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진기행 - 문학상 제정 작가 10인 작품선 ㅣ 대한민국 스토리DNA 15
김동인 외 지음 / 새움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무진기행>이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무진기행'만 실려 있는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진기행>은 김동인, 이상, 김유정 등 익숙한 제목, 반가운 내용을 실어 다시 한 번 이 작품들을 읽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었다. 한국 문학 작품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교육 과정을 통해 배우게 된다. 전문을 배우지는 않고 작품의 일부를 배우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내용의 파악이 어렵지는 않다.
내가 이 작품들을 만난 건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한국 문학 작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흥미로운 스토리에만 끌렸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다시 <무진기행>이라는 제목 하에 만나게 된 빛나는 한국 문학 작품은 이제서야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읽게 된 이 작품들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새롭게 읽혀진다는 것은 좋은 글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무진기행>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이 책 한 권을 읽는다면 한국 문학 작품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작품 모두를 읽을 수 있다.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문학 작품을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과 그리 길지 않은 길이의 작품들이 실려 있어 문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여러 작품을 한 데 모아 접근성이 좋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작품들이기에 더욱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한 <무진기행>에 수록된 문학 작품들은 한 번 읽고 돌아서는 작품들이 아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해석을 하게 만든다.
수록되어 있는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인상깊고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읽은 '광염소나타'는 다른 작품과 달리 두어 번 더 읽었다. 같은 문장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이런 구성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주인공과 그 주인공이 살아가는 배경, 소재 하나하나가 모두 연결되어 하나의 글이 완성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내용에 대한 줄거리보다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또 다른 방법, 그리고 불운한 천재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키워드로 표현해 보고 싶다.
<무진기행>에 수록된 작품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어떻게 이런 작품들을 쓸 수 있었나하는 것이었다. 잔잔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고, 혼란 속에서도 고요함이 느껴지는 작품들. 무엇보다 읽는 내내 작품 배경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 문학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잘 알고 있지만 또 다시 읽어보고 싶은 사람 등 다양한 대상이 읽을 수 있는 <무진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