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슈퍼앱 전쟁 - 디지털 경제의 판을 흔드는 거대한 시장
고영경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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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사실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동남아시아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세안 10개국에 대해서

지금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베트남은 쌀국수와 박항서 감독,

필리핀은 바나나와 두테르테 대통령,

태국은 왕조,

미얀마 쿠데타,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

인도네시아는 2억명 이상의 인구대국,

싱가폴은 도시국가 선진국,

브루나이는 왕조.

그 중에서도 베트남과 필리핀이

가장 친숙한 나라인 것 같고,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은

몇몇 여행지로 좀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나라들은

상당히 멀게 느껴지는 나라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더 호기심이 갔다.

보통은 선진국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슈퍼앱 전쟁의 격전지를

아세안 지역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급격히 성장하는 아세안 디지털 경제

2015년 320억 달러에 불과했던

아세안 디지털 경제 규모는

2019년 3배 넘게 증가해 1000억 달러를 찍었고,

2025년에는 다시 3배가 늘어난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2025년 디지털 경제 규모를

2400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그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만틈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동남아를 집어삼킨 슈퍼앱, 그랩

2012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그랩은

2014년에 유니콘 대열에 들어섰고,

2018년에는 동남아 최초로

데카콘으로 올라섰다.

2021년 6월 기준 동남아 8개국, 4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그랩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 건 이상이다.

초당 100건 이상의 온디맨드 서비스를 처리하는

그램의 기업가치는 약 4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가장 익숙한 그랩 서비스는 라이드헤일링(모빌리티 서비스)이지만,

그 외에도 음식배달, 장보기, 결제, 송금, 보험, 퀵서비스, 호텔 예약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공룡,

고젝에서 고투그룹으로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큰 GDP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육상교통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

인구는 많은데 대중교통이 부실하니,

늘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오토바이가 많이 이용되는데,

이러한 오토바이 택시나 운전자를 '오젝'이라고 부른다.

오젝 시장은 운전자도, 이용자도 많지만,

현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러한 틈을 파고들어서

한국의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린 것이 '고젝'의 시작이었다.

초창기 고젝은 앱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가 아닌,

콜센터 기반의 예약서비스였다.

그러나 2015년 1월 고젝앱이 출시되었다.

그후 고젝은 고푸드, 고마트, 고마사지 등

무려 20개가 넘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고페이' 론칭을 통해

한 단 계 더 높은 지점으로 올라선 고젝은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편리하고 강력한 거래 수단으로 등극했다.

2021년 고젝과 이커머스 유니콘 토코페디아가

합병을 발표했다.

새로 합병된 회사는 고투그룹으로 개명했다.

고젝 플랫폼에서는

204개 도시 3600만 명의 사람이

매일 300만 건 이상, 매달 1억 건이 넘는

주문을 발생시키고 있다.

아세안 최대 기업, SEA

SEA의 기원은 게임 포털 가레나로 부터 시작된다.

가레나는 미국 라이엇 게임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출시해

대박을 터트렸다.

그 후,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피파 온라인 3를

연달아 흥행시킨 가레나는

동남아에서 막강한 게임 퍼블리셔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이렇게 퍼블리셔와 플랫폼 사업자로 승승장구하던 가레나는

자체 게임 '프리 파이어'를 개발해서

시장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에어페이를 출시하여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없는 이용자들도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후, 씨머니를 통한 이커머스 쇼피까지 론칭되면서,

게임과 이커머스, 핀테크라는 디지털 경제를 위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2017년 SEA는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2018년까지 10달러대로 하락했으나,

2019년에는 프리파이어 성공에 힘입어

주가는 264% 상승했다.

태국의 국민 필수 슈퍼앱, 라인

네이버가 일본에서 시작한 라인은

태국에서도 국민 필수앱이 되었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수준이다.

왓츠앱, 카카오톡, 위책 등

치열한 메신저앱 시장에서

라인이 단숨에 1위를 차지한 비결은

이모티콘과 게임에 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이모티콘을 적극 활용하였고,

쿠키런, 모두의 마블 등 게임 서비스가

1등 공신의 역할을 했다.

라인이 태국에 진출한 지 1여 년 만에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300만 명이

라인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을 고려하면,

라인 모바일 메신저 시장점유율은

90%를 상회한다.

베트남 최초의 유니콘, VNG

베트남 인구 1억 명 중,

8,000만 명 이상이 쓰는 메신저는

잘로(Zalo)다.

잘로는 VNG(변경 전 사명은 '비나게임')가 만든

메신저다.

비나게임에서 처음 출시한 '보 람쯔우옌 끼'라는 게임은

베트남 게임사에 길이 남을 히트를 쳤다.

성장을 계속하던 비나게임은

게임만 만드는 회사가 아닌,

인터넷 벤처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2009년 사명을 VNG로 변경했다.

징 플레이(게임 플랫폼), 징 엠피쓰리(음악서비스),

징뉴스(뉴스), 징챗(채팅), 징미(소셜 웹게임 플랫폼)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가 최가가 될 것인지 알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단지 방향성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것 뿐이다.

VNG 창업자 리홍민

마치며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아세안 지역의

'슈퍼앱 전쟁'이라는 단어는

언뜻 잘 와닿지 않았다.

보통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동남아시아에도

IT 혁신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 했었는데,

몇몇 기업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데

크게 놀랐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의 폭이

더 넓어진 느낌이 든다.

우리가 아직 잘 모르는 나라에서도

그들만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책의 내용에 대한 감상을 적자면,

5개 슈퍼앱(그랩, 고투그룹, SEA, 라인, VNG)을 중심으로 한

아세안 지역의 빅테크 기업간 치열한 경쟁에 대한 내용은

그런데로 잘 정리가 되어서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좋았다.

하지만, 잘 정리된 역사 요약 이상의

어떤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면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기업과 어떤 기업이 합병을 하고,

언제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누가 어떤 콘텐츠로 1위를 하고 있고 등등..

너무 단편적인 사실들을 나열 내지 요약만 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어서 읽기가 힘들었다.

경제신문에 나올법한 기사들을 요약해서

단순 나열식으로 제시하는 것은

굳이 책을 읽는 효과를 반감시킨다.

후반부의 단편적인 사실 나열식 내용은

가독성이 떨어졌다.

뭔가 팩트 위주로 가득 채워 넣으려는 거는 알겠는데,

그런 내용들을 좀 더 그룹핑해서

대주제를 뽑아내고,

그 예시가 될만한 내용은

가장 인상깊은 것 몇 개로 압축해서

제시하는 것이 좀 더 좋아 보인다.

그래도 이것 저것 내용은 많아서

읽다 보면 ,

동남아 지역의 전반적인 경제흐름을 파악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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