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반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14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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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과 <스노볼1-2>에 이어 세번째로 접하는 창비의 k-영어덜트 시리즈. 대본집으로 먼저 읽어본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정말 책장 넘기기가 바쁠 정도로 흥미 진진한 소설이였다. 트랜드와는 거리가 먼 30대 후반의 내가 보기에 좀 유치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고, 주요 인물들의 상처에 안타까워하고 괴물과 맞서면서 과거의 악몽을 스스로 극복해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즐거웠다.

첫 장면은 열일곱살 이서가 여섯살 여동생인 이지를 등에 업고 폭우가 쏟아진 산길을 전력 질주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무언가에 공포를 느끼고 동생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쫓기듯이 도망치는 긴장되는 도입부에서부터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엄마를 떠나보낸 후, 일에 바쁘지만 두 딸을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아빠가 숲속의 수련원으로 가족여행을 가자며 무리한 계획을 실행한다. 사건은 수련원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터넷과 통신이 끊기면서 시작된다. 곰도 아니고 늑대도 아니고 한 번도 본적 없는 외양의 비정상적인 대형 포식종이었다. 이 괴물이 소설에 현실감을 좀 떨어뜨리지 않을까 했는데, 괴물에 대한 내용이 중반부에 충분히 설명되어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이서와 괴물의 사투가 시작되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싸워 이기느냐보다 '죄를 입은 인간만을 잡아먹는 악마'인 괴물에 자신을 이입하여 고통스러워하는 이서의 태도에 마음이 더 쏠렸다.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과 상실감이 뒤엉켜 열입곱의 소녀의 인생을 천천히 갉아먹고 있었다. 사실 이서에게 이 괴물은 악마가 아니라 마음의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였다.

이서는 엄마가 죽은 뒤 고통스럽고 미련스러운 상처로 가득찬 기억을 이 사건을 통해 이겨낸다. 바로 남은 가족들을 지키는 것, 동생인 이지와 아빠를 살려내는 것, 그것을 위해 자신을 위험 속으로 던지고 결국은 이 일을 통해 인생의 미래를 찾아낸다.

대본집과 같이 온 손편지에 작가는 이 소설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나는 이야기를 읽으며 삶의 과정이 어쩌면 아픈 기억을 잊고 지우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이라고 생각됐다. 지금 내 뒤로 남겨지는 나의 기억이 최대한 행복한 시간으로 남겨지기 위해 여행을 가고, 가족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취미생활을 하고, 일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등 모든 노력의 행위가 이 행복한 시간과 기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됐다.

이런 기억들이 쌓여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고 가족을 지키고 고통의 기억속에서 빠져나온 이서에게 앞으로의 시간은 따뜻하고 기분 좋은 온도의 기억만 쌓이기를 바라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


※ 이 책은 창비 소설Y클럽 5기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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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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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예술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가 기록하지 않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진실의 틈을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거기에 아름다움까지 더해서 말이다. 그래서 예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몸에 힘이 빠지곤 한다. 그림 한 점이 얼마나 많은 시대의 상징과 이슈를 담을 수 있고 또 그것들을 가장 강렬하고 세련되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인지 예술과 역사를 알아갈수록 더 크게 깨닫는 부분이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프랑스 미술을 어렵지 않으면서 개성적인 시점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입문도서 같았다. 루브르 박물관을 시작으로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까지 대표적인 작품들을 중심으로 미술관들을 실재로 투어하는 기분이 들어 즐겁게 읽었다.

궁전에서 박물관으로 탈바꿈한 루브르 박물관은 현재 60만점이라는 엄청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저자는 반나절 일정으로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본코스를 기준으로 독자들에게 작품을 소개한다. 루브르 박물관에 쏟아지는 최고의 찬사들은 박물관의 남다른 큐레이팅 능력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고지식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좋은 보존 방법이나 드라마틱하고 효율 좋은 감동을 재현해내려 여러가지 큐레이팅을 연구하고 모색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때 실재로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는 이런 뛰어난 큐레이팅은 인지하지 못했었고, 다만 두 가지에 굉장히 놀랬던 기억이 있다. 하나는 실물로 보는 조각품들의 뛰어난 표현력이었다. 옷의 주름, 인체의 근육과 관절의 표현, 역동적인 자세 연출에 감탄이 나왔었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이 남긴 작품들을 바라보며 그 섬세하고 완벽에 가까운 표현력에 전혀 다른 역사와 문화권에서 자란 이방인인 내 가슴과 머리에 강한 충격을 주며 이런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예술은 뭘까' 이렇게 긴 시간동안 사그라들지 않고 형태를 바꿔가며 시대와 인류 안에 계속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뜨거운 생명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 번째는 그 유명한 모나리자였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너무 작고 색채도 칙칙한 것이 도대체 어떤 점에서 뛰어난 작품인지 그 이유를 찾기 힘들어 실망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기억은 나의 무지에서 온 것이었다. 색이 탁하고 노란빛이 많이 돌았던 것은 후대의 잘못된 상식으로 표면에 노란색 바니쉬를 칠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었고 (실재로 다빈치의 제자가 모사한 모나리자를 보면 기존의 모나리자의 색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음), 이 책을 읽으면서 모나리자가 더 이상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이 평생 쌓아 올린 모든 지식을 이 작은 그림이 담고 있고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저 오묘한 모나리자의 미소도 사실은 다빈치의 철저한 과학적 연구를 통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모나리자만 간략하게 언급한 것이 이정도이고 이후로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술관과 작품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마치 저자의 특별한 레시피를 통해 훌륭하고 맛있는 코스 요리를 먹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시대와 역사에 맞물려 주요 미술사조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바라보자니 작품 한 점에도 당시 시대의 권력과 유행, 우위하는 가치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뛰어난 예술 작품의 기준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 '무엇을 보여 주는 것인가', '어떤 작품이 내게 영감을 주고 즐겁게 해주며 좋은 작품으로 다가오는가' 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번에는 좀 더 '나'를 중심에 두고 예술작품을 감상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저자의 전문적이고 흥미롭고, 풍부한 이야기들 덕분에 더욱 더 예술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정해진 답없이 자유롭게 미술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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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저벨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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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듀나 작가의 <민트의 세계>가 생각나 신청한 도서였다. 완전하게 새로운 미래 세계를 구축한 소설이었는데, 등장인물 모두가 각각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보면 너무 멀리가고 허황되어 심하면 유치할 수도 있는 설정에서 그래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는 참신하고 신박한 소재들이 나름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 책 <제저벨>은 문예계간지 『자음과모음』에 '픽스업'이라는 장르로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픽스업'은 4개의 중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 형식을 취하는 소설 장르인데, 쉽게 말하면 시리즈물인 것이다.<제저벨>은 전편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 선보인 '링커 우주'의 또 다른 변주이다.

도입부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스타워즈를 생각나게 하는 신세계라는 걸 알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번 그 세계를 알고 빠지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내가 만난 첫 작품은 후속편인 <제저벨>이라 몰입하기까지 좀 시간이 필요했다.

소설속 배경인 완전히 다른 세계. 링커우주 안의 크로소라는 행성은 변비행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니 왜 변비 행성인가 했더니 이 행성은 들어올 수는 있어도 나가기가 힘들다는 것. 나가려면 올리비에를 통해야 하는데 이미 올리비에는 그 기능을 잃었거나, 그렇지 않은 올리비에는 수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행성에 어쩔수 없이 떠돌 수 밖에 없게 된다. 그야말로 크루소는 성장하지도 않고 순환되지도 않는 버려지고 잊혀진 죽은 행성의 분위기가 났다.

제저벨은 함선의 이름이었다. 이런 무법행성의 크루소를 배경으로 제저벨은 영문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일에 계속해서 휘말린다. 초반에 행성, 인물, 사건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독자는 절대 이 배에 탑승하여 함께 모험을 하기가 어렵다. 뭔가 여러가지 SF의 소재와 설정이 엄청나게 섞여있는 느낌이 들고 솔직히 개인적으로 난해했다. 어쩌면 친절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이런 이상한 현상을 힘겹게 쫓아가며 완독은 했다만 전작을 미리 읽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소설의 세계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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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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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어떤 식으로 언어에 다가가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입시에 맞춰 외국어를 무조건 외우고 시험의 결과를 목적으로 공부하는 것에 대해 가장 기본이라 생각했던 것부터 의문을 갖게 된다.

저자는 다문화 가정 속에서 자라났다. 후에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응용언어학 박사 학위를 마치고 영어를 가르쳤다. 현재는 일본 다마가와 대학에서 '공통어로서의 영어 센터' 전임 교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하루에도 수십번 넘나들며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고 쓴다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를 나름으로 고민하며 써내려 간 글의 모음집이다. 원래 여러 경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글은 항상 흥미를 유발하고 실재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공감과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외국어 공부도 해외 생활도 경계를 넘어다니는 일입니다. 편안한 모국어의 품을 떠나서, 낯선 단어와 음성 사이를 헤엄치며, 뭐든지 떠 있는 것을 잡아서 수면 위로 올랐다가 또 다시 가라앉고 좌절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입니다.

처음 외국어를 접하면서 나는 한번이라도 '이 언어와 어떤 관계를 맺어가고 싶지?', '이 언어를 통해 앞으로 어떤 경험을 쌓아가고 싶지?' 와 같은 질문을 하고 깊게 사유한 적이 있었던가. 오롯이 시험 점수를 내기 위한 공부였던것 같다. 나아가 언어 교육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한 장면에서 세계화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각국의 경계선은 점점 허물어져서 이제 외국어는 필수가 됐다. 지금 내 아이에게도 외국어를 왜 배워야하는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 것 같다.

언어는 한 사람의 세계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도구다. 같은 외국어라도 어떤 경험으로 그것을 쌓아 왔느냐에 따라 언어에 자신만의 개성이 붙고 그 언어를 통해 새로운 관계가 생기고 그것이 곧 그의 삶이 된다.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그 언어와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다.

삶을 살아내면서 언어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를 경험한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 역시 앉아서 편안히 배우는 것보다 불편함을 끌어안고 새로운 세계와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이 말은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광둥어를 배우는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현재 저자의 삶에서 그대로 반영되어 보여진다.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한 사람의 세계에 공존하는 것. 정말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겠다.

내가 갖고 있는 성격이 언어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언어와 함께 정체성을 빚어나가는 것이다.

언어를 가지고 목적을 이루는 것보다, 언어와 손 잡고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하게 느끼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나름대로 언어를 재정의하게 됐고 아이들에게도 외국어를 어떻게 가르쳐야겠다라는 생각도 곰곰히 해보게 됐다. 내가 다양한 문화와 가치, 새로운 인물과 관계들, 오랜시간동안 이런 것들이 쌓여 이야기가 되는 책을 좋아하는 것도 다 언어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내 삶에서도 언어는 빠질 수 없는 성장도구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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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윤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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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부분에 "이야기를 사랑한 한 작가의 장르 불명 인터랙티브 옴니버스 에세이" 라는 긴 로그라인(이야기를 한줄로 요약하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책의 장르는 일단 에세이 형식을 띄고 있다. 내용은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 OTT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와 영화,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비평까지는 아니고 흐름의 중심에는 작가의 일상이 놓여져 있기 때문에 좀더 읽기 즐거우면서 편안하다. 즉 작품의 개인적인 해석의 배경에 작가의 삶이 있는 것이다. 역시 삶과 작품이 이어지면 훨씬 가깝고 이해하기 쉬워지는 듯 하다.

소설만큼 에세이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너는 남의 일기 보는걸 좋아하는구나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책을 읽는다는 건 이야기 속의 타인에 이입하여 나를 이해하고 삶을 이해하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가끔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흥미롭고 가깝게 느껴지는 건 그런 일상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 담긴 모든 글들은 윤이나 작가가 2020년 늦여름부터 2022년을 시작하는 겨울까지 보았던 작품들과 그것들과 함께 통과했던 스스로의 일상을 써놨다. 나도 보았던 작품들을 만나면 반가웠고, 또 다른 생각과 관점에 감탄하기도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보건교사 안은영>, <킹덤:아신전>, <더 체어> 작품을 다룬 글에서 보이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견은 많이 공감했고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에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 건 아니구나 안심하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영화든 책이든 엔딩을 맞으면 이야기는 끝나지만 어쨌든 나는 붕 뜬 마음으로 계속 현생을 살아내야 한다. 이야기가 재밌을수록 더 그렇다. 오가는 갭이 클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흥미롭고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다. 인간이 가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은 절대 마르지 않을 것 같다. 한 사람이 한 인생만 살기에는 너무 억울하니까 이야기들로 대리만족하자는 것일까. 작가 적어놓은 작품들을 통과하며 나도 여러가지의 삶과 인물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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