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화로 여는 성경 - 삶을 다독이는 한 줄의 말씀, 한 줄의 명화
전창림 지음 / 어바웃어북 / 2017년 4월
평점 :
중세 시대 화가들이 성경 내용을 그린 그림들은 교회 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당시 성경은 라틴어로 기록되어 있었는데, 라틴어는 일반 성도들이 알 수 없는 언어였기 때문이다(심지어 사제들 역시 라틴어를 잘 몰라 성경을 읽지 못하는 사제들 역시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그러니 일반 성도들은 성경을 읽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성경의 내용을 그린 그림들은 일반 성도들에게는 성경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성경 내용을 기반으로 한 명화들은 성도들에게는 많은 감흥을 선사하는 귀중한 도구였다. 명화가 곧 보여 지고 들려지는 설교였다. 물론, 이들 그림은 화가의 해석이라는 필터를 통과한 성경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는 사실 오늘날 목회자들의 설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이들 명화를 감상하는 것은 한 편의 설교말씀을 듣는 것과 같은 은혜와 감동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성경 내용을 기반으로 한 명화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 있다. 전창림의 『명화로 여는 성경』이 그것이다. 저자는 고분자화학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화학자다. 그런 그가 그림에 대한 책을 쓴다는 것에 의아함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미술관에 간 화학자』란 책을 저술한 전력도 있을뿐더러, 그의 전공 분야가 미술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미술에서의 화학문제, 즉 물감과 안료의 변화, 색채의 성질 등에 대한 연구를 했으며, 대학에서 미술재료학을 강의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미술에 대한 꿈과 관심, 여기에 더하여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성경 내용을 기반으로 한 명화들을 접근하고 있으니 이런 책을 펴낸 것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 『명화로 여는 성경』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성경내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명화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겠다. 물론, 도록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각 그림을 한 페이지 전체에 배치하고 있어, 명화 감상에 도움을 준다. 또한 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통해, 화가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해주고. 저자의 글들을 통해 명화를 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각 그림은 그림 내용을 담고 있는 성경구절을 제일 먼저 읽게 해줌으로 성경 내용을 숙지하고 그림을 감상하도록 돕고 있다.
그림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책을 통해, 그림에 대해 쉽게 접근하게 도와준다. 뿐 아니라 성경 텍스트가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그림을 통해 얻게 해준다. 또한 명화들을 성경 내용 전개순서에 따라 싣고 있음도 의미 있다. 구약의 천지창조부터 시작하여, 족장시대, 출애굽시대, 왕조시대 등의 순으로 그리고 신약으로 넘어가 예수의 탄생부터 시작하여 사역, 고난, 부활, 승천 등으로 말이다(물론, 이런 순서는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은 순서가 바뀌어 실려 있기도 하다.).
물론, 저자의 설명이 모두 다 옳다고만 할 수는 없겠다. 어떤 그림의 경우엔 저자의 설명이 조금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여겨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예를 든다면, 헨드릭 테르 브루겐의 <장자권을 파는 에서>의 경우엔 저자의 해석과 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저자의 편안하고 친절한 설명과 명화가 주는 감동은 성경내용에 대해 보다 더 풍성한 해석을 더해주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의 설명 가운데 좌우에 대한 언급과 그림의 좌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 역시 몇몇 군데 나온다는 점이다. 그림이 인쇄과정에서 좌우 전환이 일어난 걸까? 만약 그렇다면, 출판사 측에서 보다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 『명화로 여는 성경』을 통해, 명화로 성경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