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잡학사전 - 우리말 속뜻 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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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알 순 없지만, 예전엔 이런 말들을 하곤 했다. 아무개가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영한사전을 첫 페이지부터 한 장씩 암송하고 뜯어 삼켰네, 어쨌네, 하는 식의 말들 말이다. 만약 정말 그렇게 공부한 분들이 계시다면, 참 대단한 분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사전의 본래 용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암기한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 그때그때 찾아보는데 있을 게다. 그런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재미나게 읽어가며 배울 수 있는 사전이 여기 있다. 이재운 작가의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이 그것이다.

 

이재운 작가의 작품은 여러 편의 역사소설을 통해 만난 바 있다. 그런 이재운 작가가 소설 뿐 아니라 사전 집필에도 오랜 시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왔음도 알고 있다. 작가의 이런 작업물 가운데 만난 작업물도 있기 때문이다. 금번에 또 하나의 좋은 작업물,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이라는 재미난 제목의 사전을 만났다. 이 책은 1994년에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이란 제목으로 나온 책으로 이번에 4번째 증보판으로 나오며 새로운 제목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 책 제목처럼,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들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고 있다. 본래 단어가 가진 의미 내지 단어의 유래 등을 설명한 후, 본래의 의미를 넘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바뀐 뜻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사용되는 용례를 통해 단어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이번에 바뀐 책 제목처럼, 책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 읽는다면, 많은 단어들의 원래 의미와 현재의 의미 등을 알게 됨으로(특히, 원래 의미를 아는 것을 통해), “잘난 척하지 딱 좋은책임에 분명하다. 물론 과한 잘난 척은 적을 만들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고 일상생활 속에 흔히 사용하던 말들 가운데 일본말이 참 많았는데, 그런 것들 가운데서도 몇몇 책 속에 등장한다. 아울러, 여전히 많이 사용하지만 일본말인줄 몰랐던 것들도 만나 놀라움과 함께 부끄러운 생각도 들게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말들, 아무렇지도 않게 많이 사용하던 말들이 알고 보니 다른 의미였던 경우도 있어 아뿔싸!’ 반성해보기도 하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그리 지루하지 않은 사전이지만, 그럼에도 궁금한 말이 생길 때마다 하나하나 찾아보며 참고할 수 있기에 언제나 곁에 두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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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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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많이 알려진(?) 책이지만, 솔직히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다. 누군가 명상록에 대해 언급하면,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제론 알지 못하던 책(아는 건 맞지만 읽어본 적은 없는). 그런 명상록을 금번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신학도서 번역으로 유명한 번역가 박문재의 헬라어 원전으로 완역된 책이니만큼, 더욱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전 미국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1년에 두 번은 꼭 읽는다는 선전 문구에 설마 싶었지만, 내용을 접하며, 이런 책이라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여겨진다. 삶을 바르게 교정하게 충분한 힘이 있는 책. 이런 책을 반복적으로 읽게 된다면, 그 책읽기는 자연스레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만한 힘으로 전환되리라.

 

솔직히 고백하자면, 명상록의 저자인 아우렐리우스가 로마 황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얕은 지식의 한계다.). 로마 황제하면, 폭군 네로가 떠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그런데, 명상록을 읽으며, 역시 그 위대한 제국의 정점에 있는 로마 황제가 그저 얻어진 자리는 아니란 생각을 해본다.

 

처음부터 명상록본문을 찬찬히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먼저 역자의 해제부분을 꼼꼼히 읽고 접근하는 것도 좋겠다. 역자의 해제부분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명상록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생애 말기에 외적의 침공을 막기 위해 원정한 곳에서 10여 년에 걸쳐 쓴 철학 일기라고 한다. 어느 자리보다 인간성이 말살되기 쉬운 전쟁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교훈들명상록이다. 자신이 지금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그렇게 얻은 답을 누구보다 먼저 자신에게 들려주려는 목적으로 쓴 글들은 인생의 참 지혜를 얻기에 충분하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애쓴 한 철인의 피나는 결과물이 명상록이 아닌가 싶다. 우리 역시 이런 처절한 자기수양의 노력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수양의 첫 출발로 명상록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원문이 그런 것일지 모르겠지만, 번역을 하며, 조금은 독자들을 고려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명상록속에 담겨진 내용들은 어렵지 않다(내용은 어렵지 않다. 그렇게 실천적 삶을 사는 것이 어렵지.). 쉽게 읽힐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어떤 부분은 한 문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읽는데 피곤해지는 부분들이 있다. 내용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짧은 단문으로 번역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인생의 책으로 삼기에 충분한 책이다. 두고두고 반복해서 읽고,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로 삼거나, 삶의 나침반으로 삶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 역시 고전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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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서, 조선을 말하다 - 혼란과 저항의 조선사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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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병서, 조선을 말하다의 저자 최형국 선생을 알게 된 건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를 통해서였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는 사극 속에서 발견되는 무기와 관련된 역사적 오류를 알려주며, 우리의 전통 무기들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접근하던 책이었던 기억이다. 이처럼 무기에 대한 책에 이어, 이번에 발표한 책 병서, 조선을 말하다는 말 그대로 병서(兵書)’에 대한 책이다. 저자의 일관된 관심과 연구가 또 하나의 좋은 결과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조선시대를 떠올리면 흔히 생각하게 되는 건, 무보다는 문을 높게 평가하고, 그나마 무의 수준 역시 일천하여 여기저기 이웃나라들에게 쥐어터지기만 하는 역사를 떠올리기가 쉽다. 그런데, 이 책 병서, 조선을 말하다를 통해, 조선이란 나라가 나라를 지켜내는 군대를 위해서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병서를 통해 조선시대를 살펴보게 해준다. 조선시대의 주요 병서들을 연대기적 순서로 소개함으로 병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뿐 아니라, 이러한 병서를 잉태한 자리인 당시 시대상 역시 이야기한다. 그러니, 이 책은 조선시대의 다양한 병서들에 대해 이야기할뿐더러, 이러한 병서를 통해 역사 역시 살펴보고 있다. ‘병서라는 매개를 통해, 조선시대가 세워지던 시기부터 시작하여 임진왜란의 혼란을 통과하여 다시 나라를 일으켜 세우던 시기, 그리고 몰락한 조선과 일제강점기까지, 조선시대를 연대기적으로 책은 개괄하고 있다.

 

병서를 통해 조선시대를 이야기하는 이런 접근이 특별하면서도 흥미롭다. 저자는 말한다. “병서는 당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병서에는 군사에 대해서만 아니라 그들과 연결된 백성의 모습이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들으니, 병서로 조선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조선의 병서들을 이야기하며, 그 첫 시작은 조선을 세운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다. ? 병서를 말하며, 웬 정도전? 그런데, 그 정도전이 병서를 썼다. 바로 진법이란 병서를. 이런 점도 흥미로웠다. 절대권력을 꿈꾸던 태종은 정도전의 진법을 발전시킨 진도지법을 편찬했으며, 뒤를 이은 세종 역시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역대병요를 썼다고 한다. 역대병요가 조선의 전쟁보다는 중국의전생사를 주로 다루고 있기에, 이런 한계를 극복하여 세종의 뒤를 이은 문종은 조선의 전쟁사를 다룬 동국병감이 펴냈으며, 특히, 문종 시대에는 오위진법이라는 병서를 펴냈는데, 이는 임진왜란까지 조선군의 핵심적 전략전술서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워가면서 아울러 관심을 쏟았던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서임을 알게 해준다.

 

재미난 사실은 세종 시대에도, 문종 시대에도 이 병서를 실질적으로 맡아 진행한 사람이 수양대군, 후에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세조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수양대군은 단순히 힘을 가지고 있던 왕자만이 아닌 군을 이끌어가는 모든 부분의 전문가였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의 쿠데타가 필연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그의 쿠데타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말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병서들을 살펴보다 보면, 임진왜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임진왜란 이전 조선이 군대를 운영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일이 전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 잘 준비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완전 엉터리였다고 말하는 것 역시 어쩌면 왜곡된 것일지도 모른다. 나름 군대를 준비하고 있었음에도 왜의 침략에 그토록 무력한 대응을 했던 숨겨진 또 하나의 이유를 병서의 내용들을 보면서 알게 된다. 그건 바로 나름 준비했지만, 그럼에도 그 준비는 북방 민족들에 대한 대비였다는 사실이다. 임진왜란 이전까지 만들어진 병서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군대 자체가 북방민족을 대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이처럼, 병서를 통해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는 작업은 흥미롭다.

 

병서라는 한 가지 주제로 조선을 쭉 훑을 수 있는 책, 병서, 조선을 말하다는 대단히 신선하고 흥미로우며 조선의 역사에 대해 또 다른 의미의 시각을 보완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이런 작업이 다음엔 또 어떤 흥미로운 결과물로 찾아오게 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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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꿈의 심리학
김정희,이호형 지음 / 책읽는귀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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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꿈에 대해 극단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이들은 꿈의 내용을 신비적인 계시나 능력으로 생각하고 신비주의적으로 접근한다. 이런 분들은 어떤 꿈을 꾸면 복권을 사야한다는 식의 접근을 하게 마련이다. 또 어떤 이들은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 말장 춘몽이라는 식의 접근, 즉 꿈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하찮게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둘 다 위험하지 않을까? 그럼 꿈에 대한 건강한 접근은 무엇일까? 여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 있다. 김정희, 이호형 부부의 블루오션, 꿈의 심리학이란 책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말한다. 꿈이란 인간의 원초적인 능력이 자신과 자신의 관심사를 꾸밈없이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즉 꿈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때론 삶이나 관심 갖는 사안에 대한 예지의 능력도 있다고(여기에 대해선 마지막 장 예지몽을 다루는 장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니 꿈은 그저 하찮게 여길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런데도 꿈은 실제 많은 이들에게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꿈꾼 후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렇고. 꿈을 해석하고 삶에 유용한 메시지로 받아들일 훈련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은 이런 우리의 꿈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바로잡아주며, 보안해 준다. 저자들은 드레이니의 꿈 인터뷰의 접근을 받아들이며, 여기에서 문답식 꿈 해석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제시해주고 있다. 책은 이런 문답식 꿈 해석이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지를 수많은 실례들을 들어가며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책은 적절한 꿈 해석이 주는 유용성을 말한다. 꿈이란 꿈을 꾼 사람이 깨어 있는 동안 의식하지 못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자기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그렇기에 적절한 꿈 해석을 통해, 꿈을 꾼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회피하거나 또는 하찮게 여기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안들을 직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기를 바르게 이해하게 된다는 커다란 유익이 있다.

 

또한 적절한 꿈 해석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면 꿈 내용 자체도 변하게 된다고 한다. 이는 적절한 꿈 해석을 통해, 내 무의식 속에 잠재된 문제들의 치유가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일 게다.

 

그렇기에 적절한 꿈 해석을 하도록 책은 돕는다. 꿈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문답식 해석법을 통해, 우리가 꿈을 어떻게 접근하고 해석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통해, 꿈이란 것이 나 자신을 바르게 직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된다. 이제 그 꿈을 적절하게 해석함으로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더 밝은 미래로 변화하게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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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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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는 말은 참 유명하다. 역사란 이미 흘러가버린 결과물이다. 이미 발생해버린 사실들이다. 되돌릴 수 없는. 그러니 만약이란 가정을 한다 할지라도 쓸모없단 말이겠다. 그런데, 정말 쓸모없을까? 그럴 리가 없다.

 

우리가 역사를 살피는 이유는 뭔가? 이미 역사는 지나가 버린 과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과거의 거울을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며,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함일 것이다.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과거를 위해서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만약이란 가정으로 역사를 접근하는 것은 무의미한 작업이 아닌, 의미 있는 작업임에 분명하다. ‘만약을 가정함으로 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더 다양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우의 수를 우리가 알게 되고, 갖게 된다면, 그건 오늘과 내일을 비출 거울이 더 다양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약이란 상황을 상정하기 위해 당시의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진단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니 이 역시 의미 있는 작업이겠다.

 

여기 이런 작업으로 조선사를 접근한 책이 있다. 역사 추리 조선사제목의 책으로 2012년에 나온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의 개정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부터 시작하여, 조선의 멸망까지 500여년에 걸친 조선사를 대표적 사건들(아니 대표적 질문이라고 해야 맞다. ‘만약에 이랬다면?’이란 질문.)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 조선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대략적으로 훑게 된다.

 

만약에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정몽주가 살았더라면? 만약 신숙주가 단종 편에 섰더라면? 만약 수양대군이 단종을 죽이지 않고 좋은 숙부로 남았더라면? 이런 다양한 만약의 질문들을 통해 저자는 역사를 진단한다. 언제나 좋은 질문은 좋은 답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다양한 만약의 가정을 통해 저자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 배경, 힘의 역학관계 등을 진단해준다. , 책은 질문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를 제대로 알게 해준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뒤집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될 때는 지적 호기심이 채워지는 묘한 쾌감도 있다. 아울러 만약이란 가정이 도리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이점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책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설명을 참 쉽게 잘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전혀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하는 것, 그것이 진짜 실력이다. 아무래도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여러 질문들 가운데 특히 재미난 것은 제일 마지막 질문인 칭다오맥주가 안 나왔다면?”이다. 이 질문이 조선의 역사, 그것도 조선 멸망의 역사와 어떤 연관이 있기에? 그런데, 절묘하다. 정말 칭다오맥주가 없었다면, 아니 칭다오맥주를 만든 이들이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분명, 조선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을 생각할 때, 묘한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된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을 가정하는 것은 대단히 유익한 작업이다.”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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