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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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에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 지원금을 지원한 2022<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시리즈 10권 가운데 한 권인 김주원 작가의 십분 이해하는 사이를 만났습니다.

 

첫 번째 단편인 십분 이해하는 사이는 벚꽃이 가득 핀 교정의 5층 옥상에서 한 아이가 뛰어내리려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말리는 또 다른 한 아이. 서로는 모르는 관계이지만 둘은 상대를 향해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음으로 십분 이해하는 사이가 됩니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둘 모두 이미 옥상에서 뛰어내린 아이들이랍니다. 그 후 여전히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를 반복하는. 그러니 둘은 서로 상대를 십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사이랍니다. 같은 아픔을 안고 있으며, 같은 결정을 이미 해버린 사이이니 말입니다.

 

이미 아픈 결과는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이 아님을 소설은 보여줍니다. 이미 끝나버린 것만 같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향해 뭔가 위로의 손길을 펼칠 수 있음은 또 다른 희망을 낳습니다. 이미 끝나버린 상태이지만, 이미 늦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희망의 씨앗을 말입니다. 물론 그 손길을 보다 더 빨리 펼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 단편인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의 주인공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났습니다. 은행의 청원 경찰 공개채용에 지원하며 자소서를 쓰게 되는데, 초딩인 조카 김한솔의 도움을 받는답니다. 자소서의 신동처럼 여겨지는 김한솔은 잠시 외출 후 돌아와 삼촌의 자소서를 완성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은 칼같이 지키는 조카가 시간이 되어도 귀가하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라면 늦는구나 생각하겠지만, 김한솔은 결코 그럴 리가 없기에 는 염려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카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김세종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답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느 중학생 형이 자살을 하려던 순간, 그 옥상에서 세종의 출현으로 인해 잠시 투신을 미루게 되고, 세종에게 자신을 X은하에서 왔다며 소개하던 중학생 형. 그 형은 세종을 우주맨이 되게 해줍니다. 그 뒤로 세종은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됩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말하거나 생각하면 실제 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말입니다.

 

그 능력을 김세종은 조카 김한솔을 찾는 일에 사용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조카와 함께 유괴범에게 갇힌 그곳에서 경찰에게 신고를 하게 된답니다. 이처럼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김세종, 하지만 조카를 살리는 그 일을 위해 이 능력은 마지막으로 사용하게 되고, 다른 이들의 기억의 왜곡을 가져옵니다. 그런데, 그 능력이란 실재했던 것일까요?

 

두 이야기 모두 재미납니다. 아니 재미난다기보다 흥미롭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두 편 모두 투신자살이란 모티브가 사용됩니다. 특히, 봄날의 투신이 말입니다. 이런 이율배반적 이미지가 먹먹하게 합니다. 찬란해야만 할 청소년들이 그 찬란한 봄날의 인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하지만, 이런 슬픔, 먹먹함을 초자연적인 스토리로 표현함으로 그 먹먹함이 상쇄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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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의 크레이터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남일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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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일 작가의 단편집 세리의 크레이터는 경기문화재단에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 지원금을 지원한 2022<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시리즈 10권 가운데 한 권입니다. 이 시리즈의 단편집은 모두 두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단편인 세리의 크레이터는 세리와 연인이 된 의 이야기입니다. ‘는 오래전부터 세리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했지만, 세리의 남친이자 의 친구인 로 인해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세리가 와 헤어진 후, 둘은 자연스레 연인이 됩니다. 이렇게 연인이 된 둘 사이에 생각지 않았던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리가 의 아이를 가졌던 겁니다. 게다가 세리는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합니다.

 

물론, 초계분지라는 곳, 오만 년 전 한반도에 소행성이 떨어졌던 장소, 크레이터를 찾아간 후 마음을 정리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세리의 마음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입니다. 세리의 엄마가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미혼모로서 세리를 낳기로 결심했던 것처럼, 세리 역시 초계분지에 감으로 자신의 삶에 중요한 사안을 결정지으려는 겁니다. 과연 세리와 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운석은 우연이 겹친 인력의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고 소설은 소개합니다. 또 한편 그렇게 생긴 크레이터는 분명 상처입니다. 사람 간의 인력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며, 또 한편으로는 그 상처가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하고,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옆집에 행크가 산다는 유명한 격투기 선수 행크를 좋아했던 젊은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행크를 열렬히 사랑했던 커플, 그런데, 그 행크는 점차 광대가 되어 케이지에 오르게 됩니다. 자연스레 행크에게서 마음이 떠난 부부. 그런데, 옆집에 그 행크가 이사 온 겁니다. 격투기 선수 행크와 너무나도 닮은 거구의 흑인, 정말 옆집에 행크가 사는 걸까요?

 

남편은 옆집 행크의 사진을 찍겠다고 말하고, 행크에 푹 빠졌던 아내는 설령 옆집 남자가 행크가 맞더라도 그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지 말라고 말합니다. 험악한 흑인이 이웃에 살면 집값이 떨어진다며 말입니다. 아내는 너무 현실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아내가 열렬히 참여하는 하늘다람쥐를 보호하자는 시위는 임대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는 님비 행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결국 삶입니다. 행크가 야수에서 광대로 전락한 것도 삶을 위해서였습니다. 부상으로 명예로운 은퇴의 길을 걸은 것이 아니라 광대의 길을 걸어간 것 역시 어쩌면 치열한 삶의 투쟁이 아니었을까요? 아내의 볼썽사나운 이기적 모습 역시 어쩌면 그렇습니다. 역시 자신의 삶을 위한 투쟁이겠죠. 다소 볼썽사나운 이기적 모습이고, 결코 바람직하진 않지만 말입니다.

 

두 이야기 모두 어쩌면 치열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상처받고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두 번째 이야기는 이기적 모습이 볼썽사납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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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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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작가의 단편집 검은 고양이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10권 가운데 한 권입니다. 책 속엔 두 편의 단편 검은 고양이, 쥐의 미로가 실려 있습니다.

 

두 편의 단편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감시사회입니다. 두 편의 단편 모두 감시사회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시는 때론 명확한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때론 목적이 모호하기도 합니다.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 는 골통품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가진 얼마 안 되는 책 가운데 일부는 예전 헌책방을 하면서 모아두었던 것들입니다. 이 가운데 홍문원이란 책이 있는데,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책으로 일본 밀정이 만주에 있는 홍문원이란 건물을 오랫동안 감시한 내용 보고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감시사회가 등장합니다. 이 감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듯싶은데,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곳 홍문원은 오늘날 상가건물과 같은데, 그곳 사장들의 대부분은 전직 경찰들이랍니다. 그러니 이들은 일제의 앞잡이들이죠. 그런 그들을 감시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이들이 대부분 죄를 지은 순사들이니 일본에 반기라도 들까 염려했던 걸까요?

 

이런 홍문원이란 책은 골동품 거리에서 만난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는데, 이 그림은 바로 검은 고양이 그림이랍니다. 문제는 그림 속 검은 고양이가 어쩐지 를 감시하는 것 같다는 거죠. 이렇게 는 이 그림의 출처를 찾는 과정을 밟게 된답니다. 과연 그 끝에 만나는 진실은 무엇일까요? 오랫동안 43년간 미전향 장기수로 복역한 이를 향한 이 사회의 감시를 말하고자 함은 아니었을까요?

 

두 번째 소설 쥐의 미로는 그 감시의 목적이 더욱 모호합니다. 시간강사를 하다가 친지의 추천으로 얻게 된 일자리.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비밀에 부쳐진 의 작업은 모니터만 가득한 텅 빈 방에서 어느 한 인물을 감시하는 일. 무엇 때문에 감시하는지 알 순 없지만, 주어진 일을 해야만 하는 ’. 그러던 어느 날 cctv 장면이 교차하면서 우연히 화면 속에 나타난 아내의 모습. 이렇게 는 근무 지시사항을 어기고 아내를 찾게 되고. 결국 자신의 눈을 찌르게 되는 ’. 이는 감시사회에 대한 그가 할 수 있는 저항일 터입니다.

 

이렇게 책은 감시사회에 대해 말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누군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입니다. 우린 집을 나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 오르면서부터 모든 것이 녹화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개인의 공간마저 누군가의 엿보는 악취미로 인해 자유로울 수 없고 말입니다. 이런 감시사회에서 우린 고양이를 키우고 있을까, 아님 쥐를 키우고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는 고양이나 쥐라면, 그들의 눈을 찔러야 하는 걸까요? 아무튼 검은 고양이를 만나면, 어쩐지 그 시선이 묘하게 느껴질 것만 같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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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송지현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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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에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 지원금을 지원한 2022<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시리즈 10권 가운데 한 권인 송지현 작가의 김장김장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 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소설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슬픔들의 결정체가 인간이다.”란 문장으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이란 작은 슬픔들이 모인 결정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겠지요. 작은 행복들 또한 모인 것, 그 결정체가 인간이기도 하겠죠.

 

소설 속에서도 작은 슬픔들이 가득합니다. 아니 때론 큰 슬픔이 작은 슬픔처럼 묘사되며 다가오기도 합니다. 성철의 죽음, 아들의 죽음은 분명 견딜 수 없는 큰 슬픔이지만, 그 슬픔 앞에 있는 성철의 엄마의 모습도 그리고 주인공의 할머니 역시 담담하기만 합니다.

 

삶이란 어쩌면 소설 속 개울 소리처럼 작은 슬픔들을 잉태한 채 흘러가겠죠. 때론 그 안에서 주인공 엄마와 옆집 카페 주인간의 다툼처럼 다투기도 하고, 할머니가 엄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상처 주며 흘러가기도 하겠죠.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라 주인공 엄마와 옆집 카페 주인이 그랬듯 다시 화해도 할 겁니다. 때론 주인공이 할머니 김장을 통해 만두국과 수육에 대한 옛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아련한 회상을 통해 흘러가기도 할 거고요.

 

솔직히 두 소설 모두 개인적으로는 조금 정신없었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란 것이, 특히 젊은이들이 겪어 나가야 할 삶이란 것이 이처럼 어떤 맥락도 없이 겪어 나가야만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걸까요? 또한 평론가의 해설마저 개인적으로는 친절하지 못했답니다. , 이 역시 나 개인적 문제이겠지만 말입니다.

 

열권의 책 가운데 이 책 김장을 제일 먼저 손에 들고 읽었는데, 이 선택이 다른 책들을 읽음에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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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표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대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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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에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 지원금을 지원한 2022<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시리즈 10권 가운데 한 권인 이대연 작가의 부표란 책을 만났습니다. 시리즈의 단편집들은 모두 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부표, ()이란 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둘 모두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부표에서의 주인공 는 아직 아버지의 삼우제를 치르기 전, 즉 아버지의 죽음 직후의 상황입니다. 장례를 마치고 바로 본업에 복귀하여 낡은 등부표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 는 바다 속에서 수명을 다하고 올라온 부표의 표면에 달라붙은 담치(홍합의 아류)를 보면서 아버지의 죽음과 그 인생, 그리고 자신들의 힘겹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일확천금을 꿈꾸던 사내였습니다. 가족을 돌보는 일은 뒷전인 아버지, 언제나 검은 선글라스를 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아버지는 오랜만에 나타나면 그동안 번 돈을 어머니에게 보여줄 뿐입니다. 그 돈은 다시 주식투자에 소용되는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은 없는 아버지. 결국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부표와 같은 인생과 부표 교체 작업을 하는 주인공의 작업이 묘하게 교차됩니다. 물론 부표 교체 작업을 하는 주인공 는 결코 부표와 같은 인생이 아닌 견실한 생활자라는 느낌이지만 말입니다.

 

어린 시절 가족 생일에만 먹었던 홍합 미역국은 기껏 일 년에 세 번 먹을 수 있는 호사 아닌 호사였으며 다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아버지는 없습니다. 그나마 가족 생일에 먹는 홍합 미역국조차 일 년에 세 번뿐이니 말입니다. 이처럼 아버지는 가족에 뿌리 내리지 못한 부표와 같은 인생이니 말입니다. 그 죽음을 바라보는 는 그러나 결코 담담할 수만은 없습니다. 물론, 소설은 아버지에 대한 회상을 담담하게 전합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돈을 버는 는 때 아닌 멀미를 합니다. 체한 것일 수 있지만, 이는 결국 아버지의 죽음이 주는 충격이겠죠. “부표와 같은 인생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남겨진 3천만 원에 불과한 유산은 분명 큰돈은 아니지만, 남겨진 가족에겐 그 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치유케 하는 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은 역사소설입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닌 허구가 가미된 역사소설이랍니다. 역시 한 사람의 죽음으로 소설은 시작합니다. 병조참의인 모정 배대유는 한 사람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 무정이란 인물로 조선제일검이라 불리는 사내, 배대유의 생명을 두 차례 구했던 인연 깊은 인물이자, 배대유를 두 번 죽이려 했던 인물이 배대유를 찾은 것은 어떤 의도일까요?

 

바로 한 젊은이의 졸기를 써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답니다. 여기에서 소설의 제목 ()이 나옵니다. 이렇게 두 번째 소설 역시 죽음을 바라보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며,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울러 누군가의 죽음은 그 사람과 함께 걸었던 거리, 함께 앉았던 자리, 함께 꿈꾸던 것을 회상하게 되는 계기라는 것도 말입니다. 물론, 남은 자들의 몫은 죽은 이를 향한 기억이겠죠. 물론, 이런 죽음과 기억의 주체는 끊임없이 바뀌게 되겠지만 말입니다. 수명을 다한 부표를 교체 작업하듯 말이죠.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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