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 한국인 어머니의 마음, 희생, 사랑, 기도, 응원 이야기
김형석.홍기삼 외 지음 / 여백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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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무던히 부모님 속을 썩였다. 아니 지금도 부모님에게 난 여전히 걱정거리고 기도의 제목일 게다. 부모님의 깊어지는 주름은 물론 세월이 상당부분 그 지분을 갖고 있겠지만, 내 지분 역시 상당할 게다. 그런데도 막상 통화할 때나 찾아뵙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곧잘 퉁퉁거리는 건 여전히 나이만 먹었지 철이 들지 못한 탓일까? 이 리뷰를 쓰는 오늘 낮에도 어머니와 통화하며 좋은 말만 해야지 하다가도 끝내 퉁퉁거리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어느덧 쉰이 넘은 자식 건강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님에도 왜 이리 철없이 행동하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어머니란 단어를 떠올리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가가 촉촉해질 때가 많다. 이것이 어머니란 단어가 갖고 있는 특별한 힘, 물기가 아닐까 싶다.

 

여기 그런 어머니에 대한 글 24편을 모아놓은 책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란 제목의 수필집이다. 글을 쓴 이들의 삶의 자리는 그 숫자만큼 다양하다. 대학교수, 정치인, 소설가, 예술가, 종교인, 배우, 방송인, 의료인, 사업가 등 정말 다양한 이들의 어머니에 대한 회상이 담겨 있다. 연령층도 참 다양하다. 이미 작고하신 분도 있고, 50대의 젊은(책 속 저자 가운데 50대면 젊은 축이다.) 분들도 있다. 글 역시 요 근래에 쓴 글도, 예전에 썼던 글도 있다(어느 글은 이전에 다른 지면을 통해 읽어본 기억이 있던 글도 있다.).

 

글쓴이들의 삶의 자리가 다양한 만큼 어머니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게다. 그럼에도 모든 글속의 어머니는 묘하게도 비슷하다. 한 결 같이 자식들을 향해 헌신적인 모습의 어머니도, 냉정하고 엄격하던 어머니도, 배 아파 낳아준 어머니도, 사랑으로 낳아준 어머니도, 그 어떤 어머니에 대한 글도 읽다보면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이는 결국 어머니의 사랑, 그 한없는 희생으로 귀착되기 때문이 아닐까? 글들을 읽다보면 울컥 가슴을 치는 감정이 솟아오르는 부분들도 있다. 어머니, 진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라 부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름이다.

 

,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 있다. 다양한 글쓴이를 만난다는 즐거움이 있으며, 이분이 누구인가 찾아보고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이미 알던 분들 가운데는 그리움을 품게 하며, 또 어떤 이들은 평소 마땅치 않게 생각했는데 글을 읽은 후 그분을 향해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어머니란 다르면서도 동일한 존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며 글쓴이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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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2 세트 - 전2권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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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란 명칭이 나오게 된 두 도시 가운데 하나인 나주. 그만큼 유서 깊은 도시란 의미인데 솔직히 이전에 나주를 방문한 기억은 드물다. 더 아랫동네(완도, 진도, 강진, 해남 등)를 방문하기 위해 여러 차례 나주를 거쳐 갔던 기억은 있다. 물론 이 역시 이젠 15~20년 가까이 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더 먼 곳까지는 기꺼이 여행을 다녔으면서도 나주를 여행지로 택했던 기억은 딱히 없다.

 

나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삭힌 홍어, 그리고 곰탕 정도다. , 또 있다. 바로 그 유명한 나주 배를 빠뜨리다니. 나주 배를 떠올려보니 나주를 여행지로 택하여 여행한 적이 있었네. 어느 해인가, 벌써 오래 전인데, 배꽃이 필 무렵 나주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온통 사방이 하얀 배꽃으로 가득하던 그 모습에 봄꽃으론 배꽃이 최고라는 것을 알았던 그 때가.

 

아무튼, 삭힌 홍어, 곰탕, 그리고 배, 이 정도가 나주를 대표하는 것일 게다. 여기에 더하면 전라도의 유래가 된 도시쯤? 그러던 곳인데, 전남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한 번은 그 유명한 나주 곰탕을 먹어봐야겠다는 심정에 방문하였고. 또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나주국립박물관, 복암리 고분전시관, 빛가람호수공원 등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이 정도가 나의 나주에 대한 전부다.

 

그러던 차, 송일준의 나주 수첩이란 책을 만났다. <PD수첩>으로 얼굴이 잘 알려진 송일준의 유년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 나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에 도전하며 나주 구석구석을 다녀온 흔적이 2권의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나주 여행서적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하다. 이 책은 나주 여행 책이라기보다는 나주를 알리는 책이다. 아니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주의 몸짓을 보여주는 책이다. 어쩜 이 역시 정확한 표현은 아닐지 모르겠다. 나주를 되살리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애쓰는 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물론 책은 나주의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나주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더 많은 부분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주의 부흥을 꿈꾸는 이들을 만나게 해준다. 이들을 만나는 순간들이 때론 도전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살려내기 위한 움직임이 참 귀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 속에 소개된 곳들 가운데는 개인적인 방문이 허락되지 않는 공간도 있다. 그런 공간들은 그저 책속에서의 만남으로 접어두는 것도 좋겠고. 추후 그런 비밀의 화원이 살짝 열릴 순간을 기대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을 나주 여행서적이라 말하기엔 찜찜하다고 했음에도 책장을 덮은 후 나주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나주 여행서적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다.

 

, 1권에서는 저자의 인생 여정이 11꼭지로 실려 있다. 그 내용만을 차례대로 읽어보는 것도 송일준이란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해주는 재미가 있다. 물론, 나주에 대한 내용만을 알길 원한다면 이 부분은 그냥 넘겨도 좋을 듯싶다. 다음 번 나주를 방문할 때면 어쩐지 나주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풍성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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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를 품은 이야기 - 최남단 도서 해안 구석구석에서 건져올린 속 깊고 진한 민속과 예술
이윤선 지음 / 다할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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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남도를 품은 이야기를 처음 접하며 가졌던 첫 인상은 이 책은 남도의 민속이나 예술, 민중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인문학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곁들여 남도 여행 감성까지 더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며 그런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먼저, 이 책은 에세이집입니다. 남도의 삶, 민속, 예술 등을 소재로 하는 에세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다소 가벼우면서도 감성에 호소하는 에세이집은 아닙니다. 남도의 삶이라는 주제가 명확합니다. 오랜만에 상당히 딱딱한 내용이지만, 깊은 맛을 느끼게 해주는 에세이집을 만났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을 펴는 순간 남도의 다양한 면을 만나게 됩니다. 남도의 민속, , 풍속, 정서, 예술, 문화, 민중들의 삶과 죽음 등을 말입니다. 언젠가 아이를 재우며 자장가를 불러주다가 문득 어린 시절 상여가 나갈 때 들었던 가락과 비슷하단 생각을 하며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허무맹랑한 생각이 아니라 개연성이 있음을 작가의 글을 읽으며 알게 되었답니다. 책을 통해 남도 민중의 삶, 다양한 인물들의 흔적을 만나는 것은 덤입니다.

 

작가의 시선이 고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는 주목하지 않을, 아니 어쩌면 애써 무시해버릴 그런 이들의 삶을 웅숭깊게 들여다보는 그 시선이 말입니다. 작가는 주목받지 못하는 민중의 삶에 주목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통곡의 시간, 한을 어루만져주기도 합니다. 때론 그들의 눈물을 그대로 드러내줌으로 그 아픔에 공감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책을 읽다보니 저희 집 옆 동네에 있는 모 성씨 집성촌을 찾았을 때에 마을 광장에 자신을 뽐내듯 번듯하게 세워진 열녀비가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자신들의 얼굴을 광내기 위해 통곡의 시간을 강요해온 그런 상징이 마치 자랑처럼 우뚝 서 있는 그 폭력의 장면이 말입니다. 책은 이처럼 내 주변의 삶을 또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게 도와줍니다. 남도를 품은 이야기는 남도의 진면목을 웅숭깊게 만나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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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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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작가만큼 힘이 있는 글을 쓰는 이도 드물 것이다. 어쩌면 그 힘은 그가 처한 삶의 정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파킨슨병을 앓아온 삶의 자리, 이와 함께 정신과 의사로서의 시선이 더해지면서 작가에겐 죄송하지만, 글의 힘이 더욱 깊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출간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란 제목의 책인데, 이 책은 작가가 영화를 감상한 후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적었던 글들이 모여 있다. 작가는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우리네 삶을 연주한다고 말이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기 위해 작가가 사용하는 렌즈가 바로 정신분석학인데, 이런 정신분석을 통해 작가는 영화를 바라본다. 정신분석이란 도구로 영화를 바라봄으로 영화를 또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게 되고, 그럼으로 영화가 더욱 풍성해지기도 한다.

 

물론, 때론 이 영화를 이렇게까지 분석할 필요가 뭐야 싶은 경우도 없진 않지만, 또한 다른 각도의 접근이 영화에 대해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책에 실린 리뷰들은 거의 대부분 작가가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감상하고 리뷰 한 글들이다. 물론, 어떤 영화들은 이 영화라면 작가가 투병생활을 시작한 이후가 아닐까 싶은 글들도 몇 있다(<기생충>의 경우에는 확실히 투병생활 가운데 감상한 영화임에 분명하고.). 그래서 그럴까 어쩐지 작가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다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이 영화는 꼭 한 번 보고 싶다 싶은 영화들이 생기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아울러 또 다른 선물이라면, 이 영화 분명 봤던 영화인데, 왜 이렇게 하나도 공감할 수 없지 싶은 마음이 들면서 내 기억의 부재를 슬퍼하게 되는 것 역시 선물이라면 선물일까? 또 하나의 선물이라면 도전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나 역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충실하게 써볼까 하는 그런 도전을 말이다. 실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전히 그저 영화는 보고 즐겁게 즐기고 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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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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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아르테에서 출간된 <카카오프렌즈 에세이 시리즈>는 카카오프렌즈의 귀여운 캐릭터들과 작가들의 힘 있는 글들이 만나 이루어진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그 가운데 귀여운 복숭아 엉덩이 모양의 캐릭터 어피치와 함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 바로 서귤 작가의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랍니다.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 아픕니다. 하지만, 통통한 엉덩이가 없었다면? 그랬다면 더 큰 불상사가 생기겠죠. 마치 이와 같이 우리 마음에도 엉덩이라는 예방주사 내지 완충제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제목이랍니다.

 

책 속엔 짧지만 큰 울림을 주는 에세이들이 가득합니다. 물론, 귀여운 어피치 캐릭터 역시 가득하고요. 때론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하는 인생을 엿보는 것만 같아 아프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합니다. 때론 쓸쓸하고 외롭기도 합니다. 때론 웃픈 모습에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행복을 향해, 긍정적 발걸음을 떼어내는 모습들을 통해, 묘한 위로와 힘을 얻게 해주는 글들이 가득하답니다.

 

작가의 글 가운데, “나는, 행복하지 않은 행복 중독자라는 말이 가슴에 오랫동안 남습니다. 삶의 힘겨움과 무게로 인해 아파하고, 때론 행복한 시간보다는 고달픈 시간들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행복을 찾는 행복 중독자, 그런 가운데 정말 그 바람이 실제가 되고 삶 속에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 속의 글들을 읽어 가는 가운데 힘겨운 삶을 살아갈 힘을 묘하게 얻기도 하고, 뿐더러 여전히 아프게 하고 지치게 할 삶의 조건들 앞에서 견뎌내고 버텨낼 수 있는 맷집도 길러준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곁에 두고 힘들 때마다 아무 곳이나 펼쳐들고 읽다보면 위로의 손길이 엉덩이를 토닥거려주지 않을까 생각되는 책이랍니다.

 

비록 우리네 삶이 짠한 인생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우릴 향해 걸어오는 행복을 바라보며 우리 역시 때론 버텨내고, 때론 견뎌내며 묵묵히 나아갈 때, 우리의 삶이 짠하고 밝게 빛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책을 덮으며 해보게 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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