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11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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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일곱 명의 술래잡기란 작품은 익히 잘 알려진 작품일 겁니다. 저 역시 미쓰다 신조를 좋아하고 그의 작품을 여럿 만났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아직 만나질 못했답니다. 그러던 차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찾아온 일곱 명의 술래잡기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미쓰다 신조만의 독특한 분위기, 으스스하고 오싹한 즐거움을 기대하며 책장을 펼쳤답니다. 역시 미쓰다 신조의 특별한 분위기가 반겨줍니다. 어쩐지 뒤를 돌아보기가 꺼려지고, 어쩐지 몸이 움츠러들게 만드는 그런 은근하게 오싹한 분위기가 말입니다.

 

늦은 밤 생명의 전화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제 자신이 자살하려 한다는 내담자. 이미 지난 오 일 동안 자신의 오랜 친구들에게 하루에 한 사람씩 전화를 걸어 만약 전화를 받아 준다면 자살을 보류하며, 일주일간 이렇게 전화를 해서 전화통화에 성공한다면 힘든 상황(경제적 어려움, 말기 암)을 떨치고 다시 한 번 힘을 내보기로 결심하는데. 이렇게 6일째 계속된 자살 게임. 하지만, “생명의 전화로 전화를 했다는 것은 더 이상 전화할 상대가 없다는 의미인데, 전화 상담 말미 다행스럽게도 한 사람을 떠올린 내담자는 과연 그 한 사람과 통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침 전화를 받았던 상담자는 자신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던 그곳이 내담자가 전화하는 장소임을 알게 되고, 사회복지기관의 도움을 청해, 다음 날 복지사들이 그 장소를 찾게 되지만, 이미 내담자는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도 자살이 아닌 타살로 말입니다. 과연 누가 이 사람 다몬 에이스케라는 사내를 죽인 걸까요? 그리고 시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다몬 에이스케는 어린 시절 친구가 없던 외톨이였답니다. 그런 그에게 어린 시절, 친구가 생기는데, 사실 모두 외톨이와 같은 녀석들 여섯 명이 하나로 묶이게 됩니다. 이렇게 여섯 친구들은 마을의 금지구역처럼 여겨지는 표주박산에 올라 매일같이 놀이를 한답니다. 주로 술래잡기를 하며 놀게 되는데. 그 한 사람인 다몬 에이스케의 사망을 시작으로 당시 어울렸던 친구들, 다몬 에이스케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을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연쇄적으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사고처럼 여겨지지만 누군가의 연쇄살인. 과연 누가 당시 술래잡기로 묶였던 친구들을 죽이는 걸까요? 무슨 이유로 말입니다.

 

이들 친구들 가운데 한 사람인 하야미 고이치는 미스터리 호러 작가랍니다. 그런 그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격하기에 이릅니다. 그렇게 놀랄만한 진실에 다가가게 됩니다.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은 도합 여섯 명이었는데, 봉인된 기억이 풀리면서 여섯 명이 아닌 일곱 명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 일곱 번째 술래잡기 친구는 누구였을까? 무엇보다 살해되는 친구들은 모두 어린 아이의 ~레마가 죽였다.”는 음성을 듣게 된답니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요?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가 이 사건 이면에 개입되어 있는 걸까요? 소설은 바로 이 음성 ~레마가 죽였다.”를 통해 소설 전반에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답니다. 뭔가 초자연적 존재의 개입을 느끼게 하거든요.

 

그럼에도 이 작품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소설 전반적인 음울하고 오싹하며 으스스한 분위기를 떠나 본격 추리소설의 느낌이 여느 작품보다 더 강하네요. 과연 봉인된 기억 속에서 만나는 진실이 무엇일까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본격추리소설의 맛을 물씬 느끼게 해줍니다. 물론, 호러소설의 오싹한 분위기는 덤으로 누리는 선물이고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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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터의 망명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9
로버트 리텔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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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의 첩보전은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르윈터의 망명이란 제목의 이 소설은 바로 그 구시대의 유물인 첩보전입니다. 한 망명자를 사이에 둔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전개되는데, 묘하게 빠져들게 됩니다.

 

첩보전이라고 해서 최첨단 무기가 등장하거나 어마어마한 능력자가 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최고 첩보기관인 CIA는 최첨단 무기는커녕 예산 문제로 허덕이는 웃픈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다못해 총 쏘는 장면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총 쏘는 장면이 등장하긴 하는데, 그건 첩보전에서 상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총격전이 아닌 첩보전을 대비한 사격연습입니다. 그나마 이런 사격연습을 왜 했는지 알 수 없게 상대를 향한 무력시위는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희한한 첩보전이 다 있을까요? 그런데, 묘하게 빠져들게 됩니다. 오히려 서로를 속이기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이 첩보전의 진수를 맛보게 해줍니다.

 

르윈터는 미국 MIT 대학의 교수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미국의 대 소련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IRV)의 공식을 가지고 일본에서 소련 대사관으로 망명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 공식이 사실이라면 소련은 미국의 다탄두 가운데 가짜를 식별할 수 있게 되고, 진짜 미사일의 궤도 역시 공식을 통해 알아내게 됨으로 미국을 상대로 순식간에 우위에 설 수 있는 엄청난 정보입니다.

 

이러한 르윈터의 망명을 두고 소련과 미국의 두뇌싸움이 시작됩니다. 과연 르윈터가 제공하는 정보가 진짜일까? 르윈터의 망명은 무엇 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노린 것일까? 르윈터를 받아줘야 할지, 그리고 르윈터의 망명을 방해해야 할지, 다양한 두뇌싸움이 펼쳐집니다. 아니 언젠가부터 르윈터의 정보가 진짜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어느 쪽이 더 효과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기도 합니다. MIRV 공식을 둘러싼 미국과 소련, 소련과 미국의 속고 속이는 이중 플레이, 아니 이중, 삼중, 사중의 두뇌싸움을 펼치게 됩니다. 과연 승자는 어느 쪽일까요? 그리고 르윈터는 정말 무엇 때문에 망명하게 된 걸까요? 무엇보다 어느 쪽이 치열한 두뇌싸움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참 묘한 느낌의 첩보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어쩌면 이런 두뇌싸움이야말로 진정한 첩보전 아닐까요? 이 작품은 1973년 영국 추리작가협회상(골든 대거상)을 수상한 작가의 데뷔 작품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조금 집중이 안 되었지만, 어느 샌가 몰입하여 읽게 됩니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복명이란 소설은 반대로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니 이 역시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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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슐 - 1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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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술 트릭의 대가라는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 두 권을 읽게 되었다. 그 후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작가의 지난 작품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작가의 신작 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에 얼른 책장을 펼쳐본다.

 

어떤 사정으로 인해 15년 전의 편지가 도착하게 된다. 그 가운데는 마음에 둔 여성에게 프러포즈하는 편지, 사랑하는 여성을 구해내기 위해 여성의 남편을 죽이고 자살하겠다는 내용을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회사에서 퇴직 후 새 직장을 잡게 되었다는 평범한 내용을 전 상사에게 보낸 편지, 프러포즈한 여성의 빚을 언제까지 갚지 않으면 여성의 새끼손가락을 자르겠다는 협박편지,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안내 편지, 식구들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손녀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지 등이 15년 만에 도착하게 된다.

 

만약 15년 전에 편지를 받았더라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 사연들. 뒤늦게 도착한 편지로 인해 또 다른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오히려 또 다른 진실에 접근하게 되는 이야기들. 소설은 하나하나 독립된 단편처럼 진행된다. 마치 연작단편소설처럼. 그리고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재미난 반전들을 품고 있다. 아울러 이 모두는 하나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부분들을 주목해보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 그것은 과연 누가 일상적인 편지를 15년이나 묵혔다고 뒤늦게 전달하는 것일까 하는 점.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하나하나의 사연들이 더 재미났다. 솔직히 여러 이야기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재미난 점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산만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하나하나의 독립된 연작단편으로 끝났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도 없지 않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산만한 것들을 하나의 원인으로부터 시작하게 만들고 그것들이 연결되게 만든 작가의 내공에 감탄하게도 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되었음을 통해, 모든 것들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아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론적인 견해일까? 아무튼 소설은 재미나다.

 

서술트릭의 대가답게 독자를 속이는 트릭이 있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속게 된다. 그래야 더 재미나니까.

 

, 수상작 없음부분에서는 작가의 도착의 론도스토리가 차용되어 언급되기에 이 또한 반가운 마음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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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창 탐정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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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란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어느덧 그의 작품을 30여권은 읽은 듯싶다.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생산 능력은 대단하다. 그 동안 참 많은 시리즈를 만났다. 이제 또 하나의 새로운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그전의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느낌의 작품이다.

 

미쓰기는 상속 감정사다. 묘한 직업이다. 상속세 과세 대상자가 많아지면서, 변호사와 법무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유족들의 상속을 돕는 업무를 본다. 그런 미쓰기는 이번에 혼조 그룹의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남게 된 유족들을 위해 혼조가문으로 향하게 된다. 외딴 시골에 있는 저택. 그런데, 말이 가문이고 기업이지, 이미 가세가 기울어가는 가문과 회사, 그럼에도 재벌의 습성과 존심은 남아 있는 가문이다.

 

아랫도리 놀리는 일을 자신의 일생일대의 사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장남, 모든 것에 염세적인 차남, 그나마 자신이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하지만 어딘지 미덥지 못한 삼남, 장애아를 낳고 쫓겨나 처가에 빌붙어 살고 있는 막내 딸, 이렇게 남겨진 자들은 어차피 기울어가는 가문의 유산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미쓰기는 이들이 소유한 산에서 엄청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벌목사업으로 일어나 사양길에 들어서 벌목사업으로 인해 넘어진 회사, 그리고 그 산인데, 바로 그곳 지하에 엄청난 지하자원이 매설되어 있음을 알게 된 것. 이를 조사에 맡기게 되고, 이를 중간보고로 유족들에게 들려주게 된다. 가문의 기업이 다 끝나버린 줄만 알았던 그들은 또 다른 엄청난 횡재와 기회 앞에 각기 그들만의 광기를 품게 된다.

 

이렇게 이 가문의 비극이 시작된다. 첫째 아들 부부가 창고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다음엔 둘째 아들이 물레방앗간에서 목매단 시체로 발견되고, 또 그 다음엔 셋째 아들이 폭포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과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바로 이 일을 상속감정사 미쓰기가 해결에 나서게 된다. 아니 정확하게는 미쓰기의 어깨 상처에서 기생하고 있는 인면창이 해결하게 된다. 그렇다. 미쓰기에게는 감춰진 비밀이 있다. 그의 어깨 상처에는 언젠가부터 사람 얼굴형상을 한 괴 생명체가 기생한다. 한 몸이지만 두 인격체를 가진 미쓰기와 인면창. 그런데, 미쓰기는 언제나 인면창에게 괄시를 당하기만 한다. 미쓰기란 사람이 워낙 맹한 모습이고 실제 맹한데 반해, 인면창은 그동안 미쓰기가 접한 다양한 독서량과 정보들을 모두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인면창의 도움을 받아 미쓰기는 사건의 진실을 향해 접근해 나아가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폐쇄된 지역공동체다. 현대를 살아가지만 옛 관습에 묶여 있는 사람들, 철저한 가부장제도가 당연한 곳, 가문의 당주는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세상, 가문의 영화를 위해서라면 구성원의 희생쯤 마땅하게 생각하는 공간, 바로 그런 악마적 공간이 끔찍한 연쇄살인을 낳게 된다. 이런 구시대적 지역공동체를 고발하는 부분은 나카야마 시치리답다. 그럼에도 색다른 느낌의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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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관 -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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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류 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경찰 조직의 출셋길에 올라야 마땅한 구로호시 히카루 경감은 현재 38세 미혼으로 출셋길은커녕 시라오카라는 벽촌의 작은 경찰서에서 만년 경감 자리에 만족해야만 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추리소설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밀실 마니아라고 해야 한다. 시골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심드렁하다가도 밀실이란 단어만 나오면, 그리고 사건이 밀실이란 사실을 알기만 해도 눈빛이 바뀌는 밀실 마니아다. 아니 사실 밀실 마니아라는 점이 그가 벽촌 시골 만년 경감 자리에 지박령이 되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진짜는 이 없다는 것, 그리고 추리 실력이 꽝이라는 것, 그러니 경감으로서 사건 해결 능력 역시 꽝이다.

 

하지만 구로호시는 오늘도 밀실 사건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런 그를 위해서일까? 저녁 시간이면 잠든 도시가 되어버리는 한적한 시골, 사소한 교통사고 밖에 없던 시골에서 연달아 밀실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이 소설집의 부제는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상점 간의 씨름 대회에서 우승한 씨름 왕이 밀실이 된 체육관 안에서 끄나풀들과 뒤풀이를 하는 가운데 살해된 사건. 추리 소설 마니아이자 종합 직물 제조사를 차려 부를 축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 자신의 손자와 함께 밀실이 된 서재에서 이미 오래전 죽어 백골로 발견된 사건. 야쿠자 간에 전쟁을 벌이던 가운데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구입한 셸터, 그 밀실 안에서 회장이 살해된 사건(심지어 이 시체는 나중에 사라지고 만다.). 마치 자신의 추리소설 속 내용처럼 베스트셀러 추리소설작가가 목이 잘린 시체로 밀실 안에서 발견된 사건. 눈 덮인 오래된 일본식 전통 가옥, 발자국 하나 없어 커다란 밀실이 된 그곳(살해된 방 역시 하나의 작은 밀실이 된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수많은 직원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던 사무실에서 감쪽같이 칼에 찔려 살해된 사장. 운행 시 밖에서 문을 잠그게 되어 있는 리프트 안에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하는 장면이 마주치던 리프트 안에서 목격되었는데, 남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리프트가 도착 시 여자만이 죽은 시체로 발견된 사건.

 

이렇게 7건의 밀실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과연 구로호시 경감은 이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살짝 힌트를 주면 구로호시 경감은 정말 꽝이다. 그저 밀실 사건만 좋아하는 걸로 결론짓자.

 

이 소설집 일곱 개의 관은 구로호시 경감을 주인공으로 벽촌에서 벌어지는 연작 추리소설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애초에 작가 오리하라 이치의 첫 작품으로 다섯 개의 관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작가의 처녀작인데, 이 작품집에 후에 발표된 두 개의 밀실 사건을 추가하여 일곱 개의 관이 된 것이다.

 

밀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다양한 밀실 사건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언제나 밀실 사건 해결을 꿈꾸는 경감이지만, 그보다 언제나 한 걸음 앞서는 이가 있음도 묘한 재미를 더해준다. 서술트릭의 대가인 작가답게 밀실사건들 역시 그렇다. 사건의 해결을 떠나 진범은 거의 대부분 따로 있다. 이는 소설 속 주인공인 구로호시 경감은 끝내 모르게 되지만, 그 비밀을 구로호시 경감을 따돌리고 독자들만이 알게 된다는 점 역시 특별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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