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흩어질 때 - 2021 월터 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오마르 모하메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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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에서 출간되는 <Wow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진정 보물 같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별들이 흩어질 때역시 그런 보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소말리아의 내전으로 인해 케냐의 난민 캠프에서 동생과 단 둘이 살게 된 오마르. 그 오마르가 겪게 되는 암울하고 힘겨운 삶, 그들을 짓누르는 좌절, 하지만, 그 가운데 품게 되는 희망과 소망. 그리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발걸음 등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난민들의 힘겨운 삶을 현실적으로 잘 보여줌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도록 촉구합니다. 아울러 그들은 배척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 포용의 대상임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내전으로 아빠를 잃고 엄마와 헤어진 오마르는 장애가 있는 동생과 함께 케냐의 난민 캠프에서 살아갑니다. 힘겨움 가운데서 그나마 오마르 형제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형제를 마치 친 아들처럼 돌봐주는 이웃 파투마 아줌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을 모두 잃은 파투마 아줌마는 오마르 형제를 마치 친아들처럼 사랑으로 돌봐줍니다. 여기에 형제처럼 우정을 나누는 제리 역시 오마르에겐 큰 힘이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하루 적은 배급으로 먹고 사는 것이 고달프고 고민인 오마르, 그런 오마르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바로 학교입니다. 또래 친구들은 모두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오마르에겐 꿈과 같던 학교에 다니게 된 겁니다. 그리고 그런 가운에 점점 꿈 한 자락 오마르의 가슴 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힘든 가운데 공부를 하고, 그런 가운데 길이 열려 미국으로 갈 수 있는 행운을 잡은 오마르는 결국 자신의 꿈인 사회복지사가 되어 자신이 어린 시절 집이었던 난민 캠프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됩니다.

 

별들이 흩어질 때는 이처럼 아픔과 어둠, 힘겨움 속에서 반짝이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처럼 반짝이는 보물과 같은 이야기들을 통해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위해 뭔가 행동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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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의 머리 -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강태진 글.그림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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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면서 재미난 그래픽노블을 만났다. 웹툰 작품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인데, 가르시아의 머리란 제목이다. 이 작품은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1974)란 영화의 오마쥬 작품이기도 하다.

 

삼류 배우 가르시아가 출연하는 영화 속 장면으로부터 작품은 시작된다. 영화 속에서 가르시아의 목을 가지고 연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소품이 너무나도 사실적이어서 큰 호응을 받게 된다. 그런데, 영화촬영이 끝난 후 소품을 만든 사랑 공작소에서 되받은 소품은 놀랍게도 소품이 아닌 실제 사람의 머리였다. 바로 배우 가르시아의 진짜 머리였던 것. 이게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게다가 진짜 사람 머리를 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만 하는가?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삼류 배우 가르시아는 스타가 되려는 꿈을 품고 조폭 영화 제작자 왕회장의 외동딸 왕방울을 유혹한다. 왕방울은 가르시아에게 푹 빠져 아버지가 제작하는 작품의 배역을 맡게 하는데. 가르시아는 구제불능의 바람둥이에 나쁜 놈이다. 기고만장하여 함부로 까부는 가르시아. 결국 왕회장의 인내는 폭발하게 되고, 가르시아의 머리를 베어 가져오도록 지시한다. 킬러는 무사히(?) 가르시아의 머리를 손에 넣게 되는데. 그런데, 그만 킬러는 실제 머리를 가져가지 못하고 사랑 공작소에서 만든 소품을 왕회장에게로 가져가게 되고 만다. 이렇게 킬러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가르시아의 머리를 찾아 나서게 된다. 과연 무사히 가르시아의 머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가르시아의 머리는 본격 코믹 오컬트 호러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다. 참 여러 장르에 발을 얹고 있다. 주로 오컬트 느낌이 강한 스릴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나쁜 놈들이다. 그래서 나쁜 놈, 더 나쁜 놈, 아주 나쁜 놈까지 다 모였다.”고 말한다. 조폭, 킬러, 건달, 양아치, 꽃뱀, 사기꾼 등 다양한 나쁜 놈들이 등장한다. 아니 나쁜 년도 등장한다. 이들이 서로 속고 속이며, 물고 물리는 나쁜 놈들의 줄다리기가 한 판 신나게 진행된다. 이들이 좌충우돌, 우당탕탕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헛웃음을 지어낼 만큼 재미나다. 나중엔 상당히 황당하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재미나면 그만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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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여야만 해 - 정해연 장편소설
정해연 지음 / 손안의책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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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작가의 장편 소설 너여야만 해는 엔솔로지 단편집 카페 홈즈에 가면?(서울: 손안의책, 2019)안에 실린 단편소설 너여야만 해가 확장된 작품입니다. 단편 너여야만 해가 이 책의 1장에 너여야만 해-그들이란 이름으로 거의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카페 홈즈의 흔적만이 지워진 채 말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엔솔로지 단편집 카페 홈즈에 가면?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작품일 수 있겠네요.

 

소설은 라이터라 불리는 소년 방화범 정모가 어느 창고에 불을 지르며 시작됩니다. 방화 사건을 추격하며 용의자를 좁혀와 결국 체포된 정모. 그런데, 정모는 살인 및 방화 혐의로 체포됩니다. 정모는 방화는 인정하지만 살인은 극구 부인합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렇게 시작된 사건은 피해자 가정이 가해자 가정이 되기도 하며 또 다른 사건으로 서로 얽히고 얽히면서 진행됩니다. 각기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누군가를 향해 너여야만 해란 마음을 품게 됩니다. 아내의 범행이 감춰지기 위해선 범인이 너여야만 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 묘한 경쟁관계에 있으며 상대적으로 자신이 부족하다는 콤플렉스를 가진 친구사이 그래서 이 불행의 주인이 다른 사람이 아닌 너여야만 해생각하는 자. 나의 새로운 삶을 위해 희생해줘야 하는 것이, 그리고 체포되어야 할 사람이 너여야만 해생각하는 자들. 자신의 자유를 위해 사라져야만 하는 것이 너여야만 해생각하는 자들. 이들의 생각은 그저 생각에서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집니다. 그 행동이 사건을 만들어 내고,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죠.

 

그런데 모두들 자신을 위해 누군가를 향해 너여야만 해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수혜자이자 최후의 승리자는 누가 될까요? 사실 대부분의 등장인물의 너여야만 해가 온전히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게 이처럼 바람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자신의 바람을 이룬 사람은 있답니다. 누구일지는 소설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길지 않은 200페이지 남짓 짧은 소설이지만, 그 잔상이 상당히 오랫동안 남게 되는 소설입니다. 오늘 나는 누군가를 향해 너여야만 해를 외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도 되고요. 더 나아가 그 너여야만 해가 불행이나 희생의 강요가 아닌 누군가를 향한 축복의 외침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네요. 정해연 작가의 작품을 그리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어본 작품들이 모두 매력 가득하네요. 그 출구 없는 매력으로 인해 쉽게 헤어나지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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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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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유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 죄인이 기도할 때란 소설을 통해 말입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학교폭력을 다루는 이야기가 참 많지만, 학교폭력을 다루는 이야기는 유독 다른 폭력에 비해 힘듭니다. 마치 소설 속 가자미의 아픔, 절망감, 무력함이 나의 것처럼 다가왔답니다. 혹시 내 아이들도 그런 폭력의 희생양이 된다면 어떡하지 하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까지 하게 되고 말입니다.

 

소설은 학교 폭력을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복수를 이야기합니다. 그 복수가 옳고 그른지 고민하게 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물음은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복수를 응원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만큼 가해자들은 악마들입니다.

 

물론, 그들 역시 피해자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정의 사랑을 누리지 못한 피해자, 가정에서의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픈 과거, 불우한 가정환경이라고 해서 모두 악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논리적이지 않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피해자 역시 복수에 성공함으로 가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상황이 모두 그 사람을 악마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면,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 그 상황 역시 악마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어쩐지 이 악마 됨은 악마처럼 느껴지지 않으니, 역시 복수를 응원하고 있음이 맞습니다. 아니 어쩌면 복수를 위해 기꺼이 악마가 된 이들은 여전히 속죄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주인공 소년 도키타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입니다. 도키타를 괴롭히는 류지라는 녀석은 정말 악마랍니다. 더 이상 피할 곳 없는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도키타는 피에로 페니를 만나게 되고, 페니와 함께 복수를 계획하게 됩니다. 과연 도키타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소설 속엔 또 한 사람의 일인층 시점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가자미란 중년의 회사원인데, 그는 바로 도시전설처럼 되어버린 희생자들의 아버지이자 남편입니다. 주간지에 마치 도시 전설처럼 실린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116일의 저주랍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소년 S가 자살하면서 시작된 “116일의 저주가 말입니다. 다음 해 116일엔 소년 S의 엄마가 자살하였는데, 그 다음 해엔 또 다른 소년 바로 소년 S를 괴롭힌 가해자 가운데 한 소년이 자살하게 된답니다. 이렇게 3년을 이어온 “116일의 저주”. 바로 그 저주의 당사자들의 아버지이자 남편이 바로 가자미입니다.

 

가자미는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가해자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과연 그 범인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두 일인층 시점의 주인공들인 가자미와 도키타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소설의 제목이 죄인이 기도할 때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 악마들은 결코 속죄하지 않습니다. 악마들에 의해 복수를 위해 기꺼이 악마가 된 이들의 속죄만이 있을 뿐이랍니다. 그렇다면 이들 악마들을 만드는 건 누구일까요? 복수를 시원하게 해냈음에도 여전히 답답한 건 왜일까요? 여전히 우리 사회 역시 이런 악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튼 고바야시 유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쁩니다. 그의 전작 저지먼트역시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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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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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작가의 작품을 제법 하나하나 찾아 읽다보니 어느덧 작가의 단행본 가운데 70여 권의 작품들을 읽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읽지 못한 작품들이 제법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제야 작가의 데뷔작을 읽게 되었다. 오늘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세상에 나오게 한 바로 그 작품, 방과 후를 말이다.

 

여고 수학교사이자 양궁부 지도교사인 마에시마는 언젠가부터 자신을 죽이려 하는 위협을 받곤 한다. 자신을 겨냥하여 떨어진 화분, 감전사고 등으로 인해 마에시마는 학교에서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함을 알게 되고 경계하는데, 그만 사고는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만다. 체육 동아리 활동을 하는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탈의실에서 같은 수학교사이자 학생지도주임인 무라하시가 청산가리가 든 주스를 마시고 죽고 만다. 그것도 밀실 안에서 말이다. 그래서 자살이 아닐까 싶지만, 경찰은 독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

 

마에시마 역시 자신 편에서 이 사건을 접근하며 풀어가려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밀실의 비밀은 무엇일까? 스포를 살짝 하자면, 놀랍게도 이 사건에는 이중 밀실 트릭이 사용된다. 범인은 일부러 수사의 초점을 흐리기 위해 실제 밀실 트릭이 아닌 다른 밀실 트릭의 단서를 살짝 흘려 놓는다.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데, 두 번째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이번엔 학교축제 현장에서 가장무도회를 펼치던 중에 벌어지고 만다. 마에시마에게 이 사건은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피해자의 역할이 원래는 마에시마의 역할이었기 때문. 마지막에 충동적으로 마에시마와 피해 교사가 역할을 바꾼 것인데, 그렇다면 역시 누군가가 마에시마를 죽이려 하는 걸까? ?

 

마에시마는 이처럼 자신을 향해 옥죄어 오는 죽음의 손길을 파헤치게 된다. 과연 마에시마가 직면하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 소설은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몇몇 복선을 통해 의심 가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는 것 역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려 재미나게 만든다.

 

소설은 여고생들에게 목숨처럼 소중한 것들이 무엇일지를 묻는다. 어른들이 생각할 때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때론 타인의 목숨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은 말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역시 작가가 바라는 낭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어쩜 작가가 이 작품을 내놓을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낭만이 살아 있던 시대는 아니었을까 하는 씁쓸함도 갖게 된다. 물론, 이런 일들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어느 방향이든 극단적 선택을 해선 안 되겠지만, 적어도 이런 낭만적 부분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자리할 삶의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가져본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데뷔작을 읽었다는 묘한 배부름과 함께 여러 가지 트릭들이 곳곳에 숨겨 있는 작품을 읽은 즐거움이 있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은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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