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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린 피플스의 광합성 인간은 수면장애 증상이 있는 모든 분들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권해 드리고 싶다. 혹시 블루라이트가 안 좋다고 해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쓰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훗날 밤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사람의 사진을 보면,
우리가 지금 옛날 사진 속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보는 것처럼 보게 될 거예요.
'와, 저 시절 사람들은 그게 몸에 해로운 걸 왜 몰랐을까?'라고 말하겠죠.
'밤늦게 핸드폰을 보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카페인,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햇빛을 적정 시간 이상 쐬는 것은 건강에 좋다, 늦은 시간 식사를 하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 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데 왜 우리는 이를 지키지 못할까? 아마도 간단한 이 기본 명제들에 설득당하지 않아서였던 건 아닐까?
머리로 이해하게 되면 행동이 바뀌게 된다고 믿는 나에게는 이번에 읽은 광합성 인간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좋은 책이었다.
주변에 수면장애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 집에도 2명 있다.) 이분들께 이 책을 모두 권하고 싶지만 안 읽을 것이 너무 뻔하기에 이번 책은 정리를 꼼꼼히 해 두려 한다.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 나아가 개별 세포도 모두 일주기가 있다. 일주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하면서 우리 몸에 인식된 생체 시계이다.
일주기는 모두 같을까? 아니다. 개인마다 다르다.
"보통 일주기가 24시간 보다 훨씬 짧으면 종달새형, 아침형 인간이 되고, 24시간보다 훨씬 길면 올빼미형 즉 저녁형 인간이 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아침형보다 저녁형이 더 많고, 대부분 사람은 중간에 속한다." (39p)
새벽형 인간이 모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문제는 아이들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학령기 아이들은 7-8시 전 기상을 해서 9시 전후로 학업을 시작한다. 이것은 아침형에 맞춰져 있는 시스템으로 일주기가 저녁형에 맞춰져 있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시련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학교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시험 시간이나 주요 학습과목의 시간을 10시 이후에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침형 인간의 유전자가 계절에 따라 일조시간이 크게 변화하는 고위도에 미리 적응했던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되었다는 것이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적의 시간이 있다고 하면 최악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전 2-5시에 일주기 리듬이 저점을 지나고, 중심 체온 역시 이 시간대에 가장 낮아진다. 내가 만난 어느 과학자는 이때가 되면 "사람이 멍청해져요"라고 말했다. p102
"평범한 시간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식곤증이 찾아오는 오후 2-4시 사이가 가장 위험한 시간이다. 미국 자동차 협회 교통안전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5시간 수면한 운전자는 7시간 이상 수면한 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네 배 정도 더 높다." 103p
"의사의 영민함과 환자의 회복력이 더 뛰어난 시간대는 오후보다는 오전일 가능성이 크다." p412
"이부프로펜, 비 스테로이드성 함염제를 밤이 아닌 낮에 복용해야 수술 후 회복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p417
"아스피린은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p432
새벽 기상을 실천하고 처음에 6시였던 기상 시간이 점차 빨라져 보통 4시 반에 기상을 한다. 일주기 시스템에서 이 시간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시간을 조금 늘여 5시 기상(6시간 30분 수면)으로 시스템을 새로 세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다양한 약제 복용이나 수술 시간 등에도 일주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영국에서는 8만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간의 빛 노출 부족과 야간의 빛 노출 과다는 주요 우울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여러 정신 질환에 영향을 미쳤다. 다른 연구에서는 동물이 밤낮의 대비가 강한 곳에서 지낼 때보다, 밤낮의 대비가 약한 곳에서 지낼 때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166
"1999년 헤숑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전등 아래서만 공부한 아이들보다 자연광에 충분히 노출된 아이들이 학습 속도도 더 빠르고, 표준 시험 성적도 더 우수했다." p180
"낮 동안 부족하게 빛을 받으면 시계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 빛에 노출되면 시곗바늘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를 '넷플릭스 효과'라고 부른다. p93
"아침에 빛을 쬐면 생체 시계가 앞당겨져 저녁에 더 일찍 졸리게 되고, 저녁에 빛을 많이 받으면 생체시계가 늦춰져 밤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p135
"워싱턴대학교의 호라시오 이글레시아 교수는 "햇빛을 덜 받을수록 저녁형 인간이 되기 쉬워요."라고 말했다. p136
인간은 빛을 언제 받느냐에 따라 일주기에 영향을 받는다. 적절한 것은 낯 시간에 충분한 빛을 받는 것이다. 그래야만 생체 시간이 점차 느려지지 않는다. 왜 밤에 핸드폰이나 티비를 보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늦은 밤의 인공 빛은 인간의 일주기에 악영향을 주어 잠 못 드는 밤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유리창을 통과하거나 선글라스를 통과하면 자연 채광의 효과는 드라마틱 하게 줄어든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자연 그 상태로의 채광을 즐기는 것이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낮에 끼면 안 되는 이유
"자색광의 파장은 약 380나노미터로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맨 아랫부분에 해당한다. 최근 자색광에 대한 노출부족이 주로 어린 시절에 시작되는 안구질환인 근시의 급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p131
"눈뿐 아니라 뇌에서도 발견된느 엔세팔롭신은 약 430 나노미터 파장의 청색광을 받았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활성화된다. 자청색 파장의 결핍이 비만, 당뇨, 기타 대사 장애의 유행을 조용히 주도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132p
"새벽녘과 황혼 무렵에 자청색 파장이 특히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133p
"1990년대 초반에는 잘 몰랐을 수 있다. 제 3광수용체가 발견되기 이전이었고, 교과서에서도 간상체와 원추체만 나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블루라이트가 밤에는 문제일 수 있어도, 낮에는 건강에 필수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184p
자청색광이 건강과 일주기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한다. 새벽과 해질녘에 많은 자청색광을 충분히 쬐지 못한다면 낮에는 오히려 인공적인 블루라이트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적은 사람이라면 낮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당장 벗어버려야 하는 이유이다. 단 밤에는 블루라이트 차단을 해주면 일주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니 밤에만 끼도록 하자.
"피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겨내고 깨어있게 하는 카페인의 힘은 우리를 타고난 일주기 리듬에서 해방시켰고, 이후 등장한 인공조명과 함께 밤 시간도 노동의 영역으로 편입했죠." p232
"아침에 꼭 커피 한 잔을 마셔야 한다면, 기상 후 90~120분 사이가 안전지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p233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만이 아니다. 언제 먹는지도 중요하다. p236
"다카하시는 식사 시간을 제한하지 않은 쥐들이 나이가 들면서 염증뿐 아니라 유전자 활동에서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245p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2시간만 영양을 공급받은 아이들이 24시간 내내 공급받은 아이들보다 퇴원을 결정하는 임상지표인 영양 상태를 5~7일 더 빨리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p255
"멜라토닌은 복용량과 복용 시점에 따라 수면 문제와 일주기 교란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시중에 유통되는 수면제 중 상당수 역시 효능보다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p387
자 요약해 보자.
1. 카페인과 알코올은 가능하면 자제한다.
꼭 필요하다면 커피는 기상 후 2시간 이후 마시고 수면에 영향을 주는 일정 시간 이후 금지하는 것이 좋겠다.
2.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간헐적 단식이 일주기 유지에 필요하다. 8시간 10시간이 어렵다면 최소 12시간 공복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취침 전 3시간 이전까지만 먹는다.
3. 멜라토닌, 수면제 등의 인위적인 수단은 자제하고 자연광을 자주 오래 쬔다. 특히 아침에 눈 뜨고 30분 정도 자연광을 쐬는 게 좋다.
4. 디지털 기기는 밤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사용한다.
그 외 유용한 내용 중 하나는 노령화에 대한 부분이었다.
"85세가 되면 25세 때보다 일곱 배 더 강한 조도의 빛을 받아야 생체 시계를 자극할 수 있다. 수정체 황변과 백내장은 빛스펙트럼 중에서 청색 대역을 가장 많이 걸러낸다. 동공 수축, 실내 생활 증가, 노화로 인한 뇌 손상이 함께 작용하여 생체 시간의 부정합, 일주기 리듬의 진폭 감소, 불규칙한 수면 패턴, 인지 저하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한 연구에서는 백내장을 제거했을 때 치매 위험이 3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p368
나이가 들수록 더 자연채광을 자주 오래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내장이 있으면 청색 대역의 빛을 잘 받아들일 수 없어 치매 위험까지 높아진다고 하니 자주 오래 햇빛을 받을 수 있게 산책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반면에 나이가 들면 당연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적응도도 떨어져 젊은이들이 일주기가 변경되는 것에 잘 적응하는 반면 나이가 들면 고착화되어 변경이 어렵다고 한다. 자신의 일주기를 잘 파악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이 되겠다.
과학서 중에서도 오랜만에 만난 양서였다. 내용이 너무 알차서 수면장애 증상 있는 분들께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광합성 인간이 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생활에서 꼭 실천해야겠다!
<흐름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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