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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1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몇년만에 읽어보는 장편소설인가..
한동안 재태크,육아서 빠져있던 나에게 날아온 <불꽃처럼 나비처럼>...
2권을 다 읽고 난 지금 정말 한마리 나비가 앉았다가 날아간것같다.
10년도 훨씬 전에 <나는 조선의 국모다> 라는 책이 광풍몰이를 한 적이 있었다.
나도 10여권 되는 그 책에 빠져들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당시 나에겐 그 책이 너무야했다는것과 명성황후의 마지막 시해 장면 정도가 어렴풋이 기억 나는 정도이다.
티비와 인터넷에서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짧은 광고를 보면 명성황후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졌다. 명성황후의 사랑?? 과연...명성황후에게 사랑이???
의아에 하던 찰라 두권의 책을 받았다. 처음엔 오랜만에 소설책이나 읽어보고, 명성황후의 사랑(베드신도 있는....)을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황후의 몸으로 다른 사람을 받아 들일수 있다는게 (왕이 아닌 맘속에 품은 사람이야 있을수 있다 쳐도) 좀 허황되다 싶었다.
1권
무협소설에 빠진 사람의 맘을 알수 있을것 같았다. 한편의 무협지 같다고나 할까...
복잡한 정치적 사실(수없이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등, 정치조직)은 다 배재하고 무명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무명이 어찌하여 흑귀라 불리워 지며 살인을 하게되었는지 가슴아픈 배경에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다. 윤간 당하는 엄마를 보는 아들, 아들이 보고 있는것에 더 가슴이 아픈 애미의 맘...내가 자식이 없었다면 그런 애미의 맘을헤아리지 못했을것이다. 호랑이 와의 격투, 연적 이뇌전 과의 결투신, 정말 전혀 무협소설에는 관심도 없던 나 였는데 그 묘사가 정말 실감나고 절묘하다. 옛날이야기에서 사람을 잡아 먹었다던 호랑이의 잔인성은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죽을때까지 몰랐을 것이다. 한줄 한줄 읽어갈 때 마다 동시에 머리속에 그려지는 영상들...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하면서도 컴터 특수 효과에 그려지는 그런 장면들 보다 내 머릿속의 장면들이 더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반면 민자영과 무명의 첫 만남 그리고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그들의 감정의 미묘한 심리묘사는 좀 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무명의 민자영에 대한 사랑은 어느정도 공감이 됐지만 자영이 바라보는 무명에 대한 맘은 조금 공감하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작가가 남자이다보니 세세한 여성의 심리묘사는 약하지 않았나 싶다. 아님 명성황후라는 인물의 특성상 일부러 약하게 표현했을 수도 있고...
인자하고 덕망하신 명성황후였지만 민자영도 한 질투에 힘들어하고 사랑에 흔들리는 여성임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뭍어나는 사랑느낌과는 반대로 남자들도 1권은 무지 좋아할듯하다.
멋진 무명...
2권.
1권이 한편의 실감나는 액션 무협과 인물들에 대한 맛보기였다면 2권은 한층더 깊이있고 현실감 있다고 하겠다. 책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알려진 무명(조승우),민자영(수애)를 제외한 인물들이 궁금해졌다. 횡보스님, 심초 여승, 영원한 심복 대두와 소아, 무명의 손을 짖이기고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린 연적 이뇌전, 무명을 향한 외로운 사랑 무당 함선, 영화로 만들어 지지 않았다면 내 상상속에서만 살았겠지만 ...그들이 궁금해서 라도 영화를 한번쯤은 보고싶어졌다.
하루만에 2권을 다 읽어버릴수도 있었지만 사라졌던 무명이 墨家로 다시 돌아온 장면에서 숨을 고르고 오늘 다시 끝까지 읽었다. 20대의 혈기넘치고 아름다웠던 그들도 20여년의 세월이 흘려 40줄이 되어버린 무명과 명성황후 ,함선...그리고 드디어 끝나는 이뇌전과 무명의 마지막 결투, 이미 예견 되어진 무명과 명성황후의 죽음...
정말 명성황후의 삶에 무명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면 한 여자의 일생으로서 결코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여인을 위한 남자의 희생적인 사랑과 그를 바라보며 자신의 사랑을 주는것이으로 인내하는 함선...그들이 모두 죽지만 가슴아프지많은 않다.
명성황후를 바라보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마지막 명성황후의 시해순간에도 무명은 곁에서 그녀를 지키려했다. 복잡한 역사의 세세한 설명보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큰 줄기를 맥락으로 가지를 뻗어나간 인물들의 삶에 빠져든 참 맛있는 소설이었다.
과연 내가 흠뻑 빠져버린 무명이란 남자를 배우 조승우가 어떻게 표현해 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