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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완벽한 사람입니다 - 오래 앉고 오래 걸으면서 툭 깨쳐나온 선사의 문장들
지범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5월
평점 :
[말뿐인 삶, 그 너머에 자리한 진아(참나)]
6월 말, 코엑스에서 열렸던 국제도서전 이후로 드문 드문 책-당신은 이미 완벽한 사람입니다.(지범 스님 저)-을 읽었다. 두껍지 않은 책이라 달음박질치듯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날이 점차 더워지면서 마음의 여유도 더욱 적어지는 것만 같은 착각 아닌 착각이 여러번 들어 책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여러번이었다. 따스한 제목에 위안을 받으며 집어든 책은 연필로 무언가 덧 입혀보고 싶은, 소박한 질감에 가벼운 무게라 이동하면서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타고 오며 가며, 조금씩 읽은 이달의 도서는 그동안의 삶에서 느낀 팍팍함을 한술 덜어내어주는 것같은 느낌을 주었다.
도서 초반부에 저자 지범 스님은, 법정 스님의 말씀을 인용해 삶에 필요한 덕목과 같은 개념으로 '외로움'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다.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쐬면 사람이 맑아집니다."(p.23) 이 구절을 읽으면서 혼자 사는 삶에 필연적으로 함께 따라붙는 '외로움'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의 변화를 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혼자 사는 삶과 외로움, 고립 등에 대해 겁을 주기 시작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와 미래가 예상이 되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곤 했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 불편함이 많은 부분 해소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그래서 '그런 바람을 쐬면 사람이 맑아'지는 외로움, 우리 삶에 필요한 요소로서 외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순간이었다.
도서 중반부에 '나를 놓아버린다는 것'이라는 꼭지를 읽으면서 왜 불교라는 종교에 대해 흥미로움을 느꼈었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보리심에 관한 설명과 함께 나왔던 나를 놓아버리는 것이 갖는 의미를 통해 나 자신을 배우고 참구하며 참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도서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불도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배우는 것이며,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놓아버리는 것이다. 자기를 놓아버릴 때 모든 것은 비로소 자기가 된다.'(p.104) 라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도서 말미에 이르러서는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또 자신을 유지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지면 좋은 마음가짐과 생활 방식에 대해서도 따뜻한 말로 풀어 내려간 부분들이 있었다. 이 구절들을 읽을 때는 지극히 사사로운 시각이지만 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여서 그런지 크고 작게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람은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인데, 이 과정을 어떻게 채워 보내는 지에 따라 그 이후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것과 같은 구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그대의 행이 바르고 중도의 길을 걷고 있다면 그대가 바로 부처님이다. 종은 크게 때려야 소리가 멀리 나간다. 삶도 많이 아파야 울림과 내공이 깊어진다.(p.167)"와
"끽휴시복(喫虧是福), '손해 보는 것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과도 상통한다.
"무얼 이기려고 하느냐 지금 손해보고 지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누가 이익될지 아느냐? 설사 이익이 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기에 복이 될 것이다."" (p.182) 였다. 이 부분을 포함해서 도서 후반부를 읽으면서 혼란스럽고 불편했던 마음을 다독이는데 큰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도서는 저자 지범 스님께서 승려로서 깨달음과 인사이트를 얻은 부분과 함께 삶에 꼭지에서 한번씩 돌아봐야할 일상적인 내용이 고루 섞여있었다. 그래서 중간 중간 불교 용어들을 검색하며 뜻을 곱씹어 보며 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시간도 미약하게 나마 있었다. 일상의 일부를 담은 내용도 더러 있어 부담없이 페이지가 넘어간 부분들 역시 있었다. 그 비율이 고루 섞여 있어 책을 읽으면서 너무 가볍지 않게 느껴져서 오히려 읽는 재미가 있다고 느꼈다. 종교로서의 불교와 승려의 삶에 대한 기록과 함께 인간의 번뇌와 무명으로 고통받는 중생의 무게를 덜어주고자 하는 것들이 책 곳곳에 녹아있었다. 책의 물리적 무게에 비하면 내용은 다소 무겁게 받아들이면 좋은 내용들이 다양한 꼭지에 나와있어 곱씹는 재미가 있어 책을 읽고 난 뒤 시간이 좀 흐른 뒤에 다시 새로운 눈처럼 맑은 눈으로 다시 읽어보는 것 또한 의미있는 독서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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