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할아버지 - 2004년 스페인 에데베 문학상 수상작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3
팔로마 보르돈스 지음,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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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할아버지』는 스페인 작가의 동화랍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에데베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말입니다. 한 마디로 믿고 볼 수 있는 동화라는 말이겠죠.

 

엄마와 단 둘이 살던 롤라에게 어느 날 갑자기 한 노인이 나타나 할아버지라고 하네요. 할아버지란 존재를 알지 못하던 롤라에게는 충격적인 일이겠죠. 게다가 할아버지라는 노인은 까칠하고,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답니다. 특히, ‘페트라’라 불리는 가방을 소중히 여기며 감추는 모습에서 롤라는 할아버지가 강도라고 여기게 된답니다.

 

과연 수상한 할아버지는 롤라의 진짜 할아버지가 맞을까요? 그리고 할아버지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페트라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 걸까요?

 

저는 이 동화를 읽고 나서 왜 작가는 할아버지의 트럼펫 가방에 ‘페트라’라는 이름을 붙였을 지를 생각해봤답니다. ‘페트라’는 요르단 지방에 있는 세계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문화유산이죠. 이 트럼펫을 통해, 롤라는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답니다. 오랫동안 관계가 없던 사이, 어쩌면 서로 미워하고 상처 줬을 사이련만, 혈육이라는 신비는 마치 세계7대 불가사의처럼 신비로운 것임을 작가는 말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페트라’의 원뜻은 ‘바위’란 뜻이죠. 가족은 결국 이처럼 바위처럼 단단한 정과 사랑으로 뭉쳐진 공간이라는 의미는 아닐까요?

 

철없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평생을 상처입고 자라고, 또한 가정을 꾸렸을 롤라의 엄마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는 어쩌면 아픔과 상처,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딸아이에게도 그 존재를 알려주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픔과 상처는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녹아내리게 됩니다. 결국 상처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새살이 돋아나고요. 아픔은 새로운 행복으로 감싸지게 된답니다. 이것이 가족의 신비겠죠.

 

이 책, 『수상한 할아버지』는 재미있으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좋은 동화랍니다. 스토리의 전개가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커다란 감동을 주는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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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 초록잎 시리즈 10
강정규 지음, 김재홍 그림 / 해와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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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은 강정규 동화작가의 7편의 동화를 모은 책이랍니다. 전반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래서 동화를 읽으며 마음이 아프답니다. 하지만,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고, 마음 한편이 따스해지는 동화들이랍니다.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꽃 한 송이를 느끼게 하는 동화라고 할까요.

 

첫 이야기 <짱구네 집>은 가난과 궁핍한 삶 속에서도 정직함을 붙들고 살아가던 우리네 선조들의 모습을 느끼게 하고, 그런 궁핍함 가운데서도 서로를 돌보는 정을 느끼게 하는 동화랍니다. 뭉클한 감동에 눈물짓게 하는 동화랍니다.

 

<멸치 한 마리> 역시 <짱구네 집>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는 동화랍니다. 요즘은 국물을 낼 때, 아예 처음부터 다른 주머니 안에 넣어 국물을 내지만, 예전에는 커다란 멸치를 함께 넣어 국물을 냈죠. 그래서 김칫국 등을 먹을 때엔 이 불어터진 멸치를 골라내곤 했는데, 바로 그 멸치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화가 <멸치 한 마리>랍니다. 그런 멸치마저 탐을 내야할 만큼 궁핍한 삶, 그 삶에서 오늘과 같은 풍요로움을 일궈낸 우리 아버지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동화네요.

 

이 외에도 모든 동화들이 한 결 같이 감동을 주는 동화들이랍니다. <까치집>에서는 옹고집 할아버지의 참 마음을 알게 되어 살며시 미소 짓게 되며, <하얀 나비>는 추운 날씨를 녹일만한 따스한 온정을 느끼게 해 주네요. <큰 차>에서는 이리저리 쏠리는 가벼운 오늘날을 반성케 되고요. <언년이 할아버지>는 나무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하고요. <늙은 기관사>는 왠지 옛 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네요. 이젠 ktx로 편해지긴 했지만, 예전의 정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예전의 비둘기호를 지금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요?

 

이 동화집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이 사라진 이면에는 어쩌면 너무나 흔해진 풍요로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비교해보면 오늘 우리는 너무나도 잘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예전보다 더 못 살겠다는 말이 많아졌답니다. 왜 그럴까요? 풍요로움이 우리 안의 자족하는 마음을 빼앗고, 정을 빼앗고, 감동을 빼앗은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고 다시 궁핍하던 시간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겠죠. 바라기는 이처럼 좋은 글들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다시 따스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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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4
에밀리 테이시도르 지음, 가브리엘라 루비오 그림,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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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조그마한 개미 미가는 숲속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답니다. 코끼리의 고민도, 얼룩말의 고민도, 당나귀의 고민도 작은 개미 미가의 말 한마디에 해결되네요. 미가로 인해 고민이 해결된다는 사실이 숲속 동물들에게 소문났답니다. 이제 더 많은 친구들이 미가를 찾아오네요. 심지어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요.

 

미가가 너무 바빠졌답니다. 작은 몸뚱이가 감당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다른 꾀를 내네요. 고민이 있는 친구들은 평소에도 자신의 고민을 큰 소리로 말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소리를 듣고 미가가 찾아가 고민에 대한 해법을 알려주겠답니다.

 

이제 숲속친구들은 자신의 고민을 수시로 큰소리로 외친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네요. 자신의 고민이 자신의 소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그리곤 그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들며, 실제 이루어가게 된답니다. 개미 미가의 고민 해법을 듣지 않고도 말입니다.

 

개미 미가는 춤추며 말하네요. “원하는 것을 늘 생각하면 마법처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참 소중한 말이네요. 우리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늘 생각함으로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축복이 있길 원합니다.

 

이 아름다운 동화를 읽으며 몇 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숲 속 친구들 모두 하나씩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고민 없는 사람들은 없죠. 단지 없는 척 위장하는 경우는 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우리의 고민들을 털어놓을 대상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네요. 동화 속에서는 개미 미가가 그 역할을 해줬답니다. 이런 대상이 있다면 좋겠죠. 그래서 종교를 갖는 것 아닐까요? 제가 섬기는 하나님은 바로 이런 고민을 들어주시는 분이랍니다.

 

또 개미 미가는 작고 연약한 존재임에도 그 지혜가 참 뛰어나네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외모로 상대를 판단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여도, 그 안에 미가처럼 지혜를 품고 있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물론, 지혜가 없다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랍니다.

 

무엇보다 미가를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는 이것이네요. “원하는 것을 늘 생각하면 마법처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우리 친구들의 원하는 것들이 마치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축복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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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끔찍하게 싫은 축구왕 비호감이 호감 되는 생활과학 8
김미애 지음, 안경희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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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 『운동이 끔찍하게 싫은 축구왕』은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는 동화랍니다. 물론, 이런 효율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미도 있답니다.

 

우진이는 공부를 잘합니다. 하지만, 운동은 싫어한답니다. 반면 장수는 운동을 잘하고 공부를 싫어하죠. 이 둘은 덩치도 비슷한데 서로 스타일은 너무 다르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축구대회가 열리네요. 장수의 독무대가 예상되는 대회, 당연히 장수는 이 대회를 설렘으로 기다리게 되죠. 하지만, 우진은 땀 흘리며 뛰는 축구가 싫답니다. 그런데 어쩌죠? 선생님이 그만 우진이를 대표선수로 뽑았답니다.

 

이제 우진은 하기 싫은 축구 선수가 되어야 한답니다. 하지만, 우진은 그리 걱정하지 않네요. 왜냐하면 자신은 축구 왕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우진은 축구에 대한 이론에 빠삭하답니다. 게다가 축구게임에서는 언제나 이기기만 하고요. 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될까요?

 

운동을 싫어하는 우진, 그리고 우진의 사촌인 은솔은 축구대회를 준비하며 하기 싫은 운동을 하게 된답니다. 물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지만, 나중에는 재미도 붙이게 되죠. 게다가 서로 싫어하던 우진과 장수가 친해지게 되기도 하고요.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운동의 재미랍니다. 운동하게 되면, 건강해질 뿐 아니라, 운동을 통해, 친구도 사귀게 되죠. 특히, 축구와 같은 운동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닌, 서로 배려하며, 함께 해나가는 운동이기 때문에 사회성에도 도움을 주는 운동이랍니다.

 

이 동화를 읽으며, 저를 반성해보게 됩니다. 작가의 고백처럼 저 역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책을 읽으며, 앉아 있고, 글을 쓰면서 앉아 있고, 공부하면서 앉아 있고, 운동은 정말 고양이 세수하듯 조금 하는 둥 마는 둥 한답니다. 걱정이죠. 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 재미나고 유익한 동화를 읽고 우리 친구들도 운동의 재미를 알게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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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 괴물의 세계로 들어가다
안체 헤르덴 지음, 에파 쇠프만-다비도프 그림, 이상희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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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시작되며, 갑자기 어른들이 자신들의 문제에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답니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죠. 심지어 어느 날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이 모두 사라진 것입니다.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부모님들이 사라지자 처음엔 아이들은 자유를 만끽하기도 하고, 또 어린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 싶어 울기도 하죠. 그리곤 자신만의 공간들을 만들기도 하죠. 아무도 아이들이 조잡하게 만드는 판자집들을 두고 뭐라 하지 않고 말입니다. 나중에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모여, 학교에서 쥐아저씨(쥐를 닮아 쥐아저씨라 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짜 쥐였답니다)가 때마다 주는 맛난 음식들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들은 어떤 불만도 없이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만 한답니다.

 

이런 가운데, 세 명의 아이들은 처음부터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의심의 눈으로 바라봤답니다. 바로 우리 주인공들인 쿠르트와 잔드로, 그리고 공주랍니다. 키가 제일 작지만 합기도 유단자인 쿠르트, 기다린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며 말을 심하게 더듬어 글로 의사소통을 하는 잔드로, 모든 것이 정리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며 리본을 사랑하는 여자아이 공주. 이 세 사람의 활약으로 과연 어른들이 사라진 이유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의 원인을 알아내며,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목요일』은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보면 좋을 동화고요. 물론, 더 어린 친구들도 읽을 수 있겠죠. 하지만, 분량이 좀 많답니다. 그 소재가 참신한 동화네요. 어느 날 갑자기 불어 닥친 삶의 변화 속에서 세 아이들이 헤쳐 나가는 모험이야기랍니다.

 

약간은 괴기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이죠. 괴물과 쥐인간, 파충류인간들이 등장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재미난 내용이랍니다. 신 나는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단순히 흥미만 있는 내용은 아니네요.

 

이 동화를 읽고 몇 가지를 생각해봤답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어려서부터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한 난쟁이 박사의 복수와 음모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아이들에 매여 자신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부모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이 그 원인이네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는 부모님들의 헌신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누리는 행복도 가짜랍니다. 어른들의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항상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행복은 아니랍니다. 사실은 난쟁이 박사에게 사육당하는 것과 같답니다. 부모님의 간섭이 때론 지나치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은 날 향한 부모님의 사랑의 표현임도 알았으면 좋겠네요. 물론, 진짜 지나친 경우 역시 없진 않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간섭하는 부모님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느끼는 행복은 가짜임을 이 동화는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였던 그 주동자 중 하나(실제 핵심 주동자는 따로 있답니다)인 난쟁이 박사가 그런 일들을 벌이게 된 이유는 자신이 받은 상처 때문이기도 하죠. 아무도 그를 사람으로 대접해주지 않았으니까요. 심지어 그의 부모님들조차 말입니다. 항상 무시되어지고, 없는 사람 취급받던 사람의 마음속에 복수의 마음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죠(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난쟁이 박사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 혹 외모로 차별받는 이들이 없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그만 두고 혹 내가 그런 차별의 주체는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하지만, 이 동화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아래에 우리가 알지 못한 또 하나의 세상이 존재하며, 그 세상이 어쩌면 우리의 삶을 간섭하고, 우리의 삶을 때론 위협할 수도 있음을 우리에게 은밀히 말하려는 건 아닐까요?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그저 헛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그저 우리에게 유쾌하고 신 나는 모험을 떠나게 하려는 걸지도 모르죠. 그러니 그냥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만이죠. 맞습니다. 이 동화는 재미있는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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