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 역사는 화폐가 지배한다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송은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는 반복된다.

특히, 사람들은 과거의 경제위기나 불황을

잘 잊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역사를 되짚어 보는

유익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외국 번역서이어서 그런지 가독성이 약간 떨어졌고,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 나름의 주관적 해석이

약한 부분은 좀 아쉽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돈에 대한

인간들의 흥망성쇄를 조망해 봄으로써

돈에 대한 기본적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만한

각종 용어나 역사적 사건 등은 덤이다.

이 책의 한 줄 요약:

태환(주화, 금본위, 은본위) vs 불태환(지폐, 어음, 신용, 가상화폐)

feat. 과연 돈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서부터 나오는가?

다음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화폐 발행만큼 떼돈을 버는 장사도 없다.

Seigniorage(화폐주조세): 주화 발행으로 얻는 이익(발행이익)

금속 덩어리를 녹여서 자신의 얼굴을 새긴 주화를 발행하면,

단지 금속덩어리일 때 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단지 특정 문양을 새겨서

그 화폐의 가치를 보증한다는 점 외에는

화폐 발행자가 하는 일은 없으므로

불로소득에 가깝다.

주화 발행권은 중세시대 유럽 영주(seignior)의 특권이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주화발행비용과 발행된 주화 가치의 차이를

주화발행이익이라고 쓰고

화폐주조세라고 읽는 것이 납득이 간다.

왜냐하면 결국 화폐 발행을 독점함으로서 발생한 이익은

결국 그 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으로부터 세금을 거둔 셈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속의 가치가 더커질 경우에는

금속의 함량을 화폐가치 이하로 떨어트리기 위해

'어쩔수 없이' 비율을 조정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조폐당국은 절대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십원짜리 동전의 구리 함량을 줄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미 발행된 주화를 일시에 회수하지 않는 이상

그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구리의 가치가 주화의 가치보다 더 높으면,

주화를 녹여서 금속자체를 뽑아쓰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10원짜리 동전을 녹여서 구리를 빼내면 40원의 가치가 생긴다면,

수익률 300%의 어마어마한 이득이 발생한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691464

사실 최초의 화폐는 그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아시아에서는 은이

동아시아에서는 조개껍질(별보배고둥)이

그 희소성과 소유욕에 기초하여

통화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다.

원시적인(?) 형태의 화폐는 가치저장 또는 거래의 편리성이라는

통화의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녔던 셈이다.

그 반면 지금의 화폐는 '신용화폐'이다.

종이조각에 쓰여진 숫자만큼 그 가치가 있다고

사회적으로 약속을 하고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 약속(믿음)에는 담보가 필요하다.

담보없는 약속은 언제 꺼질 지 모르는 바람 앞의 촛불과 같다.

그래서 지난 외환위기 때 담보(외환보유고)가 바닥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담보없는 지폐는 휴지조각 본연의 가치(종이)로 환원되고,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전락하게 된다.

마치 지난날 세계대전 직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처럼..

독일 마르크화를 아궁이에 집어 넣는 모습

나도 어린 시절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긴 하다.

정부에서 돈을 마구 찍어서 사람들한테 나눠주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않을까하는..

그러나,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고,

신용에는 담보가 필요하다(출처: 돈의감각)"는 말을

다시 한 번 더 떠올리게 된다.

현대 신용화폐의 효시라 할 수 있는파운드 지폐는

금태환 보증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다.

출처 입력

17세기 말 프랑스와의 간헐적 전쟁과 미국독립전쟁에 따른

영국의 국채발행액 증가로 인해 국가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여기에 더해 1803년 나폴레옹 전쟁까지 이어져

잉글랜드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렸다.

이에 영국 국채를 금화로 교환하기 위해 은행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쟁을 지속하고, 잉글랜드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영국 총리는 금태환 정지를 단행했다.

그 후 다시 금 함량이 일정한 금화를 발행함과 동시에

파운드화의 태환을 보장함으로서 파운드화는 신용을 되찾았다.

그 결과 돈의 중심은 점차 은화에서

간단히 추가발행이 가능한 지폐로 옮겨갔다.

그러나 신뢰에는 담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자주 망각되곤 한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은 막대한 전쟁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남부연합 지폐라는 불환지폐를 발행했지만,

당연하게도 하이퍼인플레이션 발생으로 인해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말았다.

Nixon Shock 가 몰고 온 화폐 혁명

신용화폐제도의 정착과 변동환율로 엮인 세계경제

화폐의 발생 이래 현대사회에 이르는 사건 중에

경제적 관점에서 가장 큰 사건은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중지 발표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화폐는 그 가치를 담보받지 못 하면,

보통 전쟁비용 감당을 위해 정부에서 남발함으로써

하이퍼인플레이션 발생으로 인해 그 막을 내려 왔다.

세계대전 중 군수물자 조달로 인해 세계 경제 주요국들에 대한

막대한 채권과 금보유량을 기반으로 성립된

미국 중심의 브래튼우즈 체제.

이는 전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금 1온스 = 35달러'로 달러화의 가치를 보장함과 동시에

고정하게 되었다.

미국돈 35달러를 들고 은행으로 찾아가면,

언제든지 금 1온스로 바꿔주겠다던 약속이

깨진 것이다.

세계경제를 상대로한 거대한 사기극의 시작인 셈이다.

미국은 자신의 화폐에 대한 합당한 담보없이 달러를

'찍어낸다'

반면,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스왑 협정으로 묶이지 않은

비기축통화국은 자국 화폐가 국제적으로 그 신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외환을 창고에 쌓아 두어야만 한다.

돈이란 굴려야 하는 법인데,

투자활동에 사용하지 못하고 단순 비축만 한다니..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미국의 무역 적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한

'플라자합의'로 인해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인 일본.

엔고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로 수출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은

금융완화로 대응했다.

하지만, 불경기 탓에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은

대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큰 버블을 일으켰다.

1989년 12월 정점에 달했던 버블은

1990년 10월 일시에 터져버렸다.

주가 폭락, 은행과 기업 파산이 이어지고,

시작된 잃어버린 10년..

역사적으로 신용이 담보되지 않은 화폐는 몰락했다.

지금의 달러는 어떠한가?

전 세계를 상대로한 사기극의 종말은?

내가 좋아하는 버핏옹은 금투자를 혐오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다른 사람(레이달리오, 로버트기요사키)는

금투자를 권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