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트래블 : 부산 미식을 여행하다 푸드 트래블 Food Travel 2
고연경.론리플래닛 코리아.올리브 매거진 코리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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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가족여행을 갈 때, 다른 것은 몰라도 맛 집을 미리 검색해놓지 않은 남편은 직무유기를 한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미리 맛 집을 알아두지 않으면 그 여행은 망하는 여행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구박만 받는 여행이 될 수 있는. 한 마디로 조금 과장되게 말하여, 여행의 성공 여부는 맛 집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정확하고 다양한가에 달려 있다는 거죠.

 

그렇기에 이 책, 『푸드트래블-부산 미식을 여행하다』는 부산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유용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부산 지역의 미식 여행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 집들만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책은 부산지역의 가볼만 한 곳들을 독자들에게 알려줍니다. 친절하게 여행코스를 잡아주기도 하고요. 부산여행을 준비하며, 교통편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알려주며 책은 시작합니다. 아울러 어떤 곳에 머물면 좋은지 가격대에 따라 추천 숙소를 알려주며 책을 마치기도 합니다. 이런 정보들이 참 유용하네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은 부산의 맛 여행입니다. 그렇기에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맛 집들을 두루두루 소개하고 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돼지국밥, 밀면, 곰장어 뿐 아니라 족발, 복국, 횟집, 그리고 길거리 음식들까지 친절하게 소개합니다. 아울러 미역라면과 같은 독특한 음식도 만날 수 있습니다. 추억의 도시락도 만나게 되고요. 또한 부산의 맛을 포장해 올 수 있는 곳들도 소개합니다. 어묵집이라든지 빵집 등을 말입니다.

 

저렴하고 소박한 음식에서부터 다소 부담스럽고 호화로운 음식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때론 부산 미식 여행에 합당한 곳일까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곳도 없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산 미식 여행에는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싶을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가까운 시일 내에 부산 여행을 계획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의 효과를 가장 강하게 느끼기 위해선 공복에 책을 펼치면 더욱 좋아요. 모든 소개하는 음식들이 침을 흘리게 할 테니까요. 어느 곳도 맛 집 아니게 느껴지는 페이지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짜증지수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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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여행
이호준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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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언제나 우리에게 치유의 힘을 허락한다. 여행이란 언제나 일상을 벗어나는 일탈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여행 자체도 행복하지만, 여행의 시간을 통해 지친 일상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을 누리고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런 여행의 장소가 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면 좋겠고, 좋은 사람과 함께 하면 그 시간은 더욱 완벽한 치유의 시간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여기, 지치고 상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치유의 시간을 허락해주는 책이 있다. 이호준 작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이란 책이다. 이 책은 국내 26곳을 다녀온 여행에세이다. 이 책의 여행도서로서의 정체성은 여행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우리에게 친절하게 전해주는 가이드북이 아닌 에세이. 여행 장소와 그곳에 있는 문화유적에 얽힌 역사적 지식을 전해주는 답사 책이 아닌 에세이 말이다. 작가가 여행을 통해 얻었던 그 치유의 순간, 그 감동을 아름다운 문체로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는 그런 책이다.

 

여행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는 작가, 날마다 짐을 싸는 남자가 아닌 짐을 풀지 못하는 남자라는 작가. 얼마나 훌쩍 떠남을 사랑하면 돌아와 그 짐을 채 풀지 못하고 또 다시 떠남을 준비하고 있을까 싶다. 그런 역마살이 괜스레 부럽기도 하고.

 

그런 작가가 전해주는 우리 땅 곳곳의 보석과 같은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을 맑게 해주고, 차분하게 가라앉힐뿐더러, 때론 떠나고 싶은 마음에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기도 한다. 26곳을 살펴보니, 가본 곳이 제법 된다(그래도 과반수다.^^). 처음 소개하는 부여의 무량사는 어쩌면 그리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 번 가본 이라면 그 고즈넉함에 금세 반하게 될 곳이다. 부안의 내소사 역시 대표적 사찰이지만, 개암사가 결코 내소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소개해주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쩜 건물 뒤편으로 보이는 주변 산세와의 풍광으로 본다면 개암사가 한 수 위이다(여기에 개암사는 입장료가 없다는 엄청난 매력까지 더해진다.^^ 물론, 내소사 가는 전나무길과 같은 멋진 길은 없지만.).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내가 그곳에서 당시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게 되며, 또한 내가 느끼지 못했던 그런 감정에 고개를 끄덕여 보기도 한다. 아울러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한 동경을 품게 하기도 하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여행에세이다. 하지만, 여행책자들이 갖는 또 다른 역할도 살짝 덧붙이고 있음도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여행의 감동, 느낌을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여행지의 문화유적에 대한 간략한 지식도 전해주며, 아울러 여행지에 대한 정보(교통, 숙박, 음식 등)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 여행에세이가 갖지 못한 그런 부분도 살짝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굳이 책이 소개하는 장소로 떠나지 않더라도 글을 읽노라면 마음이 느긋해지는 여유를 갖게 되고, 각 여행지의 풍광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을 전해주기에, 그 장소가 공급하는 에너지가 책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런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하는 고마운 책이다.

 

어느 때인들 그 아름다움이 덜할까만, 자작나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역시 겨울이다. 눈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자작나무들의 흰 자태가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자작나무와 흰 눈은 서로를 닮아간다. 같은 색끼리 이뤄지는 오묘한 조화라니. ... 숨이 조금 가빠질 무렵, 하얀 물결이 안길 듯 다가선다. 드디어 자작나무 숲이다. 아! 이 풍경 앞에서 누군들 감탄사를 아낄 수 있으랴. 수해라더니 말 그대로 나무의 바다다. ... 숲이 환하게 불을 켜 들고 먼 길을 걸어온 사람을 반긴다. 늘씬한 자태로 서 있는 나신들. 세상에 가장 강렬한 색이 흰색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배운다. ... 꽃 피는 곰배령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눈이 쌓인 겨울에는 또 다른 깊은 맛이 있다. 세파에 얼룩진 마음을 하얗게 빨아 널고 싶은 사람은 곰배령으로 갈 일이다.(pp.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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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마을 인문여행 - 미술, 마을을 꽃피우다 공공미술 산책 2
임종업 지음, 박홍순 사진 / 소동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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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엔 벽화마을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벽화마을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괜스레 가봐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가족 나들이를 하며, 때때로 찾아 가보면, 실상 많은 경우 그저 그런 그림들이 몇 점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또한 마치 낙서를 한 것처럼 성의 없게 적혀 있는 시구들과 흔한 그림들이 낡은 집들을 조금은 산뜻하게 만들어주었을지 모르겠지만, 어떤 곳들은 그나마 작업 후 상당 시간이 지나 또 하나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전해주는 곳도 심심찮았다.

 

이 책 『미술마을 인문여행』은 바로 그런 마을미술프로젝트로 새롭게 단장한 마을들만을 열 곳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개하는 마을들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흔한 벽화마을이라기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준비과정을 통해, 나름 성공한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예들이다.

 

저자는 이곳 마을들을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먼저 마을미술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준다. 미술마을의 목적은 두 가지라고 한다. 첫째, 작가의 일자리 창출(이게 애초 목적이라고 한다). 둘째, 침체된 마을에 미술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다. 이 둘이 함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작가들과 주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민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술 작업, 그 결과는 그들 작가가 떠나고 난 후에,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들의 작품’이 되어버리지만, 소통이 이루어진 미술 작업은 ‘우리의 작품’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진다고 한다.

 

이런 소통을 통해, 작가들은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기도 하고, 그 마을이 가진 역사, 그리고 주민들이 살아온 사연 그 삶을 반영하기도 한다. 또 어떤 마을들은 그 마을이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주요 모티브로 삼기도 한다(남원의 혼불마을이 그러하며, 서귀포 유토피아로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어떤 곳은 그 지역의 빼어난 풍광을 모티브로 삼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접근들을 통해, 마을의 특성을 살린 미술작업은 공동화 되어가는 마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미술마을프로젝트는 일종의 ‘문화 새마을운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런 미술작업들을 통해, 잘 살아보는 마을로 만들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또한 책에서 소개하는 이들 마을들의 특징은 작품들 하나하나가 작품성을 인정할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미술마을프로젝트를 행한 작가들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럴 때, 이들 작가들이 그곳을 떠난 후에도 이 미술 작품들은 마을 사람들의 것이 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 작품들과 그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해 방문하는 방문자들을 통해, 자신들의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말이다.

 

동네의 표정을 바꾸는 마을미술, 참 매력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해보게 된다. 물론, 남들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괜한 낭비에 그칠 수 있겠다. 또한 저자가 말하듯 작가단과 마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그저 행정적 진행은 또 하나의 천덕꾸러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과 같은 나름 성공한 경우들을 벤치마킹 하며, 작가와 마을, 행정기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마을에 담겨진 것들을 스토리로 만들고 그것을 미술로 승화한다면, 침체되어가는 마을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게 될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시간과 여건이 허락될 때, 이들 열 개 마을을 하나하나 다녀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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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 - 아파서 더 소중한 사랑 이야기
정도선.박진희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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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면 우린 어떤 결정,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을까? 여기 자신들만의 사과나무를 심은 부부의 이야기가 있다.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의 저자는 부부다. 이들은 신혼 2개월째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아내의 허리가 아파 간 병원에서 척추종양이 발견 된 것. 그것도 직경 7cm나 되는 악성종양.

 

수술을 마친 후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두 부부는 자신들만의 사과나무를 심기 위한 결정을 한다. 부부가 함께 그렸던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이렇게 떠난 여행을 통해, 부부는 또 다른 삶의 열매를 거두게 되는데, 바로 그러한 여정을 써내려간 책이, 이 책,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이다.

 

이들 부부가 슬픔과 고통의 한 복판에서 선택한 여행은 때론 힘겨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 커다란 선물로 다가왔음을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그 선물은 물론 사과는 아니지만, 어쩌면 사과보다 더 달콤하고, 맛난 선물이 아닌가 싶다. 그 선물은 뭘까?

 

그건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인연의 시간들이다. 람빵에서 만난 사케 아저씨, 그리고 체리를 따기 위해 캐나다까지 함께 한 좋은 사람들과 그 외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의 시간들이 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이를 통해, 여행이란 문화유적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멋진 풍광을 통해 힐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큰 선물임을 알게 한다.

 

또한 이들은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된다. 무엇보다 여행하는 가운데 불편함과 부족함의 경험을 통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았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을 통해, 이미 자신들이 행복을 누리고 있음도 발견하게 된다. 이 또한 여행이 주는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아울러 두 부부는 여행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선물받기도 한다.

 

더 가지려 하지 않고 가진 것으로 아껴 쓰며 경쟁보단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이 내가 희망하던 삶이었다. 그리고 먼 땅의 조그만 동네에서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내게 이런 삶은 희망으로 꾸는 꿈일 뿐이었다. ... 그러나 이제 확신이 생겼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삶에 대한 그림이 조금 더 완성되었다. 그리고 점점 더 용기가 생겼다.(224쪽)

 

이러한 용기 가운데는 버려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도 포함 될 것이다. 이들은 자꾸만 무거워져 가는 배낭의 무게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고, 버려야 할 것을 버리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 아울러 이런 버림을 통해, 이들의 삶 속엔 멋진 그들만의 나무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계속 비워내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목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배낭이 비워질수록 마음은 채워지는 것 같았다.(154쪽)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 했다 싶은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것. 그리고 미련의 무게를 줄이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288쪽)

 

여행을 통해 좋은 만남들을 갖게 되고, 여행의 힘겨운 순간순간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며, 짐을 줄여야 할 상황 앞에 포기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그리고 여행지에서 엿보는 타인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이제 내 삶 속에서 나 역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 것. 이것이 이들 부부가 여행을 통해 얻은 맛난 사과열매일 것이다. 바라기는 이들이 심어가는 삶의 나무들이 책의 제목처럼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길 소망해본다.

 

이들 부부와 함께 책을 통해 여행한 독자들 역시 만남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자각하며, 또 다시 삶의 자리에서 부딪쳐 나갈 용기를 선물 받게 되며, 아울러 그 선물이 나의 것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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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주 오늘은 시리즈
이종숙.박성호 지음 / 얘기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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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주』는 책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경주에 대한 여행서적이다. 경주는 우리나라 국민들이라면 한 두 번은 다녀왔을 도시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의 단골 여행지니까 말이다(나 역시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지는 경주였다. 곳곳을 다녔지만, 별로 기억에 남진 않지만). 이런 경주는 나에겐 특히 낯선 곳은 아니다. 내가 살아가거나 또는 살았던 공간이 아니면서도 제법 익숙한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경주다. 내가 살던 곳은 전라도 바닷가도시니, 서쪽 끝에서 동쪽 끝이긴 하지만, 그곳에 친척집이 있어 어린 시절부터 자주 왕래한 곳이기도 하며, 또한 익숙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곳이라 그런지, 성인이 되어서도 제법 여러 차례 그곳을 여행한 기억이 있다.

 

그랬기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다녀온 곳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다녀온 곳이지만 나와 다른 느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다. 경주 구석구석 거의 모든 곳을 다녀왔다 생각했는데도 어, 이런 곳도 있었네 하는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기쁨도 이 책을 통해 갖게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단지 옛 유적지만을 둘러보고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유적지 안에 담겨진 정신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며, 그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서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뿐 아니라, 역사 유적지 안에 담겨진 시대적 배경, 그 역사 속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기도 하기에, 때론 재미난 역사책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기도 하다.

 

무엇보다 저자의 관점이 편협하지 않음이 좋다. 역사란 것이 어쩔 수 없이 주로 가진 자들의 흔적이 투영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역사 유물, 그 안을 들여다보며 끊임없이 낮은 자들을 향해 관심을 보임이 멋지다. 또한 그저 유적지의 돌덩이에 불과한 사물이지만, 그 사물 안에 담겨있을 사람의 삶에 관심을 기울임도 멋스럽다. 아울러 역사적 견해들 역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소개하고 있음도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였음을 알게 한다.

 

경주의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지금도 생각나는 곳 가운데 한 곳은 삼릉의 소나무 숲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남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삼릉(어쩌면 남산에 오르며 만났던 풍광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곳의 소나무 숲을 저자는 신령함과 괴기스러움이 혼재한 곳으로 소개하는데, 정말 그곳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왠지 모를 신령함과 또 한편으로는 스산하면서 몽환적인 느낌. 우리에게 익숙한 소나무 숲인데, 익숙하지 않은 느낌. 책을 읽으며, 그 당시 느꼈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기에 더욱 좋았다.

 

또한 저자 역시 아름다운 무덤으로 소개하는 봉황대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떠올려 봤다. 그곳을 저자는 조명등이 켜지는 밤에는 몽환적인 공간이라 소개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꼭 밤에만 몽환적이지 않다. 한낮의 그곳 역시 몽환적이다. 커다란 무덤, 둥근 곡선을 뚫고 솟아난 오래된 나무들. 그 비현실적인 공간이 주민들에게는 그저 산책하는 일상의 공간이란 사실이 더욱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던 곳.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옛 유적이 현대의 삶 속에서 잘 조화를 이루어내는 모습이야말로 경주의 가장 큰 멋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그러한 풍광들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여행엔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짜인 스케줄 데로만 되는 것이 여행은 아니고, 때론 길을 잃음이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획하고, 공부하고, 알고 본다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역사 유적지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역사 유적지만큼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공감되는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주 여행을 앞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옆에 끼고 구간구간을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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