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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첫 돈 공부 - 월급 노예 18년 만에 찾은 경제적 자유 달성기
박성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평점 :
제목을 보니 "재테크 입문서" 정도 되겠구나 생각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좀 더 자세히 쓰자면,
종잣돈 모으기라던가 가계부 쓰기 등의 재테크 팁을 위주로 쓴
지식 전달 위주의 책이라기 보단,
돈 혹은 투자를 대하는 자세에 관한
책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덧붙여, 이 책은 술술 읽힌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아들과의 대화나 기타 경험 등을 소재로
참 재밌게 맛깔스럽게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꼭 굳이 재테크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눈에 불을 켜고 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금융에 관한 재밌는 에세이를 읽다보면,
어느새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예컨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아들에게
돈에 대한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위해
우리나라 돈의 계산단위인 "원"을 "노예"로 표현한다.
단순히 용돈을 1,000원 주는게 아니라,
집안청소 등 가사활동 중 일부를 경제활동으로 수행하고
그 대가로 1,000원을 주면서,
"노예 1,000명"을 준다는 식으로 말이다.
돈이 스스로 그 소유자(주인)에게 돈을 벌어다 바친다는 의미를
설명해 주기에 직관적으로 와 닿는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됐다.
내 자신이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돈이 내 노예가 되어 돈을 벌어오도록 하기 위해,
돈에 대한 정확한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말 꼭 필요한 개념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오버랩된다.
흔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 달성을 위해서는
월급쟁이 노예 생활을
어서 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오해가 없길 바란다.
이 책의 저자가 누누히 강조하고 있지만,
단순히 사표를 쓰고 퇴사한다고 해서
경제적 자유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월급과는 별개로
자기 스스로 생활비 또는 월급 이상의
충분한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절약의 기한'은 경제적 자유를 얻을 때까지이며,
'사치의 허용'은 노예가 일한 대가로 얻은 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돈이 돈을 번다'는 식의 얘기만 하지는 않는다.
돈이 돈을 벌게 하려면,
소위 말하는 판(종잣돈)을 빨리 키우는게 급선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종잣돈 모일 때까지는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나태해 질 수 있고,
혹은 절약만 하다가 지쳐 쓰러질 수도 있다.
심할 경우 아예 돈만 모으다가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저거다.
절약의 기한과 사치의 허용에 대한 기준.
정말 합리적이고 납득이 가는 기준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절약을 하다보면,
허용된 사치 안에서 큰 거 하나 지르고 나면,
나중에는 그거 별거 아니네 하고
오히려 더 절약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인플레이션이 지금 내 현금 자산의 가치도 떨어뜨리지만
내가 빌린 돈의 가치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있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채에 대한 인식이다.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생각 중 하나가 바로,
부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빨리 갚아버려야 하는
악의 근원쯤 으로 생각하는 식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레이션은 계속되고,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와 함께 부채의 (실질적인) 가치도 떨어진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통제 가능한 수준의 부채는 대부분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