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두려움에 대하여
송재은 지음 / 웜그레이앤블루 / 202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과 두려움에 대하여, 송재은

송재은 작가님의 책은 다정함이 있다. 그리고 따뜻함이 있다. 지난 책의 제목만 봐도 [일일 다정함 권장량]과 [오늘보다 더 사랑할 수 없는]이지 않았던가. 그런 작가님의 책에 조금 다른 제목이 등장했다. 바로 이번에 독자에게 선보인 [사랑과 두려움에 대하여]. 조금은 어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여전히 작가님의 글은 다정하고 따뜻하다.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이 든다. 따뜻한 오후 햇살이 내리쬐는 바닷가에서 윤슬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작년에 국제도서전에서 수줍어하던 작가님의 모습을 기억한다. 책은 데려왔으나,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읽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어쩌면, 책이 내게 휴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해보면서.

p. 14 시작을 반복하며 사는 것
시작의 순간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보고서야 ‘아, 나도 시작의 순간들을 사랑했네.‘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1월 1일이 아닌, 3월에 꽃들이 피어나고 나서야 시작을 느낀다. 그러한 꽃들보다 내게 벅차게 다가오는 것은 노랑과 초록 사이의 연두빛 새싹이다.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 나무를 올려다보며 ˝아, 봄이다.˝라고 말로 뱉어낼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러한 새로운 계절의 순환이 시작되는 지점과 특별한 누군가의 시작을 소중히 간직해왔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깨닫는다.

p. 20 포기와 용기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을 꽤 믿는 편이다. 처음엔 하나부터 열까지 달랐던 사람과 식성이 비슷해지고, 취향이 비슷해지는 경험을 무척이나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보다는 감정적이지 않은 사람이고, 조금은 다정한 사람들이다. 말 한마디의 힘을 아는 사람.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만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요즘은. 그리고 이 문장의 끝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잠시, 골똘히 생각해. 나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나, 오늘‘

p. 65 비가 당신에게 간다
한 번도 생각조차 못해본 말이었다. ‘비가 당신에게 갑니다. 부디 무탈하시기를.‘ 이라니. 비 온다는 쉽게 외치면서 왜 비가 간다고는 하지 못했을까. 누군가가 내게 ˝비가 당신에게 갑니다.˝라고 한다면 비를 좋아하는 내게는 더 없는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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