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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근본주의자는 주식시장을 이렇게 읽는다
이승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이 책은 필명 무극선생의 책이다.
좀 찾아보니 업계에서는 나름 유명하신 분인가 보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책 내용이 여느 주식관련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뭐랄까..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로 돈을 잘 벌 것인가?라는 대주제에 대해서
여느 책들은 주로 '좋은 종목 고르는 법'에 대한 기술적 접근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반해
이 책은 자기 자신에 대한 컨트롤,
미래지도를 그리는 생각 훈련,
시스템적 사고 및 프로파일링 기법 등
좀 다른 방향으로 주식투자 세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책 자체의 내용도 방대(책이 꽤 두꺼움)하고, 어려운 내용도 많다.
예컨데, '이것은 부정적 재료가 노출되거나 눈에 보이는 현물에서
삼성전자 매수한 것을 포지션 청산하는 과정에서 마이너스 공격에 사용하면서
하방포지션을 구축한 선물매도 하방 풋옵션에너지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변동성전략이 가동된 것이다.(p.284)' 와 같은 말은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온다.
또한 역사적 관점에서 과거의 금융 및 경제 분야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분석 및 해석의 비중도 꽤 높다.
그래서 지금 당장 '우량종목발굴법'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라면,
답답함 내지 조급함을 느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과거 사건들에 대한 분석을 위해 복기하는 차원의 얘기면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도 물론 든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방대해서 전체 내용을 일시에 집필할 수 없으므로)
일부 내용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수년전 과거 내용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몇 년 전 자료를 가지고 설명하지 않고,
최근의 데이터를 갖고 와서 설명해 줘도 하고자 하는 말은 전달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심지어 이 책에는 그 유명한 베이컨의 4가지 우상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종족의 우상: 인간이라는 종족 그 자체의 한계
동굴의 우상: 실재 세계의 가상(동굴 벽에 비춰진 그림자)를 진리로 여기는 경우
시장의 우상: 인간 사이의 교류(의사소통)에서 발생하는 한계
극장의 우상: 전문가 또는 기존의 학문적 체계에 대한 맹신에서 발생하는 오류
인간의 생각과 판단은 이처럼 오류를 저지를 여지가 다분하므로,
겸허한 자기성찰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비판하는 사고가 필요하단 얘기다.
나 자신이 항상 틀릴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선물이나 옵션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설명도
별도의 챕터로 빼서 설명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현물시장에 대한 해석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한다.
매월 두 번째 목요일은 옵션 만기일이고,
3,6,9,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은 선물 만기일인데,
이렇게 옵션과 선물 만기일이 겹치는 날에는 주가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마녀가 요술을 부리는 날(witching da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하는데,
왜 난 이런 내용을 처음 알았을까?
이 책에서는 시장을 대하는 기본 자세에 대한 중요성도 자주 언급된다.
이른바, '시장 근본주의'
한 마디로 말하면, 시장에서 나타나는 결과가 항상 정답이다라는 자세로
자신의 경험과 미래예측력을 종합하여 판단한 예상과 시장결과를 비교분석하여
자신의 예상이 틀렸을 경우, 왜 틀렸는지 꼼꼼히 복기해 보면서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의 수많은 예측과 자신의 예측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관찰을 통해
시장이라는 정답지로 확인해 가면서
그 오차가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 관찰해 가면서
사고훈련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여담이지만, 이 부분은 하워드막스가 강조하는 역사적인 경제사건에 대한
경험과 분석의 중요성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요즘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경험의 부족함이다.
예컨데, 거시경제 지표가 안 좋아서 경제불황이 올 거라는 얘기도 있고,
낮은 시중금리와 각종 보상금 등으로 인해 통화 유동성이 극에 달해서
부동산은 상승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내가 IMF나 서브프라임 위기 때, 경제에 관심가는 사람이어서
그 당시 지표들이 어떤식으로 반응했었는지 경험했더라면,
지금쯤 어떤게 더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근데, 그 당시만 해도 그런 경제위기때 뉴스로만 그런 사건을 접하고 말아서
사실 그 때 어느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는지 직접 느끼진 못 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시장근본주의자'의 기본자세로 서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시장근본주의자는 '이래서 하락합니다' 또는 이래서 상승합니다'같은
(시장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맹신하면 안된다.
이러한 시장의 설명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실전에서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 전에 미리 (평소에) 생각의 훈련을 통해서,
'이런 변수가 이렇게 전개되면 이런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라고
(자기 스스로) 이론적으로 접근한 시나리오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는 현실을 비교하고,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시장에 맞춰서 매매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하는 감각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