이루는 교회. 소그룹과 예배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회. 영성과 경영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회. 비전과 열정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회. 하나님을 높이고 사람을 세우는 것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회. 앎과 삶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회. 바로 이런 균형을 이루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라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균형 안에 저자가 강조하는 목회철학이 담겨 있다. 저자는 말한다. 목회 방법이나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회철학이라고. 물론, 저자는 2부에서 건강한 교회의 모델로 꿈의 교회의 발자취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꿈의 교회의 발자취를 통해, 많은 교회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 교회가 건강한 목회철학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아닐까? 이 책, 『교회, 다시 꿈꾸다』를 통해,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건강한 교회를 꿈꿀 수 있다면 좋겠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건강한 교회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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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완역판, 반양장) 세계기독교고전 15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루이스 레드 형제 그림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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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의 『천로역정』만큼 많은 성도들에게 사랑받은 신앙서적도 드물 것이다. 손봉호 교수 역시 성경 다음으로 유익을 주는 책 가운데 성도들에게 가장 많이 읽혀진 신앙 고전 3권을 드는데, 그 가운데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 당당하게 들어가고 있다(그 외에 어거스틴의 『고백록』,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말한다).

 

이처럼 오랫동안 많은 성도들에게 사랑받아온 기독교 신앙서적의 고전인 『천로역정』을 내가 처음 만난 것은 20여 년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에는 중고등부 수련회를 가면 꼭 들어가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천로역정’이란 프로그램이었다. 학생들이 짝을 이루어 여러 지점들을 돌며 미션을 수행하는. 아마 대체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많이 했을 게다. 나 역시 당시 멋모르는 중등부 교사로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천로역정’ 말은 많이 들었는데, 이게 과연 무엇이기에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가 싶어,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여 읽었던 기억이다(당시엔 솔직히 많은 은혜를 받진 않았다. 뭐 이런 따분한 책이 다 있나 싶은 감정이 당시의 기억으로 남는다).

 

그 뒤 나이가 좀 더 먹고, 신앙의 연륜도 더 깊어져(?) 다시 『천로역정』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한번쯤 다시 읽어야지 하는 필요성은 느꼈지만, 눈앞에 산적한 수많은 신앙서적 내지 전공서적, 그리고 일반 서적들로 인해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기만 했는데, 금번 크리스찬다이제스트 출판사에서 새롭게 완역 번역된 『천로역정』이 있다기에 손에 들게 된 것이다(게다가 번역자가 『천로역정』 전공자라니 더 혹했다^^).

 

그 내용은 멸망의 도시에서 살아가던 ‘은혜없음’이 종말의 순간이 다가옴을 알게 되고, 이에 구원의 길을 찾아 나서게 됨으로 시작된다. 이제 ‘크리스천’이란 이름을 부여받고 말이다. 그런 ‘크리스천’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 상황들을 통해, 구원의 길이 무엇을 통해 이르게 되며, 또한 구원을 얻은 후에도 이어지는 신앙생활 가운데 어떤 영적인 위기들을 만나게 되는지를 존 번연은 잘 표현하고 있다. 물론 모든 신앙적 내용들은 이름으로 상징되는 사람들을 만나며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처럼 이름 하나 하나에 다 의미가 있기에 그 이름 자체가 상징이며, 비유이며, 또한 은유이기도 하며, 때론 풍자가 되기도 한다.

 

책은 술술 읽혀진다. 물론, 신앙적 베이스가 부족한 분들이라면 술술 읽히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신앙의 연륜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는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 쉽게 이해될 것이다. 게다가 책의 전개 속에서도 새롭게 만나는 등장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앞에서 이야기한 복음의 진리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되는 경우들도 종종 있기에 독자 역시 그런 내용들이 정리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존 번연은 복음의 진리를 참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신앙생활의 투쟁의 과정 역시. 물론, 이런 복음의 진리는 모두 비유와 은유, 상징 등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그 포장 안에 담긴 복음의 진리만 보길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무엇보다 신앙생활이란 것은 결국 신앙의 순례임을 크리스천의 여행, 그 순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순례 과정 가운데 수많은 위기와 유혹의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때론 잘 이겨낼 수도 있겠지만, 때론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넘어지거나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다시 ‘크리스천’이 일어서는 모습들을 보여줌으로 우리 역시 그러한 신앙의 순례를 끝까지 견뎌내길 바라고 있다. 한 마디로 신앙의 순례길이 영적 투쟁임을 보여준다. 그 영적인 투쟁의 길을 우리의 의지적 결단과 여전히 끊임없이 은총의 기름을 부어주시는 그리스도를 힘입어 승리하는 자가 되길 소망해 본다.

 

신앙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고 묵상할 필요가 있는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물론, 신학적 견해에 따라 조금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신앙생활, 그 성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혹 나 역시 ‘수다쟁이’와 같은 말만 앞서는 자는 아닌지. 크리스천처럼 깨어있지 못하고 위험과 곤경의 한 가운데서 신앙의 낮잠을 자진 않는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앞에서 두려워 돌아서려는 모습은 아닌지. 크리스천과 소망이 절망 거인에게 붙들렸을 때, ‘절망거인’과 그 아내 ‘자포자기’의 회유처럼 절망 앞에 자포자기하려는 나약한 모습은 아닌지.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혹 나의 모습은 아닌지 대입해보며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남는 질문이 있다. 바로 순례객을 위한 안식처인 ‘아름다움의 집’에서 만난 ‘자애’가 ‘크리스천’에게 했던 질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들을 함께 데리고 오지 않으셨나요?(102쪽)

 

물론 이 질문에 대해 ‘크리스천’은 대답한다(솔직히 이 부분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묻게 된다. 혹, 이 질문이 날 향한 질문이라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자애’의 말처럼 나의 삶의 모습이 설득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길 소망해보며, 여전히 이 질문은 신앙의 화두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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