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 - 손쉬운 수제 맥주 만드는 법 & 수제 맥주 레시피 42
제롬 마르티네스.프랑수아 카리우 지음, 양아름 옮김, 수수보리 아카데미 감수 / 다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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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맥주 마시는 것을 즐기지는 않지만 다양한 맥주 세계를 아는 것에 대한 관심은 누구보다 높게 가지고 있었다. 맥주 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어 몇 번 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고 갓 만든 맥주는 그 무엇보다 맛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꼭 맥주 공장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집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는 이러한 나름의 상상을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의외의 내용 구성에 놀랐다. 마치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수제 맥주 만드는 과정이 레시피처럼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맥주를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는 맥주 레시피는 처음이었다. <집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의 시작은 레시피부터는 아니다. 레시피가 있다고 해서 초급부터 고급까지 모두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맥주의 종류,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 필요한 기계 등에 대한 설명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눈으로 본 적은 있어도 구체적인 용어나 과정은 사실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집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를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맥주의 종류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다. 맥주 브랜드가 아닌 진짜 맥주의 종류,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지는 맥주의 종류 말이다. 들어보고 맛을 본 적도 있지만 사실 그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이게 맛이 이렇게 나면 맛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이 항상 있었다. 맥주의 종류를 읽으면서 선호하는 맥주의 종류를 찾기도 했으며, 그중에서도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맥주는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맥주였다.

 

맥주 만들기의 기본적인 정보를 배웠다면 이제 본격적인 다양한 맥주 레시피가 나온다.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알콜 농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 좌측에는 레시피, 우측에는 해당 맥주의 사진이 아주 크게 실려 맥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을 몹시 자극한다. 한 두가지의 레시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맥주를 보고, 그 맥주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어떤 과정을 통해 해당 맥주가 탄생했는지까지 알 수 있어 레시피 또한 맥주에 대한 공부가 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맥주를 자주 마실 일은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앞으로 맥주를 고를 일이 있다면 확실한 선호도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매번 알콜 농도에 대한 것도 나름의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고민 없이 술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도 알콜 농도를 설명해 줄 수 있을 듯 하다. 비록 집에서 수제 맥주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름의 장비를 갖춰 가장 맛있어 보이는 수제 맥주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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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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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에 처음 읽게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면 출간될 때마다 찾아 읽어야 하는 충분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게으름과 무관심으로 인해 오랜 시간 후에 다시 읽게 되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제목만으로는 사실 어떤 이야기인지 추측이 불가능했다. 용의자 X? 그의 헌신? 그런 작은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해하게 되었다. 천재 수학자와 천재 물리학자의 두뇌 싸움, 결국 누가 이기게 될 것인지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책 표지에 써 있기도 이 카피를 가장 맨 위에 놓았다. 천재 간의 싸움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진행된다. 누가 누구를 감시하고 의심하는지 알 수 없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무슨 의도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이 흘러넘쳤다. 그리고 그 흘러넘치는 궁금증은 <용의자 X의 헌신>을 한시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마다 기대하는 바가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바는 천재 간의 두뇌 싸움이었다. 그것도 범죄, 살인 사건이라는 배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두뇌싸움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천재 간의 두뇌싸움이 아니라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에 기대하는 바가 있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두 가지의 기대하는 바를 독자에게 주는 <용의자 X의 헌신>은 마치 뒤집으면 색이 바뀌어 양면을 사용할 수 있는 물건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쪽면으로만은 이 책에 대한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 두 가지의 시선으로 각각의 입장에 되어 이 책을 두 번쯤은 읽어야 제대로 용의자 X를 이해하게 되었다 말할 수 있다. 이 책이 독자를 기대하게 하는 그 두 가지에 구미가 당기는 사람이 있다면 <용의자 X의 헌신>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잔인하고 어두운 면을 가지지 않고도 범죄 스릴러가 가능하고, 달콤하고 끈적이지 않는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용의자 X의 헌신>.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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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제프 하우.조이 이토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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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이 정확하게 나누어진 표지와 내지. 범상치 않은 느낌이 <나인>의 첫인상이었다. 읽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책을 읽다보면 한 번 읽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운 책이 있다. 그런 책들은 주로 곱씹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책들이다. <나인> 역시 그런 책 중에 하나였다. 하나의 챕터만 읽어봐서는 결코 저자 이토 조이치가 의도한 바를 파악할 수 없다.

 

아마 한 챕터만 읽고 그만둔다면 "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란 생각에 이 책에 대한 이해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한다. 범상치 않은 느낌을 가진만큼 어려운 책은 한 챕터씩 넘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넘어가는 그 한 챕터마다 마치 고개를 하나씩 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기 깨닫게 된다. <나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를 잃지 않고 읽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거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나인>은 이 변화의 주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과 어제일지도 모르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어쩌면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이미 '과거'의 방법이 아닌 '미래'의 방법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중일지도 모른다.

 

단지 휴대전화가 없다가 있었던 것처럼, 그래서 결코 없던 적을 기억하기가 힘든 것과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이 책은 불안정 속에서 안정을 찾아간다. 불완전한 것들에서 완전한 것을 찾으며 말이다. 처음부터 완전한 구조를 갖추고 완벽한 계획 속에서 '탄생'하는 것은 없다. 모두가 일어서서 뛰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모인 사람들이 함께 뛰어가는 것이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나인>을 통해 개인에 대한 개선과 발전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한 챕터도 놓치지 않고 꾸준하게 읽어나간다면 말이다. 미래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 그리고 모든 가르침. 이 모든 것이 <나인>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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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역실록 -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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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역실록>은 제목부터 흥미를 자극한다. '조선왕조실록'은 우리가 자주 접하지만 <조선반역실록>은 색다른 반전과도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 책으로 역사를 배웠다면 어쩌면 지금보다 역사에 대한 흥미가 더 많았을 거란 점이다. 역사를 암기 과목으로 배웠던 터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에 대한 지식보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얻은 역사 지식이 더 많고 다양하고 심지어 풍부하기까지 한다. <조선반역실록>은 미처 채우지 못하고 남겨진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조선이 성립되기 이전, 정확히는 직전부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각 파트에는 '반역'의 주인공들이 실려있고, 이들은 때로는 명분이 있고 때로는 명분이 없는 상태로 '반역'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들의 결과는 좋기도 나쁘기도 때로는 한 만큼 받기도 하면서 역사가 만들어졌고, 지금의 우리가 있다. <조선반역실록>에 수록된 인물들은 모르는 인물들이 아니다. 한번쯤 들어봤던 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접해 익숙하기까지 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인물들에 대한 속내를 살펴보는 느낌이 들어서 새로운 역사를 배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매력은 '반역'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반역'이라는 주제로 한 데 모인 인물들과 이야기는 각각의 시대를 살아갔지만, 결국 한 줄기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역사를 매일같이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흐르면 가끔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암기탓을 했는데, <조선반역실록>을 통해 이제 더이상 암기탓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일단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당시의 상황을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물론 스스로가 평가하고 그 후의 일들을 읽어내려가지만 그 안에서 더 많은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한 나라가 세워지고 한 나라가 무너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반역'이다. 고려 시대 다음에는 조선 시대라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면서 조금 더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반역실록>은 읽기 시작하면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일단 이것부터 읽고 다른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재미와 흥미, 그리고 역사 지식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에 대한 심화적인 공부, 또는 기초적인 공부가 필요한 모두에게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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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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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지금은 공포 영화를 즐기지 않는다. 영화만이 아니라 드라마, 책에서 나오는 공포스러운 장면은 사실 기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특히 책을 읽다보면 예상하지 못하게 툭 튀어나오는 공포감으로 인해 움츠러들기도 한다. 그런데 <괴담의 테이프>를 만나게 되었다. 표지부터 오싹하다. 여름 날에 읽으면 더운 기운이 싹 사그러들만큼의 표지를 가지고 있다. 그 생각을 하고 며칠 묵혀두었는데, 읽기 시작한 날이 그렇게도 더웠다. 지하철은 냉방이 잘 되지 않았고 땀이 비죽거리며 나는데 이 책이라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괴담의 테이프>는 예상할 법한 공포 또는 귀신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구성부터가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포로 치닿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각각의 이야기가 짧은 숨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누군가의 직접적인 체험으로부터 구성된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러운 공포감을 주지는 않지만 공포 또는 귀신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터부시'되는 감정들이 밀려들었다. 공포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공포 이야기가 등장해서 무엇보다 이 책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고 반면에 공포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책은 읽기 무서운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내게도 '공포'는 터부시하는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완주했으니 말이다.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되는 것 같은 <괴담의 테이프>는 너무 무섭지도 그렇다고 너무 안 무섭지 도 않다. 여름 날에 땀을 은근히 식혀줄 정도의 깊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땀을 갑자기 '확' 식혀주는 것이 아니라 은근하게 밀고 들어오는 공포감, 그리고 다시 떠오르게 하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느낀 점은 읽는 사람을 꼭 한 번은 무섭게 할 거야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꾸 돌아보게 하고, 급작스럽지 않은 공포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더 큰 공포감을 준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괴담의 테이프>는 읽어볼만하다. 무섭지 않고 재미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이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꿈에 나타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읽는 동안의 땀을 서서히 식혀주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괴담의 테이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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